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열 (중국 청화대학교 초빙교수, 영문 제4언론 책임주필)
중국언론대표단 방북 배경과 목적
<제4언론>은 자매지(모체)인 중문매체 <4월망>(四月网) 함께 모두 12명으로 구성된 중국언론대표단을 조직, 1주일의 첫 평양여행(4월 12 - 19일)을 다녀왔다. 첫째는 4월 13일 운반수단인 로켓 “은하3”에 실어 우주공간에 쏘아 올릴 계획이던 인공위성 “광명성-3호” 발사를 현지에서 취재함이 목적이었다.
둘째는 <조선아태평화위원회> 초청으로 북녘동포들이 “가장 크고 성대한 조선민족의 최고최대 축제행사”로 준비한 “4월 15일 김일성 주석 탄생 백돐 기념 축하행사”에 참가하기 위해서였다.
이번 4월 중국언론대표단의 평양방문은 국가간 공식교류가 아니었다. “조중친선우의”를 목적한 민간차원의 그것도 언론인들에 의한 교류방문이었다. 중국민간언론인들에 의한 대표단의 집단방북은 아마도 이번이 처음이었던 것 같다. 특히 제4언론과 <四月网>은 대표적인 세계 굴지의 언론매체들과 함께 북의 위성발사 취재에 공식초청되는 영예를 얻었다.
4월 7일 우리는 먼저 두 명의 취재진을 평양에 급파했다. 그들은 세상 주요 언론매체들과 함께 4월 8일 평북 동창리의 위성발사장을 방문했다. 그들이 보내온 첫 기사를 남녘에는 아마도 유일한 첫 현지보도 특종기사감(?)이 되었을 “'광명성 3호' 무엇이 문제입니까?”라는 제목으로 <통일뉴스>를 통해 세상에 내보내는 작은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이번 대표단은 라오진(饶谨: <4월언론그룹> 회장)이 단장을 맡았다. 그는 2008년 4월 <反CNN.com>이라는 이름으로 목적, 성격, 지향이 뚜렸한 반제자주독립매체(중문)를 설립, 중국은 물론 세상에 널리 명성을 떨친 당시 25살의 청화대학 공대 졸업반 학생이었다.
<反CNN.com>은 출범 뒤 2년 만에 “10억”이 넘는 방문수를 기록하면서 지구촌 인터넷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20대 후반의 나이에 이미 지구촌 독립언론매체 주요 인사로 성장한 라오진 회장에 대한 약력, 특히 1년 반 전 이름을 <四月网>으로 바꾼 이유, 영문 <The 4th Media> 탄생 배경 등에 대한 이야기는 2011년 말 북경을 방문취재한 <통일뉴스>에 의해 기사화되기도 했다.
중국언론대표단 대표인물 소개
중국언론대표단 가운데 두세 명 정도를 소개하는 것이 독자들에게 보탬이 될 것 같다. 첫째가 남녘보수언론매체들이 중국 “대표 좌파언론인”이라 소개하는 50대 중반의 쓰마난(司马南) 선생이다. 그는 <四月网> 고문자격으로 이번 여행에 참가했다. 중국인들에게 반제자주 성향의 진보학자, 동북아전문가, 방송언론인으로 널리 알려진 사람이다.
그에 대해 여행 도중 들었던 생각이다. 혹시 그가 중국 거의 전체(?) 인구가 기억하는 인물은 아닐까 싶어서였다. 평양 체류 내내 조선족 중국인들을 포함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그를 발견한 모든 중국인들이 그에게 달려왔기 때문이다. 사진 찍고 포옹하고 환호하고 박수치는 것은 기본이었다. 달리는 차안에서도 그를 발견하면 소리쳐 인사까지 할 정도였다. 중국 내에서 그는 북경대 쿵칭동 교수 등과 함께 “조선을 지지하는 대표적 반제자주 인사들” 가운데 하나다.
그는 공개적으로 서슴없이 자신의 입장을 알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국가 최고영도에 대한 공개비판도 서슴치 않는다. 그는 양회 직후 실각한 보시라이 전 충칭시 당서기 파문 관련 당내부의 복잡다단한 문제들을 갖고 총리를 최근 공개비판까지 했다. 최근 정부로부터 조심스런 주의와 함께 자제를 요청 받은 이유다.
평양방문 1주일 그가 중국매체에 얼굴이 보이지 않자 인터넷 댓글들에 온갖 소문이 떠돌았다. 그 중 하나가 “조선에서 탄광에 끌려가 강제노동하고 있다”는 소문이었다. 특별한 악의(?) 없는 익살스런 댓글로 치부할 수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 그런 류의 소문들은 한.미.일 정부와 그들 보수주류매체들의 수십 년에 걸친 “북 악마화선전”이 중국에도 심각하다는 하나의 산 증거이기도 하다.
물론 그는 “탄광에서 강제노동”은커녕 초청된 다른 국제인사들과 함께 북녘정부로부터 “이웃과 국제사회의 귀한 벗들로 융숭한 대접과 환대”를 받고 돌아왔다. 국가의 최고 영도들이 참가하는 행사에 매일 참가하면서 부득이 “보안검사”라는 조금은 길고 힘들었을 과정을 거치긴 했지만 모두 일종의 “국빈대접”을 받았다.
그들은 행사 때마다 지척에서 김정은 조선노동당 제1비서를 보고 멀리서나마 수인사도 나누며 열광했다. 소문이 무색할 정도로 쓰마난의 ‘조선사랑’은 북경에 돌아와서도 여전하다. <四月网>에 오늘도 그의 “조선사랑, 존경, 지지” 이야기는 계속되고 있다.
그가 북에 대해 쓰고 말하는 핵심내용을 요약하면 대강 다음과 같다: “반세기를 넘긴 분단상황도 모자라 철저한 경제봉쇄에다 그것도 전쟁으로 폐허가 된 상태에서 한.미.일 주도의 제국주의연합세력에 맞서 반제자주독립부강국가건설을 끝없이 실천하고 있는 조선을 존경하고 지지한다.”
쓰마난 외에도 40대 중반의 <환구시보> 자매지 <환구재정> 총부편집인 장지에(张捷)도 있다. 그는 <四月网> 경제자문으로 대표단에 참가했다. 쓰마난보다 젊고 영향력에서 아래지만 경제전문가로 그 역시 이름이 널리 알려진 언론인이다. 파리에서 박사학위를 하고 절강대학에서 미술사를 가르치는 진보적인 반제자주성향의 후앙허칭(黄河清) 교수도 있다.
50대 중반의 그는 아래 소개하는 어제오늘 중국사회에 급속히 파고 들고 있는 미국서구세력의 소프트파워문제 곧 “문화제국주의” 문제를 신랄히 비판한 책을 최근 출판했다. “문화예술음모”(Art Conspiracy)라는 제목의 책이다. 언론인들 외에도 “항미원조전쟁”에 참전했던 두 명 중국인민지원군(장령) 자녀들도 대표단에 포함됐다. 그들 이야기는 다음 호에 소개할 생각이다.
그들을 통해 중국에 “항일전쟁, 항미전쟁 혁명가 자녀들”의 “전국모임”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들은 “조중혈맹관계”를 여행 내내 강조했다. 북녘과 달리 중국이 국가차원에서 새로운 세대들에게 “항일전쟁, 항미전쟁”에 대해 교육하지 않고 있는 현실을 대단히 안타까워하고 있음도 알게 됐다.
그들은 젊은 세대들에게 “조중혈맹관계”의 중요성을 깨우치고 “조중친선우의관계”를 더욱 돈독히 하기 위해서라도 “항미원조전쟁 전적지”들을 돌아보고 학습하는 방북여행을 중장기적으로 계획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그들을 다음 기회에 좀 더 자세히 소개하고 싶은 이유다.
중국사회의 급속한 “서구화/미국화” 문제
“쓰마난 조선탄광에서 강제노동”이란 소문은 아무런 악의 없는 익살스런 농담으로 치부하고 웃고 넘어갈 수 있는 문제일 수 있다. 그러나 그 소문은 동시에 그냥 스쳐 지나갈 수만은 없는 문제기도 하다. 그런 류의 소문들이 악의적 의도 여부를 떠나 과거는 물론 오늘도 끝없이 진행되고 있는 미국.서방.일본.한국의 악의적인 “조선악마화 선전”과 무관치 않기 때문이다.
그것은 서방세계의 오랜 북악마화 선전이 오늘 중국에도 이식된 하나의 결과로 해석해야 옳을 것 같다. “중국사회의 급격한 서구화”에서 파생되고 있는 문제들 가운데 하나라고 해석해서 틀리지 않을 것이다.
중국사회 특히 오늘 중국주류언론매체들의 서구화가 심히 염려스러울 정도다. 그들에게도 급격한 서구화 곧 미국화가 심각한 수준으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다 그들이 얼마 안가 미국서방언론에 거의 다 먹히는 것은 아닌가 싶을 정도로 미국화가 깊숙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지난 6-70년 “미국화”(almost complete Americanization)가 거의 완벽히 진행된, 하여 사대매판논리가 횡행하는 한국, 일본의 경우와는 아직 많이 다르다. 그러나 심히 우려스런 중국사회의 미국화는 오늘 중국사회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특히 사람에게 있어 마치 뇌수와도 같은 핵심 요소요소(예를 들면 최고 교육기관, 주류언론매체, 대표적인 연구기관(think tank)들에 급격한 서구화/미국화가 진행되고 있다. 결국 거의 완벽히 미국화된 우리 사회의 일상화된 “북악마화 선전”이 오늘 중국인민들 속에서도 음으로 양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하나의 반증이다.
후진타오 국가주석이 작년(2011년 10월)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중국사회의 급속한 서구화문제를 강력히 제기하게 된” 배경 가운데 하나가 아닐까 싶다. 중앙의 최고영도 차원에서조차 무엇인가 시급히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안될 정도로 서구화/미국화가 중국사회 곳곳에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는 또 하나의 반증이 아닐 수 없다. 중국인민들의 서구화/미국화가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상태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는 하나의 구체적인 실례라는 것이다.
미국서방의 “소프트파워”(soft power) 전략이 어제오늘 중국사회에도 급격히 먹혀 들어가고 있다는 하나의 구체적 증거다. 미국화 문제는 주지하듯 우리는 물론 사실 세상 거의 어디에서나 마찬가지다. 서구화/미국화 문제로 씨름하는 세상 모든 나라들이 그렇듯 오늘 중국 또한 국가의 미래가 걸린 문제라는 것이다. 향후 국가운명이 좌우될 수 있는 참으로 중차대한 문제와 씨름하고 있는 것이다.
서구화 혹은 미국화 문제의 핵심은 주지하듯 중국사람들 다수의 사고방식, 의식세계, 가치체계, 선호도, 기준 등등이 서구식으로 미국기준으로 바뀌어가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독립국가를 구성하는데서 가장 중요한 핵심가치들이 서서히/급속히 미국/서구식으로 바뀌어가고 있다는 말이다.
중국공산당이 지도하는 중국사회가 서구미국의 정치경제문화종교전통에 서서히(혹은 급속히) 잠식 당해가고 있다는 것을 뜻할 수 있다. 달리 말해 특단의 근본대책없이 이대로 계속되다 언젠가 우리나라와 일본처럼 중국마저 미국에게 문화식민지로 전락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싶을 정도다.
오늘 미국달러가 아무리 많고 인구가 세계최대이고 군사력이 아무리 강해져도 별 의미가 없다는 뜻이다. 사람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정치의식, 사상감정, 정신, 가치, 종교, 문화 등에서 미국서구의 식민지 즉 노예로 전락하고 만다면 그 모든 것이 다 아무런 쓸모가 없을 수 있다는 말이다.
악의없는 소문으로 치부할 수 있는 “탄광 강제노역” 소문을 30년에 걸친 미국서구 “소프트파워” 전략의 결과 그 자체인 “중국사회의 서구화”가 빚어내고 있는 크고 작은 폐해들과 무관치 않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이런 류의 폐해들은 이미 중국사회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미국의 전면적 지배(Full Spectrum Dominance)로부터 벗어나지 못한 채 끝없는 분단(분열 곧 망국)의 삶을 강요 당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말할 것도 없고 세상 많은 나라들 경우와 크게 다르지 않은 “서구화” 문제를 국가주석까지 공개적으로 거론하게 된 배경이 아닐까 싶다.
“30년 개혁개방”이 낳은 화려한 경제성적 뒤에 숨어 아직 잘 눈에 띄지 않는 중국사회의 급속한 서구화 문제는 어쩌면 다른 나라들 경우와 마찬가지로 중국에게도 가장 위험하고 치명적일 수 있는 문제로 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어 심히 염려스럽다.
향후 두고두고 국가운명을 아마도 가장 심각하게 위협하는 존재로 남아 중국사회를 앞으로도 계속해서 괴롭히게 되는 존재로 남지 않을까 심히 염려하는 이유다.
인류에게 어쩌면 가장 치명적이고 그 후과가 오래 가며 고치기 어려운 “제국주의문화종교세뇌병”을 오늘 13억 중국인민들도 앓고 있는 것이다. 그들도 우리처럼 그리고 어제 오늘 지구촌의 대부분 인류처럼 다수가 앓고 있는 회복이 쉽지 않은 일종의 치명적인 암(癌)과 어려운 씨름(투병)을 하고 있는 셈이다.
MB 4년 모든 것이 곤두박질쳤다
며칠 전 중국언론대표단으로 함께 평양을 다녀왔던 20대 중반의 청화대 출신 <四月网> 여성 부총편집인이 번역을 부탁했다. “8쪽으로 된 정치풍자그림”에 쓰인 구호의 뜻이 무엇인가 물은 것이다. 모두 MB를 “쥐”로 풍자한 만화들이다. “오늘 중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인터넷풍자만화”라며 갖고 온 것들은 최근 익히 본 것들이다. 북녘이 운영하는 인터넷매체 <우리 민족끼리>에도 실린 것들이었다. 구호내용이 길지 않아 바로 번역해서 보냈다.
잠시 후 여성 부총편집인이 30명 안팎의 젊은 편집인들, 기자들이 일하고 있는 사무실이 떠나갈 듯 한바탕 웃어댔다. 한 5분 뒤 그가 보낸 풍자그림들이 <四月网>에 떴다. 이번엔 사무실 전체직원들이 배꼽을 잡고 웃어댔다.
MB가 남북해외동포들은 물론 이웃국가에서까지 어떻게 비쳐지고 있는지 새삼스레 경험하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그들과 함께 웃을 수 없었다. 무엇보다 몹시 부끄러웠기 때문이다. 물론 같은 민족이라는 것 때문이다. 지난 4년 가슴을 쓸어내리며 경험해야 했던 부끄러움, 수치심, 절망감 같은 것들을 다시 맛보아야 했다. 나라, 민족에 이런 불행, 비극이 없다 싶었다. 몇 년째 누누이 쓰는 표현이다. 명진 스님, 도올 선생도 계속 강조하는 표현이다: “단군 이래 최악”이라고!
그의 사대매국과 부정부패무능거짓범죄에 대한 증오, 분노, 멸시는 오늘 같은 민족인 남북해외 절대다수 겨레에게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이웃 타민족에게서도 표현되고 있는 것이다. 한마디로 조롱과 멸시의 대상인 것이다. 이웃나라 젊은 청년들에게까지 멸시와 조롱의 대상으로 전락한 것이다. MB가 자나깨나 외치는 나라의 “국격”이 오늘처럼 이리도 땅에 내팽겨치 듯 떨어진 적이 있을까 싶다.
<중국사회과학원> 초청으로 북경에서 살기 시작한 2006년 봄부터 중국인들로부터 몇 년 자주 듣던 인사가 있다. 당시 중국, 일본을 포함 아시아 전역은 물론 지어는 중동지역 같은 인종, 말, 문화, 전통, 종교가 판이하게 다른 세상에도 널리 풍미했던 “한류열풍” 관련한 인사들이었다. 대부분 긍정적이고 호감이 담긴 따뜻한 인사들이었다.
특히 김대중, 노무현 두 분 전직 대통령에 대한 깊은 애정, 존경, 호감이 담긴 인사들도 있었다. 미일 양국 무역거래 총액을 합친 것보다 많은 한중간 무역거래 총액을 비롯 양국의 밀월관계가 정부간은 물론 양국 인민들 사이에도 활발히 오갔던 시절에 받던 인사들이다. 대부분 따뜻하고 긍정적이며 호감이 넘치던 인사들이었다.
그 모든 것이 MB 4년 몽땅 바뀌었다. 오늘 한중관계는 마치 오늘 남북관계가 “역대 최악”인 것만큼이나 나쁘다. 마치 오십보백보의 경우다. 국가이해관계, 외교관계, 특히 <내정불간섭> 원칙 등으로 할 수 없이 하는 일종의 겉치레용 외교행위 빼고는 그들의 속 생각은 과거 김-노 정부 때 한중관계와 참으로 많이 다른 것 같다. 남북관계만 아니라 이웃관계에서도 모든 것이 곤두박질친 경우다.
그 모든 “곤두박질”이 앞에 소개한 2-30대 중국청년들의 깔깔거린 웃음들로 표현되었던 것 같아 몹시 씁쓸했다. MB시대 모든 비정상에 대한 조롱, 야유, 멸시 같은 것으로 경험됐기 때문이다. 부끄러움과 함께 끝없는 분노가 치밀었던 이유다. 남녘의 “국가대통령”이 제 나라백성은 물론 북녘과 해외동포들 절대다수 나아가 이웃국가 청년들과 세상에서까지 “생쥐”로 취급되며 조롱 받는 믿겨지지 않는 아니 믿을 수 없는 현실 때문이다.
그런데 여전히 세상 돌아가는 것 모르는 사람 가운데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MB는 지난 4년 그랬듯 오늘도 여전히 마치 몽유병 환자 같은 소리를 계속하고 있다. 한 예를 들어보자.
MB "통미봉남은 과거사, 통중봉북이 맞아"
위 소제목은 4월 20일 “남북회담본부 회담장에서 열린 (소위) 통일정책 최고위과정 특강”에서 행해진 MB발언에 대한 <뷰스앤뉴스> 기사 제목이다. MB가 "'통미봉남'은 지나간 과거사이고 오히려 '통중봉북'이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는 요지의 발언을 소개한 기사다. 도대체 무슨 말인가 싶어 잠깐 살폈다. 그리고 든 생각이다. 4년 전 MB 취임 직후 국민 절대다수가 그에게 준 첫 별명 “2MB” 표현이 그리도 신통하고 적절할 수가 없다 싶었다.
먼저 그가 한 발언들을 살펴보자. 도대체 뭐라고 말했는지:
“북한이 볼 때 속이 상해있고 한 것을 보면 통중봉북이다. 중국은 남한과 통하고 북한을 봉쇄하는게 아니냐. 내가 4년 간 후진타오 주석을 만나 이번에 정상회담을 하면 10번째인데 원자바오 총리를 만난 것은 6번인가 되고, 김정일 위원장이 살아있을 때 얼마나 다녀봤자 몇 번 만났나?"
"후 주석에게 '김정일 위원장을 좀 불러들여라. 자꾸 만나라. 보여줘라. 우린 개의치 않는다. 자꾸 보다보면 변화가 오지 않겠나' 했더니 후진타오 주석, 원자바오 총리 등 모든 고위직이 '이 대통령은 미래를 보는 사람이다'고 높이 평가하고 있다"
"우리가 외교상으로는 (중국과) 가장 높은 관계를 맺은 것 아닌가.. 북한 입장에서 보면 중국이 우리의 혈맹인데 한국과 최고관계를 맺느냐? 이걸 평가해야 한다. 그런 관점에서 북한을 보는게 좋다. 북한이 속상할 수밖에 없다."
MB가 자신은 물론 세상 그 누구도 믿기 어려운 하여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지조차 아무리 들여봐도 이해키 어려운 일종의 잠꼬대 같은 발언을 하게 된 배경엔 십중팔구 “4월 16일 대북관련 유엔안보리 표결”이 있었을 것 같다. 중국, 러시아까지 동의한 안보리의장성명 채택을 말한다. 물론 그것은 MB처럼 “2MB” 기능을 가진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 많은 한.미.일 고위공직자들이 순간 기고만장해질 수도 있었을 사건이었다.
MB의 기고만장해진 소위 “통중봉북” 발언을 보니 그렇다. 그러나 외교에서 진짜 카드를 숨기는 것은 기본일 것이다. 밀고 당기는 과정에 이런저런 시소게임을 벌이며 일종의 가짜패들을 내는 것 또한 기본일 것이다. 그런데 2MB 세계에서의 외교에서는 앞에 내놓는 일종의 가짜패를 진짜패로 믿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기고만장해져서 기분 좋으면 자신도 모르고 세상도 모르는 발언을 거침없이 하는 MB 주특기가 적극 발동된 것을 보니.
국내언론에 소개된 그의 “통중봉북” 발언을 자주 만나는 중국학자, 전문가들에게 소개했다. 그들 또한 30여명 <四月网> 청년편집인, 기자들처럼 한바탕 모두 웃어댔다. 먼저 그들은 중국이 안보리에서 처했던 이런저런 전후상황들을 진심을 다해 설명하고는 하루이틀 기다려보자는 의미심장한 발언을 했다. 그 날 4월 21일은 김영일 조선노동당 국제담당 비서가 고위대표단을 이끌고 북경을 방문한 날이었다.
김 비서는 21일 저녁 “북녘통”으로 익히 잘 알려진 대외연락부 왕자루이 부장과의 “전략대화”를 시작으로 다음 날 22일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생전 각별한 사이였다는 다이빙궈 외교담당 국무위원(부총리)도 만났다. 그는 김영일 부장과 만난 자리에서 "김정은 동지의 지도 아래 조선노동당, 정부, 조선인민이 강성대국을 건설하는 새로운 성과를 달성할 것이라 확신한다"는 발언을 남겼다.
다이빙궈 부총리의 발언 한두 마디를 좀 더 소개한다. MB같은 사람들을 위해서다: "중조간의 전통은 양국에 소중한 보물같은 것", "중국은 우호협력을 새로운 단계로 올려 놓기 위해 조선과 기꺼이 협력할 것" 등이다.
다음 날 4월 23일 후진타오 중국국가주석도 김 국제비서를 만난 자리에서 “중조친선의 계승발전”을 강조했다: "앞으로도 중국은 '전통계승, 미래지향, 선린우호, 협조강화'의 정신에 따라 중조친선 관계발전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전통적 조중관계 계승발전을 강조했다.
대단한 착각으로 나라, 민족, 동북아지역을 궁지로 몰아넣고 있는 MB 같은 사람을 위해 후 주석 발언을 좀 더 소개한다:
"김정일 총비서는 중조친선은 굳건하다고 했고 그 바통을 대로 이어 물려줄데 대하여 강조하였다." "김정일 총비서가 전통적인 중조친선의 강화발전에 쌓은 업적은 길이 빛날 것이다." "김정일 동지의 유훈을 받들고 조선인민이 김정은 동지를 수반으로 하는 조선노동당의 두리에 굳게 단결하여 사회주의 국가건설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는데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 "끊임없이 새로운 성과를 이룩하리라 확신한다."
그의 이해를 돕기 위해 후 주석 발언을 소개한 <통일뉴스> 4월 24일 기사도 한두 곳 더 인용한다:
“후 주석은 최근 북의 '광명성 3호' 발사와 유엔 안보리 의장성명을 염두에 둔 듯 ‘최근시기 국제정세가 복잡하다’며 ‘그러나 중조친선은 계속 공고발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통적인 중조친선을 매우 중시하고 끊임없이 강화발전시켜 나가는 것은 중국 당과 정부의 확고부동한 방침이다."
아무래도 후 주석 발언은 모두 MB들으라고 한 말은 아닌지 모르겠다. 그의 “통중봉북” 발언이 모두 무색해지지 않을 수 없는 발언들 같기 때문이다. 물론 2MB 사고를 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같은 주장을 반복할 수 있다. 글쎄… MB는 또 뭐라고 할까? 아니다. 아예 기대를 말아야 한다.
MB시대의 끝없는 극단의 비정상, 비상식들
이번 여행에서 아주 대단히 구체적으로 듣고 확인한 이야기다. MB시대의 끝없는 극단의 비정상, 비상식 이야기들이다. MB 시대에 더는 그 어떤 밝고 긍정적인 미래를 기대할 수 없게 만드는 끝없는 극단의 비정상, 비상식 이야기들이다.
한 예가 있다. 금강산관광 관련 이야기다. 북녘정부가 금강산관광을 재개하며 중국을 비롯한 해외의 새로운 투자자들과 함께 진행하고 있는 관광사업이 곳곳에서 MB시대 극단의 비정상, 비상식과 만나며 경험하고 있는 이야기다. 사람으로서는 도저히 상상키 어려운 극단의 후안무치한 일들을 MB정권이 하고 있는 것이다.
그 중 두가지 사건을 소개한다:
1) 북이 금강산관광 목적으로 홍콩에 적을 둔 중국해운회사와 맺은 배 3척의 계약을 파기시킨 사건이다. MB는 해운회사 측에 “북이 내는 운임 값의 3배를 주겠으니 북과 계약을 파기할 것을 강요했다.” 대신 그들 “배 3척을 한국으로 돌려 빈 배로 왔다 가더라도 북과의 계약을 파기하라고” 강요한 것이다. 그런데 “홍콩해운회사가 계약파기 요구를 거절하자” MB집단은 “홍콩회사의 향후 한국과의 모든 사업을 불허하겠다”고까지 협박해 나선 것이다. 할 수 없는 상황에 몰린 홍콩회사가 부득불 북녘과 맺은 금강산관광 계약을 파기하게 된 사건이다;
2) 금강산관광에 관계된 길림성 산하 모든 여행사들에게 MB 집단이 집요하게 공문을 보내 북과의 관광에 나설 경우 향후 한국 관련 모든 사업들에서 불이익을 받게 될 것을 협박하며 북과의 관광사업을 파기할 것을 강요한 사건이다.
MB시대를 살며 사람에게서 기대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기본, 상식을 기대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이 없다고 여러 차례 강조하는 이유다. 사람사는 세상에서 상식적이고 기본적인 모든 것들이 철저히 파괴되고 무너진 MB 시대 4년의 끝없는 극단의 비정상, 비상식 때문이다. 우리말의 “후안무치”라는 단어가 요즘 계속 입에 맴도는 이유다.
사람에게 가장 기본적인 덕목: 부끄러움을 아는 것과 MB집단의 “후안무치”(厚顔無恥)
앞에 짧게 언급했듯 MB에게 2MB란 별칭을 준 민중의 지혜, 통찰력이 그리도 깊고 오묘할 수가 없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깊은 해학 속에 번뜩이는 날카로운 지혜 때문이다. 그의 발언을 함께 돌아본 이유다. 이 글 II부에서 소개할 “2MB科”에 속하는 류우익 (反)통일부(?) 장관도 MB에 못지 않다. 그가 최근 맷집 좋은 모습을 보이며 2MB科에 속하는 발언을 하고 다니느라 몹시 분주해 보이기 때문이다.
MB의 통중봉북 발언과 함께 류 장관 등의 “2MB科 語錄”에 남겨질 발언들이 최근 한둘이 아니다. 참고로 2MB과에 속하는 타민족 가운덴 조지 W. 부시도 포함될 수 있다. MB와 함께 “2MB科 동창회” 공동대표쯤 해도 될만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MB, 류 장관 등의 “2MB科 發言들”이 지난 4년 대한민국이 세상에 얼굴을 들기가 참으로 부끄러운 하여 그들이 즐겨 쓰는 표현인 “국격이 높아지긴”커녕 거꾸로 땅에 심히 내팽겨쳐진 이유, 배경들을 집약해서 총망라해 보여주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들의 “2MB科 發言들”이 MB집단이 지난 4년 “사대망국의 길”로 들어설 수 밖에 없는 총체적 위기의 본질을 일목요연하게 드러내 보여주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소위 대통령을 필두로 총리, 장관들, 수석보좌관들의 놀라우리 만치 사대매국매판적이며 상상키 어려울 정도로 낮고 유치한 저질의 의식수준, 사고행태, 세상이해, 발언수준을 말한다.
그런데 마치 “낫 놓고 기역자도 모른다”는 MB의 “2MB” 문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다. 지난 4년 익히 잘 알려진 문제다. 철자법 문제는 물론 일본 출생 때문인지 모르나 그가 “우리말조차도 제대로 못하는” 문제는 사실 둘째, 셋째 문제일 수 있다. 진짜 문제가 따로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가 “부끄러움을 모른다”는 문제다. 즉 “후안무치”의 문제다.
한자사전에 의하면 후안무치(厚顔無恥)의 뜻은 다음과 같다: “얼굴이 두껍고 부끄러움이 없다”는 뜻으로 “뻔뻔스러워 부끄러워할 줄 모른다.” 후안무치란 표현이 마치 MB시대를 위해 세상에 태어나고 존재해 온 것은 아닌가 싶을 정도다. 어제오늘의 MB시대를 그리도 잘 제대로 적절하게 훌륭히 표현할 수가 없다고 믿기 때문이다.
동서고금을 막론코 사람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기본 덕목 가운데 하나는 아마도 “스스로 부끄러움을 깨달아 자신을 바로 잡는 일”이 아닐까 싶다. 오늘 세상에 특히 우리나라, 일본, 미국역사에 온갖 끔찍한 불행, 비극이 끝없이 계속되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사람의 가장 기본 덕목이랄 수 있는 “부끄러움을 깨달아 스스로를 바로 잡는” 바로 그 덕목의 “집단결핍증세” 때문이 아닐까 싶다.
주지하듯 해방 전후 지난 6-70년 역사는 물론 지난 세기 전반기 우리민족을 필두로 이웃 중국 등 아시아태평양지역 국가들에 가한 일제의 범죄는 차마 다 표현키 어렵다. 그럼에도 동경도지사라는 이시하라 같은 그들의 후예들은 온갖 끔찍한 천인공노할 인류범죄, 전쟁범죄, 인종범죄로 점철된 일제의 식민지침략범죄역사를 오늘 이 순간도 끝없이 부정하고 왜곡하고 있다.
우리와 이웃 중국 등 세상 많은 사람들이 일본에 대해 “후안무치”라는 표현을 자주 쓰게 되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일본은 부끄러움을 깨달아 스스로를 바로 잡는 덕(德)을 집단으로 거의 완벽하게 결핍한 경우가 아닐까 싶다. 부끄러움을 모르는 후안무치한 일본의 집단결핍증세는 그들의 대북관계, 대총련관계에서 자주 병적으로 극심하게 나타나곤 한다.
부끄러움을 아마 죽어서도 모를 것 같은 MB집단의 후안무치 문제와 미일의 후안무치 문제는 서로 오십보백보의 관계라고 해야 옳을 것 같다.
후안무치 문제가 MB에게서만 끝나지 않기 때문이다. MB를 필두로 이상득, 최시중, 홍준표, 김무성, KBS 김인규, MBC 김재철 등 사대매판권력의 핵심을 이루는 MB세력에서 끝날 것 같지 않기 때문이다. 이명박근혜로 대표되는 한나라새누리집단 대부분에게서도 발견되는 문제기 때문이다.
최근 문제가 된 “피래미”에 불과한 문대성(부산), 김형태(포항) 경우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후안무치는 MB집단 그러니까 위기에 처하자 카멜레온처럼 재빠르게 색깔을 바꾸고 세상을 속이기 위해 끝없이 변신을 시도하는 이명박근혜를 선두로 한나라새누리당집단 거의 대부분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중국언론대표단 방북기 II부에서 계속됩니다.)
* 출처 : ⓒ 통일뉴스(http://www.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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