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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진보당 건설 전망과 남은 과제

불철주야

by 붉은_달 2011. 11. 2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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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정당사에 새로운 시대가 펼쳐지려 하고 있다. 지난 반세기 역사 속에서 진보정당은 언제나 현실 정치의 거대 정당들 틈바구니에서 고립을 면치 못해왔다. 그러나 이제는 아니다. 원내교섭단체를 넘어 집권까지도 가능한 정당으로 다시 태어나려 하고 있다.


통합진보당 건설 전망과 남은 과제


동북아의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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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민주노동당이 임시당대회를 열어 국민참여당, 통합연대와 신설합당 방식으로 통합하는 진보대통합 추진 방안을 승인했다. 이날 당대회에는 전체 627명의 대의원이 출석한 가운데 90.1%인 565명이 통합안에 찬성, 압도적 지지를 보였다.


▲민주노동당 당대회 장면


이번 당대회 결과는 지난 9월 25일 개최한 당대회 결과와 차이를 보인다. 9.25 당대회에 상정된 진보대통합 추진방안의 핵심은 국민참여당을 통합 추진의 대상으로 볼 것이냐였는데 787명의 재석대의원 가운데 510명이 찬성하는데 그쳐 부결되었다. 당의 진로와 관련된 안건이므로 2/3를 넘어야 했는데 64.8%라는 아슬아슬한 찬성률을 보였다.


11.27 당대회 결과의 요인


9.25 당대회와 11.27 당대회 결과에 차이가 난 이유는 크게 두 가지 요인으로 찾아볼 수 있다.


첫째, 9.25 당대회에서 부결된 안건은 국민참여당을 통합 추진의 대상으로 보자는 것이었는데 이는 자칫 국민참여당과의 선통합을 부를 수 있고 이로 인해 진보신당 혹은 통합연대와의 통합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를 불러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국민참여당, 통합연대와 동시에 통합하는 것이므로 이런 논란을 부르지 않았다. 즉, 당원들은 국민참여당, 통합연대 모두를 포괄하는 진보대통합을 원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물론 논리적으로 보자면 9.25 당대회 안건은 국민참여당을 통합 추진의 대상으로 볼 것이냐의 문제였지 국민참여당과 선통합하자는 것은 아니었다. 따라서 당시 안건과 이번 당대회 안건이 배치되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정서적으로 볼 때 당시 안건은 선통합으로 이해되는 측면이 있었고 그래서 당시에는 부결되었지만 이번에는 가결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둘째, 10.26 재보궐선거 결과 국민들이 새로운 정치세력의 등장을 강하게 바라고 있음을 알 수 있었고 이것이 진보대통합을 시급히 추진해야 한다는 무언의 압박으로 작용하였다. 안철수-박원순 현상에서 볼 수 있듯 국민들은 새로운 인물, 새로운 세력을 열망하고 있지만 진보정당들은 제때 통합을 실현하지 못해 국민들의 관심에서 멀어져버렸다. 만약 진보대통합이 계속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인다면 진보정당들은 만년 소수정당으로 전락하고 나아가 역사 속에서 사라져버릴 수도 있었다. 이런 변화가 이번 11.27 당대회에서 압도적 찬성으로 진보대통합을 결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국민들은 새로운 세력을 열망한다


국민참여당도 의결할 수 있을까?


민주노동당이 통합진보정당 건설을 통과시킨 상황에서 이제 관심은 국민참여당에 쏠리고 있다. 국민참여당은 11월 28일부터 12월 4일까지 당원총투표를 거쳐 진보대통합을 의결할 계획이며 여기서 통합안이 통과되면 곧바로 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통합진보정당을 등록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국민참여당의 당원총투표가 투표율 미달 우려가 있지 않는가하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물론 주권당원의 50% 이상이 투표를 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 하지만 당의 진로와 관련된 중대한 문제이기에 충분히 가능하다는 주장이 다수다. 또한 인터넷 투표, 모바일 투표, 현장 투표 등 다양한 형태로 투표를 진행하기에 당원들이 큰 불편을 겪지 않고 투표를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투표 첫날인 28일 오후 5시에 이미 투표율이 22%를 기록해 12월 4일까지 무난하게 50%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물론 과반수가 투표했다고 해도 찬성이 2/3를 넘을 수 있겠는가 하는 문제가 나선다. 이미 국민참여당 지도부 일부가 진보대통합을 반대하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들은 대체로 ‘혁신과 통합’과 입장을 함께하는 것으로 보이며 민주당과의 통합을 더 바라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혁신과 통합이 민주당과 통합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민주당 내부 분열이 심각하게 드러나고 있어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애초에 혁신과 통합은 11월 중으로 민주당과 통합을 할 내부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고 하는데 민주당 내부에서 당권 장악을 위한 이전투구가 벌어지면서 11월 중 통합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


▲올해 안 통합을 선언한 혁신과 통합


민주당의 내분으로 혁신과 통합이 애매한 처지가 되는 것을 보면서 국민참여당 내에서도 민주당과의 통합이 굴욕적인 흡수 병합 이상은 될 수 없음을 깨닫는 분위기다. 이런 조건에서 진보대통합당 건설에도 참여하지 못하면 국민참여당의 미래는 매우 불투명해질 수밖에 없다. 이번 재보궐선거에서 국민참여당은 평균 6.23%의 낮은 득표율을 기록했음을 유의해야 한다. 따라서 이번 당원 투표는 충분히 2/3 이상의 찬성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창당도 전에 지지율 15%


통합진보정당이 건설되면 정치권에 상당한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지난 24일 ‘시사인’과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공동 여론조사 결과 한나라당 31%, 통합야권신당 29%, 통합진보정당 14.7%를 기록, 유의미한 제3당으로 부상하면서 이른바 ‘천하삼분지계’에 성공하는 것으로 나왔다. 통합 전 지지율은 민주노동당 4.8%, 국민참여당 2.3%로 합계 7.1%밖에 되지 않는데 통합 상승효과(synergy effect)가 무려 107%나 되는 것이다. 따라서 통합진보정당이 원만히 건설되면 내년 총선에서 무난하게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1.27 당대회는 성공리에 마무리됐으나 여전히 많은 과제가 남아있다. 가장 큰 문제는 당 내에 여전히 국민참여당과의 통합에 부정적인 당원들이 있다는 점이다. 이들은 주로 국민참여당이 진보정당이 아니기에 함께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이런 당원들의 우려를 불식시켜 최대한 많은 이들과 함께 가야하는 과제가 첫 번째 과제라고 할 수 있다. 민주노동당 지도부는 통합진보정당이 확고한 진보의 노선과 정책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며 당원들 속에서 충분한 토론과 의견수렴 과정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한미FTA 반대 운동이 치열하다


두 번째 과제는 통합진보정당이 당면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운동에 적극 나서서 국민들 속에서 희망으로 자리 잡아야 하는 것이다. 새로운 정당을 만드는 일은 상층 인사 몇 명의 협상으로 이루어지는 문제가 아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정당은 결코 국민들에게 신뢰를 받을 수 없다. 진정 국민들이 바라는 점들을 실현시키기 위해 헌신하고 노력하고 승리했을 때 지지를 얻을 수 있다. 따라서 통합진보정당의 형식적 틀을 만드는 데 매몰되지 말고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된 다양한 현안들을 해결하기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 특히 현재 불길이 치솟고 있는 한미FTA 반대 운동에 전력을 다해야 한다.


마지막 과제는 통합진보정당의 강화를 위해 대국민홍보와 당원모집사업을 잘 하는 것이다. 이미 일부 단체들은 예비당원 선언운동을 통해 당원모집사업을 하고 있다. 또한 통합 3자의 대표인 이정희, 유시민, 노회찬이 중심이 된 각종 콘서트도 창원, 노원 등 여기저기서 계획되고 있다. 이런 활동들을 더욱 활발히 전개해 국민들 속에서 인지도와 지지도를 더욱 높여나가야 한다. 특히 민주노총과 같은 대중단체들은 스스로 당원모집사업의 목표를 제시하고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진보정당사에 새로운 시대가 펼쳐지려 하고 있다. 지난 반세기 역사 속에서 진보정당은 언제나 현실 정치의 거대 정당들 틈바구니에서 고립을 면치 못해왔다. 그러나 이제는 아니다. 원내교섭단체를 넘어 집권까지도 가능한 정당으로 다시 태어나려 하고 있다. 새로운 통합진보정당 출범 준비를 잘 해서 반드시 시대와 역사의 요구에, 민족과 국민의 요구에 화답하도록 하자. (2011.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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