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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5정신은 전 민족의 절박한 요구

토론게시판

by 붉은_달 2012. 8. 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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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연대 8.15기획글 4


6.15 공동선언 12주년인 올해, 한반도의 안보시계는 폭풍전야, 전쟁직전이다. 이명박 정부 집권 이후 기만적인 통일정책이 이어지다가 2010년 5.24 조치를 계기로 남북간 대화의 틀은 완전히 파괴되었다. 통일의 물고를 트려던 김대중, 노무현 정부시기 남북의 노력은 이제 군사행동을 예고하는 긴박한 상황으로 돌변하고 말았다. 


사라진 6.15정신


이명박 정권 집권 이후 6.15정신은 실종되었다. 지난 5년간 남북관계는 오로지 후퇴와 단절만 이어지다 결국 극한 대립상황에 이르고 말았다.


6.15정신이란, 외세의 눈치를 보지 않고 우리 민족의 힘에 의거해 조국을 통일하겠다는 민족자주정신이다. 또한 남북은 서로를 통일의 상대로 인정하고 차이점보다 공통점에 근거해 신뢰를 구축해나가겠다는 입장이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는 6.15 정신에 입각해 총 21차례의 남북장관급 회담과 총 18차례의 남북장성급 군사회담을 진행하였다. 그러한 남북의 노력으로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 등의 통일사업이 꽃필 수 있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남북정상의 합의였던 6.15 공동선언과 10.4선언을 폐기하고 대북적대노선을 분명히 하였다. 이명박 정부가 거론한 “비핵 개방 3000”은 북의 핵문제를 통일의 전제조건으로 끌어들인 것으로, 통일논의를 활성화하기는커녕 북 당국의 반발만 사고 말았다. 특히 논란의 와중에 있던 천안함 침몰사건을 북의 공격으로 단정하고 추진한 2010년의 5.24조치 이후 남북의 교역은 급감하였으며 6.15정신은 완전히 사라졌다. 


2010년 11월의 연평도 포격전 이후, 이명박 정부는 “국지도발대비”라는 이름으로 대북군사활동에서 자위권 범위를 크게 늘려놓고 노골적으로 북을 자극하고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탈상 전이었던 2012년 2월 28일, 군은 인천의 군부대 내무반에 북지도부를 노골적으로 비난하는 문구를 게시하고 이를 언론에 공개하였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향후 어떤 정치적 노선을 밝히든 간에 그것과 관계없이 이명박 정부는 북 당국을 대화의 상대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노골적인 적대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급기야 7월 19일 북의 조선중앙통신이 국경도시의 김일성 주석 동상을 은밀히 폭파시키려던 일당을 체포하였다고 주장하며 탈북자 전영철의 기자회견을 중계하는 사건이 터졌다. 회견에서 전영철은 상당히 구체적이고 자세하게 동상폭파계획을 진술하였으며 이 폭파계획에 미국과 한국 정보기관이 깊숙이 개입해있다고 폭로하였다.

도시의 공공 시설물을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고 비밀리에 폭파하는 것은 사실상 테러에 해당한다. 북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이명박 정부가 6.15정신은 고사하고 북의 공공시설물을 폭파하려는 테러행위에 깊숙이 개입했다는 것이 된다. 


이명박 정부 5년만에 6.15정신은 완전히 사라졌다. 


실종된 교류협력


이명박 정부가 대북적대정책을 분명히 하면서, 남북교류협력도 사실상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2007년 10.4 선언에 의하면 금강산 관광을 뛰어넘어 백두산관광을 활성화할 남북정상의 합의가 있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백두산 관광은커녕 금강산관광마저 중단시켜버리고 말았다. 2008년 7월 11일, 인민군 초소 영내로 진입한 금강산 관광객이 총격에 사망하자, 이명박 정부는 북 당국에 재발방지를 요구하며 금강산 관광을 중단하였고 지금까지 금강산 관광은 가로막혀 있다. 


현재 유일하게 남아있는 교류협력사업은 개성공단이다. 그러나 개성공단도 약 2000만평을 아우르는 원래의 3단계 개발계획에 비한다면, 10년이 다 되어가도록 계획의 0.1%에 불과한 2만8000평 규모의 시범단지에 머무르고 있는 초라한 실정이다. 특히 2008년 미국발 경제위기 이후 개성공단은 한국중소기업에게 소중한 대안으로 부상할 수 있었지만, 이명박 정부는 개성공단을 외면해버리고 말았다.


물론 이명박 정부의 집권 초기, 남북간에는 비밀접촉 정황도 있었으며 특사방문에 의한 남북정상회담이 타진되었던 적도 있었다. 2009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장례에 북측 조의단이 방문하여 조의일정을 늦춰가면서 이명박 대통령을 예방하였고, 이후 임태희 대통령실장은 제3국에서 북측의 김양건 통일전선부장과 비밀리에 회동해 남북정상회담을 타진하였다고 인정하였다. 


그러나 이같은 시도는 형식으로 그쳐 버리고 말았다. 이명박 정부는 이전 정부가 쌓아온 대북신뢰를 완전히 무너뜨렸고, 남북간 합의보다는 미국의 입김을 더 중시하고 반북대결정책을 고수해 북의 반발을 사고 말았다. 급기야 이명박 정부는 정부비밀접촉 자리에서 천안함과 관련해 북측에 사과 비슷한 것이라도 해달라고 종용하다가 북측이 이를 공개해 대망신을 당하기도 하였다.


6.15 공동선언의 환호가 불과 어제의 일 같은데, 노무현 대통령의 군사분계선을 통한 방북이 눈앞에 생생한데, 한반도 정세는 이명박 정부가 집권한 후 불과 5년 만에 180도 판이하게 달라져버리고 말았다.


갈등의 원인 : 이명박 정부의 대북적대노선


남북관계가 이렇게까지 신뢰를 잃게 된 주요한 원인은, 이명박 정부의 노골적인 대북적대노선에 있다.


지난 시기 노무현 정부는 북미관계의 중재자를 자임하며 6.15 정신을 존중하고 6자 회담에도 적극적으로 임했다. 물론 한미동맹에 결박당한 한국외교의 처지에서 “북미 중재”가 근원적 한계가 있었지만 노무현 정부는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해 북미 관계를 중재하려 많은 애를 썼고 그런 부분이 한반도 긴장해소에 일부 기여한 측면도 있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6.15정신을 외면하였다. 북미관계의 중재는커녕 “한미동맹 우선”, “북 정권 붕괴”를 내외에 천명하며 대북 적대정책을 선도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2008년 11월 17일, 미국을 방문한 가운데 가진 워싱턴 특파원 간담회에서 “자유민주주의 체제에서 통일하는 게 최후의 궁극 목표다”라고 발언하면서 흡수통일론을 숨기지 않았고, 최근에는 흡수통일 재원을 마련한다며 “통일항아리”를 만들어놓고 자신의 5월 월급 전액을 넣으며 북정권 붕괴정책을 명백히 드러내었다.. 


대북적대의식에 강하게 사로잡혀 있던 이명박 정부는 핵과 미사일로 미국에 맞서는 북에게는 식량, 비료를 협력할 필요가 없으며, 남북경제협력을 중단하면 자존심강한 북도 결국 고개를 숙일 것이라는 일면적 분석 아래 남북관계를 파탄시켜 북의 이른바 “항복”을 이끌어내겠다는 비현실적인 주관에 사로잡혀 있었다. 이명박 정부는 나아가 미국을 대신해 한반도 긴장을 높이며 오바마 행정부가 대북정책을 구상할 시간을 벌어주는 위험천만한 도박에 나서고 있다.


취임 전부터 통일부를 없애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것이 이명박 정부였다. 이명박 정부는 이제 형식상 내세웠던 “비핵 개방 3000”이나, “그랜드 바겐”이라는 방안마저 제쳐놓고 북 정권 붕괴정책을 노골적으로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북은 세계최대의 군사력을 보유한 미국과도 60년째 군사대결을 지속하고 있는 유일한 나라다. 이명박 정부가 남북협력을 중단했다고 해서 북 당국이 고개를 숙일 가능성은 애당초 존재하지 않는 것이었다. 


6.15를 지켜야 평화가 있다.


총포성이 난무하는 대단히 위급한 정세이지만 우리 민족은 슬기로운 해법을 가지고 있다. 지난 2000년, 역사적인 평양방문에서 김대중 대통령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합의한 6.15 공동선언의 정신을 살리는 것이다. 이는 2007년, 노무현 대통령의 평양방문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10.4 선언 채택으로 재확인되었던 것이기도 하다. 


남북 정상은 10.4 선언에서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에 합의함으로써 서해충돌이 일어날 가능성 자체를 미연에 방지하고자 하였다. 남북경제협력으로 마련된 개성공단은 서부전선의 첨예한 군사대치에 하나의 완충지대를 형성하였고 금강산 관광지구는 동부전선에 하나의 완충지대를 형성하였다. 10.4 선언에서 남북정상이 합의하였던 “해주항 활용”문제와 경의선 연결이 실현되었더라면 지금 남북관계는 더욱 발전해 사실상의 통일단계에 진입하고도 남았을 것이다. 또한 남과 북은 10.4 선언에서 명기된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국제사회에서도 공동의 목소리를 낼 수도 있었을 것이다.


이명박 집권 5년 만에 무르익은 통일을 걷어치우고 전쟁으로 달려가는 현 정국은 6.15 공동선언의 중요성을 절절히 일깨워 준다. 6.15 공동선언을 한사코 방해하는 이명박 정부는 퇴진해야 응당하다. 6.15를 살리면 통일이지만 6.15를 죽이면 전쟁밖에 남지 않는다는 것. 2012년에 반드시 6.15 공동선언을 이행하는 정부를 수립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전쟁반대, 평화수호의 해답은 6.15 공동선언을 지키는 것이다. 6.15 공동선언을 되살리지 않는다면 한반도의 군사적 충돌은 피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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