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6월 13일
평양 순안 공항에 내디딘
발걸음
숨죽이고 지켜보는 세계의 눈
그 때.
침묵을 깨고 터져 나오는 만세소리
굳게 맞잡은 손
그때 보았습니다.
모두가 보았습니다.
6.15남북공동선언을 탄생시킨
번쩍 치켜든 손
이렇게 오는구나
통일이 이렇게 오는구나
조국의 허리에 가시철망 두른채
반백년을 한숨으로 살아야 했던
우리 민족의 염원이
이렇게 현실이 되는구나
기쁨의 눈물을
모두가 기억합니다.
7번의 눈이 내리고
8번의 삼복더위가 지나고
분단의 상징
군사분계선을 건너는
또 하나의
발걸음
4.25문화회관 앞을
쩌렁쩌렁 울리던 만세소리
다시 맞잡은 손
굳게 맞잡은 손
통일의 이정표
6.15공동선언을 실천하기 위해
치켜든 10.4선언!
통일을 앞당기기 위해
무척이나 수척해진 우리 민족은
또 다시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래
이렇게 만나니 얼마나 좋은가
만나고 또 만나고
자꾸 만나면
그게 바로 통일이지 아니 그런가
전쟁 걱정 없고
살갑게 이야기 나누고
대대손손 번영을 누리는
그게 바로 통일이지 아니 그런가
이제
어디 가야 볼 수 있습니까
굳게 잡은 두 손
통일을 약속하는 따뜻한 미소
6.15공동선언
10.4선언
그 주역들을 하나 둘
이렇게 다 떠나보내고
하늘엔 여전히
먹구름 가득한데
흩날리는 눈발 맞으며
우리는 이제 어디로
어디로 가야 합니까
통일이 눈앞에 보이는데
번영조국이 코앞에 기다리는데
어찌하여 이리도 빨리
이리도 갑자기
다들.
쌓인 눈을 밟으며
묵묵히 길을 걷습니다.
찬바람을 맞으며
꿋꿋이 길을 걷습니다.
물방을 하나와
물방울 하나가 만나
더 큰 물방울 하나가 된다는
이치를 곱씹으며
이 겨울 머지않아
아름다운 꽃이 피는 봄이 되리
멈추지 않습니다.
걷고 또 걷습니다.
마침내
하나됨을 위하여
* 2009년 8월, 6.15공동선언의 남측 주역이었던 김대중 전 대통령을 떠나보내며 조사(弔辭)를 발표하였습니다. 2년이 지나 이번에는 북측 주역이었던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또 떠나보냅니다. 이명박 정부 들어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이 짓밟히지만 않았더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하루빨리 통일이 실현되기를 기원합니다.
* 2011년 동북아의 문에서 발표한 불철주야를 읽어주신 애독자 여러분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12월 30일자 불철주야는 이 시로 대체합니다. 2012년 1월 신년 정세전망을 시작으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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