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민들은 정치 전면에 등장해 정치 지형을 변화시켰다. 촛불과 투표는 정부여당을 심판하였고 SNS와 팟캐스트는 보수언론을 극복하고 있다. 올해 한국정치는 보수양당체제를 낳은 87년 체제를 극복하고 국민주권시대에 맞는 정치질서를 세울 수 있느냐 하는 분수령을 맞게 될 것이다.
[평가와 전망⑤]새정치 실현의 분수령이 될 양대 선거
동북아의 문
동북아의 문은 2012년 새해를 맞아 2011년 평가와 2012년 전망을 위한 기획글을 준비하였다. 국제 질서, 한반도 정세, 국내 정세에 대해 각각 평가와 전망을 할 계획이다. 이번에는 마지막 순서로 국내 정치 평가와 전망을 한다.
정치 전면에 등장한 국민
2011년 한국정치는 한마디로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의 몰락, 민주진보진영의 연대와 통합으로 정리할 수 있다.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4.27 재보궐 선거 참패, 오세훈 사퇴와 박원순 시장의 당선으로 커다란 정치적 타격을 입었다. 한미 FTA 날치기 통과의 후폭풍도 거세 “MB퇴진, 한나라당 해체”가 국민들의 기본 요구가 되었다.
▲박원순 시장의 당선
현재 이명박 정부의 운명은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다. 이른바 ‘친이계’라는 여당 의원들마저 이명박 대통령의 한나라당 탈당을 요구하고 있을 정도다. 연일 폭로되는 대통령 측근과 친인척들의 부정부패와 비리는 가뜩이나 취약한 정권의 도덕성을 완전히 붕괴시켰다.
한나라당의 처지도 마찬가지다. 박근혜를 간판으로 한 비대위 출범과 각종 쇄신안 발표에도 불구하고 선관위 디도스 공격 사건과 고승덕 의원의 돈봉투 폭로 등 악재가 이어지면서 한나라당은 당명을 바꿀 고민을 해야 하는 처지가 되었다. 또한 친박계의 당 장악에 대한 친이계와 비주류들의 반발로 당이 사분오열되고 있다. 게다가 ‘안철수 현상’으로 대변되는 새로운 정치에 대한 바람은 ‘박근혜 대세론’을 뿌리째 흔들고 있다.
무엇보다 2011년 우리가 주목해 봐야 할 것은 국민들이 한국 정치에 전면에 등장해 한국 정치 지형을 변화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국민들은 희망버스와 반값등록금, 투표와 촛불로 대변되는 정치참여를 통해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으로 대변되는 기득권 세력을 심판하고 야권연대와 진보통합을 이뤄내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또 국민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팟캐스트 등을 통해 진실과 거짓을 구분하고 자신들의 생각과 주장을 재생산, 확산하고 있다. 이를 통해 보수언론의 왜곡, 편파 보도를 극복하고 있다.
▲한미FTA 반대 촛불
특히 민주진보진영에 대한 국민들의 통합과 연대의 요구는 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 새진보통합연대가 여러 논란과 차이를 뒤로하고 ‘통합진보당’의 이름아래 모일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민주당이 통합과 혁신 등과 통합에 나서 민주통합당을 건설할 수밖에 없었던 것도 국민들의 이러한 요구를 거스른다면 또 다른 심판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위기감의 발로로 볼 수 있다.
여전한 화두, ‘안철수 현상’
2011년 국민의 힘으로 가속화 된 이명박 정권의 몰락과 한국 정치 지형의 거대한 변화의 물결은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 새로운 정치 실현의 가능성을 높게 하고 있다.
현재 국민들은 2012년 총선과 대선을 통해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을 심판하고 정권을 교체를 실현하는 동시에 기존의 보수 양당 체제에서 벗어나 새 정치세력을 통한 새 정치 실현을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국민들의 열망이 분출 될 2012년 총선과 대선의 과정에서 몇 가지 주목해 봐야 할 지점이 있다.
먼저 안철수 원장의 행보다. 안철수 원장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와 관심은 향후 총선과 대선 결과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 원장이 신당을 만드느냐, 특정 정당에 가입하느냐에 따라 정치권의 세력 양상도 크게 변화할 것이다. 다만 안철수 원장이 계속해서 정치 참여를 부정하고 있어 총선 전 신당 창당은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 따라서 안철수 원장은 총선 결과를 보아가며 구체적인 정치행보를 보일 것이다.
▲관심이 쏠리는 안 원장의 행보
대체로 사람들은 안철수 원장이 반한나라당 입장을 가지고 있다고 하여 안 원장을 진보개혁인사로 보고 진보개혁 단일 후보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하지만 안 원장 본인은 “경제는 진보, 안보는 보수”라며 중도에 가까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 또한 안 원장의 구체적인 정치 성향이 알려지거나 검증된 적도 없다. 따라서 안 원장이 진보개혁후보가 아닌 제3의 후보로 대선을 완주 할 경우 대선 판도는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대혼란으로 빠져들 수 있으며, 그 결과는 국민들의 바람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될 수 있다는 점에서 안 원장의 행보는 더욱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야권연대 실현 여부는 선거 승패와 직결
다음으로 총선과 대선에서 민주진보진영의 연대와 단일화 여부다. 야권연대는 지난 수차례 선거에서 그 위력을 확인한 바 있다. 일단 총선에서 야권연대가 원활하게 진행된다면 한나라당을 심판하고 의회권력을 되찾는 길은 수월해 질 것이다.
하지만 민주통합당 지지율이 상승하면서 야권연대 전망이 불투명한 것도 사실이다. 리얼미터 1월 둘째주 여론조사 결과 정당지지율에서 민주통합당이 34.7%, 한나라당은 29.5%, 통합진보당은 3.2%가 나왔다. 통합진보당은 정당지지율을 기초로 총선지역구를 배분하는 방식의 야권연대를 주장하는 반면 민주통합당은 시민참여경선을 주장하고 있다. 민주통합당은 지지율이 급상승하자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야권연대를 요구하면서 한편으로 석패율제 도입 등 기득권 챙기기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과거 수차례 진행된 선거에서 확인되었듯 민주통합당이 야권연대를 무시하고 독단을 부릴 경우 국민들의 심판을 피하기 어렵다. 또한 시간이 지나면서 한미 FTA에 대한 불철저한 입장 등 자신들의 한계가 드러난다면 지지율이 조정될 것이다. 따라서 지금은 지지부진하더라도 총선을 앞두고 야권연대가 다시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통합당 대표의 통합진보당 방문
총선 결과는 대선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특히 통합진보당이 총선에서 어떤 성적을 내느냐에 따라 대선에서 통합진보당의 비중이 좌우될 것이다. 통합진보당의 비중이 커질수록 정권교체의 성격도 단순한 반MB 정권교체일지, 진보적 정권교체일지 달라질 수 있다.
한편 대선에서 야권단일화가 어떤 식으로 이루어질지도 주목해볼 지점이다. 현재 야권에서 유력한 대선후보로 점쳐지고 있는 인물들은 손학규, 정동영, 문재인 등이다. 그러나 이들의 지지율을 다 합치더라도 안철수, 박근혜의 지지율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이러한 지점이 안철수 원장을 유력한 야권 단일화 후보로 부각시키고 있지만 앞서 지적한대로 안 원장이 대선에 어떤 식으로 개입할지는 알 수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아직 전면에 거론되지 않은 후보군이 급부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기승을 부리는 정치공작
마지막으로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 주목해봐야 할 지점은 바로 민심을 왜곡하는 정치공작이다. 선관위 디도스 공격 사건과 부재자투표 조작 의혹에 이어 이번 총선과 대선에서도 민심을 왜곡하려는 선거비리가 속출할 것이며 선관위의 중립성 여부 역시 도마 위로 오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여당의 선거 참패가 예상되기에 부정선거의 유혹이 매우 클 것이다. 선관위 디도스 공격 사건 논란이 여전한 가운데 대규모 부정선거가 다시 발생한다면 심각한 국민적 저항이 발생할 수도 있다.
▲제2의 천안함 사태도 가능하다
또 ‘북풍’ 역시 충분히 예견할 수 있다. 이미 정부는 총선 직전인 3월에 한미연합훈련인 키리졸브 훈련과 한미연합 대규모 해병대 상륙훈련인 쌍용훈련을 예고했다. 북한을 자극하는 성격의 훈련을 연일 진행하며 제2의 천안함, 연평도 분위기에서 총선을 치를 수도 있는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이런 정치공작을 막을 수 있느냐는 깨어있는 국민들이 얼마나 뭉치느냐에 달려있다. 지금 국민들은 정치권의 선거공작에 쉽게 휩쓸리는 과거의 국민이 아니다. 이미 천안함 사태 속에서 치러진 지방선거 결과가 이를 증명한다.
2012년 한국정치는 보수양당체제를 낳은 87년 체제를 극복하고 국민주권시대에 맞는 정치질서를 세울 수 있느냐 하는 분수령을 맞게 될 것이다. (201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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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mo.podics.com/131942029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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