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재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미군문제팀장)
자위대 한반도 진출과 한일 군사동맹으로 이어질 한일 군사협정
한일 국방장관이 이르면 이달 말 일본에서 회담을 열고 한일 군사정보포괄보호협정(GSOMIA)과 상호군수지원협정(ACSA)을 체결할 것이라고 한다. 또 한·미·일 국방장관은 다음 달 초에 사상 처음으로 한.미.일 연합군사훈련 실시를 협의한다고 한다.
한일 군사정보포괄보호협정은 국방기밀의 보호 규칙에 관한 포괄적 협정이다. 군사정보포괄보호협정은 북핵과 미사일, 북한 급변사태 등에 대한 전략 및 관련 정보 교환을 목적으로 한다고 하지만 중국이나 러시아 등에 대한 정보도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즉 군사정보 포괄 보호협정은 평상시 대북 정보를 항상적으로 공유함으로써 한반도 유사시 공동작전을 원활하게 수행하고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할 목적으로 추진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북한의 급변 사태에 대비한 한미 간 컨틴전시 플랜과 함께 일본과도 군사.전략과 관련한 정보를 교환하는 환경을 구축할 필요성이 높아졌다”는 청와대 관계자의 주장은 이 협정이 한일, 나아가 한.미.일 공동작전체제 구축의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말해준다.
그런데 국방부는 2006년 작전통제권 환수를 추진하면서 한국군 단독으로도 전략 영상정보를 제외한 거의 대부분의 대북 정보를 확보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일본이 이지스함 6척과 조기경보기 10대를 보유하고 있어서 대북 정보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하지만 북이 2009년과 2012년 잇따라 광명성을 발사했을 때 이를 제대로 포착하지 못하여 허둥지둥한 사례도 있는 데서 보듯이 실효성도 의문이다. 이런 점에서 우리가 일본과 군사정보포괄보호협정을 체결할 필요성도 없고 실효성도 의심되는 것이다.
상호군수지원협정은 평화유지활동(PKO)과 대규모 재난, 공동훈련 등에서 한국군과 자위대간의 물품 및 서비스 제공을 목적으로 한 것이다. 일본이 타국과 상호군수지원협정을 체결한 나라는 미국, 호주뿐으로 상호군수지원협정은 상시적 군사협력체제를 구축하는데서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이는 일본이 유엔사 후방기지 역할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군수지원 분야에서 한국과 직접적 군사협력체제를 구축하려는 것이다.
이처럼 군사정보포괄보호협정과 상호군수지원협정은 모두 한일 공동작전수행체제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본격적인 한일 군사동맹으로 나아가는 수순이라 할 수 있다. 2009년 말 간 나오토 일본 총리가 한반도 유사시 한국에 거주하는 일본인들을 피난시키기 위해 자위대를 파견하고, 자위대가 한국을 거쳐 북한의 납치피해자를 구출하는 방안을 거론한 것은 일본 자위대의 한반도 진출이 멀지 않았음을 예고한다.
한.미.일 삼각군사동맹 구축 노리는 한일 군사협정 체결과 한.미.일 연합훈련
한일 군사협력 강화는 한.미.일 삼각군사동맹을 구축하려는 미국의 오랜 군사패권 야욕에 따른 것이다. 2010년 서명된 한미 국방협력지침은 “양자/삼자/다자간 국방협력을 강화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연평도 포격전 직후 마이크 멀린 미 합참의장은 “한국과 일본이 과거 문제를 초월해 한.미.일 3국 연합훈련이 실현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주문한 바 있다.
이에 따라 2010년에 한미, 미일 훈련에 자위대 및 한국군의 교차 참관이 이루어지고 일본 자위대의 한반도 해역 PSI훈련 참가 등이 이뤄진 바 있다. 2010년 연평도 포격 직후에도 조지 워싱턴 함 등 미국 함선과 함께 일본 해상자위대 대형 함선 등 50여 척의 한.미.일 함정들이 한반도 해역 주변에 집결하기도 했다. 급기야 다음달 초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한.미.일 국방장관은 사상 처음으로 한.미.일 연합군사훈련에 대해 협의할 것이라고 한다. 이처럼 한일 군사협력의 배후에는 미국이 있다. 미국은 한일 군사동맹 구축을 통해 한.미.일 삼각군사동맹의 비어있는 한 고리를 완성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군사정보포괄보호협정 및 상호군수지원협정은 한.미.일 공동작전 및 훈련 실행을 위한 필수적 전제조건이라 할 수 있다. 또 한일 사이에 북핵 및 미사일에 대한 전략정보의 공유는 한국과 일본을 끌어들여 북.중.러를 겨냥한 미국의 지역 MD체제 구축을 더욱 촉진하게 될 것이다. 여기에 더하여 한.미.일 연합군사훈련까지 감행되면 이에 위협을 느끼는 북.중.러의 대응으로 인해 두 진영 간의 날선 대결구도가 동북아에 구조화되고 우리 민족은 강대국의 이해다툼에 더욱 깊숙이 말려들게 된다.
강도에게 안방 내주는 꼴
일본은 우리민족에 대한 무자비한 식민지 지배를 감행했던 나라다. 뿐만 아니라 지금도 독도 영유권 문제, 종군위안부 사죄 배상 문제, 역사교과서 왜곡 문제 등에서 보는 바와 같이 군국주의와 식민지 지배를 청산하지 않고 있다. 군국주의의 본성을 버리지 못한 상대와 대북 적대적인 군사협정을 체결한다는 것은 강도에게 우리집 안방을 내주고 우리 형제에 대한 적대행위를 모의하자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처럼 한일 군사협력과 한.미.일 연합군사훈련은 한반도 평화와 통일에 우호적인 동북아 환경을 만들어나가야 할 우리 국익에는 정면으로 역행하는 반면 미국의 동북아 패권과 이에 편승한 일본의 군국주의적 야욕 실현에는 전면적으로 부합된다. 한일 군사협정과 한일군사동맹, 한.미.일 연합훈련과 한미일 삼각군사동맹은 민족의 통합에 중대한 장애요인이 될 것이 분명하다.
북한 위협을 구실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과 상호군수지원협정을 서둘러 체결하고 한.미.일 연합군사훈련을 실시함으로써 일본 군국주의세력에게 날개를 달아주고 한·미·일 삼각군사동맹 구축이라는 미국의 숙원을 풀어주려는 기도는 역대 군사독재정권조차 감히 엄두를 내지 못하던 일이다. 이런 반민족적인 사태가 뼛속까지 친미, 친일인 이명박 정부에 의해 자행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이명박 정부의 사대매국적 행각은 7천만 겨레와 역사의 이름으로 규탄받아 마땅하다.
* 출처 : ⓒ 통일뉴스(http://www.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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