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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날치기와 북한의 청와대 불바다

불철주야

by 붉은_달 2011. 11. 2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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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한미FTA를 날치기로 통과시킨 다음 연평도 포격 1주기를 명분으로 대규모 군사훈련을 진행, 북한을 자극하고 대응을 유도한 다음 국민들의 관심을 안보로 돌리려 했다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왜 하필이면 연평도 포격 1주기 전날 날치기를 했는가 말이다.


한미FTA 날치기와 북한의 청와대 불바다


동북아의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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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한나라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동의안을 기습 날치기 통과시켰다. 민주노동당 김선동 의원이 최루탄을 터뜨리는 등 야당들은 전력을 다해 날치기를 막으려 했으나 역부족이었다. 분노한 국민들은 연일 촛불을 들고 항의시위를 하고 있으며 정부는 영하의 날씨를 이용, 물대포를 쏘며 살인적인 진압을 하고 있다.


▲시민들에게 물대포를 쏘는 경찰


한미FTA 날치기 통과 다음날인 23일은 연평도 포격 사건 1주기가 되는 날이었다. 정부는 이 날을 계기로 대규모 대북 군사훈련을 진행하였다. 이에 북한은 24일 최고사령부 보도를 통해 ‘청와대 불바다’까지 언급하며 이명박 정부를 비난하였다.


이 소식을 접한 많은 국민들은 정부와 한나라당이 의도적으로 연평도 포격 1주기를 하루 앞두고 한미FTA를 날치기 통과시킨 것 아니냐는 의혹을 보내고 있다. 일단 날치기 통과시킨 다음 연평도 포격 1주기를 명분으로 대규모 군사훈련을 진행, 북한을 자극하고 대응을 유도한 다음 국민들의 관심을 안보로 돌리려 했다는 것이다. 충분히 설득력 있는 주장이다.


무엇을 위한 육해공 대규모 전쟁훈련이었나


일단 23일 훈련에 대해 더 살펴보자. 합동참모본부가 밝힌 바에 따르면 23일 연평도와 백령도 일대에서 서북도서방위사령부(서방사)와 육해공군이 합동으로 대규모 전쟁훈련을 진행하였다고 한다. 이 훈련은 북한의 포격을 가정하여 1단계로 포격 원점을 타격, 2단계로 지원세력과 후방 지휘소를 직접 타격하는 작전계획에 따라 진행되었다.


1단계에서 군은 신형 대포병탐지레이더인 ‘아서’와 포성을 탐지해 위치를 식별하는 ‘할로’를 통해 북한의 포격 원점을 파악, K-9 자주포로 포격하였다. 2단계에서 군은 KF-16 전투기와 장거리 공대지 정밀 유도탄인 AGM-84H(슬램-ER)을 장착한 F-15K 전투기를 동원해 북한 지휘소와 지원세력을 폭격했다. 다음으로 북한이 공기부양정을 이용해 백령도를 기습점령하는 상황을 가정하여 코브라 공격헬기와 구축함 등 해공군 전력이 공기부양정을 공격했다.


▲23일 훈련에 등장한 F-15K


이번 훈련을 지휘한 정승조 합참의장은 “군은 합동전력으로 도발원점과 지원세력까지도 단호히 응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명박 대통령도 이날 서방사를 방문해 방위태세를 점검하면서 북한의 사과를 요구했다. 제임스 서먼 한미연합사령관 역시 정승조 합참의장이 주관하는 작전상황평가회의에 참석해 “북한의 연평도 포격도발 1주년 상기훈련을 통해 우리의 강력한 의지를 북측에 전달해 다시는 도발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면서 “북측이 도발하면 한국군의 강력한 대응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또 정 의장과 서먼 사령관은 ‘한미 공동 국지도발 대비계획 지시’ 문서에 서명했다.


한편 훈련이 끝난 다음날인 24일 북한은 최고사령부 보도를 통해 “우리 혁명적 무장력은 그 어떤 군사적 도발에도 대응할 만단의 결전진입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밝히면서 “만일 또다시 우리의 존엄을 함부로 건드리고 신성한 영해, 영공, 영토에 단 한발의 총포탄이라도 떨어진다면 연평도의 그 불바다가 청와대의 불바다로, 청와대의 불바다가 역적패당의 본거지를 송두리째 없애버리는 불바다로 타번지게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왜 하필이면 날치기 다음날 훈련을 했나


일부 언론들은 마치 북한이 느닷없이 ‘청와대 불바다’니, ‘결전진입’이니 하는 위협을 한 것처럼 보도했지만 사실 북한의 이런 반응은 한국군이나 주한미군이 북한을 대상으로 전쟁훈련을 할 때면 예전에도 나오던 것이다.


작년 11월 23일에도 연평도 포격 직후 최고사령부 보도를 통해 “앞으로도 우리 혁명무력은 남조선괴뢰들이 감히 우리 조국의 영해를 0.001mm라도 침범한다면 주저하지 않고 무자비한 군사적 대응타격을 계속 가하게 될 것이다”고 하였다. 또 작년 3월 8일에는 키리졸브 한미합동 군사훈련을 두고 최고사령부 보도를 통해 “조선인민군 륙해공군부대들은 일단 명령만 내리면 침략의 아성을 흔적도 없이 날려버릴 수 있도록 만단의 전투동원태세를 갖출 것”이라고 하였다.


북한의 최고사령부 보도의 논리는 언제나 미군이나 한국군이 공격할 경우 강력히 반격하겠다는 것이며 이는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즉, 이번 북한의 보도는 서해에서 진행한 대규모 육해공군 합동훈련에 대한 충분히 예상된 반응이었다. 그럼에도 언론은 마치 북한이 갑자기 뭔가 충격적인 대응을 한 것처럼 호들갑을 떨고 있는데 이는 한미FTA 날치기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를 희석시키려는 의도라고 사람들이 충분히 의심할 만하다.


물론 이번 서해 훈련과 북한의 반응을 일회적이고 상투적인 사건으로 넘길 수는 없다. 제임스 서먼 주한미군사령관이 함께한 것으로 보아 주한미군과 조율을 거치면서 이번 훈련을 진행했을 것이다. 한편으로 북한과 대화를 진행하면서도 여전히 군사훈련을 통해 북한을 자극하는 모습은 한국이나 미국 모두 북한과의 대화에 진정성이 없음을 보여준다.


또한 북한의 반응을 상투적이라고 치부할 수도 없다. 북한의 경고가 거듭되고 그 강도가 점점 올라갈수록 그 경고가 현실화될 가능성은 커진다. 일종의 명분 쌓기다. 어음을 모으는 것이다. 이제 북한이 대대적인 반격을 해도 누구나 ‘그럴 줄 알았다’고 여길 시점이 되면 북한은 행동에 나설 것이다. 사실 연평도 포격 사건도 북한이 수차례 경고 후에 이루어진 것이다.


연평도 포격 사건의 교훈은 무엇인가


한미 당국이 북한과 대화를 통해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체제를 구축할 생각이 있다면 연평도 포격 사건 1주기와 같은 날에는 사건의 교훈을 되새기며 오히려 훈련을 자제했어야 한다.


▲아직도 생생한 연평도의 포연


같은 날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연평도 포격전의 교훈과 평화협정 실현 과제’ 토론회에서 고영대 평화·통일연구소 상임연구위원은 “천안함 사건 이후 우리 군이 채택한 적극적 억제 전략과 공세적인 한미연합훈련의 빈번한 실시가 연평도 포격의 한 원인이 되었다”며 “탄착 지점이 북의 작전통제선을 넘어갔을 개연성이 있다”는 합참 관계자의 보고를 들어 “당일 훈련 과정에서 일부 포탄이 북이 설정해 놓은 해상경비계선을 넘어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 토론회에서 정태욱 인하대 교수는 “연평도 포격사건에 대해 우리만 피해자라고 생각을 하는데, 북한도 피해자일 수 있다”며 연평도 포격 사건을 국제형사재판소에 가져가면 오히려 “NLL(북방한계선)의 무력적 관철이 국제법적으로 불법이라는 판단이 내려질 가능성이 더 크다고 생각된다”고 밝혔다.


연평도 포격사건의 재발을 막자면 무력 시위를 할 것이 아니라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선언(10.4선언)’에서 합의한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를 설치해야 하고 궁극적으로 평화협정을 체결하여 군사적 대치 상태를 끝내야 한다. 이것이 연평도 포격사건 1주기에 이명박 정부가 깨달아야 할 교훈이다. (2011.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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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에서 글로 읽는 게 불편한 분들을 위해 동북아의 문에서 팟캐스트 채널 ‘불철주야’를 개설했습니다. 아이튠즈 혹은 포딕스(podics.qrobo.com)에서 ‘불철주야’로 검색해 보세요. 글로 표현하지 못한 재미있는 이야기도 숨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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