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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미군범죄

토론게시판

by 붉은_달 2011. 8. 10.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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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이 고엽제를 매립하였다는 미군진술이 이어지고 있다. 독극물로 분류되는 다이옥신이 함유된 고엽제가 이 땅에 매립되어 있지만 주한미군이 입을 다물고 있어 그 양이 얼마인지도 정확히 모른다는 보도가 이어지면서 비난의 화살은 자연스레 주한미군에 집중된다.

그들은 왜 지구반대편의 이 땅에까지 와서 주둔하고 있는 것일까? 단지 지난 시기 한국이 가난하고 불쌍해서 도와주러 온 것은 아니다. 아시아, 아프라카에 20억명이 넘는 빈곤층이 있지만 미국은 이들의 빈곤한 경제사정을 일제히 외면하고 있다. 미국이 주한미군을 주둔시킨 목적은 바로 미국의 군사패권을 유지하기 위해서이다.

미국의 동북아 입지가 갈수록 위축되는 가운데 주한미군이 철수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2006년 여론조사에 의하면 응답자의 54%가 주한미군철수에 동의하였다고 한다. “한미동맹”을 국가적 방침으로 선전하는 와중에서 여론조사 결과가 이처럼 충격적으로 나타난 것은 주한미군이 우리사회에 끼치는 부정적 영향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이에 본 연구소에서는 주한미군으로 파생된 우리사회 문제를 짚어보고자 한다. 본 기획은 

1. 전쟁을 부르는 주한미군

2. 끝없는 미군범죄

3. 국방구조의 문제

4. 국방개혁의 허상 

으로 진행된다.

2. 끝없는 미군범죄

주한미군은 북한을 실질적으로 점령할 목표로 막대한 무기를 배치하고 관련 작전계획에 의거한 대규모 군사훈련을 수시로 진행하고 있음을 살펴보았다. 주한미군은 전쟁을 불러와 한반도 안보를 위협하는 근원이라 할 수 있다.

게다가 주한미군은 한미행정협정에 의거, 한국의 전 영토를 제 집 드나들듯 마음대로 이용하며 사법당국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사실상의 “치외법권” 지위를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미군범죄의 실태

주한미군 기지 주변은 예로부터 민간인 학살, 위험물질 매립, 기지촌 주변의 비윤리적 실상 등으로 늘 사회적 문제가 되어왔다. 



주한미군범죄근절운동본부는 정부의 공식 통계에 따르면 1967년부터 2002년 말까지 발생한 미군(미군속 등 포함) 범죄는 대략 5만2천여건이며, 범죄에 가담한 미군은 5만9천여명이고 경찰에 접수되지 않은 사건까지 감안한다면 실제로는 더욱 많은 범죄가 일어났음을 짐작할 수 있다고 한다. 위의 통계를 근거로 1945년 미군 주둔 이후 현재까지 발생한 미군범죄는 최소 10만 건이 넘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연도별 발생현황을 살펴보면, SOFA가 처음 발효된 1967년부터 1987년까지 20년간의 통계를 살펴보면 총 39,452건의 미군범죄가 발생하였는데, 평균 1년에 1,972건, 하루 5건의 범죄가 발생한 셈이다. 

2001년 현재 전체 미군범죄는 총 552건으로, 이틀에 3건 정도다. 여기서 2000년 들어 총 발생건수가 전년도에 비해 2백건 이상 대폭 감소하게 된 것은 1999년 10월 이후 피해액 200만원 미만의 물적 피해 교통사고에 대해서는 불입건하는 제도를 시행하면서 통계자료에 아예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통계에서 누락된 단순 물적 피해 교통사고까지 포함할 경우 실제 미군범죄 발생건수는 매년 총 7백건대, 하루에 2~3건 꼴로 90년대 말과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주한미군범죄근절운동본부에서 발췌)



이 가운데 1992년 이후 주한미군이 자행한 강력범죄만 보더라도 다음과 같다.

케네스 이병의 윤금이씨 살해사건 (1992.10.28) 

존 병장의 김미순씨 성폭행사건 (1993.5.29) 

더프와 햄 병사의 한창열씨 택시강도사건 (1993.12.16) 

윌리엄 이병의 이은경씨 뺑소니 사건 (1994.3.30) 

미군 자녀들의 이규만씨 폭행사건 (1994.5.25) 

버클리 이병 등 미군 10명의 박수근씨 폭행사건 (1994.9.8) 

미군 5명의 이영직씨 집단폭행사건 (1994.10.17) 

미군 헌병대의 세 모녀 감금폭행사건 (1994.10.25) 

프렌지서 병사의 유영식씨 폭행사건 (1995.2.13) 

서울 충무로 지하철역 난동사건 (1995.5.19) 

미군 3명의 조기덕씨 폭행사건 (1995.7.4) 

벤넷 이병의 천영숙씨 강간치상사건 (1995.11.29) 

에바다 농아원생 성추행사건 (1996) 

미군속 헨리의 강미희씨 살해사건 (1996.1.18) 

정종자씨 살해사건 (1996.3.12) 

뮤니크 이병의 이기순씨 살해사건 (1996.9.7) 

조중필씨 살해사건 (1997.4.3) 

동거미군 이정숙씨 강도폭행사건 (1997.5.17) 

차니 병사의 이현주 어린이 성추행사건 (1997.5.31) 

미군병사 4명의 열차승객 조춘식씨 집단폭행사건 (1998.1.3) 

헨릭스 병사의 허주연씨 살해, 방화 사건 (1998.1.16) 

신원미상 미군의 택시운전기사 박일남씨 폭행사건 (1998.2.12) 

연천군 마을통제 항의주민 폭행사건 (1998.5.30) 

박순녀씨 사망사건 (1998.8.29) 

신차금씨 사망사건 (1999.1.30) 

이정숙씨 사망사건 (1999.9.7) 

이태원 외국인 전용클럽 여종업원 살해사건 (2000. 2. 19) 

서정만씨 살인사건 (2000. 3. 11)

전동록씨 미군 고압선 감전 사망사건 (2001. 7. 16)

정낙원씨 교통 사망사고 (2001. 9. 23) 

포천 탱크사고 (2001. 11. 19)

미 해군 음주 뺑소니 사고 (2002. 3. 26) 

서울역 3중추돌 뺑소니 사건 (2002. 7. 25) 

미군 장갑차의 효순, 미선 여중생 압사사건 (2002. 6. 13) 

미군 무면허 음주 교통사고 (2002. 8. 3) 

미군 트레일러에 의한 박승주씨 사망사고 (2002. 9. 16)

미군트레일러 박태헌씨 교통사망사고 (2003. 1. 21) 

오산 음주 뺑소니 사망사건 (2003. 11. 28)

부산 미군 등 흉기 강도사건 (2003. 12. 7) 

신촌 미군 흉기 난동사건 (2004. 5. 15)

미군 10중 추돌사고 (2005. 3. 26)

동두천 미군트럭 압사사건 (2005. 6. 10)

의정부 미군 맥주병 폭행사건 (2005. 7. 2)

이발소 여종업원 강도, 강간미수 사건 (2005. 10. 30) 

66세 여성 성폭행 사건 (2007. 1. 14)

강남 28세 여성 성폭행 미수사건 (2007. 4. 5) 

군산 택시기사 집단 폭행 강도사건 (2007. 4. 22) 

미군범죄전력은 한 마디로 끝이 없다. 거의 매년 미군범죄가 발생하고 주한미군에 의한 피해자가 발생하고 있지만 처벌은 솜방망이 수준에 불과하다.

주한미군의 환경오염 범죄

미군범죄는 미군 개인이 저지르는 흉악범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주한미군이 조직적으로 자행하는 범죄는 사안도 중대할뿐더러 사회적 피해도 상상을 초월한다.

고엽제 문제로 세상이 떠들썩하다. 경북 왜관에, 휴전선 일대에, 강원도 춘천에, 전국에 주한미군의 화학유해물질 불법 매립 문제가 심각하다. 

미국이 수십년간, 여러 차례에 걸쳐, 여러 지역에 걸쳐, 여러 종류의 화학폐기물을 무단매립해놓고도 이 땅에서 “동반자”요, “협력자”의 행색을 하고 있다는 것은 자못 충격적이다. 미군이 이 땅에 화학폐기물을 아무렇지도 않게 파묻어왔다는 사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입장을 바꾸어 절친한 이웃집 마당에 독극물을 파묻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분명 정상인이 아닐 것이다. 더욱이 “우리는 친구니까 과거의 허물은 덮고 가자”는 피해자가 있다면 그 피해자 역시 더욱 정상인이 아닐 것이다. 이것이 과연 절친한 친구지간이라 할 수 있겠는가.

최근의 고엽제 사태는 뒤틀린 한미관계의 현 주소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고엽제 사태를 들여다보자.

고엽제란 무엇인가

고엽제는 모든 종류의 식물을 말려 죽이는 제초제로 화학무기라 할 수 있다. 당연히 동물인 사람에게도 매우 유해하다. 미군은 베트남전 당시 고엽제를 저장한 55갤런 드럼통을 두른 띠 색깔에 따라 에이전트 오렌지, 에이전트 화이트, 에이전트 블루 등으로 불렸고 이 중 에이전트 오렌지가 가장 많은 양이 살포되어 고엽제의 대명사가 되었다.

고엽제 후유증을 겪고 있는 한국의 베트남전 참전 군인들도 고엽제 제조업체인 미국 다우케미칼사와 미국 몬산토사를 상대로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에이전트 오렌지는 2, 4, 5 - T ( 2, 4, 5 - trichlorophenoxy acetic acid ) 와 2, 4 - D ( 2, 4 - dichlorophenoxyacetic acid ) 가 반반씩 혼합된 합성물질이다. 그런데 문제는 2, 4, 5 - T 에는 다이옥신 중에서도 가장 유독한 물질인 TCDD가 ( 2, 3, 7, 8 - tetrachlorodibenzo - p - dioxin ) 이 (1kg 당 30mg정도)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다이옥신은 염소(Cl) 성분과 벤젠고리가 들어있는데서 알 수 있다시피 주로 PVC 계열과 폴리스티렌 계열 등 플라스틱 제품을 태울 때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이옥신의 독성연구도 주로 TCDD 중심으로 진행되어 있으며, TCDD의 축적 결과 피부질환, 면역력 감소, 기형아 출산, 성기 이상, 암 유발 등이 나타난다는 연구가 진행되었다. 미국의 국립독성프로그램에서는 1981년에 TCDD를 발암성 추정물질로 분류하였다가, 2001년에 인간발암물질로 등급을 상향조정한다. 

게다가 잘 분해되지 않아 다음 세대에게도 피해를 끼친다. 고엽제 피해자 2세들은 척추이분증, 말초신경병, 하지마비 등에 시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의 '고엽제후유의증 환자지원 등에 관한 법률'은 림프암, 육종암, 폐암, 후두암, 백혈병 등 15종을 고엽제 후유증으로 인정하고 있다.

다이옥신은 지금까지 알려진 독극물 가운데 그 위험성이 가장 높은 물질이다.

공중보건학에서는 한 번의 독극물 투입으로 14일 이내에 개체군의 50%를 줄일 수 있는 양을 반수치사량(LD50 : lethal dose 50)이라고 정의한다. 다이옥신의 반수치사량은 0.0006mg/kg이다. 즉, 사람에게 체중 1kg 당 0.0006mg의 다이옥신을 주입하면 그 사람들의 절반은 14일 이내에 사망한다는 것이다. 

청산가리의 반수치사량이 7mg/kg이고 복어독 성분인 테트로도독신의 반수치사량도 0.01mg/kg인데 다이옥신의 경우는 복어독보다도 수십배나 위험한 물질임을 알 수 있다. 

다이옥신의 경우 청산가리나 신경가스 등과 달리 소량 노출시에도 암, 기형아 출산 등 부작용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쓰레기를 태울 때 다이옥신의 함량을 0.000001mg 수준으로 규제한다. 이는 반수치사량의 1 / 600이다.

그런데 미국이 살포한 고엽제에는 다이옥신이 1kg당 30mg이나 포함되어 있었다. 이론적으로 보면 고엽제 1kg에는 300여명의 사람을 2주안에 사망케 할 다이옥신이 들어있다고 할 수 있다. 이것을 드럼통으로 환산하면 고엽제 1드럼 당 약 6만명의 사람을 사망케 할 독극물이 들어있다고 할 수 있다. 규모에 따라 수만명의 인명을 살상할 독극물을 무담매립하였다는 것이다.

고엽제 피해현황 - DMZ

주한미군은 이처럼 위험한 고엽제를 우리산천의 곳곳에 살포하고 파묻어왔다. 

윤상현 한나라당 의원은 6월 3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한미 양국군이 치밀한 준비과정을 거쳐 1968∼1969년 2차례에 걸쳐 최전방 9개 사단 93개 대대 관할의 비무장지대 6840㏊(68.4㎢)에 5700여명의 군인이 동원돼 맹독성 고엽제를 살포했다”고 밝혔다. 윤 의원에 따르면 1968년 4월 15일 ∼ 10월 31일까지, 1969년 5월 19일 ∼ 7월 31일까지 2차례 걸쳐 맹독성 고엽제 ‘에이전트 오렌지’, ‘에이전트 블루’, ‘모뉴론’등 3종이 살포됐다고 한다. ‘에이전트 오렌지’는 1968년 2만350갤런이, ‘에이전트 블루’는 1968년 3만4375갤런, 1969년 3905갤런이, ‘모뉴론’은 1968년 39만7800파운드(180.4t), 1969년 6만7677파운드(30.7t)가 각각 사용됐다. 이에 대해 주한미군 헌병2중대에 근무했던 미군은 ‘1965년 겨울부터 1966년 봄까지 DMZ 남측지역에 고엽제를 살포하였고, 20~50 드럼 분량의 고엽제를 일주일에 3~4차례씩 살포하였다’고 증언한 바 있다. 

한편 1968년 1월 춘천 캠프페이지 비행 6소대에 복무했던 퇴역 군인 짐 힐튼 씨는 지난 6월 1일, 2만1000갤런의 고엽제가 베트남전 참전을 위해 훈련 받은 한국군에 의해 휴전선 비무장지대 155마일(250㎞) 남쪽 경계를 따라 뿌려졌다고 밝혔다.

고엽제 피해현황 - 칠곡



경북 칠곡에 있는 주한미군기지인 캠프 캐럴에서 중장비 기사로 복무했던 스티브 하우스는 1978년에 주한미군이 고엽제를 250드럼(약 5만2000ℓ) 가량 매장했다고 밝혔다. 이 고엽제가 인체에 투입된다면 무려 1500만명의 사람이 목숨을 잃게 될 막대한 양이다. 이 기지는 낙동강에서 불과 2.2㎞ 정도 떨어져 있어 매장이 확인될 경우 큰 파장이 예상된다.

포항공대 장윤석 교수팀이 칠곡 미군기지 인근 지하수 검사를 한 결과 3군데 가운데 한군데에서 다이옥신이 검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30년이 지난 지금까지 인근 지하수로 다이옥신이 유입되고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5월 23일 존슨 미 8군 사령관은 과거 기록과 보고서를 조사한 결과 캠프 캐럴에서 1978년에 화학물질과 살풍제, 제초제 등이 담긴 많은 양의 드럼통을 매몰했다는 기록을 1992년 미 육군 공병단의 연구보고서에서 발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주한미군은 불리한 내용에 대해 계속 말 바꾸기를 하고 있다. 5월 23일 미군부대 캠프캐럴을 공개하면서 주한미군이 조사한 결과를 설명할 때, 캠프캐럴에는 1978년 당시 41구역(화학물질저장창고)에 있는 각종화학물질, 살충제, 제초제, 솔벤트 등을 D구역에 이동 매립했다고 시인했으며, 분명히 “고엽제는 없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같은 날 현장 방문 시에는 당초의 입장을 번복하여, “고엽제가 없다”라는 말은 통역상 오류였으며, 주한미군이 발견한 1992년 기록에 『에이전트 오렌지』라는 단어가 없기 때문에 고엽제 매립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고 정정하는 등 고엽제 매립 사실에 대한 답변이 오락가락 하였다. 

지난 5월 26일 라디오방송에 출연한 주한미군 8군사령관인 존슨 사령관은 당초 주한미군에서 발표한 캠프캐럴 내 D구역의 다이옥신 검출량 단위가 잘못 발표되었다고 말하였으며, 1.7ppb(10억분의1)가 아니라 1.7ppt(1조분의1)라 밝혔다. 사실, 10억분의1 단위와 1조분의 1단위는 엄청난 차이이다. 

하지만, 5월 23일 미군부대에 직접 방문한 녹색연합 관계자에 따르면, 2004년 검출된 다이옥신의 양은 삼성물산의 조사에 따르면 1.7ppb였다고 밝혔고, 보건학을 전공한 학자의 입장에서 1.7ppb는 안전한 수준이 아니라는 입장을 분명히 밝혀 주한미군측이 당황하였으며, 이러한 지적에 주한미군은 아무런 답변을 못하였다고 한다. 주한미군사령부가 공식발표한 보도자료와 현장방문시 제출된 자료에도 분명 1.7ppb였으며, 현장에는 주한미군측의 많은 환경관련 책임자들이 있었으며, 사안의 중요성과 사전에 충분히 검토하고 발표된 주한미군의 자료가 틀렸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주장하였다. 

사실 1.7ppb는 외국의 다이옥신 토양오염 기준치인 1.0ppb에 비해 높은 수치이며, 현재 미국 환경보호청은 기존의 기준치인 1.0ppb가 1만명당 2.5명의 암발생율을 보이는 기준임으로 주거지역 기준치를 0.072ppb로 변경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고엽제 매립 의혹을 받고 있는 경북 칠곡군 왜관읍 미군기지 캠프 캐럴 주변 지하수에서 다이옥신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한미공동조사단의 발표에 대해 환경단체와 시민단체가 반발하고 나섰다. 

대구환경운동연합은 토양검사를 시행하지 않은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공정옥 사무처장은 “고엽제의 주성분인 다이옥신은 물에 잘 녹지 않는다”며 “수질검사부터 시행한 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공 사무처장은 이어 “토양 시추조사를 하루빨리 진행해 오염 정도를 확인하고 이와 더불어 주민 건강에 대한 역학 조사도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시민단체도 이번 조사 결과를 믿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김순규 강북사랑시민모임 사무국장은 “중간 조사 발표 가운데 미심쩍은 부분이 한둘이 아니다”며 “캠프 캐럴 주변에 있는 물과 지하수, 농업용수, 토양 등을 전면적으로 검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엽제 피해현황 - 군산

주한미군이 비무장지대(DMZ) 외에 전북 군산 등 주한미군기지에서도 고엽제를 광범위하게 살포했다는 주장이 새로 나왔다. 그동안 미군은 공식적으로 1968년 DMZ에서만 고엽제를 살포했다고 밝혀와, 파문이 확산될 전망이다.

5월 31일 <서울신문>에 따르면, 퇴역 미군인 토니 나톨리(63)는 5월 30일 <서울신문>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한국에 주둔했던 많은 전우가 DMZ 외의 지역에서 직접 고엽제를 사용하거나 뿌리는 것을 목격했다고 증언했다”면서 “친구들이 후유증을 앓는 모습을 보며 한국에서 고엽제가 광범위하게 사용됐음을 확신했다”고 밝혔다. 그는 같은 주장을 퇴역 주한미군 사이트인 ‘한국전 프로젝트’에도 남겼다.

나톨리는 특히 1968년 군산 미 공군기지에서 근무했던 자신의 친구 던 프태크닉(63)이 당시 고엽제에 노출돼 현재 심장질환을 앓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고엽제의 한 종류인) 에이전트 오렌지는 모기를 쫓기 위한 목적으로 흔히 사용됐다. 특히 공군기지나 미사일기지 인근의 야산에 많이 뿌려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프태크닉이 고엽제의 주성분인 다이옥신에 노출될 때 발병하는 염소성여드름 증상을 보였고 현재 심장병을 앓고 있지만 미군이 인정하는 고엽제 살포 지역에 근무하지 않아 어떠한 금전적 보상이나 의료 지원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베트남에서 미 해군으로 근무하던 중 고엽제에 노출돼 암 투병을 했던 그는 캠프 캐럴에 고엽제를 매립했을 가능성에 대해 “가능성이 있다”면서 “미 해군이 바다에 고엽제를 던졌을 가능성이 높은 것처럼 육군도 자연에 버리는 방식으로 처분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군산 미 공군기지에서 근무했던 미군은 ‘1968년 군산 인근 야산과 미군기지 주변에 고엽제를 살포했고, 1977년 미 육군 2사단 사령부로부터 모든 다이옥신 폐기를 명령 받았다’고 증언하였다. 

고엽제 피해현황-인천 부평

이어 인천 부평의 미군기지 캠프 마켓과 경기도 부천의 옛 미군기지인 캠프 머서에서도 화학물질을 매립하였다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주한미군 공병단 44공병대대 547중대원으로 캠프 머서에서 근무했다는 레이 바우스 씨는 자신이 캠프 머서에서 1963년 7월부터 1964년 4월까지 근무했다면서 당시 불도저를 통해 구덩이를 파고 고무옷과 가스 마스크 및 모든 상상 가능한 화학물질 등 수백 갤런(1갤런 = 약 3.8ℓ)을 버렸다는 글을 퇴역 주한 미군 사이트에 올려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주한미군 폐품처리장이었던 부평 미군기지에서 폐기물을 처리했던 한국업자는 ‘1989년 암과 기형 등을 유발하는 폴리염화비페닐 445드럼 분량을 폐기 처리하였다’고 증언하였다. 민주노동당 홍희덕 국회의원이 부평 캠프 마켓 미군기지 환경오염 실태를 조사, 발표한 데 의하면 ‘부평 미군기지 토양 오염은 기준치보다 최대 20배를 초과한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1992년 작성된 미 공병대 보고서에는 1978년부터 80년까지 살충제와 제초제, 솔벤트 등 오염 물질을 매립했다는 기록도 나왔다. 그 외 고엽제 매립과 기름 유출과 같은 환경오염 의혹이 제기된 미군기지로는 충남 보령과 광주, 동두천 등 전국 모든 지역에 위치한 미군기지에서 각종 환경오염 의혹이 제기되면서 정밀 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그야말로 나라전체가 주한미군의 오염물질 매립지가 된 듯하다.

미군범죄로 본 한미관계

주한미군이 우리 땅에 파묻은 독극물인 고엽제 드럼통이 시간이 지나면서 녹이 슬어 내용물이 새어나올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 극단적인 경우, 이미 내부의 고엽제가 녹 슨 드럼통에서 새어나왔을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즉각적인 환경조사가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그러나 한국정부는 위험천만한 고엽제가 새어나올지도 모르는 상황에서도 미군측에 즉각적인 조사를 요청할 수 없다. 

한-미 당국간 주한미군 주둔군지위협정(SOFA)에 따르면 ‘환경분쟁 처리 절차’가 철저히 미군에 유리하게 돼 있고, 주권국인 한국의 권리를 제약하는 불평등 구조로 돼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조사권의 제약과 모순이 크다. 소파에 따르면 미군기지 내에서 발생한 환경오염의 경우 우리가 조사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 제 아무리 위험천만한 고엽제 매립의혹이 불거져도 우리 정부는 우리 땅에 있는 주한미군 기지를 “조사할 권리”가 없으며 오로지 주한미군이 조사를 승인할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처지이다.

실제 한·미는 환경분쟁이 발생할 경우 2001년 작성한 ‘환경보호에 관한 특별양해각서’에 근거해 조정하게 된다. “미국은 한국의 환경정책을 존중한다”는 것이 주요 내용인데 2000년 미군의 한강 독극물 방류 사건이 발생하고 나서 만들어진 조항이다. 하지만 이 각서도 한·미 합동위원회를 열어 ‘합의’하도록 한 조건이 발목을 잡고 있다. 미군은 분쟁 원인 조사에 대부분 미온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어 양해각서는 ‘구속력’ 없는 선언적 조치에 그치는 상태다. 

또 양해각서의 연장선에서 2003년 만든 ‘환경오염 조사 및 치유절차’는 한국에 반환되는 미군기지의 오염조사와 치유비용을 미군 측이 부담하도록 하고 있지만, 이 역시 강제사항이 아니다. 2007년 오염실태조사에서 이미 반환된 미군기지의 80%가 오염된 것으로 나타났지만 ‘원인자 부담 원칙’은 적용되지 않았다.

미군범죄, 끝까지 파헤쳐야

형사범죄의 경우, 번죄자를 끝까지 색출해서 처벌하는 것은 이명박 정부가 그토록 강조하는 “법치국가”에서 당연한 일이다. 또한 주한미군이 이 땅에 고엽제를 대량으로 매립했을 의혹이 드러난 이상, 우리는 미국의 고엽제 범죄를 끝까지 파헤쳐야 한다. 

이명박 정부와 보수진영은 입만 열면 한미동맹이 어쩌고 하면서 군대의 전시작전지휘권 반환마저 포기하였다. 그렇게도 한미동맹에 자신이 있다면 이명박 정부가 주도적으로 나서서 고엽제 문제 해결을 미국에게 요구해야 한다. 위험가능성이 파악된 이상, 예기치 못한 피해를 막기 위해 일단 관련 조사와 철저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주한미군 측의 제2, 제3의 범죄, 화학물질 매립을 방지하기 위해서도 미군범죄를 끝까지 추적해야 한다. 종류도 다양하고 그 분량도 막대한 화학물질 폐기물을 무려 수십년간 무단매립해온 주한미군이 스스로 회개하고 뉘우쳐서 화학물질 매립사고가 사라지기는 바라는 것은 조직폭력배들이 저절로 학교에 돌아가 열심히 공부하기를 바라는 것처럼 비상식적이며 비정상적인 발상이다. 

주한미군의 범죄행위, 환경파괴범죄가 일상적이었다는 것을 안 이상, 제2, 제3의 범죄를 막기 위해서라도 국민들이 나서야 한다. 

한미동맹의 환각에 빠져 제정신을 못 차리는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도 강하게 비판해야 한다. 실용주의 어쩌구 하면서 비즈니스 전담 정부라던 이명박 정부가 고엽제 문제에 대해 꿀먹은 벙어리가 되어버린 현실은 너무나 어처구니 없다. 평생복지를 주장하며 차기를 노리는 박근혜 전 대표 역시 복지와 직결된 발암물질이 대거 매장된 고엽제 현실에 대해서는 꿀먹은 벙어리이다.

정상적인 실용주의 정권이라면 고엽제 문제를 적극적으로 거론하면서 한미관계에서 받아낼 것은 최대한 받아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런데 사업가로 수완을 발휘했다는 이명박 대통령이 미국의 약한 고리일 수 있는 고엽제 문제에 대해서만큼은 지적하는 것이 아니라 침묵으로 일관해주고 있으니 현 정권의 한미동맹은 대등한 관계가 아니라 종속된 관계라는 지적을 받는 것이다. 

고엽제 문제는 우리 국민들의 자존심 문제이다. 주한미군이 독극물을 버린 것을 알면서도 쉬쉬하고 있다면 제정신나갔다는 소리를 들을 수밖에 없다. 미국이 백주대낮에 사람들을 찔어죽이고 삼천리 금수강산을 독극물 쓰레기통으로 삼는데 입도 벙긋 못한다면 다른 나라사람도 미국과 마찬가지로 한국을 업신여기기 마련이다. 

국민들의 잠자는 자존심을 일깨워야 한다. 얻어터지면서도 대응하지 않고 고개를 숙이는 것. 이는 민주시민의 자세가 아니다. 노예근성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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