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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대회의 부적절한 발언들과 슬기로운 대처법

불철주야

by 붉은_달 2011. 10. 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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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동당 지도부들은 당원들의 매서운 비판에 귀를 기울이고 자신을 돌아보며, 당원들과 노동자, 농민들을 찾아가야 한다. 직접 당원들과 노동자, 농민들 속에 들어가 그들이 무엇을 진정 바라고 있는지 들어보는 것이 가장 현명하고 정확한 해법이다


당대회의 부적절한 발언들과 슬기로운 대처법


동북아의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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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5 민주노동당 당대회의 여파가 아직도 가시지 않고 있다. 진보정치세력의 통합을 위해 모인 당대회가 오히려 분란을 촉발시킨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지금의 혼란을 슬기롭게 극복하지 못한다면 민주노동당의 역사에 커다란 오점으로 남을 것이다.


논란의 핵심은 당대회 결과보다는 당대회 과정과 전후에 나타난 일부 인사들의 부적절한 발언들에 있다. 특히 강기갑 의원, 권영길 의원, 김성진 최고위원,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 등에게 화살이 집중되고 있다.


기성 정치인들의 모습을 닮아가는 데에 실망


우선 권영길, 강기갑, 천영세 등 전직 대표들이 당대회를 앞두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참여당과의 통합추진 여부 표결 자체를 반대한다”며 “표결이 강행된다면 통합 반대입장을 표할 것”이라고 밝힌 데 대해 부적절했다는 주장들이 나오고 있다. 당 내 문제를 가지고 당 밖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게 내용의 옳고 그름을 떠나 일단 보기 좋은 모양새는 아니었다는 것이다.


또한 전직 대표들은 기자회견에서 “통합 여부에 대한 이견이 존재하는데도 당 지도부가 이를 무시하고 표 대결로 몰아간다면 자칫 분당사태와 같은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하였는데 이는 이미 ‘분당’의 아픔을 가지고 있는 민주노동당의 상처를 건드리며 당원과 대의원들을 압박한 것으로 역시 부적절했다는 견해가 존재한다.


이번 당대회 안건은 국민참여당과 진보신당 통합파 가운데 선통합, 후통합의 순서를 정하는 게 아니라 어떤 경로와 순서로든 통합의 대상인가 아닌가만 정하자는 것이었다. 따라서 진보신당 통합파와 우선 통합하고 국민참여당과는 나중에 통합하자는 주장을 하는 사람들도 당연히 안건에 찬성했어야 한다. 그럼에도 국민참여당을 후통합 대상으로 보는 많은 대의원들이 반대표를 던졌다. 그리고서 당대회가 끝나자 다시 국민참여당과 함께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많은 당원들은 이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권영길 의원에 대해서는 당대회에서 강규에도 없는 긴급발언을 하면서 참여정부 인사들을 “용서할 수 있어도 잊을 수 없다”며 국민참여당과 통합을 반대해놓고 바로 다음날 트위터에 “참여당은 2012 승리의 길을 함께 걸어가야 할 동지”라고 하여 비판이 집중되고 있다. 표대결이 끝나자마자 180도 다른 말을 하는 게 기성 보수정치인의 모습을 보는 듯하다는 것이다.


또한 긴급발언에서 민주노총 산별연맹을 하나씩 열거하면서 이들이 국민참여당과 통합을 반대하고 있다고 하였는데 현장에서 즉시 반발을 불러왔다. 자신들은 반대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이 역시 안건 부결을 위해 확인되지도 않은 사실을 기정사실화한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다.


강기갑 의원에 대해서도 당대회에서는 반대표를 던지고서 다음날 BBS 전경윤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국민참여당과의 통합 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주장도 상당하다며 앞으로 여러 가지 부분들이 많이 열려있다고 말한 점을 비판하고 있다. 권영길 의원과 마찬가지로 입장 바꾸기를 한다는 것이다.


김성진 최고위원의 경우 작년 인천시당 위원장 시절 ‘복지국가와 진보정치대통합을 위한 시민회의’ 준비위원으로 활동하여 당내 논란이 된 적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반대 입장을 보여 비판을 받고 있다. 시민회의는 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 진보신당, 창조한국당과 시민회의가 통합하자는 입장을 가진 단체였기 때문이다. 결국 당원들이 국민참여당과 통합을 주저할 때는 통합을 주장하다 정작 당원들이 통합을 원할 때는 통합을 반대하는 행보를 보인 셈이 되었기에 도대체 본심이 뭐냐며 비판을 받는 것이다.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의 경우 당대회에서 강규에도 없는 신상발언을 강행하여 이번 안건이 통과되면 민주노총의 배타적 지지가 철회될 수 있다고 하여 많은 당원들이 ‘협박’으로 느낀 점에 대해 비판이 집중되고 있다. 배타적 지지는 민주노총 대의원대회 결정사항이지 위원장의 권한이 아니며 민주노총 중집 결정사항에도 이와 관련한 내용은 없었다. 결국 김영훈 위원장은 민주노총의 입장을 이야기한 게 아니라 개인의 입장을 이야기한 셈이 되었기에 비판을 하는 것이다.


이처럼 많은 당원들은 당대회 안건에 반대표를 던진 것 자체보다는 국민참여당과 통합해야 한다면서도 반대표를 던지는 등 앞뒤에서 서로 다른 입장을 보이거나, 반대표를 만들기 위해 사실을 왜곡하거나 개인 입장을 조직 입장인양 주장했던 것에 대해 비판하고 있다. 시종일관 반대 입장을 피력한 ‘다함께’에 대해서는 아무도 비판하지 않는 것과 대비된다. 당 누리집 게시판에는 당사자의 해명글이 올라오는 경우도 있으나 오히려 더 논란에 불을 붙이고 있다.


감정이 앞서면 건전한 비판과 토론이 불가능


민주노동당과 진보운동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인사들의 이런 부적절한 언행에 대해 당원들이 비판하는 것은 결코 부정적인 현상이 아니다. 아래로부터의 비판이 활발할수록 그 조직은 관료주의, 권위주의가 없고 민주주의가 보장되는 조직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 민주노동당 당게토론방을 비롯하여 일각에서 나오는 일부 이야기들의 표현 수위가 건전한 비판을 넘어서고 있어 문제다. 과도한 논리비약, 사실 왜곡, 막말과 욕설 등 비판을 통해 올바른 길을 모색하는 것과는 관계없는, 아니 오히려 방해하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물론 이런 글들이 올라오는 것 자체가 당원들이 얼마나 분노하는지를 보여주는 징표다. 하지만 그렇다고 결코 좋은 모습이라고도, 올바른 모습이라고도 할 수 없다.


비판은 어디까지나 논리적으로 차분하게 감정을 가라앉히고 해야 효과가 있다. 서로 입장이 다르다고 감정싸움을 하면 종국에는 함께 못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올 수 있다. 이는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이 바라는 일이다. 입장이 다르더라도 결국 진보와 통일을 바라는 이들이 모여서 만들고 지켜온 것이 민주노동당이다. 단결이 모든 것에 우선한다. 비판도 단결을 해치는 식으로 해서는 안 된다.


마찬가지 이치에서 지금도 국민참여당에 대한 비방과 비난을 계속하는 이들이 있는데 이 역시 자제해야 한다. 왜냐하면 국민참여당과 통합을 하던 하지 않던 연대의 대상임은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연대의 대상을 존중하는 것은 기본 예의다. 국민참여당을 욕하는 것은 결국 야권연대를 부정하고 파괴하자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자기 뜻과 다르다고 욕설을 늘어놓는 것은 결코 진보인의 참된 자세가 아니다. 우리는 진보대통합을 하자는 것이었지 분열하자는 것이 아니었다. 욕설이나 사실 왜곡, 과도한 비난을 자제하고 감정을 가라앉힌 상태에서 자신의 입장을 피력하고 상대의 잘못도 비판해야 한다. 그것이 단결을 유지하는 길이며 민주노동당이 지금의 아픔을 딛고 더 크게 성장하는 길이다.


끝으로 민주노동당 전현직 지도부들은 당원들의 매서운 비판에 귀를 기울이고 자신을 돌아보아야 한다. 또한 지금처럼 어려울수록 당원들과 노동자, 농민들을 찾아가야 한다. 당대회에서 의견이 충돌한 것도 결국 당원들과 노동자, 농민들의 뜻이 무엇이냐에 대해 서로 다른 주장을 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직접 당원들 속에, 노동자, 농민들 속에 들어가 그들이 무엇을 진정 바라고 있는지 들어봐야 한다. 그것이 가장 현명하고 정확한 해법이다. (201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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