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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노선’의 등장, 북한 전역의 학습돌풍과 실천 개시

토론게시판

by 붉은_달 2012. 4. 2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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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김정은의 4.6담화와 4.15연설 전면분석 - 유영구
2012년 04월 22일 (일) 23:25:11유영구 tongil@tongilnews.com

유영구 (<민족21> 편집기획위원) 


북한은 김정은 조선로동당 제1비서가 지난 4월 6일 당중앙위원회 책임일군들과 한 담화1)(이하 4.6담화)를 19일 당기관지 <로동신문>을 통해 공개하고, 4월 15일 김일성주석 탄생 100주년 경축 열병식에서의 연설2)(이하 4.15연설)은 실황으로 중계함으로써 내외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북한의 ‘젊은 영도자’의 언행에 초점이 모아지는 것은 과연 김일성시대.김정일시대와의 차이를 보일지, 외부세계의 관심사인 ‘개혁.개방’에 그가 어떤 태도를 갖고 있는지, 또는 그의 경제노선과 정책은 어떤 면모를 보일지 등에 관한 궁금증 때문이다. 

이러한 궁금증을 촉발시킨 것은 일본 <마이니치(每日)신문>이 4월 16일 김정은 제1비서의 1월 28일자 ‘발언록’에 관한 보도였다.3) 김 제1비서가 당 간부들에게 “자본주의적 방식의 도입을 포함한 경제개혁의 논의를 촉구했다”는 것이었다. 다만 이 기사에서 인용된 발언록 원문의 뉘앙스는 약간의 차이를 보였다. 그가 “경제분야의 일군과 경제학자가 경제관리를 ‘이런 방법으로 하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해도 색안경을 낀 사람들에 의해 ‘자본주의적 방법을 도입하려 한다’고 비판을 받기 때문에 경제관리에 관한 방법론에 의견을 갖고 있어도 얘기하려 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는 것이다. 이 대목은 경제간부들과 경제학자들이 경제관리개선의 방법을 창의적으로 제안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자는 의미로 읽혀질 수 있으며, ‘자본주의적 방식’의 도입이나 ‘경제개혁’ 논의의 촉구와는 사뭇 다르게 느껴진다. 

김정일 당 총비서는 생전에 ‘자본주의제도의 도입’과 ‘개혁’에 반대한다는 뜻을 기회 있을 때마다 밝혔는데 '김정일 노선'을 총체적으로 계승한다고 표방한 김정은 제1비서가 이를 뒤집는다는 것은 그들 사회의 상식에 맞지 않는다. <마이니치신문>이 ‘발언록’을 인용한 다른 대목에서도 ‘활발한 논의’로 경제활성화 방법을 찾자는데 주안점이 있다. 김 제1비서가 “비판만으로는 경제관리방법을 현실발전의 요구에 맞게 개선해 나갈 수 없다”고 말하고, 터부가 없는 논의를 통해 북한에 맞는 경제재건책을 찾아내도록 지시했다는 것이다. ‘금기가 없는 논의’의 목적은 ‘북한에 알맞는 경제재건책’을 찾기 위한 것4)이지 ‘자본주의적 방식의 도입’이나 ‘경제개혁’의 목적이 아니라고 해석하는 것이 현실에 부합된다. 

<마이니치신문>에 보도된 ‘발언록’보다는 북한이 공식매체를 통해 공개한 4.6담화와 4.15연설의 분석이 현실적으로는 더 의미를 갖는다고 할 수 있다. 4.6담화의 위상은 최태복 당중앙위원회 과학교육비서가 4월 20일자 <로동신문> 기고문(“당의 유일적 영도체계는 우리의 생명”)에서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의 불후의 고전적 로작을 받아안고 격정과 흥분을 금할 수 없었다”고 한 것에서도 짐작할 수 있다.5) 4.6담화는 당 기관지에 공개된 뒤 <조선중앙TV>를 통해서도 전문이 계속 낭독되고 있으며, 4.15연설은 <조선중앙TV>에서 실황으로 중계한 뒤 반복 방영되고 있다. 사정이 이쯤 되면 북한 전역의 각급 기관.단체에서 담화와 연설에 대한 대대적인 ‘학습’이 전개되고 있을 것이다. 

4.6담화와 4.15연설의 공개와 학습은 김정은 영도체제의 노선과 정책을 당-군대-인민에게 알리는 조치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김정은의 노선.정책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4.6담화와 4.15연설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 아울러 4.6담화와 4.15연설의 핵심을 김정일의 노선.정책과 비교해보는 작업도 필요할 것이다. 

‘선대 수령’의 사상.노선 계승 

김정은 제1비서는 4.6담화에서 김정일을 당의 ‘영원한 총비서’로 추대하고 당건설과 당활동을 그의 사상과 의도대로 해나갈 것과 공화국의 ‘영원한 국방위원회 위원장’로 추대할 것이라는 결의를 밝혔다. 그는 4월 11일 제4차 당대표자회에서 ‘선대 수령’을 ‘영원한 총비서’, ‘영원한 국방위원장’으로 추대했고 자신은 당 제1비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직위에 추대됐다. 김정일은 1994년 김일성 주석의 사후에 자신에 대한 ‘추대사업’을 서둘지 말고 ‘선대 수령’의 주체혁명위업의 옹호고수와 계승완성에만 집중할 것을 촉구한 바 있고(1994년 10.16담화),6) 3년상이 지난 1997년 10월에야 총비서에 추대됐었다(또한 국가주석 직책은 ‘선대 수령’에게 드리고 자신은 국방위원회 위원장에 추대됐다). 김 주석 사후와 김 총비서 사후의 국가장의기간의 차이는 북한이 처한 국내외적 상황을 반영한 정치적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제1비서는 ‘선대 수령’이 열차에서 ‘순직’한 것을 강조했고(4.6담화), 김정일 총비서는 ‘선대 수령’이 집무실에서 ‘순직’한 것을 강조했다(10.16담화). 북한의 리더십이론(영도예술)에서 ‘수령’은 수령-당-군대-인민대중의 영생하는 ‘사회정치적 생명체’의 ‘뇌수’로서의 지위와 역할을 갖고 있으며, 수령의 ‘순직’에 따라 그의 지위와 역할을 대행하게 되는 ‘영도자’(승계자)로서는 ‘선대 수령’의 사상.노선의 계승을 천명하는 것이 첫 정치행위가 된다. 이 때문에 김정일 총비서는 김일성의 혁명위업을 끝까지 완성할 것과 혁명과 건설을 김일성의 뜻대로, 김일성의 방식대로 해나갈 것, 사회주의위업과 주체혁명위업을 계승할 것을 천명했던 것이다(10.16담화). 

김정은 제1비서는 조선로동당은 ‘김일성.김정일의 당’이고 당의 지도사상은 ‘김일성-김정일주의’이며, 따라서 혁명과 건설을 김일성.김정일의 사상과 의도대로 전진시켜나갈 것과 ‘온 사회의 김일성-김정일주의화’를 위해 투쟁할 것을 천명했다(4.6담화). 사상의 계승 측면에서 흥미로운 점은 김일성의 혁명사상을 ‘김일성주의’로 정식화한 김 총비서가 생전에 ‘김정일주의’라는 말을 사용하지 못하게 했지만, ‘선군혁명사상.선군정치이론의 심화발전’과 ‘사회주의강성국가 건설이론의 제시’ 등의 업적을 쌓았기 때문에 ‘김일성-김정일주의’로 정식화한다고 김정은 제1비서가 밝힌 것이다(4.6담화). 김정은이 ‘선대 수령’의 사상이론 업적을 선군혁명사상.선군정치이론7)과 사회주의강성국가 건설이론8)으로 적시하고, 이것을 계승할 의지를 밝혔다는 사실(4.6담화)은 ‘김정은 노선’을 이해하는 열쇠라고 할 수 있다. 

‘김정은 노선’과 당의 유일적 영도체계 

김정은 제1비서는 4.15연설에서 ‘자주의 길’, ‘선군의 길’, ‘사회주의의 길’을 추구할 것을 밝혔다(4.15연설). 자주.선군.사회주의 노선을 견지하겠다는 것이다. 이 3대 노선은 김일성-김정일주의의 사상적 기초 위에서 있다고 볼 수 있다.9) 김 제1비서가 자주노선을 중시한다는 점은 연설 말미에 강성국가 건설과 인민생활 향상 과정에 평화가 귀중하지만 그보다도 ‘민족의 존엄’과 ‘나라의 자주권’이 더 귀중하다고 언급한 것에서 확인된다(4.15연설). 선군노선에서는 군력 강화가 기본이지만(4.6담화), 이 노선에 선군혁명사상과 선군정치, 그리고 강성국가 건설을 위한 선군시대 경제건설노선(국방공업의 우선적 발전과 경공업.농업의 동시적 발전) 등을 포함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사회주의노선은 사회주의원칙(생산수단의 사회적 소유와 계획경제, 집단주의에 기초한 경제관리체계)의 고수와 ‘실리주의’를 동시에 추구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실리주의’는 중국의 개혁.개방에서 나타난 ‘실용주의’ 노선과는 성격이 다르다. 중국은 ‘중국적 특색을 지닌 사회주의’라는 이름하에 ‘시장사회주의’를 발전시켰고 그 바탕에는 덩샤오핑(鄧小平)의 ‘흑묘백묘(黑苗白描)론’(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는 사고)이라는 ‘실용’ 만능주의가 자리잡고 있었지만, 북한의 실리주의는 경제 각 부문에서 실리와 실익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유사성이 있어 보이면서도 사회주의원칙(집단주의)10)과 유리되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취한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김정은 노선’의 조직적 기초는 ‘당의 유일적 영도체계’이다. 이것은 김정일 총비서가 1960년대 후반부터 1970년대 중반에 걸쳐 북한 사회에 구축한, 다른 나라에서는 유례를 찾기 힘든 국가.사회의 강력한 조직기반이다. 김정은 제1비서는 4.6담화에서 당의 유일적 영도체계를 확립하는 것을 제1의 정치과제로 내세웠다. 이와 관련하여 당의 방침.결.․지시의 무조건적 관철 기풍, ‘당중앙’(김정은 자신)의 유일적 영도에 따라 움직이는 혁명적 규율과 질서 확립, ‘당중앙’의 결론에 의거한 업무처리, 실력있는 간부대열 구성, 신입당원의 기준 강화 등을 강조했다. 김일성 주석 사후의 김정일 총비서도 당의 유일적 영도체계 확립과 ‘당중앙’의 유일적 지도하에 전당.전민.전군이 하나처럼 움직이는 체계의 확립과 당의 노선.정책에 대한 무조건적 접수와 관철 등은 강조한 담화11)를 발표한 사실에서 보면, 김정은 영도체제는 김정일 영도체제의 틀을 그대로 견지하고 있는 것이다. 

일심단결과 ‘민심’ 

김정일 총비서는 1994년의 10.16담화에서 수령-당-대중의 일심단결을 매우 강조한 바 있는데 이것은 당의 유일적 영도체계라는 조직적 기반 위에 수령-대중이 한 몸이 되는 정치사회구조적, 정치문화(심리)적 특성을 보여준다. 그는 수령-당-대중의 일심단결이 ‘혁명대오’의 단결, ‘사랑과 충성’에 기초한 단결(특히 영도자에 대한 충성, 대를 이은 충성)이고, 이것이 ‘인덕정치’와 ‘인민대중 중심의 사회주의’로 표현된다고 강조했었다.12) 북한이 사회주의강성국가의 한 부분으로 설정한 ‘정치사상강국’의 정치문화(심리적)적 표징을 한 마디로 표현한 것이 ‘일심단결’이다. 

그런데 김정은 제1비서는 4.6담화에서 김 총비서의 ‘일심단결’론, 즉 수령-당-대중의 일심단결(혁명대오의 일심단결)을 계승하면서도 인민 존중과 인민의 요구.이익의 절대시, 당조직들의 ‘어머니’ 심정에 기초한 인민 보살피기를 강조하는 한편, 일심단결과 ‘민심’을 결부시키는 특징을 보였다. 김 제1비서가 북한 주민들과 스킨십을 강화하면서 친화력을 보이는 것도 ‘민심’ 코드와 상관성이 있어 보인다. 김 총비서가 당의 유일적 영도체계를 만들어 조직적 기반에 의한 통치행위에 주력한데 비해 김 제1비서는 이미 갖춰진 유일적 영도체계의 기반을 바탕으로 대중정치 스타일을 선보이고 있는데 이는 김일성 주석의 리더십 유형과 유사하다. 

김일성과 김정은의 대중정치 스타일이 유사한 것에 대해 외모와 성격의 유사성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도 있겠지만, 김정일이 만들어놓은 당의 유일적 영도체계 없이는 ‘젊은 영도자’가 영도의 첫 시기에 대중정치 스타일을 보이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는 사실이 더 중요하다.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의 조직지도부가 북한사회 전체에 ‘유일적 영도체계’를 조직하고 이를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13)

‘선군노선’과 군력 강화 

김정은 제1비서의 ‘선군노선’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첫째, 인민군대 강화, 둘째, 군민일치와 단결, 셋째, 국방공업 발전, 넷째 군대의 경제부문 지원 등 네 가지 측면을 중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첫째, 인민군대 강화와 관련하여 4.6담화와 4.15연설은 1) 전군에 당의 영도체계, 최고사령관의 영군체계, 혁명적 군풍 등의 확립, 2) 오중흡7연대칭호쟁취운동 전개, 3) 정치사상교양 강화, 4) 백두산훈련열풍에 의한 전투력 강화 등을 강조했다(4.6담화, 4.15연설). 둘째, 군민일치와 단결과 관련해서는 군대는 ‘인민을 돕자’는 구호의 실천에 나서고 인민들은 혁명적 군인정신을 따라배우는 동시에 군대 원호사업를 전개할 것을 촉구했다(4.6담화, 4.15연설 및 김정일의 10.16담화). 

셋째, 국방공업의 발전과 관련해서는 1) 국방공업의 주체화.현대화.과학화 실현, 2) 국방공업의 우선적 발전 견지, 3) 국방공업의 자립성 강화 및 최첨단과학기술 토대 구축, 4) ‘우리 식’ 최첨단무장장비 개발 및 무장장비의 현대화 수준 제고 등을 강조했다(4.6담화). 넷째, 군대의 경제부문 지원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사항을 적시하지는 않으면서도 인민군대가 ‘강성국가 건설 구상’의 실현에서 ‘돌격대’가 되어야 하고 경제강국 건설과 인민생활 향상의 전투장에서 ‘대고조 진군의 돌파구’를 열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4.6담화, 4.15연설). 

현실과제: 인민생활 향상 

김정은 제1비서는 인민생활 향상과 경제강국 건설을 위한 김정일 총비서의 구상을 재론하면서 ‘결정적 전환’을 촉구했다(4.6담화, 4.15연설). ‘선대 수령’의 경제노선14)을 계승할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김정일 총비서의 경제노선은 북한에서 ‘선군시대 경제건설노선’으로 지칭되는데 이 노선이 처음 제시된 것은 2002년 9월이었고 체계를 갖춰 발표한 것은 2003년 8.23담화15)였다. 8.23담화는 ‘국방공업의 우선적 발전’과 ‘경공업.농업의 동시적 발전’을 추구하는 전략을 공식 선포한 것이었다(이 노선의 개요는 <표1> 참조). 

8.23담화 이후 북한 경제학자들의 선군경제노선에 관한 논문이 『경제연구』에 잇따라 등장했다.16)그들의 논지는 ‘국방공업 우선’ 전략이 경제 전반의 발전에 제약요인으로 작용하지 않고 중공업 발전을 추동하고 경공업.농업의 발전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 경제 전반의 현대화.정보화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는 것이었다. ‘국방공업 우선’ 전략 때문에 민생에 어려움이 가중되는 것은 아니라는 정책명분이었던 것이다. ‘김정은 노선’의 포인트 하나는 국방공업의 성과를 민간경제에 도입해 인민생활 향상과 경제강국 건설에 유리한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김정일 총비서의 경제노선의 중요한 또 하나의 축은 경제관리개선에 관한 것인데 그 핵심은 10.3담화에 담겨져 있다. 그는 10.3담화17)에서 경제관리개선의 ‘종자’는 “사회주의원칙을 확고히 지키면서 가장 큰 실리를 얻을 수 있는 경제관리방법을 해결”하는 것이라고 천명했다. 이때부터 북한의 경제관료들과 학자들은 ‘사회주의원칙 고수+실리 보장’ 논의에 열중해왔다.18) ‘김정은 노선’의 종자도 ‘사회주의 원칙을 확고히 고수하면서도 최대한의 실리를 보장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는 사실은 북한 학자에 의해 확인된 바 있다.19) 금년 1월 22일 개최된 내각 전원회의 확대회의에서는 인민생활 향상, 선행부문.기초공업부문 주력과 함께 과학기술역량 강화, 기술집약형 경제구조 수립 등을 토의하는 한편, ‘사회주의원칙 고수+실리 보장’, 구체적 계산에 기초한 ‘과학적 경제관리운영’, 성.중앙기관과 공장.기업소에서의 ‘계획.재정.노동행정 3대 부문의 규율 확립’ 등을 토의한 것으로 확인된다.20) 

김정은 제1비서의 발언에서 특히 관심을 끄는 것은 김정일이 “나라의 경제발전과 인민생활 향상에 모든 사업을 복종시키도록” 했다고 밝힘으로써 경제발전과 인민생활 향상이 관건적인 과제임을 선언한 부분과 “당을 충직하게 받들어온 우리 인민이 다시는 허리띠를 조이지 않게” 하겠다는 결심을 밝힌 부분이다. 이것은 그가 ‘민심’을 강조한 것과 맞닿아 있어 북한 주민들이 큰 관심 속에 지켜보고 있을 것21)으로 관측된다. 김 제1비서가 현실과 과제상황을 직시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인데 이제 남는 문제는 ‘올바른 대책’과 ‘가시적인 성과’라고 할 수 있다. 

김 제1비서는 4.6담화에서 인민생활 향상과 관련해 첫째, 식량문제의 해결, 둘째, 인민소비품의 정상공급, 셋째, 인민경제의 선행부문 정상화 등의 과제를 거론했다. 첫째 과제의 해결을 위해 1) 농업부문에 대한 국가투자의 증대, 2) 당의 농업혁명방침의 관철, 3) 정보당 알곡수확고 증대를 통한 알곡생산 목표 달성, 4) 수매양정사업의 조직화에 의한 식량공급의 정상화 등의 대책을 제시했다. 이 대책들 가운데 특별히 새로운 것은 없지만 식량공급을 정상화하려는 정책의지는 읽을 수 있다. 

둘째 과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1) 경공업공장의 생산 정상화, 2) 인민소비품의 증산과 품질 향상, 3) 소비품 공급의 정상화, 4) 주택.식수.땔감 등의 생활문제 해결 등의 대책을 제시했다. 품질 향상과 관련해 ‘누구나 우리가 만든 제품을 찾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한 것은 소비재시장에서 중국산 제품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현실을 인정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변화’는 ‘현실’을 제대로 보는 데서 시작될 것이기 때문이다. 

전력.석탄.금속.철도운수 등 선행부문은 경제활성화의 기본여건에 해당되기 때문에 언제나 강조되는 현안인데 북한 산업전선에서 ‘함남의 불길’을 높이들자는 구호는 선행부문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정책방향을 반영한 것이다. 그의 담화에서는 특히 전력생산 증대와 전력에 대한 감독통제사업의 강화가 초점이 되었다. 

미래과제: 새 세기 산업혁명 

김정은 제1비서의 4.15연설에서 키워드는 단연 ‘새 세기 산업혁명’이었다. “일심단결과 불패의 군력에 새 세기 산업혁명을 더하면 그것은 곧 사회주의강성국가”라는 명제를 내놓았던 것이다. ‘일심단결’은 앞에서 지적했듯이 정치사상강국의 상징어, ‘불패의 군력’은 군사강국의 상징어이다. ‘새 세기 산업혁명’은 경제강국을 압축적으로 표현한 ‘종자’(핵심)라고 할 수 있는데 이것을 통해 ‘세계 속의 지식경제강국’으로 도약시키겠다는 것이 김정은의 비전이다. 

그는 “자기 땅에 발을 붙이고 눈을 세계를 보라”는 김정일의 유훈을 반추하면서 세 가지 핵심과제를 제시했다(4.6담화). 첫째, 최첨단돌파전을 통해 전반적 기술장비수준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둘째, 지식경제시대의 요구에 맞는 경제구조를 완비하겠다는 것이다(경제구조 개선은 김정일의 경제노선에서도 주요 과제였다. 공업부문의 구조개선에 대해서는 <표2> 참조) 셋째, 과학기술과 생산의 밀착, 경제현안의 과학기술적 해결 등 경제발전을 과학기술의 발전을 통해 해결하겠다는 것이다.22)

새 세기 산업혁명에 관한 정책의지는 미래의 성장동력을 준비하려는 것이고, 이 과제들은 궁극적으로 ‘경제관리의 혁명적 개선’을 수반하게 될 것이다. 김 제1비서는 ‘경제관리의 혁명적 개선’에 관한 별도의 ‘비공개’ 담화를 이미 발표했거나 앞으로 발표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지식경제시대의 요구에 맞는 경제구조의 완비과정은 ‘낡은 경제관리체계와 방법’을 뜯어고치는 과정을 수반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다만 그 과정이 외부에서 볼 때 ‘경제개혁’ 조치들로 비춰질 수도 있겠지만, 그는 ‘사회주의원칙의 확고한 고수’와 ‘최대한의 실리 보장’이라는 원칙을 그대로 견지함으로써 북한의 ‘경제개혁’의 그날을 기다리는 외부세계의 기대를 저버릴 것이다. 

북한의 새 세기 산업혁명의 수행과정은 앞으로 1) 군수부문의 민수 전환, 2) 과학기술과 생산의 현장 결합(과학원.․국방과학원 과학자들의 현장 투입), 3) 첨단기술장비의 경공업.농업부문에서의 활용, 4) IT 활용을 통한 ‘단번도약’ 추진과 ‘전자통신혁명’, 5) 과학자.기술자들에 대한 우대 프로그램 실행(인센티브 확대) 및 공장.기업소에서의 기사장.기술자의 권한 강화, 6) 청년 과학자.기술자 교육프로그램의 강화(해외연수 증대), 7) 산업혁명을 이끌어갈 선구적 간부들의 등용, 8) 김정은의 새 세기 산업혁명에 관한 이론 체계화 작업(김정일 총비서의 2001년 10.3담화와 성격이 유사한, 새 세기 산업혁명의 추진에 조응하는 경제관리개선 방안 등이 담긴 ‘비공개’ 담화가 이미 나와 있을 개연성도 있다), 9) 경제이론계의 논의 활성화, 10) 과학기술부문의 해외교류.협력 확대 등의 여러 가지 정책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측된다. 

이러한 예측은 지난 수년간 『근로자』, 『경제연구』등 북한의 기관지.전문지에 게재된 경제당국자들과 학자들의 각종 기고문이나 공식매체의 보도 내용에서 유추한 것이다. 이런 정책이 수행되는 과정에서 ‘대외개방’의 폭은 자연스럽게 넓어질 것이고, 북한은 ‘민족의 존엄’과 ‘나라의 자주권’이 침해당하지 않는 조건에서라면 어느 나라들과도 적극적인 교류협력․합작에 나설 것으로 예측된다. 

경제사령탑으로서의 ‘내각’의 위상 강화 

북한은 경제부문에서의 전략적 변화나 정책 변화가 필요할 때에는 언제나 ‘내각책임제’와 ‘내각중심제’를 강조해왔다.23) 지난 2002년 7월 이래 경제관리개선 조치가 활발하게 실행에 옮겨지면서 내각의 위상은 높아졌고 그 역할은 커져왔다. 김정일 총비서는 10.3담화에서 내각이 성-중앙기관-도를, 성-중앙기관-도가 산하기관-기업소를 움직이는 경제지도 관리체계의 확립을 강조한 바 있다. 김정은 제1비서도 인민생활 향상과 경제강국 건설에서 ‘혁명적 전환’을 이뤄내려면 경제사업의 모든 문제를 내각에 ‘집중’시키고 내각의 ‘통일적 지휘’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위해 첫째, 모든 단위.부문에서 경제사업 관련사항을 내각과 ‘합의’해 풀어나갈 것, 둘째, 내각의 결정.지시를 어김없이 집행할 것, 셋째, 각급 당위위원회는 내각책임제.내각중심제를 강화하는데 ‘지장’을 주는 현상들과 투쟁하고 내각과 각급 행정경제기관들이 자기 임무와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도록 지원할 것 등 몇 가지 대책을 내놓았다(4.6담화). 내각의 경제조직자적 기능과 역할을 강화하는 것은 2002년 7월 경제관리개선에 관한 조치들이 본격적으로 제시되면서 핵심과제로 부상해왔는데,24)김정은 제1비서도 이를 다시 한번 반복하면서 세 가지 대책을 제시했던 것이다. 

이처럼 내각의 위상을 강화하는 과제와 관련해 당중앙위원회 비서국이 내각을 어떻게 지도할 것인가의 현안이 제기될 수 있다. 김정은 제1비서는 이를 감안해 내각 부총리 및 함경남도당 책임비서를 역임한 곽범기를 금년 4월에 당중앙위원회 비서에 임명하고 제4차 당대표자회에서 정치국 후보위원에 보선하는 등 위상을 높여주었다. 곽 비서는 내각 부총리 시절에 당이론지 『근로자』에 김정일 총비서의 경제노선을 해설하는 논설을 여러 편 발표했었다.25) ‘김정은 노선’의 ‘종자’(핵심)가 김정일의 경제노선의 ‘창조적 계승’에 있는 만큼 김정일의 경제노선에 정통하면서 내각과 당의 운영사정을 잘 아는 경제관료를 당중앙위원회 비서국에 진입시켰다는 것은 간과해서는 안 되는 중요한 사실이다. 

한편, 김정은 제1비서가 당 고위간부들과의 담화에서 내각의 위상 강화에 관한 지침을 내놓은 것은 여전히 ‘내각’의 영(令)이 제대로 서지 않는 관행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각급 당위원회 간부들의 세도와 관료주의, 행정대행주의,26) 그리고 부정부패의 극복이라는 오래 된 과제27)에도 불구하고 당조직들을 발동하지 않고서는 어떤 일도 제대로 할 수 없는 북한사회의 구조적 특성 때문에 김 제1비서도 4.6담화에서 당조직들의 기능과 역할을 제고할 것을 촉구하게 된 것이다. 그는 당조직들이 김정일 총비서의 구상과 의도, 각 단위에서의 과업과 수행방도 등을 ‘깊이 연구’하고 ‘주도면밀하게 작전’한 데 기초해 행정경제사업에 대한 당적 지도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그는 또 당조직들에게 사법검찰기관(재판소.검찰소)과 인민보안기관(국가안전보위부.인민보안부)에 대한 당적 지도 강화, 직업총동맹.농업근로자동맹.민주여성동맹.청년동맹에 대한 당적 지도 강화 등도 언급했다. 

국가기관과 사회단체에 대한 ‘당적 지도’의 강화는 늘 되풀이되는 과제이지만, 법기관에 대한 당적 지도와 관련해 사회주의강성국가 건설 과정에서 ‘온갖 적대적이며 비사회주의적인 현상을 없애기 위한 심각한 계급투쟁’이 일어난다고 하면서 ‘인민들의 생명재산과 안녕’을 지킬 것을 촉구한 것은 눈여겨볼만하다. 사법검찰.인민보안기관 기관원들은 종합시장 등 생활현장에서 주민들과 직접 만나기 때문에 이들의 업무태만이나 세도, 비행과 부정부패가 곧바로 주민들의 불만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종합시장을 비롯한 여러 지역시장에서 상거래 행위가 늘어나고 중국 등과의 경제교류가 확대되면서 ‘사회유동성’이 증대되는 상황에서 인민보안부와 국가안전보위부의 역할이 높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김정은 제1비서는 또한 4.6담화에서 ‘선대 수령’들과 마찬가지로 간부들의 책임과 역할도 강조했다. 각급 단위의 간부들이 자기 부문과 단위의 업무는 자신이 ‘전적으로 책임진다’는 입장에서 사업을 ‘혁명적으로’ 전개해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가 제시한 간부들의 업무자세에는 1) 창조적이며 진취적인 사업기풍.일본새, 2) 원대한 목표와 이상에 의거한 사업 설계 및 작전, 3) 새것을 창조하고 수용하는 개척자.선구자 자세, 4) 시작한 일은 끝장을 보는 실천가 자세, 5) 낡은 사상관점과 뒤떨어진 사업기풍.일본새와의 단호한 결별 등이 포함됐다. 이 내용을 보면 간부들의 자세에서부터 ‘혁명적 전환’을 일으키는 것이 새 세기 산업혁명에 있어서 가장 절박한 과제임을 알 수 있다. 

‘북한식 개혁담론’의 미세한 관찰 필요 

창조적 혁신과 혁명적 개선, 혁명적 전환 등의 ‘북한식 개혁담론’은 ‘사회주의원칙 고수’와 ‘실리 보장’의 ‘배합’이라는 큰 틀은 유지하면서, 즉 ‘개혁’ 용어를 사용하지 않으면서 ‘북한 나름의 개혁’에 착수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북한은 사회주의원칙(집단주의), 당의 정치적 지도, 국가의 중앙집권적.통일적 지도, 정치도덕적 자극 등을 우선시하면서 실리, 상품-화폐관계 이용, 아래 단위의 창발성, 물질적 자극 등을 활용해 경제관리의 효율을 높이려는 것이다. 달리 말하면 경제정책 수행에서 ‘원칙’과 ‘활용’의 결합이라 할 수 있다. 북한의 전반적인 경제관리에서 배합.결합의 원리를 매우 중시한다는 사실은 북한 경제학자들의 논문에서 자주 확인된다.28)

북한이 ‘개혁’ 알레르기를 보이는 것은 여러 사회주의국가들이 개혁.재편 정책 하에 생산수단의 개인소유와 시장경제, 그리고 일부 정치적 다원주의를 받아들였다가 정권 붕괴를 초래한 것을 목도했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외부세계의 시선과 관심은 북한의 ‘자본주의방식의 도입’이나 ‘중국 실용주의노선과 시장사회주의의 도입’ 등에 머물러 있고, 늘 이러한 잣대로 북한의 ‘변화’를 기대하면서 평가하지만, 북한은 자신의 발전경로, 즉 경제강국 건설 과정에서 ‘자주의 길’, ‘선군의 길’, ‘사회주의의 길’을 걸어갈 것이다. 그들은 ‘배합’의 원리를 잘 활용하면서 새 세기 산업혁명과 이를 위한 제반 경제사회적 여건(구조.정책.민심)의 ‘획기적 개선’을 꾀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음이 분명하다. 이에 대한 미세한 관찰과 분석이 필요하다. 김정은 당 제1비서의 사상.노선.정책을 담은 여러 형태의 담론이 앞으로 잇따라 발표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표1> 선군시대 경제건설의 전략적 노선 개요

전략부문

방 향

정책과제

국방공업의
우선적 발전

① 국가투자에서 국방공업
몫의 충분한 조성
② 국방공업에 설비.자재.
전력.노동력 등 최우선적
보장
③ 국방공업을 다른 경제
부문보다 선행

① 군수생산의 높은 수준에서의 정상화 및 
군수품 품질 향상
② 국방공업의 자립성 강화 및 현대화.정보화 
실현
③ 전당.전군.전민의 국방공업 지원- 물질기술적
보장사업 강화

경공업.농업의
동시적 발전

① 경공업.농업의 국가투자
및 생산자원 분배를 
국방공업 다음에 위치

② 경공업.농업의 동시발전
으로 인민생활의 결정적
향상

[경공업] 기본- 인민소비품 생산 증대
① 기존 경공업 토대 이용 및 기술개건 적극
추진, 원자재문제 해결
② 중공업과 국방공업부문의 모든 공장.기업소의
생필품 생산
③ 지방에서의 각종 내부예비 탐구 동원

[농업] 기본- 주체농법(적지적작, 적기적작 
원칙) 고수, 종자혁명, 
감자농사혁명, 이모작 발전
① 농업과학기술발전, 농업의 공업화․현대화
② 농업에 대한 공업의 지원, 농촌에 대한 
국가적 보장사업 강화
③ 우수한 간부와 제대군인의 농촌 파견

※ 서재영․박제동․정수웅,『우리 당의 선군시대 경제사상 해설』(평양:조선로동당출판사, 2005년), 
20-30쪽.
 

<표2> 공업부문 경제구조의 개선과제

구 분

정 책 과 제

정보산업이 중추적
역할을 하는 
공업구조로의 개선

[전자공업] ① 새로운 전자재료 개발 및 순도 향상
② 집적회로를 비롯한 전자요소(부품) 생산 증대
③ PC생산에 필요한 대규모 집적회로 생산증대
④ 특수반도체소자 생산 증대
⑤ 고급전자일용품 생산 주력
⑥ 광섬유통신 실현에 필요한 전자요소 생산 주력
⑦ 화합물반도체 및 정밀사기재료 개발

[자동화공업] ① 여러 부문의 자동화․원격화에 필요한 각종기구,장치 등
② 자동화 요소와 기구, 계기 생산

경공업구조 개선

① 인민생활에 절실히 필요한 소비품
② 국제적으로 손색이 없는 제품이나 전통소비품(국제
경쟁력이 있는 상품, 질 측면에서 공업발전국 상품에
뒤지지 않는 상품-판로개척 및 외화획득 가능)

전기를 적게 쓰는
공업으로의 전환

[화학공업] ① 화학공업을 전기를 적게 쓰는 공업으로 전환시키기 
위한 대책 수립 (예: 흥남비료연합기업소, 
남흥청년화학연합기업소, 청수화학공장 등)
② 화학공업부문의 생산기술공정의 합리적 구성 및 
현대식 설비 장비
③ 생산지표중 전기를 많이 써서 국가에 이롭지 못하거나
밑지거나 효율성이 낮은 지표에 대한 대담한 제거 및
조절, 연차별 계획 반영 및 갱신
④ 화학기업소의 자금문제가 풀리면 생산공정의 대담한
갱신

[금속.기계공업] ① 금속공장 및 기계공장의 일부 낙후된 생산공정에 대한
선진기술 도입 및 기술혁신안 적극 도입
② 단계적 계획 수립 및 갱신
③ 금속공장에서 산소전로에 의한 강철생산방법으로의 
전환

공업의 지역적 구조
개선(공업배치의
불합리성 개선)

① 공장.기업소와 원료원천지 및 제품소비지에의 접근
(신규 공장.기업소 건설시 생산과 소비, 원료보장과 
수송조건, 전력공급계통 등의 정확한 타산 및 배치)
② 모든 지역에 지방공업의 균형 있는 건설
③ 국방상의 요구 충족
④ 공해현상 고려

※ 서재영․박제동․정수웅,『우리 당의 선군시대 경제사상 해설』(평양:조선로동당출판사, 2005년), 
118-129쪽.
 


<주석>

1) 김정은, "위대한 김정일동지를 우리 당의 영원한 총비서로 높이 모시고 주체혁명위업을 빛나게 완성해나가자"(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책임일군들과 한 담화, 2012년 4월 6일) <로동신문>, 2012년 4월 19일자. 

2) 김정은, 김일성 주석 탄생 100주년 경축 열병식 연설(2012년 4월 15일), <조선중앙통신> 보도자료. 

3) 국내외 전문가.언론인들을 통해 ‘1.28 발언록’을 입수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으나 실패했다. 이 글을 작성하는 시점까지 <마이니치신문>이 ‘발언록’ 전문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발언록’의 진위가 사실이라면 북한 지도자의 문헌 형식상 당 고위간부들에게 한 ‘담화’ 혹은 ‘말씀자료’일 가능성이 있는데 과연 <마이니치신문>이 그 전문을 입수한 것인지가 의문이다. ‘담화’ 혹은 ‘말씀자료’의 일부 내용을 입수했을 개연성은 있고, 내용의 정리 과정 및 기사화 과정에서 부분적인 ‘과장’과 ‘왜곡’의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이 보도가 사실이라 하더라도 ‘담화’ 형태로 공개되기까지는 구체적으로 분석하기 어렵다. ‘담화’의 전체 문맥을 보지 않은 채 일부 내용을 과도하게 평가할 경우 김정은 영도체제의 경제노선과 정책에 대한 ‘오해’를 낳을 수 있어서다. 

4) 김정일 총비서의 지시에 의해 경제관리의 개선방안을 찾기 위한 정책당국자들의 연구과정은 2000년대 초반부터 활발하게 진행됐고 그 과정에서 중국.베트남의 개혁.개방 정책도 연구한 바 있는데, 북한 경제관료 출신의 ‘익명’의 탈북자가 한 다음 증언(2007년 2월)은 이러한 분위기를 잘 보여준다. 

“중앙당 경제정책검열부는 김정일의 ‘경제문제의 내각책임제, 중심제 시행을 위한 제반 문제점을 종합 보고하라’는 지시를 이행하기 위해 관련 분야에 전문성이 있고 실질적인 영향력이 있는 경제 간부들로 2000년 10월경 ‘친필지시 이행을 위한 상무조’를 구성하였다.... 상무조는 8개월 동안 전국의 협동농장, 공장.기업소, 농민시장 실태 조사와 함께 경제관리개선 방향을 연구하면서 중국.베트남 등의 개혁.개방 정책도 검토하였다. 상무조는 2001년 6월경 김정일에게 대책안을 보고하는데, 핵심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① 내각책임제 경제를 운영하기 위해 특수부문을 줄이고, 내각이 경제전반을 직접 통제한다. ② 가격 현실화 정책을 실시하여 이중가격제를 없애고, 임금과 물가를 현실화한다. ③ 협동농장에 분조제를 도입하여 운영한다. ④ 전략물자와 관련된 계획만 국가계획위원회에서 수립하고, 일반 기업소의 생산계획은 자체 수립한 후에 국가계획위원회의 비준을 받아 집행한다. ⑤ 모든 생산 활동을 정상화하기 위해 기업소별 펀드에 상관없이 무역을 허용한다는 5개항이다. 김정일은 이 대책 안에 대해 ‘특수부문 축소’에 대해서만 거부하였다. 김정일의 비준에 따라 앞의 ‘정책상무조’는 해산되고, 2002년 6월까지 내각 사무국과 국가계획위원회를 중심으로 각 성.위원회 간부들로 ‘실무 상무조’가 구성되어 구체적인 시행계획을 수립하였다.” 
(한기범, “북한 정책결정과정의 조직행태와 관료정치: 경제개혁 확대 및 후퇴를 중심으로(2000-09)” (경남대학교 대학원 박사학위논문, 2010년), 113쪽 재인용) 

5) <연합뉴스> 2012.4.20 기사 “북, 김정은 첫 담화. ‘노작’ 규정” 참조.

6) 김정일, “위대한 수령님을 영원히 높이 모시고 수령님의 위업을 끝까지 완성하자”(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책임일군들과 한 담화, 1994년 10월 16일), 『김정일선집』제13권(평양: 조손로동당출판사, 1998년), 420-441쪽. 

7) 선군혁명사상과 선군정치이론은 김정일의 정치이론의 ‘종자’(핵심)라고 할 수 있다. 북한당국은 선군정치와 선군영도가 김정일에 의해 천명된 새로운 정치방식이라고 주장한다(김일성의 총대중시사상의 심화발전). 2000년대 이후의 북한 자료는 선군정치의 개시 시점에 대해 김정일이 다박솔 초소를 방문한 1995년 1월 1일, 즉 김일성 사망 이듬해의 정초로 서술하면서도 김정일의 선군혁명영도의 기원을 1960년으로 소급하는 경향을 보인다. 2005년 8월 24일에 개최된 인민무력부 보고대회를 계기로 북한은 김정일이 1960년 8월 25일 김일성과 함께 ‘근위서울 류경수 105땅크사단’을 방문했다면서 이 날을 선군혁명영도의 기원으로 잡고 있다. 김정일 자신은 선군혁명과 선군정치에 대해 다음과 같이 밝혔다. “우리 당의 선군혁명령도, 선군정치는 군사를 제일국가로 내세우고 인민군대의 혁명적 기질과 전투력에 의거하여 조국과 혁명, 사회주의를 보위하고 전반적 사회주의건설을 힘있게 다그쳐나가는 혁명령도방식이며 사회주의정치방식입니다. 선군정치에서는 군사가 첫째이고 군대가 혁명의 핵심부대, 주력군이며 군대를 강화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인민군대를 무적필승의 혁명무력으로 강화하여 조국의 안전과 혁명의 전취물을 사수하며 인민군대를 핵심으로, 주력으로 하여 혁명의 주체를 튼튼히 꾸리고 사회주의건설의 모든 사업을 혁명적으로, 전투적으로 벌려나가는데 선군정치의 본질적 특성이 있습니다.” (김정일, “선군혁명로선은 우리 시대의 위대한 혁명로선이며 우리 혁명의 백전백승의 기치이다”(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책임일군들과 한 담화, 2003년 1월 29일), 『김정일선집』제15권(평양: 조선로동당출판사, 2005년), 352-370쪽) 

8) 사회주의강성국가 건설이론은 김정일의 경제이론의 ‘종자’(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김정일선집』에서 확인한 바로는 그가 1998년에 자강도의 산업부문 현지지도에서 ‘사회주의강성대국’이라는 용어를 처음 쓴 것으로 나타난다. “오늘 우리가 일시적으로 난관을 겪고 있지만 멀지 않아 사회주의강성대국을 건설할 수 있습니다. 적들도 우리 인민이 당의 두리에 뭉쳐 혁명적 신념과 불굴의 의지로 부닥친 난관을 맞받아 나가고 있는 것을 보고 인차 강성대국이 될 것이라고 하면서 두려워하고 있습니다.”(김정일, “자강도의 모범을 따라 경제사업과 인민생활에서 새로운 전환을 일으키자”(자강도의 여러 부문 사업을 현지지도하면서 일군들과 한 담화, 1998년 1월 16~21일, 6월 1일, 10월 20일, 22일), 『김정일선집』제14권(평양: 조선로동당출판사, 2000년), 393-411쪽) 

그리고 그는 1999년을 ‘강성대국건설’을 위한 ‘전환의 해’로 만들 것을 촉구하면서 ‘사회주의강성대국’이 자립적 민족경제의 토대를 기반으로 한다는 것과 개혁.개방에 나설 뜻이 없다는 것을 밝혔다. “올해는 강성대국건설에서 새로운 전환을 일으켜야 할 총진격의 해입니다.... 강성대국건설은 우리가 주인이 되여 이 땅 우에 우리의 힘, 우리의 기술, 우리의 자원으로 부강조국을 일떠세우기 위한 사업입니다. 강성대국을 건설하는 과정에는 부족한 것도 많고 난관도 많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하여 그것을 남에게 의존하여 풀어 나갈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제국주의자들이 떠드는 《개혁》,《개방》바람에 끌려 들어가서는 절대로 안됩니다. 《개혁》,《개방》은 망국의 길입니다. 우리는 《개혁》,《개방》을 추호도 허용할 수 없습니다. 우리의 강성대국은 자력갱생의 강성대국입니다. 나는 이미 마련된 우리의 자립적 민족경제 토대와 밑천을 가지고 경제를 발전시키자고 합니다.” (김정일, “올해를 강성대국건설의 위대한전환의 해로 빛내이자”(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책임일군들과 한 담화, 1999년 1월 1일), 『김정일선집』제14권(평양: 조선로동당출판사, 2000년), 452-464쪽) 

9) 자주․선군․사회주의노선과 김일성-김정일주의 견지는 일찍이 중국공산당에서 경험한 바 있는 4항 기본원칙을 연상시킨다. 중국공산당은 1978년 12월 제11기 3중전회에서 경제발전과 4개 현대화 추진을 당.국가 정책노선(개혁.개방노선)으로 확정한 바 있는데 이른바 개혁파와 보수파 간의 논란이 심각해지자 덩샤오핑(鄧小平)이 양 파의 주장을 통합해 ‘1개 중심(경제발전), 2개 기본점(개혁.개방노선과 4항 기본원칙)’이라는 방침을 제시했었다. 4항 기본원칙은 보수파들의 주장을 반영한 것이었는데 1) 사회주의노선 견지, 2) 인민민주독재 견지, 3) 중국공산당의 영도, 4) 마르크스-레닌주의와 모택동사상 견지 등이 그것이다. ‘김정은 노선’은 중국의 개혁.개방 당시와 비교할 때 보수적 접근방법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즉 사회주의노선 견지와 김일성-김정일주의 견지는 1)과 4)에 해당하고 2)는 북한에서 사회주의적 민주주의로, 3)은 조선로동당의 영도로 이해할 수 있다. 김정은 제1비서는 이것 외에도 김일성.김정일의 유산인 자주노선과 선군노선을 견지하고 있는 점에서 다른 나라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독자적인 노선을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다. 

10) ‘사회주의원칙 고수’는 북한의 경제사업에서 ‘원칙의 문제’, ‘타협의 여지가 없는 문제’이다. 다만 ‘사회주의원칙 고수’만 강조하면서 ‘실리 보장’을 무시하면 ‘좌경적 오류’, 이와 반대로 ‘사회주의원칙 고수’를 무시하면서 ‘실리 보장’만 강조하면 ‘우경적 오류’로 취급된다. 김정일 총비서는 2002년 7월 이래 경제관리개선을 위한 각종 조치가 취해지는 과정에서 나타난 부작용을 경계하는 의미에서 2008년 6월 18일 “경제사업에서 사회주의원칙을 고수하며 사회주의경제의 우월성을 높이 발양시킬데 대하여”라는 담화를 발표했다. <조선중앙통신>은 2008년 10월 20일 김정일 총비서의 담화에서 제시된 과업을 관철하는 문제를 토의하는 내각 전원회의 확대회의가 개최된 사실을 보도한 바 있다. 보도에 따르면, 경제사업에 대한 ‘국가의 중앙집권적, 통일적 지도를 강화하기 위해 내각의 책임성과 역할을 높이는 문제’를 비롯해 사회주의 원칙과 요구에 맞게 정치사업을 앞세워 경제과업을 수행해 나갈 데 대한 문제, 대외경제관계를 확대발전시켜 나갈 데 대한 문제 등이 토의됐다고 한다. 

11) 김정일, “위대한 수령님의 뜻을 받들어내 나라, 내 위대한 수령님의 뜻을 받들어내 나라, 내 조국을 더욱 부강하게 하자”(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책임일군들과 한 담화, 1994년 12월 31일),『김정일선집』제13권(평양: 조선로동당출판사, 1998년), 489-497쪽 및 10.16담화. 

12) 김정일, “사회주의는 과학이다”(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기관지 <로동신문>에 발표한 론문, 1994년 11월 1일),『김정일선집』제13권(평양: 조선로동당출판사, 1998년), 456-488쪽 및 12.31담화. 

13) 유영구, “조직지도부를 알면 조선로동당이 보인다: 북한의 ‘유일적 영도체계’ 구조 분석” <통일뉴스>, 2012년 4월 10일자 참조. 

14) 박선호 인민경제대학 제1부총장은 김정일 총비서의 경제업적을 정리한 한 논문에서 “경제관리에서 선군혁명로선을 관철하는데서 나서는 문제, 국가의 계획적 경제관리 원칙을 옳게 구현하는데서 나서는 문제, 국가의 중앙집권적, 통일적 지도를 확고히 보장하면서 아래 단위의 창발성을 높이 발양시킬 데 대한 원칙을 옳게 구현하는데서 나서는 문제, 과학기술중시로선과 인민경제의 현대화, 정보화방침 관철에서 나서는 문제, 로동행정사업, 재정금융제도와 가격제도, 경제계산제도를 개선완성하는데서 나서는 문제 등 사회주의경제관리를 변화된 환경과 현실적 조건, 우리 혁명발전의 요구에 맞게 우리 식으로 개선완성하는데서 나서는 기본문제들의 해결방도를 구체적으로 밝혀” 주었다고 지적한 바 있는데(“위대한 령도자 김정일 동지께서 제시하신 사회주의경제관리개선완성에 관한 독창적 리론”, 『경제연구』, 2005년 1호), 여기서 언급된 모든 문제와 해결방도가 김정일 경제노선의 핵심을 이룬다고 할 수 있다. 

15) 김정일, “당이 제시한 선군시대의 경제건설로선을 철저히 관철하자”(2003년 8월 23일)- ‘국방공업의 우선적 발전’과 ‘경공업․농업의 동시발전’이라는 선군시대 경제건설노선에 관한 그의 지침은 2002년 9월에 제시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조선신보>, 2003.4.11 등), 종합적으로, 체계적으로 정리된 것이 이 담화이다. 

16) 이를테면 “선군시대 경제건설로선은 국방공업과 경공업, 농업 그리고 중공업을 최신과학기술에 기초하여 현대화, 정보화할 것을 중요하게 내세우고 있다”고 강조한 논문(박홍규, “선군시대 경제건설로선의 정당성”, 『경제연구』, 2004년 1호), “국방공업의 발전은 일반설비와 원료, 자재, 전력을 비롯하여 중공업생산물에 대한 시기적으로 절박한 많은 수요를 제기함으로써 중공업부문들의 발전을 적극 추동한다”면서 “국방공업의 우선적 발전에 의하여 나라의 군력이 강화되고 경제강국 건설의 요구에 맞게 전력공업과 석탄공업, 금속공업, 철도운수에 커다란 힘이 돌려져 빨리 발전하며 국방공업과의 밀접한 련관 속에서 중공업의 부문구조가 끊임없이 개선되여 나간다”고 강조한 논문(김형석,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동지께서 밝혀주신 선군시대 경제건설로선의 독창성”, 『경제연구』, 2004년 4호) 등이 그런 예에 속한다. 김일성종합대학의 김재서 학부장은 경제관리에서의 선군 원칙과 관련해 1) “군수생산지표와 민수생산지표 가운데서 군수생산지표를 수행하는데 필요한 생산요소들을 선차적으로 보장”, 2) “국방공업을 현대화할 데 대한 요구에 따라 과학기술지식과 기술기능이 높은 로력자들을 우선적으로 보장”, 3) “기계설비, 원료와 자재, 동력을 국방공업에 우선적으로 보장”, 4) “선군시대 경제건설로선을 관철하는데 필요한 국가예산수입을 충분히 보장”(은행부문에서 자금공급과 은행대부의 제공에서 국방력 강화에 최우선권 부여) 등을 강조했다(“선군원칙을 구현한 사회주의경제관리”, 『경제연구』, 2004년 1호). 

17) 김정일, “강성대국건설의 요구에 맞게 사회주의경제관리를 개선강화할데 대하여”(2001년 10월 3일)- 북한 경제당국이 2002년 7월 이후 취한 각종 경제관리개선 조치들이 김정일의 이 담화를 기초로 하고 있음이 확인된다. ‘개선’, ‘혁신’, ‘혁명적 전환’ 등을 키워드로 삼은 이 담화의 주요 대목은 다음과 같다. “경제지도 일군들이 고정격식화된 낡은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패배주의와 소극성에 사로잡혀 경제관리에서 혁신을 일으키지 못하면 나라의 경제를 세울 수 없고 경제강국을 건설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사회주의 경제관리 문제를 우리 식으로 훌륭히 해결하여 당면한 경제적 난관을 뚫고 짧은 력사적 기간에 사회주의 경제관리를 개선하고 완성하는데서 틀어쥐고 나가야 할 종자는 사회주의원칙을 확고히 지키면서 가장 큰 실리를 얻을 수 있는 경제관리방법을 해결하는 것입니다.... 사회주의 경제관리에서 나서는 모든 문제를 혁신적 안목에서, 발전적 견지에서 보고 대하여야 합니다.... 우리 일군들은 변화발전하는 현실의 요구에 맞게 경제관리에서 고칠 것은 대담하게 고치고 새롭게 창조할 것은 적극적으로 창조하여 사회주의 경제관리방법을 우리 식으로 독특하게 개척해 나가야 합니다.... 변화된 환경과 현실발전의 요구에 맞게 계획사업체계와 방법도 개선하여야 합니다... 내각은 성, 중앙기관들을 직접 틀어쥐고 그 기능과 역할을 백방으로 높여 중앙경제부문과 단위들에 대한 지도관리를 결정적으로 개선 강화하도록 하여야 합니다.... 인민경제의 모든 부문에서 공장, 기업소들을 합리적으로 조직하고 그 관리운영 사업을 개선강화하여야 합니다.... 사회주의건설이 전진하고 현실이 변화발전하는데 따라 로동에 대한 새로운 평가방법, 분배방법을 연구도입하여 사회주의 로동보수제를 더욱 개선하고 완성해나가야 합니다.... 사회주의경제관리를 개선완성하기 위하여서는 경제부문일군들의 사상관점과 사고방식, 사업기풍에서 혁명적인 전환을 가져와야 합니다.” 

18) 예를 들어 김일성종합대학의 류운출 강좌장은 “지난 시기의 경제관리체계와 경제관리방법이 그때에는 옳고 좋은 것이었다고 하더라도 오늘에는 맞지 않을 수 있다”면서 “경제관리에서 낡고 뒤떨어진 것, 현실에 맞지 않는 것을 그대로 쥐고 있어서는 경제를 발전시킬 수 없다”고 하면서 “변화발전하는 현실의 요구에 맞게 경제관리에서 고칠 것은 대담하게 고치고 새롭게 창조할 것은 적극적으로 창조하여 경제관리방법을 독특하게 개척해나갈 수 있는 방법론을 탐구하여 구현하여야 한다”고 강조했다(“사회주의경제관리에서 틀어쥐고 나가야 할 종자”, 『경제연구』, 2003년 4호). 리기성 사회과학원 주체경제학연구소 실장은 김정일 총비서가 경제관리 분야에서 다음 몇 가지 과제를 제시하고 그 해결책을 제시했다고 주장했다. 즉 1) “국가의 계획적 경제관리 원칙과 중앙집권적, 통일적 지도를 확고히 보장하면서 아래 단위의 창발성을 높이 발양시킬 데 대한 경제관리 원칙을 옳게 구현”하는 과업과 방도, 2) “경제관리 운영에서 경제와 과학기술을 하나로 결합”시키는 과업과 방도, 3) “사회적 로동의 합리적 조직과 사회주의로동생활 기풍을 확립”하는 과업과 방도, 4) “가격과 생활비를 합리적으로 개정하고 시장공간을 옳게 리용하기 위한 적극적인 조치” 등이 그것이다(“위대한 령도자 김정일 동지께서 선군시대 사회주의경제건설의 활로를 열어주신 불멸의 공헌”, 『경제연구』, 2004년 1호). 일부 북한문제 전문가들은 북의 경제관리 개선조치를 다룰 때 7.1조치에 해당하는 4)만 중시하는 경향이 있는데 사실 1), 2), 3)도 4)에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7.1조치는 경제관리개선 조치의 일부이지만, 그밖에도 경제관리의 주요 영역이 있음을 이해해야 한다. 

19) 정기풍 김철주사범대학 교수(강좌장)의 인터뷰(2011.12.30)/ 노길남 <민족통신>(미주지역) 특파원의 보도(국내 인터넷언론 <자주민보>, 2012.1.6 보도) 

20) <조선중앙통신> 2012.1.22 보도를 전한 <통일뉴스>의 1월 23일 보도. 

21) 1994년 김일성 주석의 사후에 김정일 총비서(당시 조직비서)가 ‘혁명적 경제전략’의 실천을 내걸고 인민생활 향상에 나설 뜻을 분명히 했었지만(10.16담화), 당시 잇따른 자연재해까지 겹쳐 ‘고난의 행군’이라는 초유의 경제난을 겪은 바 있다. 북한 주민들은 일단 김정은 제1비서의 담화와 연설에서 인민생활 향상이 강조된 점에 상당히 고무받고 있을 것이지만 앞으로의 귀추를 예민하게 지켜볼 것으로 보인다. 

22) 김정일 총비서도 1994년 김일성 주석의 사후 어려운 경제여건 하에서도 ‘과학기술 발전’에 총력을 기울일 것을 촉구(12.31담화)한 것을 보면 이것 역시 ‘김정일의 유훈’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김정일 총비서가 2003년에 발표한 담화 “당의 과학기술중시로선을 철저히 관철할 데 대하여”는 경제발전에서 과학기술발전의 중요성을 전반적으로 다룬 중요한 문건의 하나인데, 김정은 제1비서도 이 담화를 새롭게 발전시킬 준비를 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23) 예를 들어 김정일 총비서(당시 조직비서)는 1994년 10.16담화에서 ‘혁명적 경제전략’을 관철하려면 정무원(내각의 전신)의 역할을 놓여야 한다고 역설했고, 이런 기조는 2000년대에도 계속되었다. 

24) 내각의 기능과 역할을 높이는 과제에 대해서는 『근로자』 2005년 2호에 실린 리광철의 “내각의 경제조직자적 기능과 역할을 높이는 것은 강성대국건설의 중요 담보”에 자세히 설명되어 있다. 그는 내각이 “나라의 인력, 물력, 재력을 통일적으로 조직하고 지휘하는 행정적 집행기관의 경제조직자적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각의 ‘경제조직자적 기능’이 약화될 경우 “부문본위, 기관본위가 산생되어 국가의 총체적인 리익, 인민들의 전반적 리익, 전망적 리익보다도 자기 부문, 자기 단위의 당면한 리익을 추구하는 현상을 발로시킬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 다음과 같은 정책과제를 제시했다. 첫째, “모든 부문, 모든 단위에 대한 통일적 지도관리를 옳게 실현하는 것”이다. 둘째, “모든 부문, 모든 단위들에서 강한 준법기풍을 세우는 것”이다. 셋째, “발전하는 현실과 변화된 환경에 맞게 경제관리방법을 우리 식으로 끊임없이 개선완성하는 것”이다. 특히 “사회주의원칙을 확고히 견지하면서 가장 큰 실리를 얻을 수 있도록 경제관리방법을 끊임없이 개선완성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25) 곽범기는 김정일 총비서의 경제노선에 대해 자립적 민족경제건설 강조, 기술개건 강조, 농업혁명을 통한 식량문제.먹는문제 해결, 국방공업 발전, 전기문제 해결, 과학기술중시 및 여러 경제부문의 현대화․정보화 등을 언급한 뒤에 김 총비서의 경제리더십이 “낡고 진부한 것들을 대담하게 일소하면서 세기의 첨단선을 향하여 계속혁신, 계속전진”하는 것임을 강조했다. 김 총비서가 “사회주의경제관리문제를 우리 식으로 해결하기 위한 획기적인 조치들”을 취했다는 곽범기의 지적은 특히 유의할만하다. 그러한 획기적 조치로 인해 “계획화사업과 생산조직, 로동행정, 재정관리 등 경제관리의 모든 분야에서 오랜 기간 답습되어온 낡은 방법이 현실발전의 요구에 맞게 개선”됐다는 것이다(곽범기, “선군의 기치밑에 새 세기 경제발전의 전환적 국면을 열어나가시는 탁월한 령도”, 『근로자』, 2005년 2호). 2004년에 김 총비서의 지도에 따라 내각성원들이 ‘낡은 사고관점과 사업태도’에서 벗어나 ‘대담하게 창조적으로’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상황전개가 있었음을 그의 논설에서 감지할 수 있다. 곽범기는 다른 논설에서 “내각은 당의 로선과 정책에 기초하여 경제사업을 주동적으로 작전하고 경제조직사업을 면밀하게 짜고들며 국가적인 경제지도관리체계를 정연하게 세우고 아래 단위들에 대한 장악과 지도통제를 강화하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경제지도기관들과 경제지도일군들은 수시로 제기되는 문제들에만 매달려 땜때기식으로 일할 것이 아니라 경제사업을 깊은 연구와 타산 밑에 전망성 있게 설계하고 힘있게 전개하여야 한다”고도 했다(곽범기, “경제과학전선은 조국번영의 일대 전성기를 열어나가기 위한 주요 전선”, 『근로자』, 2004년 3호). 이 지적은 김정일 총비서의 경제담화(10.3담화)를 거의 그대로 반복한 것이기는 하지만, 그의 논설을 통해 2004년에 내각 등에 경제연구그룹이 여럿 존재했다는 정보가 어느 정도 신빙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노선’이 새롭게 정립되는 과정에서 새로운 경제연구그룹들이 활발하게 움직일 것으로 예측된다. 

26) 리명철 청진철도국 당위원회 책임비서가 『근로자』 2005년 3호에 쓴 논설 “당, 행정배합을 잘하는 것은 당조직들의 중요한 임무”는 ‘행정대행주의’의 극복과 당-행정 배합의 방법론을 설명하고 있다. 그는 당-행정 배합의 ‘이상적인’ 모습을 다음과 같이 그려낸다. 첫째, 당 간부들이 “행정실무적인 사업에 끼어들어 명령하고 호령하는 일이 없어야 하며 행정경제사업과 관련하여 제기되는 일이 있으면 먼저 찾아가서 허심탄회하게 의견도 나누고 팔을 걷고 뛰어다니면서 풀어주기도 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당 간부들이 “행정지휘체계를 철저히 세우고 행정적 지시에 절대복종하는 규률을 엄격히 지키도록 당적 지도와 통제를 강화하며 행정경제일군들의 사업상 권위를 백방으로 높여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셋째, 당 간부들이 “영예가 차례지고 좋은 일이 있을 때에는 행정경제일군들을 먼저 내세우고 어렵고 힘든 일이 나설 때면 말없이 그 짐을 나누어지고 같이 뛰는 기풍을 발휘해야 한다”는 것이다. 넷째, 당 조직들은 “행정경제일군들이 당 조직관념을 바로가지고 당조직의 지도와 통제를 받기 위하여 의식적으로 노력하며 사업과 생활에서 제기되는 문제들을 당조직에 제때에 보고하고 당조직의 의견을 받아 처리하게 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다섯째, 당 간부들은 “실력이 낮으면 행정경제일군들과 호흡을 같이할 수 없고 사업에서 보조를 맞출 수 없”는 만큼 “정치적 지도, 정책적 지도를 잘하자고 하여도 실력이 있어야 하고 행정대행을 없애자고 하여도 실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27) 이 과제 대해서는 김정일 총비서(당시 조직비서)가 1994년 11월 다음과 같이 지적한 바 있다. “사회주의집권당을 어머니당으로 건설하는데서 간부들을 철저히 혁명화하여 그들 속에서 세도와 관료주의, 부정부패를 반대하는 투쟁을 적극 벌리는 것이 중요하다. 사회주의사회에서 인덕정치의 실현을 저애하는 주되는 요소는 간부들 속에서 나타나는 세도와 관료주의, 부정부패이다.... 당과 국가의 모든 정책은 간부들을 통하여 집행되는 것만큼 당과 국가가 아무리 좋은 정치를 실시하여도 간부들이 세도와 관료주의를 부리면 그것이 제대로 구현될 수 없다.... 력사적 교훈이 보여주는 바와 같이 사회주의집권당이 간부들 속에서 세도와 관료주의, 부정부패를 허용하는 것은 스스로 제 무덤을 파는 것이나 같다.... 세도와 관료주의, 부정부패가 낡은 사상잔재에 뿌리를 두고 있고 우리 내부에 낡은 사상을 부식시키려는 제국주의의 사상문화적 침투책동이 계속되고 있는 조건에서 우리는 세도와 관료주의, 부정부패를 반대하는 투쟁을 조금도 소홀히 하여서는 안된다. 간부들 속에서 세도와 관료주의, 부정부패현상을 철저히 뿌리뽑기 위한 교양사업과 사상투쟁을 계속 줄기차게 벌려나가야 한다.”(11.1논문) 

28) “사회주의경제관리에서 국가의 계획적 경제관리 원칙과 국가의 중앙집권적, 통일적 지도와 아래 단위의 창발성을 옳게 결합하는 원칙과 같은 사회주의원칙을 포기할 때에는 《리윤본위제》와 《지방분권화》, 경제의 《세계화》를 설교하는 제국주의자들과 기회주의자들의 책동에 롱락되어 가치법칙의 무제한한 작용과 생산의 무정부성과 자연발생성, 약육강식의 경쟁 등에 길을 열어 주고 사회주의 계획경제가 자본주의 시장경제로 변질되는 결과를 가져 오지 않을 수 없다. 또한 경제관리에서 정치도덕적 자극과 물질적 자극을 옳게 결합하는 원칙을 어기고 물질적 자극을 전면에 내세우며 사회주의분배원칙을 바로 실시하지 않을 때에는 근로자들을 돈밖에 모르는 리기주의자로 굴러 떨어지게 하며 사회적으로 건전한 로동생활기풍과 도덕기풍이 마비되는 결과를 가져 오게 된다. 더우기 사회주의적 소유를 고수하고 공고발전시키는 원칙을 포기할 때에는 제국주의자들과 사회주의 배신자들의 《개혁》,《개편》책동에서 기본으로 되는 《소유의 다양화》에 길을 열어 주고 사회주의의 경제적 기초를 허물어 버리는 엄중한 후과를 가져 오지 않을 수 없다. 그러므로 경제관리에서 사회주의원칙을 포기하는 것은 집단주의원리가 거세되고 개인주의원리가 되살아나게 하며 종당에는 사회주의를 붕괴시키고 자본주의를 복귀시키는 결과를 초래하는 죄악으로 된다.”(박재영,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동지께서 밝히신 사회주의경제관리개선완성의 기본방향의 정당성”, 『경제연구』, 2003년 2호)


* 출처 : 통일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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