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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와 전망②]전쟁과 공황, 암울한 세계전망

불철주야

by 붉은_달 2012. 1. 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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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에도 전쟁 위기와 경제 공황에서 벗어나기 힘든 속에서 생존을 위한 대중들의 거리 진출은 더욱 활발할 것이다. 불공정한 국제질서를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고서는 희망이 없다.


[평가와 전망②]전쟁과 공황, 암울한 세계전망


동북아의 문

http://namoon.tistory.com


동북아의 문은 2012년 새해를 맞아 2011년 평가와 2012년 전망을 위한 기획글을 준비하였다. 국제 질서, 한반도 정세, 국내 정세에 대해 각각 평가와 전망을 하여 총 6편의 기획 연재를 할 계획이다. 이번에는 두 번째 순서로 2012년 국제 질서에 대한 전망이다.


공황의 우울한 그림자가 드리운 세계 경제


2012년 모두의 관심을 끄는 부분은 아무래도 세계적인 경제위기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전망이 매우 어둡다. 영국의 경제주간 이코노미스트지는 “2012년은 세계 경제의 ‘암울한 전환점(depressing turning-point)’으로 남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일단 유럽 경제가 연초부터 심상치 않다. 유럽 경제위기는 이미 지난해 중국 등 신흥국 경제의 걸림돌이 되었다. 2012년이 시작된 지 일주일도 안 됐는데 벌써 스페인 정부가 구제금융을 요청할 것이라는 소문, 헝가리가 작년 11월에 신청한 구제금융을 받지 못해 국가부도에 직면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면서 암울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또한 이탈리아의 구제금융 신청, 프랑스로 위기 확산 등도 예상되는 시나리오 가운데 하나다.


심각한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유럽 각국은 자금 조달을 위해 경쟁적으로 국채를 쏟아내야 하는 상황이지만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경제의 더블딥 가능성으로 인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연초에 대규모 국채 발행이 몰리면서 1, 2월이 최대 고비가 될 것이라고 한다. 


2월 그리스 총선, 3월 스페인 대선, 4월 프랑스 대선, 7월 유럽안정화기구(ESM) 출범 등 올해 유럽에는 중요한 일정이 연이어 잡혀있다. 하지만 이 일정이 과연 유럽의 경제위기를 완화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근본적인 해법을 아무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남유럽 경제가 살아나지 못하면 여기에 거액을 빌려준 프랑스와 독일이 큰 타격을 입게 되고 나아가 최악의 경우 유로존이 해체될 가능성까지 언급되고 있는 실정이다.


▲존폐위기에 놓인 유로화


유럽에 묻혀 주목을 덜 받고 있지만 미국 경제도 여전히 심각하다. 물론 지표상으로 미국 경제에는 긍정적 조짐들이 보이고 있다. 작년 12월 미국 공급자관리자협회(ISM)가 발표한 제조업지수가 완만한 회복세를 지속하였고 건설 지출 지표도 나쁘지 않아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미국 경제의 발목을 잡았던 심각한 실업률도 작년 11월에 9%를 하회하면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실업률 하락은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를 비롯한 인구통계학적 요인에 의한 것일 뿐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 거시지표가 언제까지 호조를 보일지도 불확실하다는 전망도 존재한다. 골드만삭스는 미국 정부와 의회가 경기부양 기조를 계속 유지한다면 올해 미국 성장률이 2% 정도 나오겠지만 아니라면 더블딥에 빠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반면 신용평가사 피치는 2013년까지 의회가 채무 한도 조정에 실패하거나 재정적자 감축안에 합의하지 않으면 미국의 신용등급을 강등할 수 있다고 하였다. 경기부양과 막대한 재정적자 해소라는 상반된 과제를 동시에 풀어야 하는 난관에 봉착한 것이다.


▲경제위기 이후 미국에 급증한 노숙자


게다가 유럽의 경제위기에서 미국이 결코 자유롭지 못한 점도 문제다. 많은 전문가들이 유럽의 경제위기로 인해 거시지표 호조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가 결코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미국의 이란 제재로 인하여 유가도 폭등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 유가는 단 며칠 만에 50% 이상 폭등할 수 있다”고 보도했는데 이는 미국 경제에 심각한 충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세계 경제를 지탱해온 신흥국 경제도 전망이 불투명하다. 선진국의 경기침체로 수출이 부진하여 그동안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던 중국 경제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높다. JP모건체이스는 올해 1/4분기 중국 성장률이 7.2%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신흥국들은 물가상승 압력 때문에 경기부양보다는 금융긴축에 치중하는 경우가 많아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브릭스(BRICS)라는 용어를 만든 골드만삭스도 작년 12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브릭스의 성장이 한계에 이르렀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미국과 유럽이 특단의 해결책을 내놓지 않는 이상 올해 세계 경제는 심각한 저성장 국면을 맞을 것이며 나아가 더블딥에 빠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일부 전문가들은 세계 경제가 이미 더블딥에 빠졌으며 공황에 진입했다고 분석하기도 한다. 문제는 지난 수년 동안 세계 각국은 특단의 해결책을 모색했지만 여전히 답이 없다는 점이다. 세계 경제 질서를 공정하게 재구축하지 않는 이상 해결은 난망하다고 하겠다.


전쟁의 불길이 치솟는 중동


연초부터 이란이 심상치 않다. 이란은 1월 1일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을 시험 발사한 데 이어 2일에는 장거리 지대함 미사일 2발을 시험 발사했다. 미국이 지난해 말 이란 중앙은행과의 거래를 금지하는 국방수권법안에 서명한 것에 대한 답변이었다. 이란은 또 석유 운송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는 훈련을 계속하고 있다. 한편 유럽연합은 작년 12월 31일 회의에서 이란산 원유 수입을 금지하기로 합의하고 조만간 이를 공식 결정할 예정이다. 이란 대 서방의 대결이 점점 심각해지고 있는 것이다.


▲이란 해군이 발사한 미사일


이란에 전쟁 위기가 고조되는 표면상의 이유는 이란의 핵개발 의혹 때문이다. 하지만 더 근본적으로는 중동에서 갈수록 고립되는 이스라엘의 움직임을 꼽을 수 있다. 작년에 중동과 북아프리카에서 친미 정권이 연이어 무너진 데 이어 팔레스타인이 유네스코에서 정식 국가로 인정받는 등 이스라엘의 입지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여기에 이란과 시리아의 군사력 증강은 이스라엘의 군사 패권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이스라엘은 미국과 유럽을 부추겨 이란 혹은 시리아를 붕괴시키겠다는 고민을 하고 있다. 작년 12월 29일자 통일뉴스 보도 ‘경제위기, 중동전쟁, 대중항쟁’도 “미국의 대 이란 전쟁정책을 전반적으로 밀어주고 계획하고 실행하는 것은, 경험상 의심의 여지가 없이 미 행정부, 대중매체, 시민사회에서 전략적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시오니스트 권력이다”고 주장했다.


물론 이란에서 쉽게 전쟁이 나지는 않을 것이다. 일단 이란의 군사력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이란의 미사일 기술은 벌써 수차례 성공한 인공위성 발사에서 확인할 수 있다. 또한 핵기술 수준도 파악되지 않고 있다. 이란 원자력기구(IAEO)는 새해 첫날(현지시간)부터 자체 제작한 우라늄 핵연료봉을 수도 테헤란의 한 연구용 원자로에 주입하는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자신들의 핵기술 수준을 과시한 것이다. 게다가 이란에는 수백 명의 북한 핵, 미사일 기술자들이 파견되어 있다. 만약 이란이 이미 핵무기를 보유했다면 이란 전쟁은 핵전쟁이 될 수도 있다.


게다가 세계 원유 해상운송량의 35%, 세계 원유 교역량의 20%를 차지하는 호르무즈 해협도 문제다. 전쟁이 일어나면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될 가능성이 큰데 이럴 경우 유가 폭등이 불가피해 가뜩이나 어려운 세계 경제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미국은 이란 제재에 나서면서도 쉽게 전쟁을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전 대테러 담당관 필립 지랄디는 4일 이란 국영 <프레스 텔레비전>과의 인터뷰에서 “현재로선 미국이 이란과 전쟁을 하려 한다고는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금은 기싸움 중이라는 것이다.


▲호르무즈 해협


하지만 이스라엘의 요구가 높고, 미국 군부 역시 국방비 감축에 반발하며 활로를 모색하고 있기에 전쟁 가능성은 결코 낮지 않다고 하겠다.


분노하는 대중들


남중국해 정세도 주목된다.


지난해 남중국해 영해, 자원문제로 중국과 동남아국가들 사이에 긴장이 고조되었고 미국도 여기에 가세하여 중국을 압박했다. 매년 1조2천억 달러 상당의 미국 수출입품이 통과하는 남중국해는 미국에게 중요한 지정학적 요충지다. 미국은 작년에 이 해역에서 일본, 호주와 3국 공동군사훈련을, 베트남, 필리핀과도 2국 공동군사훈련을 감행했다. 또 호주 다윈에 2500명의 미군을 배치하기로 하였다. 미국은 또 필리핀과 군사동맹을 강화하고 베트남, 미얀마와도 관계 개선을 추구했다.


이에 맞서 중국은 작년에 중국은 물론 동아시아의 첫 항공모함인 바랴그호를 시험 운항하였으며 남중국해에서 수차례 군사훈련을 진행하기도 하였다. 또한 미국의 항공모함을 타격할 수 있는 순항 미사일을 개발하기도 하였다. 중국이 개발한 둥펑-21D는 2700km 떨어진 곳까지 날아가며 성층권을 통과하여 미사일 요격이 어렵게 설계되었다.


▲둥펑-21D는 중국 본토에서 남중국해까지 날아간다


남중국해에서 미국과 중국이 직접 대규모로 충돌할 가능성은 높지 않으나 주변국의 군비경쟁이 심화되면서 대리전 성격의 분쟁 위험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전쟁 위기와 관련해 올해 가장 주목할 지역은 사실 한반도다. 이 부분은 추후 발표할 한반도 정세 전망에서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다.


올해 국제 사회에서 주목할 또 다른 부분은 바로 신자유주의에 반대하는 대중들의 움직임이다. 작년 한 해 선진국을 휩쓴 시위는 올해 더 폭발적인 양상으로 전개될 것이다. 일단 미국과 유럽 각국이 재정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복지 예산을 줄일 수밖에 없으며 경제위기를 이유로 노동자들의 권리, 민주주의적 권리를 축소하려는 움직임을 보일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맞서 생존권을 요구하는 대중들의 시위와 폭동은 더욱 격렬하게 벌어질 것이다. 특히 미국, 프랑스, 스페인 등 여러 나라에 대선이 있기 때문에 대선과 맞물려 정치투쟁으로 발전할 것이다. 이들이 자본주의 국가들의 근본적 문제를 얼마나 치유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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