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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피할 수 없는가

불철주야

by 붉은_달 2012. 9. 7.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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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일단 전쟁이 시작되면 한반도와 부속 도서 전체를 점령하는 <통일대전>으로 가져가겠다는 입장이며, 미국 본토까지 직접 공격하겠다는 계획을 숨기지 않고 있다. 한국전쟁 당시에는 미국 본토를 직접 공격할 수단이 없었지만 지금은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 전쟁 양상이 60년 전과는 완전히 다를 것이다.


전쟁은 피할 수 없는가


동북아의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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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포연이 한반도를 빠르게 뒤덮고 있다. 언론은 비중 있게 다루지 않고, 정부는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그래서 국민들 속에서 뚜렷한 반응은 없지만 전쟁 발발은 이제 기정사실이 되고 있다.


전면전 계획을 승인한 김정은 제1위원장



전쟁의 징후는 북한에서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8월 17일 북한 언론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서해 최전선인 장재도와 무도를 방문했다고 밝혔다. 여기서 김정은 제1위원장은 ≪우리의 자주권이 행사되는 수역 또는 지역에 단 한발의 포탄이 떨어져도 지체 없이 섬멸적인 반타격을 가함으로써 천금을 주고도 살수 없는 기회를 절대로 놓치지 말라≫며 ≪우리의 영토에 단 한 점의 불꽃이라도 떨군다면 그것을 서남전선의 국부전쟁으로 그치지 말고 조국통일을 위한 성전으로 이어가라≫고 명령했다.


이어 19일에는 북한 내 4개 단체 합동성명을 통해 김정은 제1위원장의 17일 명령을 재확인하였고, 20일에도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침략자들의 선불질에 섬멸적반타격을 안기고 조국통일대전으로 이어나가려는것이 우리 군대와 인민의 확고한 의지≫라고 강조하였다.


21일 발표한 인민군 판문점대표부 성명은 한 걸음 더 나아갔다. 북한은 성명에서 ▲정전협정이 파괴되었으므로 구애받지 않고 아무 때나 물리적 행사를 할 것이다 ▲물리적 대응은 한계가 없이 벌어진다 ▲전쟁이 시작되면 통일을 이룩하는 무자비한 성전이 될 것이며 정전 없이 끝까지 간다고 밝혔다. 미국이나 이명박 정부가 먼저 공격을 할 경우 반격한다는 전제조건마저 사라진 것이다.


한편 8월 25일 김정은 제1위원장은 8.25경축연회 연설에서 서해 최전선에서 내린 명령을 위한 작전계획을 검토하고 최종 서명까지 마쳤다고 밝혔다.


북한 노동신문은 27일 기고문을 통해 이날 연설에 ≪역사적 및 물리적 의미가 담겨져 있다≫며 ≪침략자들에게 내리는 징벌의 선언들이 이 땅을 수없이 흔들어왔지만 조국통일대전에 대한 최종적인 명령을 울린 8.25의 뇌성은 기나긴 역사의 대결에 종지부를 찍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이 기고문은 ≪다시 바라지 않는 전쟁이 일어난다면 그때에는 하룻밤 자고나면 서울이 점령 되었다는 소식, 두밤 자고나면 제주도에 공화국기발이 꽂혔다는 소식, 미국이라는 땅덩어리가 지옥으로 변하였다는 소식이 우주를 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보이기도 했다.


같은 날 일본 조선신보도 기사를 통해 ≪세기와 세기를 이어 지속되어온 군사적 대결이 과거와 구별되는 단계에 들어섰음을 말해주는 것≫이라고 연설의 의미를 규정했다.


한국전쟁 전야와 유사한 상황


이런 일련의 발언과 보도들은 8월 말에 진행한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에 대한 대응 차원으로 보기에는 너무 과도하다는 점을 쉽게 알 수 있다. 북한의 최근 행보는 ▲지난 7월 말~8월 초 북미 싱가포르 접촉에서 <선(先) 적대정책 폐기>를 요구한 것 ▲지난 7월 25일 정전협정을 앞두고 ≪우리에게는 미국과 평화협정을 체결하여 문제를 푸는 방법도 있고 조선반도에서 전쟁의 화근을 송두리째 들어내어 항구적인 평화를 실현하는 방법도 있다≫며 미국을 압박한 외무성 대변인 담화 ▲이른바 <동상을 까부수는 모임>(동까모) 테러미수사건에 대한 강경한 대응 ▲지난 4월 특별행동 경고와 그 이전인 3월에 있었던 이명박 대통령 이름을 쓴 표적에 도끼를 던지며 군사훈련을 한 장면을 공개한 것까지도 거슬러 올라가 함께 살펴봐야 한다.



즉 북한은 미국과 이명박 정부가 대북적대정책을 넘어서서 북한을 붕괴시키기 위한 군사 행동에 돌입했다고 판단하였으며, 더 이상 대화와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결론내린 것으로 보인다. 다시 말해 아무리 대화와 협상을 진행하여도 미국은 제국주의적 속성을 버리지 않고 북침전쟁 의사를 버리지 않을 것이며 결국 언젠가는 전쟁을 통해 결판을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어차피 전쟁이 나야한다면 수동적으로 방어만 하지 않고 오히려 적극적인 공격을 통해 한반도 문제의 뿌리를 뽑겠다는 구상인 것이다.


북한의 이런 판단은 한국전쟁 당시와 유사하다. 알다시피 한국전쟁 발발 과정에 대한 남북의 공식 입장은 정반대다. 북한의 공식 입장은 한국이 먼저 공격을 해서 반격을 통해 통일을 이루려 했다는 것이다. 사실 해방 후부터 한국전쟁 전까지 38선 부근에서 무력충돌은 끊임없이 있어왔다. 서로 땅을 뺏고 뺏기는 공방전이 계속되었기에 일각에서는 6월 25일은 전쟁을 전면화한 날일 뿐 한국전쟁은 이미 그 전부터 시작되고 있었다는 주장을 펴기도 한다.


아무튼 북한의 주장에 따르면, 당시 북한은 ▲미국이 전면전을 준비하고 있으며 ▲전쟁을 피할 수 없고 ▲6월 25일에는 모든 전선에서 공격이 개시되었기에 ▲전쟁의 근원을 제거하기 위해 전면적 반격에 나섰다는 것이다. 지금 북한의 판단도 이와 유사하다고 하겠다.


북한은 일단 전쟁이 시작되면 한반도와 부속 도서 전체를 점령하는 <통일대전>으로 가져가겠다는 입장이며, 미국 본토까지 직접 공격하겠다는 계획을 숨기지 않고 있다. 한국전쟁 당시에는 미국 본토를 직접 공격할 수단이 없었지만 지금은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 전쟁 양상이 60년 전과는 완전히 다를 것이다.



미국에 대한 공격은 미국의 개입 여부를 지켜본 후 결정하기보다는 전쟁을 시작하는 시점에서 가장 먼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왜냐하면 미국을 방치한 채 남북 사이에 전쟁을 개시하면 전쟁 중간에 미국의 핵공격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한국군도 미군의 지원을 기다리며 더 격렬하게 저항하여 남북 양측의 피해가 커질 수도 있다. 따라서 전쟁이 시작되면 가장 먼저 미국 본토가 공격당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월 15일 열병식에서 차량 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공개한 것도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기 위함이었을 것이다.


전쟁에 무방비로 노출된 한국 사회


일각에서는 북한의 이런 모습이 북한 내부의 체제 결속을 위한 의도적 행동이며 따라서 실제 전쟁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하지만 북한 체제에 분열이나 혼란이 조성되고 있다는 특별한 정황은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았다. 오히려 북한을 방문한 외국인들은 북한 사회가 상당히 안정되어 있으며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고 증언한다.


또 다른 사람들은 국내 대선 정국과 연결 지어 이른바 <적대적 공생관계>를 이야기하기도 한다. 한 마디로 북한이 안보정국을 조성해 보수여당의 재집권을 도와준다는 것이다. 이런 주장에 대해 두 가지 지점에서 모순을 찾아볼 수 있다. 첫째는 역사적 경험을 통해 볼 때 북한 입장에서는 보수정당이 집권한 시기보다는 국민의 정부나 참여정부가 집권한 시기에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더 많은 이익을 봤다는 점이다. 따라서 북한이 보수정당의 재집권을 도와줄 아무런 이유가 없다.


둘째는 정작 보수집단은 지금의 사태를 북풍몰이로 활용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오히려 너무 잠잠해서 이상할 정도다. 그 동안 보수정당이나 보수언론들은 북한의 대남강경발언에 대해 과장보도를 하면서 북한의 호전성을 강조하고 국내 공안 분위기를 조성해 왔다. 그것이 반북을 노선으로 하는 자신들의 기득권 유지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은 북한의 발언 수위에 비해 보수집단의 반응은 너무 조용하다. 진짜 겁을 먹은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이렇게 놓고 볼 때 전쟁이 일어나는 것은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하겠다. 물론 북한은 자신들의 영토나 영해에 <불꽃>이 튀면 전면전을 한다는 전제조건을 달았다. 따라서 미국이나 이명박 정부가 군사분계선 부근에서 훈련을 하지 않으면 전쟁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미국과 이명박 정부가 대북적대정책을 철회할 가능성은 아직까지 매우 낮은 형편이고, 대북적대정책을 유지하는 한 북한에 대한 군사적 압박과 붕괴를 유도하는 위험천만한 행동은 계속될 것이다.


특히 주목할 지역은 서해다. 서해는 아직도 해상분계선이 명확하지 않은 지역이다. 이곳에는 남과 북 모두 자신들의 영해라고 주장하는 수역이 존재한다. 남과 북은 이곳에서 자신들의 수역을 실효지배하기 위해 무력충돌도 불사해 왔다. 이곳에서 충돌이 시작될 가능성은 매우 높은 것이다.


만약 전쟁이 나면 한국 사회는 엄청난 혼란에 휩싸일 것이다. 진보세력은 이런 상황에 얼마나 대비하고 있을까. (2012.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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