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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평화⑤]<응징의 날>은 <전쟁개시일>이 될 것인가

불철주야

by 붉은_달 2012. 3. 1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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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는 일촉즉발의 심각한 전쟁위기 속에 있다. 화약고가 가득한 창고에 불이 붙은 셈이다. 그런데 여기에 대고 이명박 정부는 <응징의 날>을 지정하고 분위기를 더욱 부추길 계획을 세우고 있다. 사태를 진정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할 정부가 오히려 앞장서서 사태를 확대시키고 있다.


[전쟁·평화⑤]<응징의 날>은 <전쟁개시일>이 될 것인가


동북아의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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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위기 고조시키는 <응징의 날>


국방부가 천안함 사건 2주기가 되는 3월 26일을 <천안함 폭침, 응징의 날>(이하 응징의 날)로 정하고 합동군사훈련과 결의대회 등을 통해 장병들의 대적관과 안보의식을 고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응징의 날에는 모든 부대가 조기 게양을 하고, 북한을 응징하는 전의를 다지는 각종 결의대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한다. 또 23~27일을 공식 추모기간으로 정해 이 기간에는 음주와 회식을 자제하고 골프를 금지한다고 한다.


국가보훈처도 26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김황식 국무총리 주관으로 천안함 46용사 유가족과 천안함 승조원, 군 장병, 시민 등 3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2주기 추모식을 거행할 계획이다. 또 희생 장병들의 출신 학교에서도 안보 강의와 추모식, 사진 전시회 등 추모행사를 준비하고 있으며 27일엔 유족과 해병 6여단 장병들이 참석한 가운데 백령도에서 천안함 46용사 위령탑 참배를 진행할 계획이다.


또 서해 5도와 북방한계선(NLL) 인근에서 합동군사훈련도 한다. 군 관계자는 ≪서북도서에서 적의 침투를 가정한 거점점령 훈련과 공격 편대군 훈련, 무장편대비행 훈련 등 실전 같은 합동훈련을 해 강력한 대북 응징태세를 보여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훈련엔 해군 함정과 공군 전투기, 해병대 병력 등이 참가할 예정이다. 이 훈련은 현재 진행 중인 독수리연습과 연계되어 진행된다.


▲서해5도 전쟁훈련 장면


작년 26일에는 천안함 희생자 추모가 중심이었다. 올해는 26일을 계기로 적극적인 반북대결의식을 고취하겠다는 구상이다. 또한 실제 서해 최전방 훈련을 통해 북한을 자극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천안함 사건을 북한 소행으로 규정하고 틈만 나면 북한을 응징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금까지 북한을 응징한 적은 없고 거꾸로 연평도에 북한의 포격을 받은 게 전부다. 그래서 이번에는 뭔가 보여주겠다는 심산인 듯하다. 김관진 국방장관도 지난 7일 연평도 해병부대를 방문해 ≪3월은 천안함 폭침을 응징하는 달이다. 반드시 복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불붙은 화약고에 부채질


문제는 지금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는 점이다. 경우에 따라서 국방부가 지정한 <응징의 날>은 <전쟁개시일>이 될 수도 있다.


일단 북한은 2월 말 시작된 키리졸브 훈련을 북침전쟁훈련으로 규정, 2월 25일 국방위원회 대변인 성명을 통해 ≪민족반역의 무리들과 내외 호전광을 매장하기 위한 거족적인 성전에 진입할 것≫이라고 선포했다. 키리졸브 훈련과 함께 진행되는 독수리연습은 4월 30일까지 계속된다. 즉, 2월 말부터 4월 말까지 두 달 동안 한반도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화약고가 된 셈이다.


그런데 여기에 이명박 정부가 불을 지폈다. 인천의 한 군부대 내무반에 북한 지도부 사진을 붙여놓고 비난 구호를 쓴 다음 기자를 불러 신문에 보도하도록 한 것이다. 최고지도자의 권위를 무엇보다 중시 여기는 북한을 자극하기 위한 것으로밖에 이해할 수 없는 행위였다.


예상대로 북한은 강하게 반발했다. 3월 2일 북한은 인민군 최고사령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역적패당을 이 땅에서 매장해버리기 위한 우리 식의 성전을 무차별적으로 벌리게 될 것≫이라고 선포했다. 또 3일에는 국방위원회 기자회견을 열어 ≪우리의 최고존엄을 건드리는 천추에 용납 못할 특대형 도발행위≫에 대해 ≪무자비한 타격≫을 가하겠다고 밝혔다.


4일에는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 담화를 통해 ≪지금 우리 군대와 인민은 천추에 용납 못할 괴뢰패당의 극악무도한 도발에 대한 치솟는 분노와 불타는 적개심, 드높은 멸적의 기상으로 만장약되어있다≫고 선언했다. 같은 날 ≪수령결사옹위는 세상이 열백 번 바뀐대도 절대로 변치 않을 우리의 최고 원칙이며 여기에서는 그 어떤 에누리도 사소한 타협도 있을 수 없다≫는 내용으로 외무성 대변인 담화도 나왔다.


한편 평양 시민들은 4일 <최고존엄 모독 역적패당 규탄 평양시 군민대회>에 15만 명이나 집결했으며 이런 규탄대회는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또한 청년들의 입대, 복대 청원도 끊이지 않아 하루만에 170만 명을 돌파했다고 한다. 재일 조선신보는 평양발 기사를 통해 ≪당장이라도 전쟁이 터질 것 같은 분위기가 평양을 덮고 있다≫고 보도했다.


▲평양시 군민대회 장면


또 북한은 이명박 대통령, 김관진 국방장관 등의 이름을 표적지에 써 붙여 놓고 도끼나 표창을 던지거나, 사격을 하는 모습을 언론에 방영했으며, 같은 이름을 쓴 허수아비를 개가 물어뜯게 하거나 목을 매다는 등 험악한 장면들을 계속해서 보도하고 있다. 이는 북한 주민들의 적개심을 고취하는 목적과 함께 외부에 자신들의 격앙된 상태를 알리고자 하는 의도도 있는 듯하다.


또한 김정은 최고사령관도 2010년 연평도를 포격한 부대를 포함해 서해안 최전방 부대들, 서해5도와 인접한 초도, 미군이 코앞에 있는 판문점 등을 연이어 방문했다. 최근 언론에 보도되는 김정은 최고사령관 현지지도는 거의 대부분 군부대로 집중되는 양상이다. 특히 판문점에서 남측을 쌍안경으로 둘러보는 모습은 많은 충격을 주었다. 놀라운 사실은 판문점 현지지도 사실을 한국은 전혀 눈치 채지 못했다는 점이다.


또한 전략로케트사령부 방문도 많은 주목을 받았다. 전략로케트는 단거리 미사일이 아닌 장거리 미사일을 의미하는 것으로 남북 사이의 전쟁에 쓰일 무기는 아니다. 오히려 미국을 겨냥한 무기로 봐야 한다. 즉, 북한은 장거리 미사일들이 미국을 겨냥하고 있으니 설사 한반도에서 무슨 일이 있더라도 미국은 개입하지 말아야 한다는 무언의 경고를 한 셈이다.


사태 확대에 매달리는 이명박 정부


이처럼 한반도는 일촉즉발의 심각한 전쟁위기 속에 있다. 화약고가 가득한 창고에 불이 붙은 셈이다. 그런데 여기에 대고 이명박 정부는 <응징의 날>을 지정하고 분위기를 더욱 부추길 계획을 세우고 있다. 사태를 진정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할 정부가 오히려 앞장서서 사태를 확대시키고 있다. 이러니 <응징의 날>이 <전쟁개시일>로 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이명박 정부는 위기 고조에 여념이 없다.


지난 15일 정승조 합참의장은 완전 무장한 F-15K 전투기를 타고 서해 연평도 인근을 비행했는데 합참 관계자는 북한 응징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마르크 주아스 주한 미7공군사령관도 F-16 전투기를 타고 함께했는데 이는 이명박 정부의 북한 자극 움직임에 미국도 함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정 의장은 비행에 앞서 박신규 공군작전사령관에게 ≪적이 도발하면 준비된 계획에 따라 즉각 출격해 도발 원점과 지원세력을 정확히 타격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자신이 미끼가 되겠다는 뜻인가?


▲김관진 국방부장관


같은 날 김관진 국방부장관도 언론인 초청 정책설명회에서 북한이 지도부 내부 문제를 잠재우기 위해 외부로 시선을 집중시키는 것이라며 또 다시 북한 지도부를 공격했다. 게다가 북한이 문제 삼은 내무반 사진과 구호에 대해서도 ≪아직도 붙어있다. 내가 떼라 마라 할 필요가 없다. 대적관을 확고히 유지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지휘관이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태 진정을 바라지 않고 있음을 확실히 한 것이다.


사태는 심각하다. 전쟁은 이제 기정사실인 듯하다. 불붙은 화약창고에 계속해서 부채질을 하는 이명박 정부는 이 사태를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 (201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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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60시간 불철주야 전쟁훈련
② TS 부활, 기어이 전쟁인가
③ 최근의 공안탄압은 제2의 예비검속인가
④ 일촉즉발 연평도, 위기는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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