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 당직선거 투표가 곧 재개된다. 이번 선거는 향후 복잡한 정국에서 당이 어떻게 대응하고 어떤 노선을 견지해나갈 것인지를 가르는 매우 중요한 선거다.
많은 이들이 간과하고 있지만 지금 가장 심각한 문제는 한반도 전쟁위기다. 전쟁위기야 늘 있지 않았나 하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미국은 올해 초 새로운 국방전략을 발표하면서 아시아·태평양 중시노선을 재확인하였다. 이후 서해 해군 연합 대잠훈련, 키리졸브 연습, 독수리 연습, 쌍룡훈련, 맥스선더훈련, 다연장로켓포훈련, 통합화력훈련, 서해 연합훈련 등 다양한 한미 전쟁연습이 역대 최대 규모로 연일 벌어지고 있다.
또 주한미군은 올해 연말까지를 목표로 에이태킴스(ATACMS) 탄도미사일과 다연장로켓(MLRS), M1A2 신형 에이브럼스 전차, M2A2 신형 브래들리 장갑차, PAC-3 패트리엇 대공 미사일, 무인정찰기 등 강력한 전쟁무기들을 대량 반입하고 있으며 헬기 대대도 추가했다.
경제 위기로 인해 국방비를 감축하고 있는 미국이 유독 한반도에만 막대한 비용을 쏟아 부으며 전쟁훈련을 강화하고 무력증강에 힘을 쏟는 이유는 그만큼 전쟁 위기가 심각하다는 증거다.
한편 미국은 한일 군사협정 체결을 재촉하면서 한미일 삼각동맹을 완비하려고 하고 있다. 지난 6월에도 한미일 연합군사훈련이 진행됐으며, 최근에는 국민들 몰래 2008년, 2010년에 한일 군사훈련을 했다는 점이 드러나기도 했다. 한반도에 전쟁이 일어나면 일본이 미국의 병참기지 역할을 하고 자위대도 참전해야 하기에 한일 군사협정 체결, 한미일 삼각동맹 완비는 전쟁이 임박했다는 심각한 징후다.
이명박 정부도 미국의 전쟁노선을 따라 전쟁준비에 여념이 없다. 독자적인 훈련을 강화해 미군 없이 단독으로도 전쟁을 할 수 있는 준비를 하고 있으며, 북한을 의도적으로 자극해 전쟁위기를 부추기고 있다. 또한 종북마녀사냥을 계기로 공안탄압을 강화하고 있는데 이는 단순히 대선용이 아닌 전시 후방 안정화 작업의 일환으로 보인다.
북한 역시 이미 선전포고를 한 상태다. 최근에도 평화옹호전국민족위원회가 “전쟁발발 임계점에 이르고 있다”며 전쟁이 멀지 않았음을 경고했다. 북한은 지난 4년을 거치면서 이명박 정부와는 더 이상 대화할 가치가 없음을 확인했으며, 이명박 정부가 도발할 경우 전면적인 반격을 가해 청와대 등을 초토화하겠다는 입장을 수차례 밝혔다. 여기서 말하는 도발은 비단 군사적 행위가 아니더라도 북한이 민감해하는 주권이나 체제, 최고지도자에 대한 모욕도 포함된다.
많은 전문가들이 국지전은 피할 수 없다고 보고 있으며, 전면전으로 확대될 것이냐가 변수라고 지적한다. 국지전이든 전면전이든 전쟁이 일어나면 한국 사회는 극도의 혼란 속에서 치열한 이념 공방이 펼쳐질 것이다. 반북대결과 평화통일이 대립하고, 친미의존과 반미자주가 대결하며, 보수독재와 민주진보가 투쟁할 것이다. 지금의 종북논란은 한국전쟁 직전 좌우이념대결을 방불케 한다. 보수집단도 지금의 위기 국면에 대해 인식하고 있으므로 미리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 반북이념공세에 총력을 다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통합진보당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 당연히 한반도 전체를 참화에 몰아넣을 수 있는 전쟁을 막기 위해 적극적으로 과감하게 노력해야 한다.
첫째, 전쟁 위기 앞에 주저 말고 반전평화운동을 적극 전개해야 한다. 지금 이명박 정부는 매일같이 북한을 자극하는 발언을 늘어놓고 공격적 군사연습을 일삼으며 전쟁위기를 증폭시키고 있다. 또한 막대한 양의 미국 무기를 구입, 배치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 전쟁위기 증폭, 전쟁책동을 규탄하고 반전평화 여론을 불러일으키는 활동에 나서야 한다.
둘째, 한미일 삼각동맹의 완성이 될 한일 군사협정 체결을 막아야 한다. 이명박 정부는 국민 여론에 밀려 일단 한 발 물러섰지만 임기 내에 통과시키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것이다. 한일 군사협정은 일본에게 한반도 침략을 합법화해주는 위험한 협정이다. 통합진보당이 앞장서서 한일 군사협정 체결을 막아야 한다.
셋째, 한반도 평화체제를 수립해야 한다. 한반도 위기의 근원은 미국의 패권적 한반도 정책이다. 그리고 이를 실현하는 수단이 바로 주한미군이다. 또 주한미군의 주둔 근거는 불평등한 침략적 한미동맹이며 한미동맹의 명분은 한반도 정전체제다. 따라서 전쟁위기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침략적 한미동맹을 해체하며 주한미군을 철수시켜야 한다. 지금 한국 정당 가운데 이런 주장을 제기하고 활동할 수 있는 정당은 통합진보당이 유일하다. 통합진보당이 한반도 평화체제에 대한 확고한 입장과 노선을 고수하고 추진해야 한다.
넷째, 종북여론몰이에 공세적이고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종북마녀사냥은 전쟁준비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자 이념전, 여론전이다. 통합진보당과 진보인사, 단체에 대한 이념공세는 보수세력의 전통적 수법이다. 위축되고 물러서면 결코 이겨낼 수 없다. 역으로 이명박 정부와 새누리당의 국가관과 이념이 무엇인지 따져 묻고 그들의 사대매국성, 반북호전성에 대한 공격으로 맞불을 놔야 한다.
다섯째, 6.15공동선언, 10.4선언 이행을 통해 통일을 실현해야 한다. 분단은 한반도 전쟁의 필요조건이며 종북마녀사냥의 출발점이다. 오늘날 전쟁위기를 제거하고 남북 사이의 화해와 협력을 강화하며 통일을 앞당기기 위해서는 6.15공동선언, 10.4선언을 이행해야 한다. 통합진보당은 평화와 통일을 지향하는 모든 세력을 모아 6.15, 10.4선언 이행 동력을 만들어야 한다.
위기의 한반도 정세에서 진보민주세력의 책임과 역할이 매우 크다. 특히 60년 넘게 색깔론과 반북이념을 광범위하게 유포해놓은 조건에서 기성 정당들은 반북색깔공세 앞에 위축되고 동요하는 한계를 벗어나기 쉽지 않다. 제2의 6.25를 터뜨려 권력기반의 위기를 벗어나고 자주통일, 진보의 대세를 뒤엎으려는 반북보수세력의 책동에 경각성을 높여야 한다.
대선이 다가올수록 보수세력의 반북공세와 이념대결은 더 기승을 부릴 것이다. 통합진보당 내부 사태에만 발목 잡힐 때가 아니다. 향후 대선까지 어떤 사태, 파국이 일어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진보당은 어떤 정세에서도 반전평화, 반북이념공세 저지, 6.15 10.4 선언 관철을 원칙적으로 고수하고 단결된 태세를 갖춰야 한다. 보수세력의 공세에 맞서 강력하게 싸울 수 있도록 지도부를 튼튼하게 세우는 것이 선차적으로 중요하다.
통합진보당에 대한 보수집단의 공격이 거세고 이로 인해 부정적 여론이 높은 것이 현실이다. 이런 현실에 위축돼서 주한미군 철수, 남북 상호 체제 존중, 재벌해체 같은 소중한 당의 진보적 정강정책을 변질시키려는 움직임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대다수 당원들, 진보적 민중의 지향은 결코 흔들리지 않는다. 통합진보당 당직선거를 통해 어떤 정치공세와 탄압에도 굴하지 않는 진보세력의 신념과 기질을 유감없이 보여주어야 한다. 이것이 위기의 한반도 정세 속에서 통합진보당이 나가야 할 길이다.
서울시당위원장 후보 기호3번 김승교선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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