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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진보당 사태 집중 분석 - 그들은 억울하다

토론게시판

by 붉은_달 2012. 5. 2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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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부 - 4.11총선 결과가 가져 온 변화에 대한 이해


(서프라이즈 / 독고탁 / 2012-05-19)


앞 편의 글 <제1부 - 4.11총선 전 통합진보당은 비교적 평온했다>에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총선 전 통합진보당 내 상황은 민주진보 정당으로서 나름 슬기롭게 대처해 온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제3자적 관점에서 듬성듬성 훑어볼 때 그렇다는 얘기이지요.

어느 집구석 장롱속 옷가지나 애들 서랍 들춰보면 어지럽기 매 한가지고, 냉동실 열어보면 유통기한 넘긴 재료들이 꽁꽁 얼어 있기 일쑤고, 밥상머리에서 결혼 전 과거사 끄집어 내면 밥그릇 여럿 깨지기 다반사겠지만, 여느 당 살림 돌아가듯 통합진보당도 별반 다르지 않아보였다는 말씀입니다.

그러면 4.11 총선이후 어떻게 상황이 변했길래, 오늘 이 정도의 사단이 난 것일까요. 4.11총선 이후 그 결과로부터 파생되어 온 상황의 변화를 짚어보기 전에 몇 가지 사안에 대한 이해가 전제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우선 용어에 대한 정의와 함께 비례대표의 구성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전체 맥락을 파악하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명칭'을 부여하고('명칭'을 부여받고) '호칭'하는('호칭'당하는) 가운데 특정한 성격으로 집단을 분류하는(분류당하는) 일에 자신도 모르게 익숙해져 왔습니다. 말하자면 또 다른 의미의 '의식화 교육'을 자신도 모르게 강요당해 온 셈이지요. 문제는 '호칭과 분류'가 필연적으로 조직의 이해관계 논리로 전이된다는 것이지요.


1. 당권파, 비당권파 그리고 무당파

도대체 당권파가 무엇이고 비당권파가 무엇인지, 누가 정의를 내린 것인지, 누가 우리에게 그 용어에 대해 친절하게 설명도 해주기 전에 그 용어들은 곱지 못한 갈등의 전면에서 우리의 눈과 귀를 자극하며 끊임없이 우리를 압박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무당파'까지 있는 마당이고 보면 헷갈리기 짝이 없습니다.

특히 강기갑 비대위가 출범하고 난 이후에는 '신당권파'와 '구당권파'로 다시 분류를 하여 부르고 있고 대충 그렇게 언론들도 따라가고 있는 양상입니다. 물론 '구당권파'는 예전의 당권파를 말하고, '신당권파'는 새로 구성된 강기갑 비대위 체제 지도부를 일컫는 거겠지요.

그러면 '당권파'라는 정의가 '당 대표를 누가 맡는가'에 따라 정의된다고 볼 수 있는데, 맞습니까? 그게 진보식 명명법인가요? 그렇게 놓고 본다면 이정희 단독 대표체제에서는 물론 이정희 대표를 중심으로 그 구성원과 함께 당권파로 불리웠던 것이 맞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자 그러면 묻습니다. (1)이정희 단독 대표 체제 이후 <이정희-유시민> 공동대표 체제에서 당권파는 누구입니까? (2)노.심 합류이후 <이정희-유시민-심상정> 공동대표 체제에서 당권파는 누구입니까? (3)민주노총 지도부 합류이후 <이정희-유시민-심상정-조준호> 공동대표 체제에서 당권파는 누구입니까?

간단한 질문 몇 마디에 의해 '당권파 = 누가 당 대표인가'라는 명제가 절대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이 입증되는 셈이군요. 또 하나, 당원이면서 '무당파'인 것은 또 무엇인가요? 이해하기가 참으로 난해한 조직입니다.


2. 당권파는 '당의 권력'의 상징 ?

그러면 '당권파'라는 것이 '당 대표를 누가 맡는가'와 상관없이 '당의 실질적인 권력을 누가 갖고 있는가'라고 관점에서 살펴 볼까요.

<이정희-유시민-심상정-조준호> 공동대표 체제 속에서도 '이정희=당권파', '유시민+심상정+조준호=비당권파'로 분류했던 것이 사실이라면 통합진보당 내에서 이정희 대표가 실질적인 권한을 갖고 있었다는 의미가 되는 셈이군요. 이정희 대표를 비롯, 당직의 요직을 차지하고 있는 '이정희 지지세력'이 당권파였다, 이렇게 이해하면 되는 겁니까?

그러면 유시민, 심상정, 조준호 공동대표는 '바지사장'이었습니까? 그 세 분의 지지세력(함께 정치를 해 왔던 동지들)은 통합진보당 합류 이후 주요 당직도 맡지 못하였습니까? 지역구 위원장도 제대로 맡지 못했습니까? '20년 역사의 민주노동당'과 통합하여 '통합진보당'으로 출범한 이후 겨우 1년, 완전한 평등을 이루지 못해 불편하셨습니까?

저는 정말 이해할 수 없는 것이, 소위 '당권파'라고 불리우는 집단이 '통합진보당 내에서 권력을 가진 집단'으로 정의되는 것이 맞다면, 저는 '이토록 힘없고 세력도 없는 권력'은 처음 보았습니다.

억울하고 황당한 상황을 당하고도 제대로 반론도 펼치지 못하고, 소위 권력을 갖고 있는 세력을 규합하여 표결로 승리를 이끌어 내지도 못하고, 조직적인 문제제기를 통해 여론을 반전시키지도 못하면서, '통합진보당 내에서 최대권력을 갖고 폭력으로 민주적 절차를 뒤엎는 과격세력'으로 낙인찍히고 있으니 그 자체가 황당하기 짝이 없습니다.

얼마나 힘이 없길래 억울하다며 단상에 뛰어올라가고 심지어 분신을 하는 분까지 발생한 조직이 '최대 권력을 가졌던 집단'이라는 게 맞기나 한 겁니까? 최대권력을 가진 조직이 그런 식(폭력)으로 자기 주장을 펼치는 것 봤습니까? 과반수 표결에 자신이 있는 집단이 그런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비난을 자초하는 것이 이해가 됩니까? 

제 글을 보시는 분에 따라 제가 당권파의 입장을 옹호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궁극적으로 제가 통합진보당 사태에 대한 집중분석을 하는 이유는 '원만한 해법을 찾기 위함'입니다. 그것을 위해서는 균형감각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쪽으로 지나치게 기울어 있는 것에 대한 균형추의 관점에서 바라봐 주시면 좋겠습니다. 물론 '사실'에 근거해야 한다는 것이 전제입니다.


3. 통합진보당 19대 총선 결과

통합진보당은 19대 총선 지역구 선거에서 7석을 차지합니다. 민주통합당과의 힘겨운 후보 단일화 과정을 통해 얻은 결과입니다. 하지만 민주통합당이나 통합진보당이나 보다 이른 시점부터 연대 논의를 하고 아름다운 후보단일화로 감동을 일구어 내었더라면 두 당 모두 더 나은 성과를 얻었을 것이라는 점에서 아쉬움이 컸었습니다.

통합진보당은 19대 총선에서 지역구 7석과 비례대표 6석을 확보함으로써 모두 13석을 얻고 정당 지지율에서 < 13.4% > 라는 괄목할만한 지지를 획득하는 성과를 거둡니다. 물론 민주개혁진영에서 활발하게 펼쳤던 <후보는 단일후보 정당은 4번>이라는 운동의 효과가 컸었지요.

19대 총선에서 민주.개혁.진보 진영이 <참패했다>고 평가되는 가운데 통합진보당이 13석을 확보한 성과는 18대 5석에 비해 무려 250% 이상의 성장을 이룬 셈이어서 공개적으로 웃지는 못하고 표정관리하느라 힘들거라는 우스개 소리가 돌기도 했습니다.

그러면 19대 총선을 승리로 이끈 통합진보당은 축제분위기어야 하는 것 아닐까요. 통합진보당 지도부에 대해 전폭적인 지지와 신뢰와 감사를 표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하지만 당 내부 각 계파의 입장은 그렇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4. 통합진보당 19대 총선 지역구 당선자

통합진보당 지역구 의원 7명의 분포는 (구)민주노동당 4명, (구)진보신당 2명, (구)국민참여당 1명으로 분류가 되며, 당권파:비당권파로 나누면 4:3의 분포로 나뉩니다.

19대 총선에서 참여계 후보들이 성과를 내지 못한 것은 참으로 아쉬운 부분입니다. 방송사 출구 조사 결과에서는 50.5%의 지지율로 이재오(47.3%) 보다 3%포인트 이상 앞선 것으로 예측되었던 천호선 후보의 패배는 가장 커다란 안타까움을 안겨 주었습니다. (천호선 후보의 패배는 대구의 김부겸, 송파의 천정배, 강남의 정동영과 함께 '2012 지못미'로 꼽히기도 했지요.)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통합진보당의 내용을 보면서 들었던 생각 하나는 만약 천호선 후보가 은평에서 승리했더라면.. 정치에 가정법이 없다고 하지만 만약 그랬더라면.. 이렇게 혼란스러운 상황은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그 이유는 통합진보당 지역구 의원 구도가 4:2:2가 될 수 있었고, 당권:비당권 역시 4:4 구도가 될 수 있어 모두가 받아들이는 데 무리가 없는데다가 무엇보다도 천호선 전 대변인의 인품과 조정 능력을 믿는 까닭입니다.


5. 통합진보당 19대 비례대표 당선자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후보는 전략 및 영입부문 6명과 경쟁부문 14명으로 구성되어 있는 가운데 비례대표 6석을 배정받았습니다. 당선자 6명(청색 박스) 가운데 19대 회기 중 사퇴하는 등 결원이 생길 경우 번호 순서대로 자동 임명되게 됩니다. 예를들어 만약 2/3 정도가 교체된다고 추정할 경우 비례 10번까지 4명 정도(황색 박스)는 19대 회기중 국회의원 뱃지를 달 가능성이 있는 셈입니다.

당선자 6명 가운데 당권파는 이석기.김재연 두 후보입니다. 비례대표 총 20명 후보 가운데 당권파는 15번 황선 후보 포함 3 명으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6. 만약 경쟁부분 비례대표가 총사퇴 하게 된다면

총선후 비례대표 선거와 관련 통합진보당이 겪고 있는 내홍의 핵심 - <경선 과정에서 부정선거가 발견되었고, 부정이 발생한 선거는 무효이므로 경쟁부문 비례대표는 총사퇴해야 한다는 논리>가 그대로 받아들여져 경쟁부문 비례대표가 총사퇴하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경쟁명부 비례대표 14명 전원이 사퇴 권고안을 받아들일 경우, 영입후보인 4번(정진후), 5번(김제남), 6번(박원석) 에게는 아무런 변화가 없이 그대로 국회의원이 됩니다.

하지만, 경쟁명부 후보인 1번(윤금순), 2번(이석기), 3번(김재연) 후보는 국회의원 당선자 지위를 잃게 되며, 그 자리에 12번(유시민), 14번(서기호), 18번(강종헌) 후보가 국회의원을 승계하게 됩니다. 그러나 유시민 전 대표는 전략공천임에도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사퇴의사를 밝혔기 때문에 14번(서기호), 18번(강종헌) 후보만 승계가 되어 결과적으로 통합진보당은 1석이 줄어드는 결과가 됩니다.

국민이 열심히 노력하여 만들어 준 비례대표 의석수 6석을 당신들 내부의 문제로 당신들 마음대로 1석을 줄여도 되는지 따져 묻고 싶은 심정 굴뚝 같습니다. 트집을 잡자면, 국민의 10.3%가 당신들에게 지지표를 주어 얻어진 6석이니, 그 중에 한 석을 포기하는 문제에 대해 국민의 10.3%에게 동의를 구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그것은 문제의 본질이 아니므로 뒤켠으로 제켜 놓는다 하더라도 지금 온 나라를 들끓게 하는 논란의 핵심이 겨우 '세 사람' 대신 '두 사람'으로 교체하는 것인지 한 숨이 나오지 않을 수 없습니다.


7. 수구들의 공격 앞에 속수무책 상황을 자초하다

백번천번 양보하여 부정선거라는 치욕감 때문에, 부실한 사무관리라는 책임감 때문에 경쟁부분 비례대표들을 모두 사퇴케 하는 것이 '진보적 가치'라고 칩시다. 그런데 앞으로 4년간 통합진보당 내 비례대표에서 사고 혹은 개인의 사정상이나 전략상 사퇴를 할 경우 결원이 생기더라도 승계받을 사람이 한 사람도 존재하지 않도록 스스로 만들어 버린다는 생각은 도대체 어떤 머리에서 나오는 것인지 이해할 방법이 없습니다.  

예를들어 경쟁부문 후보들이 사퇴하여 8번(강종헌.영입)후보가 승계했다고 가정합시다. 그런데 지금도 수구언론들은 그가 1975년 서울대 의대에 유학 와 있는 동안 ‘재일동포 유학생 간첩단 사건’에 연루돼 사형을 선고받은 뒤 13년을 복역하고 석방됐다'는 사실을 들어 색깔을 덫칠하고 있는데, 만약 그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져 사퇴하게 되는 일이 발생하더라도 통합진보당은 후순위로 승계받을 후보 단 한명도 없이 고스란히 피해를 받아야 한다는 의미인데, 이런 황당한 경우가 가능하게 되도록 주구장창 주장하는 사람들의 머리속에는 도대체 무엇이 들어 있는지 황망할 따름입니다.


8. 다시 한번 용어에 대하여

비례대표에서 소위 당권파 두 사람을 사퇴케 하고 무당파 두 사람으로 대체하면 통합진보당의 위상이 하늘을 찌를 듯이 높아 집니까? 그것이 단 한석이라도 아쉬운 이때, 국민이 부여한 6석의 의석을 한 석 줄이면서까지 얻어야 할 가치입니까? 다시 용어 문제로 들어가 그것이 '힘과 권력을 가진 당권파에 대한 응징'입니까? 소위 '당권파'가 정말 힘이 있기나 했던 겁니까?

마음 편하게 그저 ' NL '이라고 직설적으로 표현하시지들 그럽니까. 그렇게 말하지 않아도 온 세상이 떠들썩하게 그렇게 부르고 있으니 기분 좋으십니까? 주사파 논란, 종북논란, NL과 PD의 갈등.. 세상 시끄럽게 사상 논쟁 한번 시작해 볼까요? 이왕지사 이렇게 된 것, 온 국민을 의식화 시키는 작업한번 나서 보실랍니까? 

우리 스스로 우리의 얼굴에 먹칠을 하고, 우리 스스로 우리의 동지 얼굴에 색깔을 칠히고, 우리 스스로 우리 동지의 등에 칼을 꽂는 행위가 어떤 논리와 변명으로 합리화 될 수 있을까요.

<당권파, 비당권파>의 용어 속에 함의된 실체는 <주사파와 주사파가 아닌 선량한 통합진보당 사람들>이라는 함의를 갖고 있는 것 아닌가요? 솔직해 집시다.


통합진보당 사태에 대한 집중 분석, 이제 시작입니다

이틀에 걸쳐 장문의 글과 자료들을 펼쳤습니다. 오늘의 글은 4.11 총선이후 통합진보당 내에 어떠한 힘의 역학관계가 작용했는지 글을 펼치기 전에, 통합진보당 내 사정이 도대체 무엇인지, 무엇이 문제여서 그토록 시끄러운지 지식이 일천한 일반 사람들도 통합진보당내 문제에 접근할 수 있기 위해서 반드시 알아야 할 기초적인 내용들을 펼쳐 놓은 셈입니다.

다음 글에서부터 4.11 총선이후 통합진보당에 발생한 일들을 펼쳐가며 오늘에 이르게 된 과정에 대해 짚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분석글을 쓰는 이유는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펼쳐놓고, 이해하고, 이해를 구하는 가운데 슬기로운 지혜를 모아 바람직한 해법에 도달할 수 있기를 소망하기 때문입니다. 그렇지 아니하고 대충 '사퇴할 사람 사퇴하고, 덮을 것 덮고 가자'한다면 해결방법도 없거니와 바람직한 접근법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통합진보당의 내홍이 이미 우리 진영 모두의 문제가 된지 오래입니다. 5.2 조준호 진상조사 위원장이 언론앞에 일방적으로 펼치는 순간, 이 문제는 죄송하지만 통합진보당의 손을 떠난 문제입니다. 통합진보당 혼자의 힘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면 그것은 만용입니다.

외부의 시선이 곱지않고 국민들의 원성이 높으니 조바심도 나시겠지만, 이미 엎지러진 물이고 깨진 유리그릇입니다. 우리가 할 일은 신중하게 접근하고 현명하게 결론을 도출해 내는 것입니다. 그러면 비록 깨진 유리그릇에 접착제를 붙여 쏟아진 물을 손으로 쓸어 담는다 하더라도 애정을 가진 국민들은 신뢰와 지지를 보내 줄 것입니다. <제2부 끝>

독고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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