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호석 (통일학연구소 소장)
광명성 3호와 나비데 엘모 사나앗의 질량격차
조선우주공간기술위원회가 대변인 담화를 통해 2012년 4월 12일부터 16일 사이에 광명성 3호를 쏘아올릴 것이라고 발표하였던 2012년 3월 16일로부터 엿새 뒤인 3월 22일 이란의 관영통신사 <이슬람공화국통신(Islamic Republic News Agency)>이 흥미로운 보도기사를 내놓았다. 이란우주국(Iranian Space Agency)의 하미드 파젤리(Hamid Fazeli) 국장이 전한 말을 인용한 보도기사는, 이란이 2012년 3월부터 8월 사이에 우주캡슐(space capsule)을 쏘아올릴 것이라고 발표한 것이다.
인공위성과 달리 우주캡슐은 우주공간에서 일정한 기간 동안 임무를 수행한 뒤에 지구로 귀환하는 고도의 우주공학기술이 있어야 쏘아올릴 수 있다. 우주캡슐을 쏘아올리는 기술을 더 발전시키면 우주인을 태운 우주선(spacecraft)을 쏘아올리게 된다. 전 세계에서 우주선을 쏘아올린 나라는 미국, 러시아, 중국 세 나라 뿐인데, 이란이 올해 8월 이전에 우주캡슐을 쏘아올리며 첨단우주개발기술을 발전시키고 있으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위의 보도기사는 이렇게 이어진다. 이란은 원숭이 한 마리를 태운 회수형 생물실험캡슐을 자국산 위성운반로켓 카보쉬가르 5호(Kavoshgar-5)에 실어 올해 8월 이전에 지구궤도로 쏘아올릴 것인데, 이러한 회수형 생물실험캡슐 발사실험은 2021년까지 유인우주선을 쏘아올리려는 야심찬 우주개발계획의 서막이라는 것이다. 이란이 회수형 생물실험캡슐을 쏘아올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란은 원숭이 한 마리를 태운 회수형 생물실험캡슐을 실은 카보쉬가르-4호를 2011년 9월에 쏘아올렸으나 실패한 적이 있는데, 올해 다시 도전하는 것이다.
남측에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란은 2012년 2월 3일 나비데 엘모 사나앗(Navid-e Elm-o Sana'at)이라는 이름의 자국산 위성을 자국산 위성운반로켓 사피르(Safir)에 실어 지구궤도로 쏘아올렸다. 이 위성의 이름은 ‘과학과 산업의 약속’이라는 뜻인데, 위성의 질량(mass)은 50kg이다.
앞으로 며칠 뒤에 북측이 쏘아올릴 광명성 3호의 질량은 100kg이므로, 위성의 질량을 비교하면 나비데 엘모 사나앗은 광명성 3호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 요즈음 소형위성을 제작하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라고는 하지만, 질량이 50kg밖에 되지 않는 소형위성의 기능은 제한적이다. 질량이 100kg 정도는 되어야 실용위성 기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다.
이란이 질량 50kg급 소형위성을 쏘아올린 까닭은, 질량 100kg급 위성을 제작하지 못하기 때문이 아니라, 질량이 50kg을 넘어서는 큰 위성을 쏘아올릴 강력한 위성운반로켓을 아직 제작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위성의 질량격차를 보면, 이란이 개발한 위성운반로켓 사피르의 추력(thrust)은 북측이 개발한 위성운반로켓 은하 3호의 추력에 비해 절반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위성운반로켓 제작기술수준에서 그처럼 북측보다 훨씬 뒤쳐진 이란이 올해 여름에 우주캡슐을 쏘아올리고 유인우주선 개발사업을 추진하는 것을 보면, 이란보다 11년 먼저 위성을 쏘아올린 북측도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우주캡슐을 쏘아올릴 수 있고, 머지 않아 우주선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북측이 외부에 발표하지 않았지만, 내부적으로 우주캡슐과 우주선을 개발하는 사업을 조용히 추진하는 중인지도 모른다.
지금 우주개발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아시아의 신흥우주개발국들인 이란과 인도의 우주개발경험을 추적하면, 발사시각이 임박한 광명성 3호의 의미와 전망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다.
이란의 위성개발경험이 말해주는 사연
이란의 위성개발경험을 보면, 이란이 러시아와 이탈리아로부터 위성제작기술을 전수받았음을 알 수 있다. 전수내역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1997년 초 이란은 메스바(Mesbah)라는 통신위성을 개발하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위성제작기술을 러시아로부터 전수받기 위해 1998년 3월에 이란-러시아 협정을 체결하였다. 2003년 2월 1일 이란은 1억2,500만 달러가 들어가는 조흐레(Zohreh)라는 위성을 개발하는 사업을 러시아의 아비아엑스포트(Aviaexport)와 추진하려고 하였으나 이란 의회에서 부결되는 바람에 계약체결을 중단하였다. 2003년 2월 19일 이란은 이탈리아의 우주개발회사 까를로 가바찌 우주(Carlo Gavazzi Space)와 협정을 맺고 메스바라는 위성을 개발하는 사업을 계속 추진하였다. 2005년 1월 31일 이란은 러시아 연방우주국, 로사비아코스모스(Rosaviakosmos), 아비아엑스포트와 1억3,200만 달러가 들어가는 위성개발사업을 위한 협정을 체결하였다.
이란실용연구원(Iranian Institute of Applied Research)은 러시아로부터 위성제작에 요구되는 기술지원을 받으며 위성개발에 박차를 가하여 협정체결 이후 아홉 달만에 첫 위성을 만들어냈다. 그리하여 2005년 10월 27일 이란은 자국산 첫 위성 시나 1호(Sina-1)를 러시아산 위성운반로켓에 실어 러시아의 플레세츠크 우주발사장(Plesetsk Space Center)에서 쏘아올렸다.
이란의 우주개발경험이 말해주는 흥미로운 사실은, 이란이 위성제작기술을 러시아로부터 전수받으면서, 위성운반로켓제작기술은 북측으로부터 전수받았다는 점이다. 이란의 위성운반로켓제작기술 전수내역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이란이 준중거리 미사일(MRBM) 샤하브 3호(Shahab-3)를 처음으로 공개한 때는 1998년 9월 25일이다. 이 미사일은 무게 1t짜리 탄두를 탑재하고 1,930km를 날아간다. 그런데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이란은 미사일 핵심부품인 로켓엔진을 자력으로 만들지 못하였다. 로켓엔진을 만드는 기술적 난제를 자력으로 풀지 못하였던 이란은 미사일강국인 북측에게 기술지원을 요청하였다. 이란으로부터 기술지원요청을 받은 북측은 1996년에 노동 1호 미사일 12기를 이란에 수출하고 로켓엔진제작에 관한 기술지원도 제공하였다. 따라서 1998년 9월 25일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진행된 이란혁명수비군 분렬행진에서 처음으로 공개된 샤하브 3호는 이름만 그렇게 이란식으로 붙였을 뿐이지, 실제로는 자국산 미사일이 아니라 북측에서 완제품으로 수입한 노동 1호 미사일에 도색만 다시 한 것이었다.
이란은 1998년 7월 22일에 샤하브 3호 미사일을 처음으로 시험발사하였는데, 당시 이란은 아직 샤하브 미사일을 개발하기 전이었으므로 그 날 시험발사한 것은 샤하브 미사일이 아니라 북측에서 수입한 노동 미사일이었다. 이런 정황을 살펴보면, 북측은 광명성 1호를 실은 위성운반로켓을 쏘아올리기 전에 이란에서 그 위성운반로켓을 미리 시험발사하고나서, 1998년 8월 31일에 광명성 1호를 동해위성발사장에서 쏘아올린 것이었음을 알 수 있다. 2005년 7월 19일 제인스 디펜스 그룹(Jane's Defense Group)이 펴낸 자료 ‘제인스 전략무기체계(Jane's Strategic Weapon System)’에 따르면, 이란 대표단과 파키스탄 대표단이 1998년 8월 31일 동해위성발사장에서 광명성 1호 발사현장을 참관하였다.
1990년대 후반기에 이란은 북측으로부터 수입한 노동 1호 미사일을 가지고 북측의 기술지원을 받으며 연구와 시험제작을 거듭하였다. 1999년 2월 7일 이란은 위성운반로켓으로 사용할 샤하브 미사일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이것은 이란이 실전용 미사일과 위성운반로켓으로 각각 사용하는 이중용도로 샤하브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었음을 말해준다. 이란이 실전용 샤하브 미사일 개발을 끝마친 때는 그로부터 5년이 지난 2004년이다. 2004년 8월 11일 이란은 사거리 1,800km의 샤하브 미사일을 시험발사하였고, 같은 해 9월 17일에는 사거리를 2,500km로 늘인 개량형 샤하브 미사일을 시험발사하였다. 이란이 북측의 기술지원으로 미사일을 개발한 내막을 간파한 미국 국방부는 이란의 샤하브 미사일이 북측의 노동 미사일을 모방생산한 복제품(copy)이라고 보았는데, 그것은 사실이다.
이란은 북측에서 수입한 노동 1호 미사일을 1998년 7월 22일에 시험발사한 이후 2003년 7월까지 5년 동안 그 미사일을 모방생산하고 그 미사일의 성능을 개량하면서 여섯 차례나 시험발사하였다. 그처럼 5년 동안 진행한 여러 차례의 시험발사경험에서 얻은 기술로 위성운반로켓 제작에 자신감을 갖게 된 이란은 2004년에 이란우주국(Iranian Space Agency)을 창설하고 우주개발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게 되었다.
은하 2호와 시모르그는 ‘일란성 쌍둥이’
다른 한 편, 이란이 실전용 샤하브 미사일의 용도를 변경하여 위성운반로켓을 제작한 때는 2007년이다. 실전용 미사일의 용도를 변경하여 위성운반로켓을 제작한 곳은 이란우주항공산업기구(Iranian Aerospace Industries Organization)다. 2007년 2월 25일 이란은 자력으로 만든 첫 위성운반로켓을 쏘아올렸다고 발표하였는데, 이란우주연구소 부소장 알리 아크바 골로우(Ali Akbar Golrou)는 위성운반로켓이 지구궤도에 이르지 못하고 150km 상공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최초의 자국산 위성운반로켓 발사는 실패하였다.
첫 위성발사에서 실패를 겪은 이란은 이듬해인 2008년에 집중적으로 위성을 쏘아올렸다. 2008년 2월 4일 이란은 새로 완공한 위성발사장에서 위성운반로켓 카보쉬가르 1호(Kavoshgar-1)를 쏘아올렸다. 같은 해 8월 17일 이란은 위성운반로켓 사피르-오미드(Safir-Omid)를 쏘아올렸고, 같은 해 11월 26일 위성운반로켓 카보쉬가르 2호를 쏘아올렸는데 이 위성운반로켓은 우주공간에서 40분 동안 시험비행을 마치고 지상에 귀환하였다. 그리고 마침내 2009년 2월 3일 자국산 위성 오미드(Omid)를 실은 자국산 위성운반로켓 사피르 2호를 성공적으로 쏘아올림으로써 우주개발 선진국 대열에 합류하였다.
그런데 이란이 쏘아올린 자국산 위성 오미드는 질량이 27kg밖에 되지 않는 아주 조그만 위성이었다. 비록 실패로 끝났지만, 남측이 2009년 8월 25일에 러시아산 1단 로켓 앙가라(Angara)에 실어 쏘아올린 과학기술위성 2호(STSAT-2A)도 질량이 90kg밖에 되지 않았다. 북측이 이번에 쏘아올릴 광명성 3호의 질량이 100kg이라고 해서 북측의 위성제작기술 수준이 낮을 것으로 속단하는 것은 무지와 편견이다.
2010년 2월 3일 이란은 아직 개발 중인, 길이가 27m이고 질량이 85t인 신형 위성운반로켓 시모르그(Simorgh) 모조품을 공개하였는데, 질량 60kg짜리 소형위성을 500km 상공의 궤도에 올려놓을 수 있다고 한다. 독일의 우주공학전문가 노르베르트 브뤼게(Norbert Brügge)는 2012년 4월 7일 ‘전세계 우주발사체들’이라는 제목의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신형 위성운반로켓을 불과 2년에서 3년 사이에 만들어내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전제하고, 이란의 신형 위성운반로켓 시모르그가 북측이 2009년 4월 5일에 쏘아올린 은하 2호의 복제품이라고 하였다. 이란은 현재 공사 중인 새로운 위성발사장이 완공되는 2013년에 시모르그에 시험통신위성을 실어 쏘아올릴 계획이라고 발표하였다.
인도가 6년 걸렸으면, 북측은 3년에 끝낼 수 있다
인도가 첫 자국산 위성 로히니 1호(Rohini-1)를 쏘아올린 때는 1980년 7월 18일이다. 소련이 1957년 10월 4일에 세계 역사상 처음으로 위성을 쏘아올린 뒤로, 미국이 1958년에, 프랑스가 1965년에, 일본과 중국이 1970년에, 영국이 1971년에 각각 첫 자국산 위성을 쏘아올렸고, 인도가 영국의 뒤를 이어 일곱 번째 우주개발선진국이 되었다. 인도의 뒤를 이어 이스라엘이 1988년에 여덟 번째로 우주개발선진국이 되었고, 북측이 1998년에 아홉 번째로 우주개발선진국이 되었고, 이란이 2009년에 열 번째로 우주개발선진국 대열에 합류하였다. 현재 우주개발선진국은 위에 열거한 10개국밖에 없다.
우주개발선진국 10개국 가운데 선발 4개국이 서양에 있고, 후발 6개국이 동양에 있다. 이것은 21세기 우주개발사업이 아시아에서 활발히 전개될 것임을 예고한다. 아시아에서 북측, 중국, 일본, 인도, 이란 5개국이 21세기 우주개발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런데 북측이 하는 일이라면 무슨 일인지 알아보려고도 하지 않으면서 무턱대고 헐뜯고 왜곡하는 악습을 버리지 못하는 남측, 미국, 일본은 북측의 광명성 3호 발사를 여전히 장거리 미사일 발사라고 우기는 생억지는 부리고 있다. 그런 생억지는 그만두고, 북측의 광명성 3호 발사가 가지는 의의와 전망을 21세기 우주개발의 세계적 판도에서 바라보는 정상적인 판단력을 회복할 필요가 있다.
북측보다 18년 앞서 위성을 쏘아올린 인도의 우주개발경험을 보면, 광명성 3호를 쏘아올리는 북측의 우주공학기술이 어느 수준에 와있는지 가늠할 수 있다.
중국은 2003년 10월 15일 유인우주선 선저우(神舟)를 쏘아올렸는데, 인도는 10여 년의 시차를 두고 중국의 뒤를 쫓아가면서 2008년 10월 22일 달탐사위성인 찬드라이안 1호(Chandrayaan-1)를 달궤도에 진입시켰고, 지금은 2016년까지 유인우주선을 쏘아올리는 계획을 추진하는 중이다.
인도우주연구기구(Indian Space Research Organization)가 자국산 위성운반로켓인 증대위성발사체(Augmented Satellite Launch Vehicle) 개발사업에 착수한 때는 1980년대 초였다. 증대위성발사체는 길이가 23.5m이고 지름이 1m인 5단형 위성운반로켓인데, 질량 100kg을 약간 넘는 로히니 위성을 400km 상공의 궤도로 쏘아올리도록 설계되었다. 인도는 증대위성발사체를 1987년 3월 24일에 처음 발사하였고 1994년 5월 4일에 네 번째로 발사했는데, 두 차례는 실패하였고, 한 차례는 예정된 궤도에 못미치는 바람에 지구를 주위를 얼마 동안 회전하다가 사라져버렸고, 한 차례만 성공하였다.
북측이 2009년 4월 5일에 쏘아올린 위성운반로켓 은하 2호는 길이 32.01m, 지름 2.41m, 질량 85t인데 비해, 인도가 1987년부터 1994년까지 쏘아올렸던 위성운반로켓 증대위성발사체(ASLV)는 길이 23.5m, 지름 1m, 질량 41t이었다. 증대위성발사체에 네 차례에 걸쳐 각각 실린 로히니 위성들의 질량은 106kg, 113kg, 150kg으로 서로 달랐다. 증대위성발사체보다 훨씬 더 강력한 추력을 내는 은하 2호에 질량 100kg짜리 광명성 2호가 실렸던 것에 비해, 증대위성발사체에는 그보다 질량이 더 나가는 로히니 위성이 실릴 수 있었던 까닭은, 은하 2호가 3단형으로 설계되었던 것에 비해 증대위성발사체는 5단형으로 설계되었기 때문이다.
인도의 우주개발경험에서 주목하는 것은, 중형 위성운반로켓인 증대위성발사체를 개발한 경험을 딛고 한 걸음 더 나아가 대형 위성운반로켓인 극위성발사체(Polar Satellite Launch Vehicle)를 개발하였다는 사실이다. 인도는 극위성발사체(PSLV)를 1993년 9월 20일에 처음 쏘아올렸으나 실패하였고, 1994년 10월 15일 두 번째 발사에서 성공을 거두었다. 인도는 극위성발사체를 1993년부터 2011년까지 스무 차례나 쏘아올린 풍부한 발사경험을 가지고 있다.
2000년대에 들어오면서 인도는 자국산 극위성발사체에 자국산 위성을 싣는 것은 물론이고 다른 나라의 위성들까지 함께 실어 쏘아올리는 위성위탁발사를 시작했는데, 2008년 4월 28일 13번째로 쏘아올린 극위성발사체에는 6개국에서 제작한 위성이 10개나 실려 이 분야에서 세계 신기록을 세웠다.
4단형 위성운반로켓인 극위성발사체는 길이 44m, 지름 2.8m, 질량 294t이다. 그 위성운반로켓이 저지구궤도(LEO)까지 운반할 수 있는 위성의 질량은 3.25t이고, 태양동기궤도(HSO)까지 운반할 수 있는 위성의 질량은 1.6t이고, 지구정지궤도(GTO)까지 운반할 수 있는 위성의 질량은 1.41t이다.
은하 2호의 질량은 85t이었는데, 은하 3호의 질량은 91t으로 늘어났다. 은하 3호의 질량과 인도의 극위성발사체 질량을 비교하면, 은하 3호가 극위성발사체의 3분의 1 수준에 이르렀음을 알 수 있다. 인도가 질량 40t급 위성운반로켓을 개발한 것에서 출발하여 질량 300t급 위성운반로켓을 개발하기까지 6년이 걸렸다. 그런 개발속도를 북측의 위성운반로켓 개발단계에 적용하면, 질량 90t급 위성운반로켓 은하 3호를 제작한 북측이 질량 300t급 위성운반로켓을 개발하기까지 북측 특유의 ‘속도전’을 벌이면 앞으로 1년 6개월 정도 걸릴 것이고, 아무리 늦어도 3년 정도밖에 걸리지 않을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북측은 광명성 4호를 질량 300t급 위성운반로켓으로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예견된다. 북측이 앞으로 3년 뒤에 질량 300t급 위성운반로켓을 만든다는 말은, 북측에서 광명성 계열의 자국산 위성만이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 만든 위성들도 함께 실은 위성운반로켓을 쏘아올릴 수 있게 된다는 뜻이다.
2012년 현재 지구궤도에 자국 위성을 올려놓은 나라는 57개국이다. 러시아는 옛 소련 시기에 쏘아올린 위성까지 합해 모두 3,612 기의 위성을 쏘아올려 위성발사에서 세계 최다 기록을 세웠고, 그 다음으로 미국이 1,099기의 위성을 쏘아올렸다. 위성발사현황을 보면, 일본 127기, 중국 120기, 프랑스 49기, 인도 45기, 독일 42기, 캐나다 32기, 영국 29기, 이탈리아 17기, 룩셈부르그 15기, 남측과 사우디 아라비아가 각각 12기, 오스트레일리아와 브라질이 각각 11기, 이스라엘, 아르헨티나, 인도네시아가 각각 10기이며, 그 밖의 나라들은 10기 미만을 쏘아올렸다. 그 이외에도 새로 위성을 쏘아올리려고 준비하는 나라는 21개국이다.
이처럼 전 세계 수많은 나라들이 자국 위성을 보유하는 판인데, 위성운반로켓 제작능력을 가지고 다른 나라의 위성을 발사해주는 위성위탁발사국은 미국, 러시아, 중국, 일본, 인도밖에 없다. 미국과 러시아가 전세계 위성위탁발사시장을 크게 양분한 가운데, 중국, 일본, 인도가 그 뒤를 따라가는 형국이다.
위성 한 기를 쏘아올리는 비용은 나라마다 천차만별이지만, 예컨대 위성을 저가로 쏘아올릴 수 있는 인도의 경우 위성 한 기를 쏘아올리는 데 5,000만 달러가 들어간다. 그런데 인도가 2012년 하반기에 질량이 800kg에 이르는 프랑스 위성 한 기를 발사해주는 대가로 받는 위성위탁발사비용은 2,000만 달러다. 이런 사실을 생각하면, 지금 세계 위성위탁발사시장에서는 천문학적 규모의 자금이 회전되고 있음을 직감할 수 있다.
만일 북측이 앞으로 3년 뒤에 질량 300t급 위성운반로켓을 개발한다면, 인도보다 더 낮은 비용으로 다른 나라의 위성을 위탁발사하면서 세계 위성위탁발사시장에 뛰어들 수 있을 것이다. 자본주의시장경제에 비해, 모든 생산단가를 크게 낮출 수 있는 것이 사회주의계획경제의 강점이자 경쟁력이다. 만일 북측이 전세계에서 가장 낮은 비용으로 다른 나라 위성을 위탁발사해준다면, 자본주의시장경제에 몰아친 심각한 재정난을 겪는 나라들이 위성발사를 북측에게 위탁할지 모른다. 다른 나라까지 갈 것 없이, 남측도 러시아, 인도, 일본 같은 나라들에 위성발사를 위탁하여 재정을 허비할 것이 아니라 세계에서 최저가로 위성을 쏘아올려주는 북측에게 위성발사를 위탁하면 얼마나 서로 이익이 되겠는가. 6.15 공동선언과 10.4 선언을 충실히 이행할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고, 미국이 방해하지 않는다면, 남북이 위성위탁발사에서 상호협력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마침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광명성 3호
군사전문 누리집 <디펜스 업데이트(Defense Update>에 이스라엘 정찰위성 에로스(EROS-B)가 2012년 3월 28일에 북측의 서해위성발사장(Sohae satellite launching station)을 촬영한 위성사진이 실렸다. 지금 인터넷에는 서해위성발사장을 촬영한 여러 종류의 위성사진들이 게시되었지만, 이스라엘 정찰위성이 촬영한 위성사진이 서해위성발사장 전경을 가장 잘 보여준다. 다른 위성사진들은 서해위성발사장 전경이 아니라 위성발사대와 그 주변만 보여주기 때문에 실상을 파악하기 힘들다.
서해위성발사장에 주목해야 하는 까닭은, 그 발사장의 규모와 시설에서 북측의 우주개발사업 의지와 전망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서해위성발사장을 약 10년에 걸쳐 현대적으로 건설한 것은 북측의 우주개발의지가 얼마나 강한지를 말해준다. 위성사진을 판독하면, 서해위성발사장에 설치된 현대식 시설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길이가 150m 정도로 보이는, 콘크리트로 포장된 위성발사대(satellite launch platform)가 길게 뻗어있고, 위성발사대 중앙부에 수송철로(transport rails)가 놓여있다. 위성발사대 위에는 높이가 50m 정도로 보이는 연결탑(umbilical tower)이 수직으로 서 있다. 연결탑 주변에는 연료주입시설로 보이는 지하건물 4개동이 있는데, 위성운반로켓을 연결탑에 수직으로 세운 다음 연료주입시설로부터 나오는 연료가 연결탑을 통해 위성운반로켓에 주입되는 것으로 보인다.
위성발사대에 수송철로를 부설한 까닭은, 수직으로 세운 위성운반로켓에 연료를 주입한 뒤에 위성운반로켓을 수송철로를 따라 이동한 다음에 발사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조선중앙통신> 2012년 4월 8일 보도에 따르면, 서해위성발사장을 참관한 다른 나라 우주과학기술부문 전문가들과 기자들은 “위성발사위치와 발사방향도 마음대로 택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한데 대하여 경탄을 금치 못하였다”고 한다. 위성발사위치를 마음대로 조절한다는 말은 수직으로 세운 은하 3호를 수송철로를 따라 이동하여 발사위치를 바꿀 수 있다는 뜻으로 이해된다.
위성사진을 보면, 위성발사대로부터 북동쪽으로 멀리 떨어진 곳에 원격관측소(observation telemetry post) 2개소가 있고, 위성발사대로부터 서남쪽으로 멀리 떨어진 곳에 산화제저장소(oxidizer storage) 1개소가 있다. 그리고 산화제저장소에서 좀 더 멀리 떨어진 곳에 초대형 조립시설단지(intergration facilities)가 있는데, 그 단지에는 길이가 거의 100m 정도로 보이는 초대형건물 1개동, 소형건물 3개동, 대형주차시설 1개소, 위성안테나 1개 등이 있다. 초대형건물 안에서 위성운반로켓 부품을 조립하고 위성을 점검하는 것으로 보인다.
광명성 3호 발사를 참관하기 위해 방북한 다른 나라 우주과학기술부문 전문가들과 기자들이 2012년 4월 8일 평안북도 철산군에 있는 서해위성발사장을 참관하고, 현장에서 찍은 사진들이 인터넷을 통해 전세계에 알려졌다. 2012년 4월 8일 <조선중앙통신>과 세계 각국 언론들이 보도한 현장사진들을 판독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첫째, 놀랍게도, 북측은 외국인 참관자들을 련동시험장과 발사종합지휘소로 안내하였고, 광명성 3호까지 보여주었다. 현장사진을 보면, 외국인 참관자들이 서해위성발사장 경내에서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북측 해설자의 설명도 듣고 사진도 찍는 모습이 보이고, 외국인 참관자들이 발사종합지휘소 안에 들어가서 지휘통화장치까지 손으로 만져보는 실로 놀라운 장면을 볼 수 있다. 위성발사가 임박한 시각에 위성발사장 현장을 외국인들에게 참관시키고 현장사진을 전세계에 공개한 것은, 54년을 헤아리는 세계 위성발사역사에서 오직 북측만이 자신만만하게 보여준 투명성의 절정이었다.
둘째, 현장사진을 보면, 서해위성발사대에 수직으로 서 있는 연결탑은 10단이며, 마치 사람이 두 팔을 벌리는 것처럼 4단을 각각 여닫을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그에 비해, 동해위성발사대에 수직으로 서 있는 발사탑은 6단이다. 서해위성발사대가 장차 300t급 위성운반로켓을 세울 수 있는 규모로 설계되었음을 알 수 있다.
셋째, 은하 3호는 연결탑 곁에 수직으로 서 있었다. 은하 3호의 동체는 은하 2호와 마찬가지로 흰색으로 칠해져 있는데, 제1단 추진체에 푸른색으로 쓴 은하 3호라는 글씨가 선명하고, 제2단 추진체에는 북측 국기가 그려져 있다. 은하 2호와 은하 3호를 각각 촬영한 사진을 비교하면, 은하 2호의 제3단 추진체 길이는 3.2m였는데 은하 3호의 제3단 추진체 길이는 3.6m다. 은하 3호에는 그만큼 더 큰 위성을 탑재한다는 뜻이다.
넷째, 광명성 3호는 아직 은하 2호에 탑재되지 않고 실내에 놓여있었다. 현장사진에 나타난 광명성 3호는 높이가 약 90cm, 폭이 약 60cm가 되는 직사각형 입면체다. 직사각형 입면체 양쪽 겉면은 우주공간을 날아가면서 지구를 향한 남북방향으로 마치 새의 양날개처럼 활짝 펼쳐지는데, 그것이 바로 직사각형 태양전지판(solar array pannel)이다. 또한 직사각형 입면체 꼭대기에서는 마치 연필 네 개를 수직으로 꽂아놓은 것처럼 생긴 누런빛을 띈 막대기들이 눈길을 끄는 데, 그것이 옴니안테나(omni antenna)다. 직사각형 입면체 꼭대기에 은백색 원통모양으로 우뚝 서 있는 장치는 태양과 지구의 움직임을 파악하는 지양감지기(Earth/Sun sensor)로 보인다. 겉에서는 볼 수 없지만, 검은색 직사각형 입면체 안에는 지구관측에 필요한 관측장치, 영상자료를 수집하고 기억하는 촬영장치와 기억장치, 지상지휘소와 광명성 3호를 연결하는 통신장치, 그리고 태양동기궤도를 회전하는 데 필요한 각종 작동장치와 제어장치가 가득 들어있는 것으로 보인다. 질량은 100kg밖에 되지 않고 외관은 수수해보여도, 그것은 북측이 제국주의깡패국가들의 온갖 제재와 협박에도 굴하지 않고 자력갱생으로 돌파한 첨단과학기술의 결정체다.
광명성 2호와 광명성 3호를 합쳐놓으면
조선우주공간기술위원회가 밝힌 바에 따르면, 광명성 2호는 저지구궤도를 돈 시험통신위성이었고, 광명성 3호는 태양동기궤도를 도는 지구관측위성이다. 북측이 3년 시차를 두고 시험통신위성과 지구관측위성을 차례로 쏘아올리는 것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지구관측위성과 통신위성을 합쳐놓으면, 그게 바로 정찰위성이다. 광명성 2호의 통신위성기능과 광명성 3호의 지구관측위성기능을 합친 광명성 4호는 정찰위성이 될 것으로 예견된다. 이란도 북측의 뒤를 따라서 정찰위성 제작의 길을 가고 있다. 정찰위성은 기존 우주강국들만 만들 수 있는 신비스러운 독점물이 아니다.
북측이 3년 뒤에 정찰위성을 쏘아올리면, 평양에 있는 인민군 총참모부에서 백악관을 훤히 내려다볼 것이다. 미국 정찰위성이 평양을 내려다보는데, 북측 정찰위성이 워싱턴 디씨를 내려다보지 말라는 법은 어디에도 없다. 미국, 러시아, 중국 같은 핵무장 군사강국들이 모두 정찰위성체계에 의존하여 군사력을 강화하는 판인데, 핵무장 군사강국인 북측만 정찰위성도 없이 군사력을 강화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독자적인 정찰위성을 확보할 때, 북측은 핵무장 군사강국의 역량을 완비하게 된다.
미국의 최대 적대국인 북측이 정찰위성을 쏘아올리면 한반도 정세는 어떻게 되나? 미국은 북측과 적대관계를 끝내고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수밖에 없다. 미국이 북측과 적대관계를 끝내야 북측이 정찰위성을 보유한 이후에 조성될 미국의 안보불안정을 해소할 수 있다. 미국에게 다른 길은 없을 것이다.
앞으로 3년 뒤라면, 미국이 한반도를 분단한지 70년이 되고, 북측과 미국이 전면전을 벌인지 65년이 된다. 2015년이 오기 전에 한반도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것은 우리 민족에게 더없이 이롭고, 미국에게도 이롭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는 광명성 3호 발사를 구실로 대북제재를 어떻게 강화할까 하는 어리석기 짝이 없는 망상을 계속할 것이 아니라, 북측과 어떻게 평화협정을 체결할까 하는 정상적 사고를 해야 할 것이다. 시간은 미국의 편에 있지 않다.
* 출처 : ⓒ 통일뉴스(http://www.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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