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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군사훈련으로 본 반전평화운동의 필요성

토론게시판

by 붉은_달 2012. 3. 1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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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훈 우리사회연구소 객원연구원

한미합동군사훈련에 대한 북한의 강력한 경고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월 4일 북한은 ‘이번 전쟁연습책동은 단순한 군사훈련이 아니라 실전으로 넘어가기 위한 위험한 불장난‘이라는 입장을 발표하였다. 이후 2월 25일 북한 국방부 대변인 성명에서는 “우리 군대와 인민은 민족반역의 무리들과 내외호전광들의 새 전쟁도발책동을 우리 식의 성전으로 짓부셔버릴 것이다.”며 강경대응을 천명했다. 

성명만 발표하는 것도 아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2월 26일에 연평도를 포격했던 인민군 4군단 사령부에 전격적으로 방문하였다고 보도하였다. 그리고 "적들이 우리의 자주권이 행사되는 조국의 바다에 0.001㎜라도 침범한다면 원수의 머리 위에 강력한 보복타격을 안기라"고 말했다고 한다. 예년의 성명서 발표와는 다르게 군사적 전략지역이자 최전방에서 진행된 김정은 부위원장의 시찰은 북한이 이 훈련에 대해 강력한 대응을 할 것이라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준 것이다. 

이렇듯 한미연합군의 군사훈련에 의해 한반도에는 긴장국면이 조성되고 있다. 3~4월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주된 원인이 된 키 리졸브ㆍ독수리 훈련에 대해 살펴보자. 

1. 키 리졸브 훈련과 독수리 훈련 이란? 

키 리졸브(Key Resolve) 훈련은 한미연합사가 한반도 유사시 미군 증원 전력의 원활한 전개를 위해 실시하는 지휘소훈련이다. 이 훈련은 1976~94년에 진행되다가 중단된 팀 스피리트(Team Spirit) 훈련과 이후 이뤄진 한미연합전시증원연습(RSOI : Reception, Staging, Onward Movement, Integration)를 대체해 2008년부터 진행해 왔다. 

키 리졸브 훈련은 올해에는 2월 27일부터 3월 9일까지 진행된다. 키 리졸브 훈련에 대해 한미연합사는 지난 1월 30일 “이번 연합연습은 대한민국 방어 준비태세를 강화하고 한반도의 안정을 유지하기 위한 방어 위주의 정례적인 연습”이라며 “사전에 계획한 것으로 현재 정세와는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키 리졸브 훈련은 단순히 방어위주의 정례적인 연습이 아니다. 키 리졸브 훈련의 내용을 살펴보면 전면전 대비 훈련, 국지전 대비 훈련과 함께 2010년부터는 핵 및 대량살상무기(WMD) 제거 훈련이 실시되고 있다. 이들이 제거하려는 핵과 대량살상무기는 단연 북한이 보유한 전략무기들이다. 2010년부터 미국 메릴랜드주에 있는 제20지원 사령부 요원들이 키 리졸브 훈련에 참가하고 있는데, 이 부대는 미국을 포함해 이라크 등 세계 전장 일선에서 WMD신속대응과 탐지, 제거 등의 임무를 수행해온 부대다. 

한편 3월 1일부터 4월 30일까지 두 달간 실시하는 독수리 훈련(Foal Eagle)은 1961년부터 매년 가을에 실시되어 오다가 2002년 RSOI훈련과 통합되었고 현재까지 키 리졸브 훈련과 통합되어 진행하고 있다. 독수리 훈련은 한국군 병력과 함께 해외 주둔 미군 1만여 명을 포함해 미군 1만1000여 명이 훈련에 참가한 가운데 야외전술기동연습 방식으로 실시한다. 독수리 훈련은 유사시 한반도 방어를 목적으로 미군 증원병력의 효율적 전개와 유기적인 통합작전 능력을 기르는데 그 목적을 두고 있으며, 훈련 기간 중에는 지상기동 훈련과 함께 공중ㆍ해상ㆍ원정ㆍ특수작전 훈련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키 리졸브ㆍ독수리 훈련은 미 국방성의 군사작전계획 5026, 5027, 5029에 의해 규정된다. 작전계획 5026의 주된 내용은 북한 내 핵·생화학무기 시설과 지휘·통제시설 등 700여개에 달하는 표적을 “외과수술식” 정밀 공격으로 파괴한다는 것이다. 작전계획 5027은 한반도에 전면전이 발생했을 때를 대비해 한미연합사령부가 마련한 구체적인 작전계획을 의미한다. 미국은 작전계획 5027-98부터 선제공격전략 개념을 도입하여 2006년에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시설에 대한 선제공격전략이 추가되어 실질화하고 있다. 작전계획 5029는 북한에서 내부 소요나 천재지변과 같은 사태가 벌어졌을 경우, 군사적으로 개입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결국 키 리졸브 훈련과 독수리 훈련은 그 목적과 내용을 볼 때 “방어위주의 정례적인 연습”이라는 한미 당국의 입장과는 달리 기본적으로 북침 군사훈련이라고 할 수 있다. 

2. 2012년 키 리졸브ㆍ독수리 훈련의 특징 

이번 키 리졸브ㆍ독수리 훈련은 국지도발 공동대비계획이 확립된 이후 진행되는 최초의 한미합동군사훈련이다. 국지도발 공동대비계획은 2012년 1월 24일 정승조 합참의장이 미국을 방문하여 논의, 서명했다고 알려졌다. 이 지침은 한국군이 작전을 주도하고 주일미군과 태평양사령부 소속 미군 전력이 지원하는 내용으로 되어 있으며, 이 지침에 의거하면 서해교전과 같이 우발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남북충돌사건에 주일미군과 태평양사령부 소속 미군이 추가로 투입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한다. 사소한 사건이 국지전의 넘어 전면전으로 추가 확대될 위험이 커지게 된 것이다. 한국 국방부는 이 계획을 언급하며 ‘위협이 완전히 제거될 때까지 도발원점과 지휘세력까지 충분히 응징’하겠다고 선언하고 있다. 

키 리졸브ㆍ독수리 훈련의 참가 인원을 살펴보자. 2009년의 경우 키리졸브 훈련에만 미군 2만 6천명, 한국군 2만명이 참가했고, 2010년에는 미군 1만 8천명 한국군 2만명이 참가했다. 2010년 천안함 사건이 일어난 후 2011년부터는 키리졸브 훈련에 참가하는 미군의 숫자는 줄어드는 대신 한국군 예비군의 참가를 늘려 훈련의 규모를 더욱 확대하였다. 2011년 미군의 참가자는 키 리졸브 훈련이 2천300명, 독수리 훈련에는 1만500명 등 해외미군과 주한미군 1만2천800명이 훈련에 참가하였고 한국군은 동원예비군을 포함해 20여만 명이 참가하였다. 



2012년의 경우 키 리졸브 훈련에 미군 2천100명, 독수리 훈련에는 1만1천명의 미군이 참가하고(해외주둔 미군포함), 한국군 20여만 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키 리졸브 훈련에 해외에서 증원되는 미군 규모는 2009년 1만4000여 명, 2010년 8000여명, 2011년 미군 500여명으로 줄어들었으나 2012년에는 다시 800여명으로 약간 늘어났다. 그리고 독수리 훈련의 경우에도 2012년에는 2011년 1만500명에서 약간 늘어난 1만1000명의 미군이 참가한다. 

훈련기간의 경우 2011년 급격하게 늘어났다. 2010년 키 리졸브ㆍ독수리합동군사연습은 3월8일부터 3월30일까지 23일간 진행된 반면, 2011년에는 2월28일부터 4월30일까지 62일간으로 이전보다 39일간이나 더 늘어났다. 

2012년에는 2월 27일부터 4월 30일까지 64일간 진행되며 훈련 기간으로 볼 때 최대 규모의 훈련이 현재 진행되고 있다. 

한국군의 경우 키 리졸브 훈련에 맞춰 대북감시 태세를 강화하였다. 3월 9일까지 진행되는 훈련기간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대비해 최전방지역의 대포병레이더, RF-4 정찰기, U-2 고공전략정찰기 등 대북 감시자산을 총가동하고, 공군 F-15K 등 초계전력을 비상대기토록 했다. 그리고 군사분계선(MDL)지역에서의 도발에 대비, K-9 자주포 등 전방사단에 배치된 화력장비도 즉각 응사할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하도록 했다고 한다. 

또한 키 리졸브 훈련 기간에 맞춰 대규모 예비군 훈련도 실시한다. 2011년 예비군 2개 대대가 전방으로 배치되어 훈련을 받은데 이어, 2012년에는 지역 예비군 훈련도 키 리졸브 훈련기간에 맞춰 실시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지역 예비군 훈련을 키 리졸브 훈련기간에 맞춰 2월 27일부터 3월 9일까지 실시하면서 민ㆍ관ㆍ군 통합방위태세를 점검하고 다중 이용시설 등의 방호능력 향상에 역점을 둬 진행된다고 한다. 이번 훈련은 사단 예하 예비군 부대 중 80%가 참가하는 대규모 훈련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3. 위험천만한 연관훈련 

키 리졸브ㆍ독수리 훈련의 실시와 더불어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부를 수 있는 훈련 또한 진행되었거나 진행될 예정이다. 

2012년 2월 20일에는 한국군이 K-9 자주포와 20㎜ 벌컨포, 81㎜ 박격포 등을 동원해 2시간가량 해상사격훈련을 진행하였다. 이와 더불어 2월 20일부터 24일까지 한미연합대잠수함훈련도 진행하였다. 연평도 포격전이 해상사격훈련 과정에서 일어났고 천안함 사건이 대잠수함 훈련 과정에서 일어났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 훈련들은 서해에서 극도의 긴장을 불러올 위험천만한 훈련이었다. 실제 2012년 2월 20일 해상사격이 진행되던 날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에서는 "괴뢰호전광들이 서해에서 또다시 우리를 반대하는 군사적 도발행위를 감행하려 하고 있다"며 “연평도의 몇 천배 징벌”을 주장하기도 하였다. 

23년 만에 재개되는 한미연합군의 대규모 상륙훈련인 쌍용훈련이 독수리훈련 기간에 실시되는 것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지난 1월 19일 서울 용산 미 해병대사령부(MFK)에서 열린 한미 해병대 지휘관회의에서는 오는 3월 여단급 연합상륙훈련과 미 해병대 한반도 투입 연습 프로그램을 통합한 쌍용훈련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쌍용훈련은 경북 포항 일대에서 상륙, 침투, 실사격 등의 내용으로 이루어질 예정이다. 

쌍용훈련에는 지휘함인 독도함을 비롯, 해군 함정 10여척, 전술항공기, CH-47, AH-1S 등 해·공군 항공기 20여대, K-55 자주포, 한국형 상륙돌격장갑차 20여대, 병력 2천여 명 등이 대거 참가한다. 특히 독도함을 중심으로 다수의 함정과 잠수함, 헬기 등을 묶어 상륙기동부대 참모단을 구성할 계획이다. 또한 오키나와 주둔 미 제3해병원정군 소속 병력도 참가한다. 

상륙작전이란 해상으로부터 적지에 상륙하여 기동하는 공격 작전의 한 형태로 지상의 적을 우회하여 상대 지역을 빠르게 점령하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공격적이고 호전적일 수밖에 없는 이 쌍용훈련에는 1만 명 이상의 한국과 미국의 해병대가 참가할 예정으로 1989년 팀스피리트 훈련 이후 23년 만에 실시되는 최대 규모의 해병 연합상륙훈련으로 평가되고 있다. 

게다가 지난 3월 2일 한미 공군이 처음으로 군산 기지에서 '한미연합 전시 최대무장장착훈련(Practice Generation)'을 실시하였다. 최대무기장착훈련은 전시상황과 동일한 종류ㆍ중량의 무기를 최대한 장착해 출격하기까지의 절차를 숙달하기 위한 훈련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까지는 'Elephant Walk(코끼리의 행진)'라는 이름으로 미군 측에서 단독 실시해왔지만 올해 처음으로 한미 연합 훈련으로 확대 시행했다고 한다. 

그동안 양측 공군은 '맥스 선더(Max Thunder)' 훈련 등을 통해 공중전 및 전술폭격훈련을 정기적으로 실시해왔지만, 수십 대의 전투기가 무장을 장착하고 활주로로 이동하기까지 실제 훈련을 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훈련에는 조종사와 정비사 400여 명과 KF-16, F-16 등 한ㆍ미 전투기 60여대가 참여하였으며 훈련은 전쟁 발발 상황을 가정하고 적 지역의 주요 표적을 타격하라는 명령 하달과 함께 시작되었다고 한다. 

4. 반전평화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서자. 

살펴보았듯이 키 리졸브ㆍ독수리 훈련은 본질적으로 북한을 대상으로 한 침략전쟁연습이다. 올해에는 국지도발 공동대비계획을 작성하고 그 지침을 바탕으로 훈련을 진행하면서 훈련의 기간과 규모를 늘렸고 대규모의 예비군을 동원하였다. 뿐만 아니라 키 리졸브ㆍ독수리 훈련 기간에 맞춰 23년 만에 최대 규모의 상륙작전인 쌍용훈련을 실시하고, 최초로 공군에서 한미합동최대무장훈련을 진행하는 등 그 침략적 성격이 강화되었다. 

3차 북미고위급회담 이후 북미 양국은 상호 주권 존중과 평등의 정신에 입각하여 양자 관계를 개선할 것이라 표명하였다. 그리고 북미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일련의 신뢰성 조치들을 취해나가기로 합의하였다. 

그러나 한미당국은 북미고위급회담의 보도가 무색하게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까지 상정하고 국지전과 전면전을 대비한 내용의 대북군사훈련을 고수하고 있다. 이는 서로의 신뢰를 높이기는커녕 한반도의 긴장을 높이고 연평도 포격전 이상의 국지전, 나아가 전면전까지 일어날지도 모를 위험천만한 행동이다.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된다. 

2009년 말 북한의 평화협정 제안에 보즈워스 미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평양을 방문하면서 6자회담의 재개를 위한 전기가 마련되는 듯하였으나 2010년 3월 대잠수함 훈련도중 일어난 천안함 사건으로 북미대화가 단절된 바 있다. 이번 북미고위급회담으로 대화를 지속해 나가기로 합의하고 후속조치들도 진행되고 있지만 전쟁훈련이 계속되고 전쟁의 위험이 사라지지 않는 한 지금의 대화국면이 언제 반전될지 알 수 없다. 

한반도의 위기를 불러오고 전쟁의 위험을 증가시킬 키 리졸브 훈련의 위험성, 한미합동군사훈련의 위험성을 알려야 한다. 21세기에도 전쟁의 불씨가 남아있다는 것은 우리민족의 수치이다. 이 땅에 살고 있는 모든 민중들은 반전평화투쟁을 더욱 적극적으로 펼쳐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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