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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간탄도미사일을 가장 좋아하는 나라는?

불철주야

by 붉은_달 2012. 3. 27.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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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군사력 순위를 뒤바꿀 수 있는 중요한 전략무기다. 현재 ICBM 보유국은 미국, 러시아, 중국, 프랑스, 영국이다. 군사강국들은 자신들의 군사패권 독점을 위해 다른 나라들이 ICBM을 보유하지 못하도록 견제한다.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가장 좋아하는 나라는?


동북아의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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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이명박 대통령은 내외신 공동 인터뷰에서 한국군의 미사일 사거리를 확대해야 한다면서 ≪현재의 300㎞로는 북한의 전방에만 미치기 때문에 (남북이) 대치하는 상황에서 공격에 한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한국군은 미국의 미사일 지침에 따라 사거리 300km, 탄두 중량 500kg을 넘는 탄도미사일을 보유할 수 없다.



▲한국군이 보유한 사거리 300km 미사일 에이타킴스


이명박 대통령의 주장은 두 가지 측면에서 실소를 금치 못하게 한다. 첫째는 북한의 인공위성 발사에 대응하여 이런 주장을 펼쳤다는 점이다. 북한이 인공위성을 발사한다는데 끝까지 탄도미사일이라고 주장하는 것도 우습거니와 인공위성 발사체가 탄도미사일로 개조된다고 해도 사거리를 고려할 때 이는 미국 본토를 겨냥하게 되어 있다. 북한이 사거리 1만km가 넘는 탄도미사일로 미국 본토를 겨냥하는데 여기에 맞서 겨우 300km 사거리 가지고 늘리네 마네하고 있으니 민망하기 그지없다.


둘째는 사거리를 늘린들 어차피 발사 권한은 미국에게 있는데 무슨 소용이 있다는 건지 알 수 없다. 무슨 일만 터지면 미국에게 전화를 걸어 항공모함 한 번만 와서 무력 시위를 해 달라고 애걸하는 태도를 가지고 있으면서 사거리 늘린 탄도미사일 가지고 있은들 무슨 큰 의미가 있겠는가.


미국이 미사일 사거리 연장에 부정적인 이유는?


여하튼 이 문제는 이번 한미정상회담에 맞춰 실무 논의가 진행되었다. 하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한미정상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논의되지 않았지만 한미 간에 실무적으로 검토되고 있다. 합당한 합의가 이뤄져 조만간 결론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애써 기대감을 드러냈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여러 기술적 문제도 있고, 군사적인 차원에서 논의될 게 많다. 이 문제는 우리가 영구적 동맹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 무엇이 필요하냐에 대한 문제다≫고 하면서 부정적 입장을 드러냈다.



▲25일 열린 한미정상회담


미국이 한국군의 탄도미사일 사거리 연장을 반대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는 오바마 대통령이 언급한 것처럼 ≪영구적 동맹의 목표≫인 주한미군 주둔과 미국산 무기 판매를 위해서다. 한국군이 자주국방력을 갖출수록 주한미군 주둔 명분도 줄어들고, 미국산 무기 판매도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는 미국의 패권유지 때문이다. 미국은 자신들의 패권에 영향을 미칠 전략적 문제에 대해서는 결코 용납하지 않는다. 탄도미사일은 현대전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전략무기이기 때문에 미국은 초반부터 상당히 깐깐하게 대한다. 과거 일본이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에 참여하려고 했을 때 미국이 방해한 것도 마찬가지 이유다. 일본은 미국의 하위 동맹국으로 남아있어야지 미국과 대등한 동맹국이 되면 안 된다는 게 미국의 입장이다. 만약 미국이 이명박 대통령을 달래기 위해 사거리 연장에 동의해준다 해도 전략적 의미가 없는 미미한 수준에 그칠 것이다.


이처럼 탄도미사일 사거리는 미국이 매우 민감하게 생각하는 문제다. 특히 탄도미사일 가운데 가장 사거리가 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경우 군사력 순위를 뒤바꿀 수 있는 중요한 전략무기다.


대륙간탄도미사일은 사거리가 5,500km 이상인 탄도미사일을 말한다. 지구 둘레 길이가 40,000km 정도이므로 사거리 20,000km면 지구 상 모든 곳을 공격할 수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대륙간탄도미사일은 단시간에 매우 먼 거리를 공격할 수 있는 무기인데 단순히 건물 하나 공격하려고 이런 먼 거리를 날아가지는 않을 것이므로 당연히 대륙간탄도미사일에는 핵탄두 같은 대량살상무기가 실리게 된다.



▲ICBM 개념도


ICBM 최다보유국은 미국


그렇다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가장 많이 가진 나라는 어디일까? 바로 미국이다.


미국이 가지고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은 미니트맨(LGM-30 Minuteman)과 트라이던트(Trident)다. 미국의 유일한 지상발사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인 미니트맨은 두 차례 개량형이 나와서 현재는 미니트맨III를 실전 배치하고 있다. 사정거리는 1, 1250km이며 최대 12개의 탄두를 실을 수 있는 3단 추진 미사일이다. 이처럼 다른 목표물을 향해 날아가는 여러 탄두를 한꺼번에 싣고 날아가는 미사일을 다탄두각개유도미사일(MIRV)이라고 한다. 현재는 전략무기감축협정에 따라 탄두를 1개로 줄인 상태다. 2000년 당시 2000기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트라이던트는 잠수함에서 발사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SLBM)로 I, II 두 종류가 있다. 트라이던트I은 사거리 7,4000km, 탄두수 8개의 3단 추진 미사일이며, 트라이던트II는 사거리 10,000km(추정치), 탄두수 14개의 3단 추진 미사일이다. 2000년 당시 3456기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미국은 2000년 당시 총5456기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었다고 추정할 수 있다.



▲트라이던트II 발사장면


미국 다음으로 많은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가진 나라는 러시아다. 러시아는 2000년 당시 지상발사 대륙간탄도미사일 3324기, 잠수함 발사 대륙간탄도미사일 1384기 등 총 4708기를 배치한 것으로 추정된다.


R-36(나토명 SS-18 Satan. 나토는 다른 나라 무기에 자신들만의 코드네임을 붙인다)은 사거리 16,000km로 단탄두(탄두 1개) 2단 추진 지상발사형 미사일이다. 전략무기감축협정에 따라 현재 58기만 배치된 상태다.



▲R-36 발사장면


RT-2PM 토폴(나토명 SS-25 Sickle)은 사거리 10,500km로 3단 추진 차량발사형 미사일이다. 탄두는 단탄두이나 최대 4개까지 배치할 수 있다. 차량에 싣고다니며 발사할 수 있기 때문에 발사기지를 공격당할 위험이 줄어들었고 미국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 개량형인 토폴-M으로 교체될 예정이다. 1996년 당시 360기가 배치되었다고 한다.


RT-2UTTKh 토폴-M(나토명 SS-27 Sickle B)은 사거리 11,000km로 3단 추진 차량발사형(기지발사도 가능) 미사일이다. 탄두는 단탄두이나 최대 6개까지 배치할 수 있다.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무력화시키는 기능이 있다. 현재 70기가 배치되었다고 한다.


UR-100(나토명 SS-11 세고)은 사거리 10,000km 이상으로 미국의 미니트맨에 대항하여 개발한 2단 추진 미사일이다. 현재는 생산하지 않고 있으며 UR-100N(나토명 SS-19 스틸레토), UR-100NUTTH, UR-100MR(나토명 SS-17 스팬커) 등의 개량형이 있고 이들 일부는 상업용으로 전환되었다.


러시아의 대표적 잠수함 발사 대륙간탄도미사일은 R-29다. R-29는 사거리 8,300km인 3단 추진 미사일로 이후 R-29R, R-29RM, R-29RMU 등 여러 개량형으로 발전하였다. 특히 R-29RMU 시네바(나토명 SS-N-23 Skiff)는 10개의 탄두를 가지고 사거리가 11,547km나 되며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무력화시키는 기능이 있다.


작년에 실전 배치된 RSM-56 불라바(나토명 SS-NX-32)는 최대 10개의 탄두를 싣고 사정거리 10,000km를 날아가는 3단 추진 미사일로 역시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무력화시키는 기능이 있다.



▲불라바 발사장면


미국이 보유한 대륙간탄도미사일의 특징이 높은 정확도와 소품종대량생산이라면, 러시아가 보유한 대륙간탄도미사일의 특징은 다품종소량생산에 미사일 방어 시스템 회피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ICBM 사다리 걷어차기


한편 중국은 최대 70여 기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배치하고 있다. 지상발사형 대륙간탄도미사일 DF-5A(DF는 둥펑, 즉 동풍의 머릿글자)를 보유하고 있다. 사거리 13,000km에 3단 추진 미사일로 단탄두 미사일이다. 또 최근년 들어 사거리 7,200km의 차량발사형 대륙간탄도미사일 DF-31(나토명 CSS-9)도 개발, 배치하였다. 이 미사일은 탄두 3개를 탑재하는 3단 추진 미사일이다. DF-31의 개량형인 DF-31A는 사거리 11,200km에 6개의 탄두를 탑재한다. 또 JL-2라는 잠수함 발사형 대륙간탄도미사일도 개발 중이나 아직 실전 배치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프랑스는 잠수함 발사형 대륙간탄도미사일로 48기의 M45 미사일을 실전 배치하고 있다. 이 미사일은 사거리 6,000km로 6개의 탄두를 장착한 3단 추진 미사일이다. 최근 이 미사일의 개량형인 M51로 대체하고 있다. M51은 사거리 10,000km로 10개의 탄두를 장착한 3단 추진 미사일이다.



▲M51 발사장면


영국은 미국의 트라이던트III 미사일을 수입해 사용하고 있으며 인도는 차량발사와 잠수함 탑재가 가능한 대륙간탄도미사일 아그니3(Agni-III)을 개발 중이다.


이처럼 이른바 강대국, 군사강국으로 꼽히는 나라들은 수십에서 수천 기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실전 배치하고 있으며 끊임없이 새로운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 한 마디로 대륙간탄도미사일 보유는 군사강국의 상징과도 같다. 기존의 대륙간탄도미사일 보유국들은 자신들의 군사패권을 독점하기 위해 다른 나라들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개발하지 못하도록 견제한다. 일종의 <사다리 걷어차기>다.


북한의 인공위성 발사를 두고 여러 나라들이 우려와 반대를 표명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하지만 자신들은 수천 기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실전 배치하고서, 특정 국가에게는 인공위성도 발사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과연 정당한지는 따져 볼 문제다. (201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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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팟캐스트 <불철주야>는 아래 링크로 감상하세요.
http://itunes.apple.com/kr/podcast//id475625126
http://nemo.podics.com/131942029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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