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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운이 감도는 한반도:위기의 원인

불철주야

by 붉은_달 2011. 12. 16.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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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도 포격 사건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더 큰 군사적 충돌이 예견되고 있다. 미국과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이 바뀌지 않는 한 전쟁위기는 갈수록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 더 이상 군사충돌의 위험을 방치해서는 안 되겠다.


전운이 감도는 한반도


동북아의 문

http://namoon.tistory.com


두 개의 화약고


지난 14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시리아에 대해 “국제사회가 행동을 취할 때”라고 언급했다. 눌런드 미국 국무부 대변인이 “유엔 안보리 회원국들이 시리아에 대한 적절한 행동을 취하길 재차 요청한다”고 호소한 바로 다음날이다. 시리아뿐 아니라 이란에도 핵개발을 빌미로 전쟁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최근에는 이란이 자국 영공을 침입한 미국의 첨단 스텔스 무인정찰기 RQ-170을 나포하면서 미국과 이란 사이의 신경전이 치열하다. 이란은 지난 5일 이란혁명수비대(IRGC)에 전쟁 대비태세를 강화하라는 명령을 내렸고 13일에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위한 군사훈련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또 11월 27일에는 전쟁 발발 시 이스라엘에 15만기의 미사일을 발사하겠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이란이 공개한 미군 무인정찰기


미국과 유럽이 경제위기에서 헤어나지 못하면서 군사적 출로를 찾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토론회 ‘2011 진보의 길찾기’에서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미국의 차후 경제정책을 전망하라는 질문에 23%의 응답자가 “미국이 경제적 해법을 찾지 못한 채 정치군사적 대응으로 귀결”을 선택했다. 역사적으로 보더라도 미국이 전쟁을 통해 경제위기를 극복한 사례는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이번에도 미국이 전쟁을 경제위기의 해법으로 적극 고려하고 있으며 그 대상지는 바로 중동의 이란, 시리아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중동만 화약고가 아니라는 점이다. 중동과 함께 한반도도 심각한 전쟁위기에 빠져있다. 많은 이들이 국내 정치적 이슈에 파묻혀 인식하지 못하지만 현재 한반도에 심상치 않은 전쟁의 구름이 감돌고 있다. 전쟁은 설사 일어날 가능성이 낮다 하더라도 한번 일어나면 상상을 초월하는 파국적 후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항상 예의주시하고 만반의 대비를 하며 적극적 대응을 해야 한다.


이런 이유로 <동북아의 문>에서는 한반도 전쟁위기 실태를 집중 분석하는 특별기획 <전운이 감도는 한반도>를 준비했다. 기획은 다음과 같다. (기획은 집필 과정에서 변화된 정세에 맞게 수정, 추가될 수 있음)


① 위기의 원인

② 단호하고 결정적인 대응조치

③ 군비증강의 실태

④ 진화하는 작전계획

⑤ 후방 안정화 작업의 징후들


이번 글에서는 특별기획 첫 순서로 최근 한반도를 둘러싼 위기의 원인을 분석해본다.


북한의 반응은 북미관계가 원인


한반도에 전쟁위기가 사라지지 않았음을 새삼 일깨운 건 지난 11월 24일 ‘청와대 불바다’를 언급한 북한의 ‘최고사령부 보도’다. 한국군이 연평도 포격사건 1년을 맞아 실시한 서해 육해공 합동 군사훈련에 대응한 이 보도가 나온 후 북한은 연일 강한 어조의 보도를 이어갔다. 북한의 내각기관지 민주조선이 12월 9일 ‘민족을 핵재난 속에 빠뜨리려는 위험한 책동’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남조선 당국이 지금처럼 북침전쟁 책동을 집요하고 악랄하게 감행한다면 우리의 혁명적 무장력은 이미 경고한대로 역적패당의 본거지를 불바다로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날 평양방송도 “적들이 또다시 불질을 한다면 이번 공연에서 보여준 것처럼 연평도의 불바다를 청와대의 불바다로, 원수들의 본거지를 없애버리는 무자비한 불바다로 만들겠다”고 했다.


북한이 처음 ‘불바다’를 언급할 당시만 해도 다수의 전문가들은 북한이 연평도 포격사건 1년을 맞아 표현 수위를 높인 것일 뿐 심각한 상황이라고 보지는 않았다. 그러나 최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군 관련 현지지도가 잦고 조선중앙TV가 전쟁영화를 잇따라 방영하면서 그리 단순한 상황은 아니라는 조짐이 엿보였다. 특히 북한이 9월에 있었던 북한군 육해공군 합동훈련 영상을 최근에서야 공개하면서 그 의도에 관심이 쏠렸다. 이 영상에서 북한군은 화력 면에서나 정밀도 면에서 상당한 충격을 주었다. 이런 일련의 상황은 북한이 전쟁에 대비하고 있으며 자신들의 준비정도를 의도적으로 상대방에게 공개한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군 육해공군 합동훈련 영상


북한이 이처럼 최근 한 달 사이에 군사적 긴장감을 높이는 이유는 북미관계가 주된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청와대 불바다’ 언급 직후인 지난 11월 30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우리의 평화적 핵활동을 비법화하거나 무한정 지연시키려는 시도는 단호하고 결정적인 대응조치를 불러오게 될 것”이라고 밝히면서 지금의 위기 징후가 남북관계에 원인이 있는 것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북미관계에 원인이 있음을 내비쳤다. 다시 말해 북한은 미국이 북미대화에 적극성을 보이지 않고 시간끌기로 일관할 경우 무언가 중대한 대응조치를 하겠다는 것이다.


북한은 미국의 대외정책 1순위


그렇다면 미국은 어떤 입장인 것일까? 미국 외교협회(CFR)가 지난 12월 9일 발간한 ‘예방 우선순위 보고서 2012’는 미국이 대외정책에서 북한을 어느 정도 비중으로 인식하고 있는지 보여준다. 보고서는 가장 위협적인 위기로 미국 본토나 전략적 동맹국을 상대로 한 대규모 살상 공격을 꼽았다. 두 번째 위협으로는 북한의 무력도발과 정정 불안, 핵무기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 진전 등에 따른 위기를 들었다.


그런데 첫 번째 위협의 대상국도 사실상 북한으로 볼 수 있다. 미국 본토나 미국의 동맹국을 공격할 수 있는 가능성과 상황에 가장 근접한 나라가 북한이기 때문이다. 결국 미국은 대외정책에서 미국을 위협하는 1, 2위 국가로 북한을 꼽은 셈이다.


올해 여름까지만 해도 북한은 이란 등 다른 여러 나라들과 함께 미국을 위협하는 나라 중 하나였다. 지난 8월 4일 리언 파네타 신임 미국 국방장관이 국방부에서 가진 첫 정식 기자회견을 통해 북한을 미국 안보를 위협하는 세력 중 하나로 지목한 게 대표적이다. 그런데 불과 4개월 만에 북한이 1순위 위협국으로 올라선 것이다. 어찌됐든 미국은 비교적 오래전부터 북한 문제를 자신들의 대외정책에서 높은 비중을 두고 다뤄왔다.


▲리언 파네타 국방장관


이런 인식 때문에 미국은 경제위기로 인해 국방비를 삭감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대북 군사력은 결코 줄이지 않고 있다. 리언 패네타 미국 국방장관은 10월 27일 미 국방비 삭감에도 불구하고 주한미군은 “감축되지 않는다. 전혀 감축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11월 17일 호주 의회 연설에서 “미국은 재정 문제로 국방비를 삭감할 계획이지만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국방예산은 결코, 거듭 말하지만, 결코 줄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2년 4월에 맞춰진 초점


특히 미국은 내년 4월을 중요한 계기로 보고 군사적 대비를 하고 있다. 북한이 2012년 4월에 ‘강성대국’의 대문을 여는 선포를 하는데 이를 전후해 급변사태가 발생할 수 있고 이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 명분이다. 지난 4월 6일 월터 샤프 당시 한미연합사령관은 미국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2012년 북한이 강성대국 건설과 권력승계가 진행되는 것과 관련 “추가 공격과 도발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만일 북한에 대한 억지력이 작동하지 않으면 이에 대응할 대비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0월 27일 열린 한미군사위원회의(MCM)에서도 북한이 2012년을 ‘강성대국 진입의 해’로 선포한 만큼 어느 때보다 불안정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대북감시를 강화하고 확고한 연합방위태세를 확립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미국의 기존 작전계획과 맞물려 분석해보면 결국 미국은 내년 4월을 전후로 북한에 이른바 ‘급변사태’가 발생할 것으로 판단하며 이를 계기로 군사행동을 감행할 계획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문제는 미국이 다른 나라에서도 그랬듯 ‘급변사태’ 여부를 자체로 판단한다는 점이다. 미국은 이라크에 대량살상무기가 있다며 전쟁을 일으켰지만 결국 대량살상무기는 발견되지 않았다. 전쟁으로 수많은 이라크인이 희생됐지만 미국은 아무런 처벌이나 제재도 받지 않았다.


▲북한 경수로 건설모습. 경수로를 가동하려면 저농축우라늄이 필요하다.


여러 전문가들도 내년 4월까지 위기가 증폭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미 간에 접점을 못 찾으면 상당히 긴장국면이 고조될 것이고 강성대국 입문기간인 내년 2월 16일부터 4월 15일 이전인 2월초가 시간상 데드라인이 될 것”이라며 “그때까지 접점을 못 찾으면 틀림없이 보다 발전된 UEP(우라늄농축프로그램)를 공개할 것이고 그것도 안하면 3월 핵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거리 미사일 발사시험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이 내년 4월을 주목하는 데는 초조함도 한 몫 하고 있다. 만약 북한의 주장대로 내년에 ‘강성대국’의 대문을 열고 높은 수준의 경제적 성과를 보여준다면 미국은 북미관계에서 더욱 피동에 빠질 수밖에 없다. 기간의 대북제재가 무용지물임이 실물로 증명됐기 때문이다. 이는 단순한 북미대결의 문제가 아니라 체제대결의 문제로 확대될 수 있기에 더욱 중요하다. 미국은 내년 4월이 오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다.


진정성 없이 계속되는 대화


물론 한편에서 북미 대화는 계속 진행되고 있다. 미국은 북한과 이미 두 차례에 걸쳐 고위급회담을 가졌고 그 밖에도 북미 이산가족 상봉이나 미군유해발굴사업, 식량지원 등 여러 방면에서 접촉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10월 24~25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2차 북미 고위급회담을 가진 후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일련의 커다란 전진이 있었다”며 올 연말 이전 가능한 이른 시간 내에 다시 대화를 가질 것을 희망한다고 하였다. 그리고 실제로 지난 12월 12일 글린 데이비스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 겸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가 “6자회담 재개를 위해 북한이 올바른 사전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는지를 시험할 기회가 비교적 빠른 시일 내에 있을 수 있다”고 말해 3차 북미 고위급회담 가능성이 있음을 드러냈다.


이와 관련 12월 15일에 로버트 킹 미국 대북인권특사가 중국 베이징의 북한 대사관을 방문해 식량지원 문제를 비공개 협의했다. 북한 측 대화 상대는 13일 중국을 방문한 리근 외무성 북미국장이라고 한다. 한편 눌런드 미 국무부 대변인은 식량지원 협의를 ‘영양지원’ 협의라고 밝혀 식량이 아닌 영양제를 지원할 수도 있음을 내비췄다. 미국 내에서 대북지원 식량의 군사전용 시비를 없애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로버트 킹 대북인권특사


언론 보도에 따르면 북미 사이의 물밑접촉을 통해 북한이 우라늄농축프로그램을 중단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 복귀를 수용하는데 동의 의사를 표하고 미국은 그에 상응해 영양지원을 제공하는데 의견을 접근했다고 한다. 실제로 북한이 어느 수준까지 합의했는지 알 수 없으나 사실상 북미 접촉을 통해 6자회담에서 논의할 내용을 진행하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이런 대화가 전쟁훈련을 강화하고 전략무기들을 집중하며 작전계획을 정교화하는 일련의 군사적 움직임과 상반된다는 점이다. 등 뒤에서 칼을 갈며 얼굴에는 미소를 띠고 대화하는 사람의 본심이 무엇인지는 분명하다. 결국 미국에게서 대화의 진정성을 찾기는 어렵고 이는 시간끌기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한다. 미국은 6자회담에서 다뤄야 할 우라늄농축프로그램 문제를 6자회담 사전조치로 내거는 식으로 6자회담 재개를 늦추고 있다. 북미 대화를 통해 위기관리를 하면서 시간을 벌고 그 동안 군사적 충돌에 대비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정작 충돌은 남북 사이에서


물론 북한의 군사력을 고려하면 전면전쟁은 분명 부담되는 일이다. 그래서인지 현재 군사적 충돌 가능성은 남북 사이가 더 높다. 미국 입장에서는 어차피 한미연합사를 통해 한국군을 지휘할 수 있으므로 남북 사이의 군사적 충돌도 본질에서는 북미 사이의 충돌이지만 일단 미군은 한국군 뒤에 숨어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청와대 불바다’ 발언의 발단이 된 서해 육해공 합동 군사훈련도 미군이 관여하기는 했으나 명목상 한국군의 훈련이었다. 도발원점은 물론 ‘지원세력까지도 단호히 응징’한다는 작전계획에 따라 진행된 이 훈련은 북한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이후에도 한국군 훈련은 계속돼 11월 29일 평택항 앞 해상에서 북한을 대상으로 하는 대규모 기동훈련을 실시했다. 이 훈련에는 한국군 첫 이지스 구축함인 세종대왕함과 4천500t급 구축함, 호위함, 초계함, 고속정 등 함정 20여척이 참가했다.


▲11월 29일 진행한 대규모 기동훈련


지난 12월 6일 새벽에는 경기북부와 강원도 부대들에 특전사요원을 적으로 가장해 침투시키는 불시 대비태세점검을 야외기동훈련(FTX)과 병행하여 실시했다. 이 때문에 최전방에는 국지도발 최고대비태세인 ‘진돗개 하나’가 발령되기도 했다. 합참 관계자는 이 훈련이 내년 3월에 개최되는 서울 핵안보정상회의 등을 대비한 것이라고 말했다.


작년 이 즈음 연평도 포격 사건이 일어나 전 국민을 충격 속에 몰아넣었다. 그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제2의 연평도 사건이 예견되고 있다. 아니 대응 수위를 단계적으로 끌어올리는 북한의 대응방식을 생각해볼 때 다시 군사적 충돌이 발생한다면 연평도 포격 사건을 능가할 것이다. 한국군도 연평도나 백령도 점령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비하고 있다.


정전체제에 놓여있는 한반도는 조그만 국지전이 언제든 전면전으로 확대될 가능성을 안고 있다. 게다가 전면전은 핵전쟁으로 발전할 것이다. 미국과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이 바뀌지 않는 한 전쟁위기는 갈수록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 더 이상 군사충돌의 위험을 방치해서는 안 되겠다. (2011.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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