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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자본이 한국경제에 끼친 영향과 문제점

토론게시판

by 붉은_달 2011. 4. 20.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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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동기 상임연구원

 

2011년, 일부 대기업은 고성장을 외치고 있지만 서민들의 살림살이는 여전히 나아지지 않았다. 고통을 호소하는 서민에게 국가경제 성장지표를 제시하는 행태는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정부의 공통된 모습이다. 사실 오늘날 사회 최대 화두인 부익부 빈익빈, 사회양극화는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정부를 통틀어 공통된 현상이 된 지 오래이다.

 

이들 세 정권이 공통적으로 추진한 정책이 하나있다. 바로 외자유치 만능론이다. 외자유치는 과연 만능인가? IMF 이후 10년이 흘렀다. 이제는 외국자본에 대해 전반적 평가를 내릴 때가 아닌가 한다. 이 글에서는 IMF 이후 외국자본이 한국경제에 끼친 영향과 그 문제점을 살펴보고자 한다.

 

1> IMF 이후 외국자본 유입 증가

 

IMF 외환위기를 계기로 한국경제에 주목할 만한 변화가 관찰된다. 바로 외국자본의 유입비중이 IMF 전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이다. IMF 이전인 1997년과 IMF 구조조정 이후 10년이 지난 2007년의 외국자본 유입실태를 <표1>에 비교해보자.

 

① 자본유입 총액의 증가

 

LG경제연구소의 분석에 의하면 1997년 외국자본이 한국에 투자하고 있던 직접투자(FDI : Foreign direct investment), 주식투자, 총외채의 합산은 1640억 달러 규모였다. 이 가운데 외국인 직접투자는 누계액으로 119억 달러(전체의 7.3%), 주식투자는 256억 달러(전체의 15.6%)이며 총외채가 1265억 달러(전체의 77.1%)를 차지하고 있었다. 당시 외국자본의 기본유형은 전체의 77.1%를 차지하는 총외채였다. 총외채는 정부차원의 차관과 더불어 공공단위의 채권과 기업의 회사채까지 포괄한 것이다.

 

90년대 주식시장이 개방되고 외국자본의 직접투자(M&A를 포함)가 늘어난 결과 70-80년대에 외국자본이 개입하던 일반적 형태인 차관은 전체 외국자본의 77.1%까지 줄어들면서 주식투자, 직접투자가 22.9%까지 늘어났다. 그렇더라도 외국자본 유입은 77.1%를 차지하는 차관이 여전히 주도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표1> IMF 외환위기 전후 외국자본의 한국시장 잠식비교

1997년

2007년

외국자본

직접투자 (달러)

119억

1196억

(%)

7.3

15.3

주식투자 (달러)

256억

2480억

(%)

15.6

31.6

총외채 (달러)

1265억

4125억★

(%)

77.1

53.1

총합 (달러)

1640억

7801억

한국 총자산 (달러)

2조 3600억

5조 4860억

외국자본 / 총자산 (%)

6.9

14.2

※2007년 원-달러 환율 : 1100원/달러 대입

연간물가상승률 : 3% (달러가치하락률) 대입

★ : 2008년 추정치

 

② 증가된 외국자본의 변화된 비중

 

그러나 IMF 위기를 계기로 한국주식시장, 금융시장의 개방이 본격화 된 후 한국자본시장은 커다란 변화를 맞이하였다. 이는 <표1>에 여실히 나타난다. 1997년, 1640억 달러 규모의 외국자본의 총투자는 2007년 말, 무려 7801억 달러까지 급증하였다. 이는 지난 10년간 평균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더라도 270%나 급등한 수치이다. IMF 이후 10년 만에 무려 2.7배의 외국자본이 쏟아져 들어온 것이다. 7801억 달러의 외국자본은 다음과 같이 구성된다. 직접투자가 누계액으로 1196억 달러(전체의 15.3%)이며, 주식투자는 272조 8000억원으로 환율을 고려할 경우 2480억 달러(전체의 31.6%), 총외채가 4125억 달러 (전체의 53.1%)를 차지하였다.

 

IMF의 구조조정을 받아들인 결과로, 정부는 한국경제가 표면상으로는 세계 10위권의 무역국으로 발돋움하였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이는 외국자본 유입과 수출대기업의 매출 증가에 의한 것일 뿐, 서민경제의 성장이라고 볼 수는 없다. 총외채의 형태로 들어온 외국자본은 IMF 구조조정 이후로도 지속적으로 증가해 1997년의 1265억 달러 수준에서 2008년에는 4125억 달러(추정치)까지 증가하였다. 이는 IMF 구조조정 과정에서 한국경제의 외국자본에 대한 의존성이 더욱 심화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외국자본은 IMF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총외채 뿐 아니라 직접투자와 주식투자에서도 그 절대적 비중을 크게 늘렸다. 외국인이 주도하는 직접투자와 주식투자는 총외채 증가분에 비해 훨씬 가파르게 상승하였다. 그 결과 총외채는 절대적 액수에서 2배 이상 늘었지만 그 비중은 1997년의 77.1%에서 10년 만에 53.1%까지 줄어들고 말았다.

 

즉, 인수합병이나 주식투자를 위해 한국에 들어온 외국자본이 전체 외국자본의 46.9%까지 증가한 것이다. 결국 IMF 구조조정을 계기로 외국자본은 차관으로 한국경제에 개입하던 70년대 방식에서 차관과 더불어 외국자본의 포트폴리오 투자를 또 하나의 개입 축으로 하는 ‘쌍둥이 축(twin axis)’으로 전환되었다고 명명할 수 있다.

 

③ 직접투자의 증가

 

외국자본의 새로운 형태 가운데 직접투자의 증가는 주목할 만하다. 직접투자는 외국인들이 직접 한국에 회사를 세우거나 회사를 사들이고 근로자들을 고용해 기업활동을 하는 투자로 M&A라 불리는 적대적 인수합병까지를 포괄한다. 1997년, 전체 외국자본에서 직접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7.3%에 불과하였지만 2007년에는 직접투자가 15.3%까지 증가하였다. 1998년에서 2008년까지 10년간 외국자본의 직접투자 규모는 749억 달러로써 이 가운데 외국자본이 도로 가져간 자금을 제외한 순자본유입액은 523억 달러라고 한다. 2007년, 한국은행에서는 전체 외국자본의 직접투자(1962-2007)가치가 1196억 달러에 달한다고 평가하기도 하였다. 산업연구원의 자료에 의하더라도 1997년까지 외국자본의 주식투자 누적 금액이 142억 달러로 국내총생산(GDP)의 2.7%였던 것이 2007년에는 665억 달러로 GDP대비 6.9%까지 증가하였다.

 

외국자본의 직접투자는 갈수록 대규모화 되고 있다. 외국자본은 주로 자동차, 전자, 금융 등 한국의 주력산업 종목과 금융시장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으며 100만 달러 이상을 투자한 기업이 1997년 1264개에서 2007년 3463개로 크게 늘어났으며 1억 달러 이상의 자금을 투입하는 초대형 투자회사도 2007년에는 129개사에 달하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들 직접투자액의 40%가량이 기업 인수-합병에 투자한 자본이란 사실이다. 경제위기 국면에서 우리 기업을 헐값에 사들인 부분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IMF 이후 외국자본의 주목할 만한 증가세는 또한 주식시장에서 확연하게 확인할 수 있다. 외국자본은 한국주식시장에서 크게 늘었다. 1997년만 하더라도 256억 달러이던 것이 2007년에는 2480억 달러로 수직상승하여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더라도 무려 655%가 증가, 전체 외국자본의 유입을 이끌었다. 총외채가 지난 10년 동안 240% 증가한 것과 비교해보면 주식투자에서 외국자본의 증가세는 그 차이가 확연하다. 주식시장에서 외국자본이 쏟아져 들어온 결과 주식시장에 상장한 한국기업에 대한 외국자본의 주식보유 비중은 시가총액 기준으로 볼 때 1996년 13.0%에서 2004년 42%까지 급등하였으며 2008년 미국발 경제위기가 강타한 시점에서도 여전히 30%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④ 변화의 계기는 IMF 구조조정

 

이를 한국 총자산에서 전체 외국자본이 차지하는 비중으로 환산해보자. 한국경제에 투자한 외국자본이 IMF 구조조정을 계기로 급격히 증가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997년 한국의 총자산은 2600조원으로 환율을 고려하면 2조 3600억 달러이다. 이 가운데서 외국 자본이 차지하는 비중은 한국 총자산의 6.9%가량이었다. 그러나 2007년 말, 한국의 총자산은 6035조원으로 환율을 고려하면 5조 4860억 달러이다. 이 가운데 외국자본이 차지하는 비중은 14.2%에 달한다. 이는 IMF 구조조정 이전인 1997년의 6.9%와 비교할 때 2배 이상 증가한 수치이다. 한국 총자산의 2/3가량이 부동산 시장에 몰려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한국의 자본시장에서 외국자본의 비중은 14.2%의 3배 가까운 대략 45%에 육박하는 절대적인 비중을 갖는다. 쉽게 말해 한국의 모든 자산(부동산만 제외)의 45%는 사실 우리 것이 아니라 외국에서 빌려온 돈이라는 것이다.

 

2> 미국자본의 주도적 역할

 

외국자본의 한국투자는 미국이 앞장서서 이끌고 있다.

 

① 직접투자를 이끄는 미국자본

 

미국자본은 직접투자 부문에서 한국시장의 전체 외국자본 직접투자를 이끌고 있다. <표2>를 보면 외국자본의 직접투자 실적이 1962년부터 2008년까지 나타나 있다. 여기서 미국은 총 1418억 달러의 직접투자 총액에서 397억 달러를 투자한 것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미국의 헤지펀드, 사모주식펀드 등은 세금면제 등의 유리한 이점을 노리고 미국 근교 버뮤다 등지로 국적을 바꾸어 은밀하게 행동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 미주 도서지역의 자본까지 미국자본에 포함시키면 미국의 전체 직접투자 비중은 456억 달러로 외국자본 직접투자 전체의 32%를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미국과 긴밀한 동맹관계에 있는 일본, 대만, 캐나다 등의 자본까지 포함하면 그 비중은 51%까지 증가하게 된다. EU가 실제로는 영국, 독일, 프랑스 등 15개 유럽국가로 나뉘어져 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직접투자에서 미국의 비중은 가히 독보적이라 할 수 있다.

 

<표2> 외국자본의 직접투자 실적(단위 : 백만 달러)

2006. 상반기

2007. 상반기

2008. 상반기

1962-2008.6

건수

금액

건수

금액

건수

금액

건수

금액

미주지역

325

575

332

874

312

971

9839

49645

미국

242

451

226

346

226

694

8241

39692

캐나다

33

60

23

41

28

88

523

3630

버뮤다

2

2

3

4

4

11

151

1714

케이만군도

24

38

30

418

24

158

298

3224

버진아일랜드

15

16

38

33

25

18

478

942

기타

10

10

12

31

7

3

220

443

일본

306

594

249

287

219

644

10175

21173

싱가폴

51

219

45

272

65

166

863

4725

홍콩

43

136

35

59

56

176

1041

3195

말레이시아

14

15

13

27

7

52

703

6960

중국

177

22

168

43

187

24

5776

2203

대만

20

4

15

12

15

142

449

926

EU

196

3058

221

1588

204

2147

5304

46959

전체

1607

4918

1696

3368

1889

4546

41569

141842

 

② 주식시장을 선도하는 외국인 투자자

 

주식시장 역시 예외가 아니다. 한국 주식시장의 특정 기업에 그 회사주식의 5% 이상을 집중적으로 투자한 외국자본의 국적을 살펴보면 2008년 3월 현재, 미국국적 계열의 자본이 29조 1840억원을 차지하고 있다. 이 금액은 특정회사에 집중적으로 투자한 외국자본의 절반이 넘는 막대한 규모이다. 투자의 기본은 분산투자임을 고려할 때 이는 다분히 정치적이다. 사실상 한국기업을 상대로 한 대규모 집중투자를 미국이 주도한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또한 미국은 외국자본 투자금액에서도 상위권 투자자본을 모조리 석권하고 있다. 이들은 이미 우리에게 “외국인 투자자”란 이름으로 친숙해져 있다. <표3>에 의하면 한국시장에 투자한 외국자본 중 금액기준 상위 1위부터 4위까지를 모조리 미국자본이 차지하고 있다. 미국펀드인 Capital Research and Management Company(CRMC)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핵심산업 13개 종목에 총 9조 1200억원을 집중적으로 투자했고 미국 석유독점자본인 아람코(Aramco)사는 S-oil 1개 산업체에 4조 5000억원을, 론스타는 외환은행에만 4조 3000억원을 투자하며 이들 기업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 투자회사인 Alliance Bernstein은 현대모비스를 비롯한 6개사에 2조 5000억원을 투자하고 있다. 이들 4개 투자세력이 한국 특정산업에 투자하고 있는 자금만도 20조 5000억원을 상회하는 천문학적 규모이다. 또한 한국에 진출한 사모주식펀드의 68%가 미국펀드이다. 최근 외국자본의 국적경계가 모호해지는 추세를 감안하면 실제 미국의 영향권에 속한 투자자본의 비중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즉 미국의 영향력은 한국경제에서 가히 절대적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양상은 2008년 세계 경제위기가 발생하자 한국 주식시장의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저평가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외국자본의 주식매매, 이탈로 인해 불과 몇 달 만에 주식시장 규모가 20년이나 후퇴한 데에서도 근거를 찾을 수 있다.

 

<표3> 외국인 개별투자자별 평가금액 기준 상위투자자

순위

외국인

보유회사수

평가금액(억원)

1

Capital Research and Management Company(CRMC) (미국펀드)

13 (삼성전자 등)

91,159

2

Aramco Overseas Company, B. V. (아라비안 아메리카 석유)

1 (S-oil)

45,164

3

LSF-KEB Holdings, SCA (론스타)

1 (외환은행)

43,434

4

Alliance Bernstein (미 투자회사)

6 (현대모비스 등)

25,340

5

Nippon Steel Corporation (신일본제철)

1 (POSCO)

20,757

6

BNX Paribas S. A.

1 (신한지주)

17,616

7

Templeton Asset Management, Ltd.

5 (SK 에너지 등)

15,998

8

ISC Cayman Ltd.

1 (현대제철)

15,124

9

Oppenhermer Funds, Inc.

4 (전북은행 등)

14,599

10

Franklin Mutual Advisers, LLC

5 (KT&G 등)

14,373

 

3> 미국 등 외국자본의 투자성향

 

미국이 주도하는 외국자본의 한국투자 성향은 첫째, 국가중심 산업에 대해 전면적인 개방이 이루어져 외국자본이 한국경제의 유력산업분야에 집중 진출하는 모습과 둘째, 금융기관 장악이 쉽지 않은 자본주의 일반경제와 달리 한국 금융기관, 특히 은행에 대한 지분비율이 매우 높은 모습의 두 가지로 특징지을 수 있다.

 

① 유망기업에 집중하는 외국자본

 

IMF 구조조정 이후 외국자본의 투자성향을 살펴보면 외국자본이 한국경제의 핵심 분야, 주요 명맥을 고스란히 장악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주식시장을 보더라도 외국자본은 한국 산업 전반에 골고루 투자를 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의 유력산업이라 할 수 있는 특정 유망 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그림1>은 1996년에서 2005년까지 한국주식시장에 진출한 외국 투자자본의 비중을 시가총액 기준과 지분율 기준으로 나누어 그린 결과이다.

 

<그림1>에 의하면 IMF 구조조정 이전인 1996년에는 한국주식시장에서 외국자본 비중이 시가총액으로는 약 13%에 달하고, 지분율은 10.1%(1995)로 시가총액과 지분율의 비중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IMF 구조조정 이후인 2004년 5월, 외국자본의 투자비중은 확연히 달라져 있다.

 

외국자본은 지분율로는 전체의 21.2%에 머물지만 시가총액으로는 무려 43.5%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첫째, IMF 구조조정을 지나면서 외국자본들이 투자한 주식들의 가격이 크게 올라 시가총액이 높아졌을 가능성과 함께 둘째, 지난 10년간 외국자본이 성장유망종목에만 투자를 집중해서 그 회사들의 주식가격을 크게 높인 가능성을 들 수 있다.

 

<그림1> 한국주식시장에 진출한 외국자본의 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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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가지 가능성은 공통적으로 외국자본이 현재 한국주력 산업을 장악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과적으로 주식시장에서 외국자본의 투자는 갈수록 대형화, 유망종목 집중화의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이다.

 

주식시장에서 외국자본의 투자집중도를 정량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최근 외국인 주식 대량보유 현황을 살펴보았다. 전체 외국자본 가운데 소액투자자를 제외한 대형투자가 가운데 해당 상장사의 주식을 5%이상 보유하고 있는 외국자본 대량 투자의 현황을 <표4>에 나타내었다.

 

<표4> 한국주식시장에서 상장지분 5%이상 보유한 외국자본 현황(코스피+코스닥)

보유회사수(%)

주식수(백만)

금액(억원)

금액/전체 외국자본

2007년 말

545(34.9)

3906

75,5374

30.9%

2008년 6월

514(30.8)

3737

57,9339

29.3%

<표4>에 의하면 외국자본은 한국주식시장에 상장된 전체기업의 30% 이상에 대해 그 회사 주식지분의 5% 이상을 보유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외국자본은 전체기업 가운데 30% 가량의 기업에 집중투자하고 있는 것이다. 비록 2008년 경제위기로 외국자본의 자금회수 흐름(이른바 sell korea)에 의해 외국자본은 2008년의 6개월 동안 천문학적 수치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하지만 외국자본은 주식을 대량으로 팔아치우는 과정에서도 5% 이상 집중 투자한 주식만큼은 1억 6500만주 감소, 즉 4.3%만 매각하는데 그쳤다. 결국 2008년 주식대폭락에서도 외국자본이 주식을 집중보유했던 종목은 지분율에 큰 차이가 없어 팔지 않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외국자본은 주식시장에서 시가총액 상위 10%에 들어가는 기업에 대한 지분율이 32.6%에 달해 외국자본 평균 지분율인 21.2%(그림1 참조)보다 훨씬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외국자본의 지분율은 시가총액 상위 10%기업의 최대주주 지분율인 26.6%(평균치)보다도 더 높다. 결국 외국자본의 투자는 시가총액 상위 10%의 알짜배기 기업, 즉 재벌 대기업에 집중되어 있고 이에 비해 국내 기관투자가들이나 국내 소액투자자들은 전반 상장기업을 뒷받침해주기 위해 투자행태가 재벌대기업 외의 일반기업 중심으로, 변두리로 밀려나 있는 형국이라 할 수 있다.

 

게다가 한국에 진출한 외국자본들은 주로 주식의 배당수익을 늘리고 시세차익을 노리는 단기적 투기행태를 보이고 있다. 에 의하면 한국주식시장에 투자하는 외국자본의 82.8%가 중장기적 투자가 아닌 시세차익을 노리는 단기적 투기성 자본이라고 한다. 이는 외국자본의 주식시장 투자가 기업수익을 보장하는 장기투자로 이어지지 못해 기업실적을 높이는 장기적, 안정적 투자가 갈수록 사라진다는 의미이다.

 

② 금융시장에 집중하는 외국자본

 

외국자본은 또한 IMF 구조조정 이후 한국금융시장으로 급속히 진출하여 각 산업자본의 자본대출에 개입할 위치로까지 진입해 들어가고 있다. 외국자본의 금융진출은 특히 직접투자(FDI : foreign direct investment)의 형태로, 즉 인수합병의 형태로 나타나고 있어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증권선물거래소의 2008년 2월 5일자 보도자료 “외국인 주식보유 현황 및 추이”에 의하면 외국자본이 직접투자를 한다고 할 때 그것은 2000년도 초반만 하더라도 주로 제조업 부문에 집중되었지만 2005년 이후 외국자본은 직접투자, 즉 인수합병을 금융 산업 분야에 집중시키고 있다. 금융 산업 부문에 직접투자되는 외국자본의 경우 전체의 60%가량이 적대적 기업 인수-합병에 집중되고 있어 한국금융시장이 외국자본의 본격적인 사냥터로 전락하고 있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외국자본의 직접투자가 금융시장 부문에 집중되는 것은 여러모로 위험하다. 은행이 대다수 산업자본과 가계의 금융거래를 주도하고 있는데 외국자본이 금융명맥을 쥐게 되면 한국경제의 총수요와 총공급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2008 세계 경제위기의 근원이 미국금융기관의 부실화에 있고, 1997년의 IMF 구제금융의 원인도 한국금융기관의 부실화가 표면적 원인이었음을 보자. 두 사건이 주는 교훈은 금융기관은 국가경제의 자본흐름을 유지, 관리하는 심장과도 같은 존재라는 점이다. 금융기관에 자본수급이 잘 이루어진다면 자본이 각 산업 분야에 잘 공급되어 투자가 증가하지만 자본흐름이 원활하지 못하면 2008년 세계경제 위기를 낳았던 이른바 “유동성 위기”처럼 자본순환이 정체되어 산업 각 부문이 투자위축, 경기침체를 맞을 수밖에 없게 된다.

 

하지만 IMF를 계기로 외국자본은 한국금융시장에 집중적으로 진출하며 한국금융시장 전체를 실질적으로 좌지우지 할 수 있는 만큼의 무소불위의 영향력을 확보하고 있다. 2005년, 한국주식시장에서 외국자본의 주식지분율은 23.0% 였지만 금융-보험 부문만은 외국자본의 지분율이 36.2%로 높았다. 한국은행 자료 “투기성 외국자본의 문제점과 정책과제”에 의하면 한국의 시중은행 가운데 20.9%가 외국자본에 팔려가 외국자본가가 직접 경영하는 외국소유은행이 되어버렸고 증권사의 7,9%, 보험사의 11.9%가 이미 외국법인이다. 해당 자료에서는 20.9%의 비중이 OECD 평균보다 낮다고 주장하지만 실제 시중은행의 주식지분율을 살펴보면 금융기관의 외국자본 장악이 매우 심각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표5>는 2007년 11월 26일 기준 KOSPI 주요상장회사의 외국인 총지분율을 금융회사와 비금융회사로 나누어 나타낸 결과이다. 시가총액 1위인 국민은행 주식의 82.3%, 신한은행의 58.1%, 하나은행의 78.3%, 외환은행의 80.6% 등 우리금융지주(우리은행)를 제외한 국내5개 시중은행 주식의 60-80%가 이미 외국자본에게 장악되어 있는 것이다. 이는 삼성전자 47.4%, 포스코 49.8%, SK telecom 47.5% 등 비금융회사의 외국자본 총 지분율과 비교하였을 때 극단적으로 높은 수치임을 알 수 있다. 자본구성면으로만 살펴본다면 한국인의, 한국자본에 의한 은행은 거의 찾아보기 힘든 형편이다.

 

<표5> 주요상장 회사의 외국인 총지분율 현황

시가총액 순위

금융회사

비금융회사

회사

외국인 총지분율(%)

회사

외국인 총지분율(%)

1

국민은행

82.3

삼성전자

47.4

2

신한금융지주

58.1

POSCO

49.8

3

우리금융지주

13.8

현대중공업

19.7

4

삼성화재

57.2

한국전력

28.8

5

하나금융지주

78.3

SK 텔레콤

47.5

6

외환은행

80.6

LG필립스 LCD

10.9

7

기업은행

22.9

SK 에너지

44.4

8

삼성카드

6.3

현대자동차

34.4

9

삼성증권

14.8

LG전자

26.9

10

미래에셋증권

9.4

KT

47.1

11

대우증권

9.3

두산중공업

10.6

12

한국금융지주

47.1

신세계

43.2

13

우리투자증권

18.2

LG

20.2

14

동부화재

23.4

KT&G

51.7

15

현대증권

8.7

하이닉스

24.1

 

4> 한국 경제의 변화상

 

한국시장에서는 외국자본의 비중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진 결과 여러가지 특이한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① 주식시장의 자본흐름 왜곡

 

먼저 주식시장의 자본흐름이 정상적이지 못하다. 앞에서도 언급하였지만 외국자본이 늘어날수록 배당금의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 2006년 대비 2007년 한국기업의 당기순이익이 17.75% 증가한데 반해 배당금은 19.02%가 증가하였고 이 가운데 외국자본은 2007년 한 해에만 5조 6000억원을 배당금으로 가져갔다. 또한 삼성경제연구소가 2004년 12월에 발표한 “외국인 주식투자가 국내기업 성장에 미치는 영향”에 의하면 주식시장 200가지 구성 종목 중 비금융기업의 1998-2003년 자료를 분석한 결과 외국인의 주식보유 비중이 1%증가할 때 배당성향은 0.7%, 주식배당금은 1.0%, 배당총액은 0.7% 증가하는데 비해 고정자산 증가율은 0.1%에 그치고 유형자산은 0.3% 감소하였다고 하며 외국자본의 한국주식보유 비중확대에 따른 부작용현상이 실제로 존재한다고 지적하였다. 배당 성향을 증가시키는 것은 자본의 주식시장 투자행위가 갈수록 단기화 되고 시세차익을 노리며 투기화되는 현상을 조장한다. 이러한 현상이 심해질 경우 기업은 들쭉날쭉한 투자금 때문에 안정적인 설비투자가 힘들어지고 주식시장은 갈수록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는 이른바 롤러코스터 장세가 되기 십상이다.

 

이렇게 외국자본이 배당금을 늘리는 것은 외국자본 가운데 주식시장의 시세차익을 노리고 들어온 단기성 투기자본이 일정하게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 가능하다. 헤지펀드 및 사모주식 펀드 등 일부 투기성 외국자본의 경우 단기투자이익 극대화를 위한 무리한 구조조정과 고율배당, 유상감자 등으로 첫째, 고용구조 및 국내기업의 장기 성장성을 악화시키고 둘째, 적대적 기업 인수-합병 위험을 높여 기업의 경영 안정성을 저해하며 셋째, 위험회피 성향으로 금융부문의 산업자본 공급기능을 위축시킨다. 대한상공회의소의 2004년 5월 21일 설문조사에 의하면 한국주식시장 200대 기업의 12.9%가 외국인 투자자의 경영간섭으로 애로를 겪은 적이 있으며 이중 47.6%는 설비투자대신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의 요구를 받았다고 한다. 이처럼 단기투자 이익을 노린 투기행위는 기업의 안정적 투자를 방해하며 기업성장, 경영안정성에 심각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특히나 금융자본의 경우 금융기관이 합병과 매각의 대상으로 전락하면서 금융기관의 순기능인 산업부문 자금공급을 위축시켜 국가경제 전반을 침체의 늪으로 빠뜨리는 것이다. 한국경제의 명맥은 미국을 비롯한 외국자본이 튼튼히 쥐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② 흔들리는 재벌의 지위

 

외국자본이 대대적으로 유입되어 들어온 결과 국내경제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국내 대기업은 그 지위가 공고하지 못한 반면 미국 등 외국자본은 한국경제에서 절대적으로 유리한 특혜를 받고 있는 것이다. 일례로 외환은행의 인수과정에서 미국 론스타는 탈세를 일삼아 법정에까지 섰지만 결국 외환은행은 론스타의 차지가 되고 말았다. 한국시장이 미국자본의 개입에 크게 노출되었다는 점은 미국신용평가회사의 신용등급 평가에서도 나타난다. IMF 위기 당시 무디스는 1997년 11월 27일에서 12월 22일까지 한국의 신용등급을 무려 7계단이나 떨어뜨렸으며 S&P는 1997년 10월 24일에서 12월 23일까지 무려 10계단을 떨어뜨려 불과 1-2달 사이에 국가신용이 “우량등급”에서 “투기등급”으로 급격히 전락했던 것이다. 2008년 말, 세계경제 위기에서도 미국신용평가 회사들은 한국시중은행의 신용등급을 올렸다 내리며 한국의 주식과 환율에 커다란 영향을 끼치고 있다.

 

<표6> 10대그룹에 대한 외국인 주식비중

2003년 말

2004년 6월말

보유액(10억원)

비중(%)

보유액(10억원)

비중(%)

삼성

51,411

53.42%

53,876

56.48

LG

5,334

28.67%

6,282

33.21

현대자동차

10,449

43.95%

9,417

48.46

SK

9,329

35.40%

11,364

41.11

한진

985

26.98%

816

28.18

한화

332

18.44%

267

20.73

현대중공업

639

20.85%

480

19.89

금호아시아나

5

1.56%

62

11.21

두산

18

1.51%

11

1.08

동부

177

14.15%

161

14.46

10대그룹 합계

78,679

44.64%

82,736

48.48

 

<표6>에 의하면 한국 주력기업인 삼성, 현대자동차, SK 등의 대기업 그룹들이 40-50%를 넘나드는 막대한 주식자금을 외국자본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한 이유로 2004년 주식시장은 외국자본으로부터 경영권을 지켜내기 위한 자사주 매입에 기업전체 순이익의 1/3에 해당하는 5조 9600억원을 소진하였다. 이 금액은 같은 해 기업들이 유상증자를 통해 주식시장에서 조달한 총액인 5조 8000억원보다 오히려 더 많은 금액이다. 게다가 외국자본의 증시장악으로 인해 한국주식시장은 당기 순이익당 배당 성향이 20%를 넘고 있으며 무려 8곳의 기업이 당기 순이익을 초과하는 금액을 주주들에게 배당해야 했다. 이처럼 자금조달비용에 비해 상장유지비용이 더 커져버린 한국주식시장의 기형적 상황은 국내기업과 자본에 비해 외국자본에게 훨씬 더 자유로운 여건이 갖추어져 있기에 가능한 결과이다. IMF에 의해 형성된 외국자본과 국내기업간의 불평등은 IMF의 경제신탁통치가 끝난 지금까지도 전혀 시정되지 않고 있다.

 

그 결과 국내 대표적 기업이라 불리는 삼성전자의 경우 겉보기에는 세계를 호령하는 IT업계의 독점자본으로 보일지 모르지만 이 기업은 막대한 특혜와 더불어 구조적 왜곡도 심각하다. 삼성전자는 이건희 회장과 삼성계열사 등 이 회장과 각별한 사이의 지분을 다 모아도 전체의 16.1%에 불과하고 국내기관투자의 보유주식도 8.6%에 그치고 있다. 이에 비해 2005년, 외국자본은 삼성전자 시가총액의 53.6%를 차지하고 있으며 외국자본 가운데 최대주주였던 시티은행은 홀로 전체주식의 9.57%를 보유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삼선그룹과 국내 기관투자자들이 총력을 다해 외국자본을 견제하여도 시티은행 측이 당시 주식 총액의 15%가량인 13조원을 더 마련하든가 기타외국인 투자자들이 지분의 30%에 대해 의견일치를 보면 원론적으로 언제든지 삼성전자에 대해 경영권 이양을 요구할 수 있게 된다.7) 결과적으로 삼성전자는 2005년 기업순이익 10조 7000억원의 절반이 5조 3600억원을 경영권 방어를 위한 자사주 매입에 쏟아 부을 수밖에 없었다.

 

③ 원인은 외국자본에 대한 과도한 특혜

 

한국기업들이 처한 절박한 상황은 세계 전반적 현상이 아니라 한국만의 특수한 현실이다. 미국만 하여도 미국기업이 적대적 기업 인수?합병에 놓일 경우 인수자 외의 주주에게 값싼 주식매입권을 주도록 법률로 규정하고 있다. 이는 기업 인수?합병의 남발을 막아 기업경영권을 지켜주려는 취지이다. 유럽도 외국 자본에게는 주식의결에 차등을 두어 자기나라 주주를 우선시하며 인수?합병에 대해 기업경영권을 지켜주고 있다. 이마저도 유럽은 국가산업에 중요한 핵심 분야의 경우 정부가 거부권을 행사하여 인수?합병을 막을 수 있도록 경영권을 보호하고 있다. 2004년 7월 15일, 대한상공회의소 자료에 의하면 차등의결주를 채택한 기업비율은 스웨덴 55.4%, 이탈리아 41.3%, 핀란드 36.4%, 영국 23.9%, 독일 17.6%, 미국 11.5% 등이라고 한다.

 

- 맺음말

 

어떠한 사물현상이든지 거기에는 일반적 속성과 더불어 해당 사물 현상만이 지니고 있는 특수성 역시 있기 마련이다. 한국경제 역시 예외가 아니다. 한국경제의 자본주의적 지표는 IMF 구조조정을 계기로 경제구조가 변화하였다. 미국자본을 중심으로 한 외국자본은 IMF 이후 물밀듯이 밀려들며 국내경제구조를 재편하고 있다. 특히나 외국자본은 핵심유량기업, 금융산업 중심으로 투자를 확대하며 한국경제의 심장부로 진입하고 있는데도 정부부처에서는 아직도 맹목적인 외자유치 만능론이 판치고 있다.

 

외국자본은 과연 만병통치약인가?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한국경제 지표를 단순 점검하는 차원을 뛰어넘어 다각도로 분석하고 다른 나라 지표와 비교하면서 한국경제의 자본주의적 성격을 종합적으로 분석, 파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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