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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핵반격의 대비책은 무엇인가

토론게시판

by 붉은_달 2012. 11. 1.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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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군사충돌의 위험성
곽동기 우리사회연구소 상임연구원



한반도 정세가 첨예하다. 김관진 국방부장관은 2010년 12월7일 전군 주요지휘관회의에서 이미 일선 지휘관들에게 “선(先)조치 후(後)보고” 지침을 하달하였고 2011년 3월1일에는 서부전선 최전방에 나가 “쏠까 말까 묻지 말고 선(先)조치하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어 김 장관은 올해 3월 7일, 연평도 해병부대를 방문, “적 사격량의 10배까지도 대응사격하라”고 지침을 내렸다. 여기에 더해 합참은 6월11일, 유도탄사령부 등의 작전태세를 불시 점검하면서 응징타격 범위에 적의 핵심세력까지를 포함했다. 사실상 평양을 염두에 둔 지침으로서 전쟁분위기 조성에 여념이 없는 형국이다.

결국 김정은 제1위원장은 8월 25일자 연설에서 “만약 적들이 신성한 우리의 영토와 영해에 단 한 점의 불꽃이라도 튕긴다면 즉시적인 섬멸적 반타격을 안기고 전군이 산악같이 일떠서 조국통일대업을 성취하기 위한 전면적 반공격전에로 이행할 데 대한 명령을 전군에 하달하였으며 이를 위한 작전계획을 검토하고 최종수표하였다”고 언급해 전면전을 암시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9월 21일, 해군은 NLL 인근의 어선에 2차례 경고통신을 한 뒤 경고사격을 했다고 주장하였다. 이 어선의 국적을 둘러싼 논란이 있지만, 일촉즉발의 위기국면이었다는 것은 명백하다.

이명박 정부는 한반도 전쟁 발발 시 승리를 자신하는 듯하다. 

그러나 북한은 사실상의 핵보유국이다. 이명박 정부가 군사충돌의 대응으로 평양을 공격할 경우, 북한이 비대칭 전력인 핵무기로 대응한다면 남측 미군기지의 주한미군은 물론이요 전방 일대의 국군장병들은 수십만명이 즉시에 몰살당할 수도 있다.

북한과의 군사충돌은 그야말로 위험천만한 핵전쟁 가능성이 상존하는 것이다.



북한의 핵능력을 살펴보자.

사실상의 핵보유국에 오른 제1차 지하핵시험

북한은 사실상의 핵보유국이다. “사실상”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이유는, 북한이 실제 두 차례에 걸쳐 핵시험을 진행하였지만 한미당국은 아직도 북한핵실험의 성공여부에 인색한 평가를 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2006년 10월 9일, 함경북도 화대군 일대에서 최초의 지하 핵시험을 단행하였다. 이미 10월 3일, 외무성 성명에서 “과학연구 부문에서는 안전성이 철저히 담보된 핵시험을 하게 될 것”이라고 예고한 지 6일만의 일이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우리 과학연구부문에서는 2006년 10월 9일 지하 핵시험을 안전하게 성공적으로 진행했다"며 "과학적 타산과 면밀한 계산에 의해 진행된 이번 핵시험은 방사능 유출과 같은 위험이 전혀 없었다는 것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지질자원연구원은 10월 9일 오전 10시 35분 33초에 북한 함북 화대에서 길주방향 15.4㎞ 지점에서 진도 3.58의 인공 지진파가 측정됐다고 발표하였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도 오전 10시 35분 북한에서 4.2규모의 진동을 감지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10월 14일, 북한 핵실험 장소와 가까운 동해 상공에서 방사능 물질을 검출했다고 한·일 정부에 통보하였다. 방사능 검출은 핵실험의 결정적인 증거로 거론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교도통신은 “그러나 핵실험은 실패로 끝났다는 견해가 힘을 얻고 있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실험 20분 전에 중국에 통보한 실험 규모는 TNT 4천톤 규모의 핵실험이었는데 실제 폭발규모가 TNT 200-800톤에 불과하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핵 전문가인 신성택 박사(미국 몬트레이 비확산연구소)는 최근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핵실험에는 실패란 것이 없다”고 말했다. 핵실험은 그 규모와 관계없이 목표한 데이터를 얻는 데 아주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미국 스탠퍼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 강정민 박사도 CBS 인터뷰에서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좀 더 나은 핵폭발(실험)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기술적 측면에선 성공했다고 보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위력은 커졌으나 방사능은 없었던 2차 핵실험

이후 2009년 5월 25일, 북한은 2차 지하핵시험을 단행하였다. 북한은 "이번 핵시험은 폭발력과 조종기술에 있어서 새로운 높은 단계에서 안전하게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북한의 2차 핵실험의 폭발력이 TNT 20킬로톤(kt. TNT 2만톤)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하고 있다고 러시아의 <이타르타스> 통신이 보도했다. TNT 20킬로톤은 1945년, 일본의 나가사키에 투하됐던 원자폭탄과 비슷한 폭발력이다. 러시아의 보도가 사실이라면 북한의 2차 핵실험 폭발력이 최대 40배나 증폭됐다는 의미다. 

지질자원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2차 핵실험 직후 포착된 지진파와 풍계리 일대 지질 구조를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폭발력이 약 8~10배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미 스탠포드대의 핵 과학자인 지그프리드 헤커 교수는 “이번 실험은 2006년 실험에 비해 약 5배 정도 강력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일본 기상청 지진파 감시과의 세키타 야스오(關田康雄) 과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진도 5.3의 강진이 감지됐음을 밝히며 "지난번 핵실험 때 일본 기상청이 관측한 지진 규모는 4.9로, 일반적으로 자연 지진일 경우 이번 에너지는 지난번의 4배에 해당한다"고 밝혀, 2차 핵실험 강도가 1차 때보다 4배 강력해짐을 우회적으로 밝혔다. 미 국가정보국(DNI)은 15일(현지시간) 지난달 25일 강행된 북한의 2차 핵실험으로 잠정 결론 내리고 폭발력에 대해서는 ‘수 킬로톤(kt)’이라고만 밝혔다. 구체적 수치에는 차이가 있지만 모두가 2006년의 1차 실험에 비해 폭발력이 커졌다는 사실은 인정하고 있다.

주목할 사실은, 북한의 2차 핵실험에서는 폭발력은 커졌는데, 정작 방사능 물질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2차 핵시험때에는 크립톤(Kr-85)과 제논(Xe-135) 등 방사성 물질이 검출되지 않았다. 미국은 WC-135 특수정찰기를 급파해 두 차례에 걸쳐 대기분석 작업을 했지만 핵실험 때 유출되는 방사능물질을 검출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교과부도 남측 70여 곳에 설치된 자연환경방사능 감시망을 총동원해 대기분석 작업을 했지만 방사능 물질이 남하한 증거를 포착하지는 못했다고 한다.

방사능이 없는 TNT 20킬로톤의 폭발력? 북한의 핵능력이 미궁에 빠지는 순간이다.

의문 속의 북한 핵융합 실험

여기에 의문을 더하는 사건들이 연이어 일어났다. 북한이 아직까지 그 누구도 상용화하지 못하였다고 알려져 있는 핵융합실험에 성공하였다고 발표한 것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북한의 노동신문은 2010년 5월 12일, “조선의 과학자들이 핵융합 반응을 성공시키는 자랑찬 성과를 이룩했다”며 “핵융합 성공은 발전하는 조선의 첨단과학 기술 면모를 과시한 일대 사변”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수많은 과학기술적 문제들을 100% 자체 힘으로 해결함으로써 마침내 핵융합 반응에 성공했다”며, “이 과정에 우리 식의 독특한 열핵 반응장치가 설계 제작되고 핵융합 반응과 관련한 기초 연구가 끝났다”고 주장했다.

핵융합은 2억℃ 이상의 고온에서 수소 같은 가벼운 원자핵이 헬륨처럼 보다 무거운 원자핵으로 되면서 막대한 에너지가 만들어지는 핵반응이다. 이 원리를 군사적으로 이용한 것이 수소폭탄이다. 

조선일보는 북한의 핵융합실험 발표 직후인 5월 20일, 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이 관리하고 있는 최북단 측정소에서 방사능 물질인 제논이 평소보다 8배가량 검출됐다고 보도해 핵실험에 신빙성을 더해주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2차 핵시험 때와 정반대의 현상이 나타났다. 

2차 핵시험때에는 인공지진파는 측정되었으면서도 방사능 물질이 없었다면, 이변 핵융합 반응시에는 지진파는 없었는데 방사능 물질이 검출된 것이다. 당시에 유의미한 지진파가 검출되지 않았으므로 북한의 핵융합실험 주장을 전통적인 수소폭탄 실험으로 치부하기엔 무리다. 방사성 물질은 검출되었는데 지진파가 없으니 북한 핵능력에 대한 궁금증은 갈수록 커지는 것이다.

초현대식 우라늄 농축설비 

북한의 핵능력은 비단 핵시험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북한은 핵융합반응 성공을 발표한 이후인 2010년 11월 9일, 미국의 핵전문가인 지그프리드 해커 박사를 통해 영변의 우라늄 농축장치를 공개하였다. 해커박사가 목격한 우라늄 농축장치는 약 1000여개 이상의 원심분리기가 가동되고 있었다. 당시 해커 박사 일행은 북한의 우라늄 농축설비들이 초현대식이고 깨끗했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우라늄 농축설비 공개는 언제든 핵물질을 생산할 수 있다는 능력을 입증한 것이다. 미국 워싱턴에 있는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는 2012년 8월 16일 발간한 북한의 핵물질 비축량 관련 보고서에서 북한이 2011년 말 기준으로 최대 19개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핵물질을 보유하고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기존 영변 핵시설에서 얻은 무기급 플루토늄으로 만들 수 있는 핵무기의 평균 추정 개수는 12개이며 이후 우라늄 농축 설비를 통해 최대 7개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무기급 우라늄을 생산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보고서는 북한의 핵탄두를 1기당 우라늄 20kg가 필요한 구식탄두로 추산하고 있으며 영변 이외의 추가적인 우라늄 농축설비 가동은 없다고 가정하였다. 북한이 미공개 우라늄 농축설비를 더 보유한 경우, 북한의 핵능력은 그만큼 더 늘어나게 된다. 더구나 북한이 핵탄두 소형화 기술을 확보하였다면, 그에 맞춰 북한의 핵탄두 추정치는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다. 

사실상 미국 입장에서 북한의 핵물질을 추적하는 행위 자체가 불가능해진 것이다. 

예측불능의 북한핵능력

북한의 핵능력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 그런 가운데 북한은 “즉시적인 섬멸적 반타격”을 공언하며 “전면적 반공격전”을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미군의 군비지출이 제 아무리 세계최대규모라 해도 미군기지에 핵폭탄이 떨어지면 주한미군은 하루아침에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하늘같이 믿고 있는 미군이 전멸당하면 이명박 대통령은 청와대로 밀고 들어오는 인민군을 어떻게 막겠다는 것인가. 

상황이 이런대도 “10배 대응타격”을 거론하는 이명박 정부의 대북자극은 그야말로 위험천만하다. 전면적인 반전평화투쟁만이 한반도를 위기에서 구할 수 있는 유일한 출구다.


* 출처 : 우리사회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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