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전 후보가 문재인 후보 적극 지지를 밝히면서 정권교체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하지만 그동안의 애매한 행보는 많은 뒷말을 낳고 있다. 많은 국민들이 열망하는 정권교체를 위해, 그리고 정치쇄신을 위해서라도 안철수 후보는 분명한 행보를 보여야 한다.
오해를 부르는 안철수 행보
동북아의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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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6일) 오후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안철수 전 후보가 극적으로 만났다. 안 전 후보는 정권교체를 위해 “아낌 없이 주는 나무”가 되겠다며 문 후보 지지를 약속했다. 안 전 후보가 적극적 지원 의사를 밝히면서 정권교체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그러나 뒤늦게 지원 의사를 밝힌 데 대해 적지 않은 국민들이 아쉬움을 나타내고 있다. 언제까지 뜻뜨미지근한 태도로 일관할 것이냐는 것이다. 이정희 후보가 티비토론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를 직설화법으로 맹공격하고 서민들의 이야기를 속 시원히 해준 것과 비교되면서 더욱 부각되고 있다.
특히 문-안 전격 회동 하루 전에 있었던 일은 이해하기 힘들다. 5일 오전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가 안철수 전 대선 예비후보의 집을 찾아갔으나 안 전 후보가 집에 없어 돌아설 수밖에 없었다. 오후에는 안 전 후보 측이 문재인 후보 지원방안을 발표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준비했다가 전격 취소하기도 하였다. 하루 만에 전격 회동을 하고 적극 지원의사를 밝힐 것이라면 도대체 왜 이런 모습을 연출하느냐는 것이다. 많은 이들이 안철수 식 뜸들이기 정치, 타이밍 정치에 점차 질리고 있다.
기존 보수양당체제에 실망한 국민들의 열망이 안철수 현상을 이끌어냈다. 새정치를 바라는 국민들이 얼마나 많은가. 일반적으로 양당체제에 대한 비판의식이 확산되면 제3정당에 관심이 집중된다. 그러나 통합진보당 5월 사태로 제3정당에 대한 부정적 정서가 확산되면서 국민들은 새로운 정치인을 찾았고 그 결과 안철수 전 후보가 부각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런 국민들의 열망과는 달리 안철수 전 후보는 그다지 신선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단일화 협상 과정에서 자신에게 유리한 방식을 고집하면서 많은 이들에게 실망을 안겼다. 협상이 원만히 진행되지 못하자 일방적으로 사퇴하면서 단일화라고도, 단일화가 아니라고도 할 수 없는 어정쩡한 상태를 만들어버리기도 했다. 캠프 해단식에서도 끝까지 문재인 후보를 지원하겠다는 말을 하지 않아 국민들을 헷갈리게 하였다. 이로 인해 안철수 후보의 지지층이 문재인 후보에게 옮겨가지 못하고 상당수 무당파로 머물게 됐다. 심지어 일부는 박근혜 후보에게 넘어가기도 했다.
물론 민주당의 문제점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안 전 후보가 그토록 주장하는 정치쇄신도 당면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비난의 화살이 안 전 후보에게 더 집중되는 것을 피할 수 없다. 안 전 후보가 그토록 강조하는 <국민의 뜻>을 따른다면 끝까지 단일화 과정에 동참하여 정권교체의 희망을 만들었어야 했다. 이런 점에서 많은 국민들이 안 전 후보에게 무책임하다는 비난을 던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지난 11월 24일 유출된 윤대해 검사의 글이 안철수 후보에 대한 의구심을 증폭시킨다. 서울남부지검 윤대해 검사는 검찰 내부통신망에 실명으로 검찰개혁을 촉구하는 글을 올려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그런데 동료 검사에게는 그 글이 사실상 <언론플레이>용이라고 하여 큰 파문을 낳았다. 윤 검사는 당초 이 글을 동료 검사에게 보내려했는데, 기자 번호를 잘못 눌러 공개가 됐다. 그런데 유출된 글에는 안철수 후보에 대한 특이한 분석이 있었다.
≪이번엔 박근혜가 된다...안철수의 사퇴는 문재인을 적극적으로 도와주지 않고 결국 문재인이 떨어지게 만든 후(즉 박근혜가 된 후) 민주당이 혼란에 빠졌을 때 신당 창당을 통해 민주당 세력을 일부 흡수하면서 야당 대표로 국정 수업을 쌓고 계속 유력대선 주자로 있다가 다음 대선에서 대통령이 된다는 계산이다. 그러므로 문재인을 소극적으로 지지하겠지만 적극적인 선거운동은 하지 않고 문재인이 떨어지길 바라는 것일 것이다. 그것이 자기가 다음 대선을 바라볼 수 있는 최선의 길이라 생각한다. 보수정권 10년이면 정권교체의 목소리는 더 커져 정권교체 가능성도 높아지므로 자기가 대통령이 될 확률이 아주 높다고 볼 것이다.≫
실제 안철수 후보가 이런 의도를 가지고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믿고 싶다. 위 글과 달리 일단은 적극적인 지원을 하기로 약속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정희 후보가 티비토론을 통해 부각되자 어쩔 수 없이 나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티비토론 직후에 문-안 전격 회동을 했다는 게 너무 절묘하지 않은가. 안철수 후보가 자꾸 애매한 행보를 고집한다면 이런 국민적 오해를 결코 불식시킬 수 없다.
많은 국민들이 열망하는 정권교체를 위해, 그리고 정치쇄신을 위해서라도 안철수 후보는 분명한 행보를 보여야 한다. 사사로운 정략적 행보를 버리고, 정권교체를 위해 적극적으로 헌신한 때 안철수 후보의 진심이 빛을 바랄 것이다. 국민은 진심의 정치를 바라고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201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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