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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집필에서 군사작전까지

토론게시판

by 붉은_달 2012. 10. 12.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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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김정은 등장 2년> 김정은 리더십 연구 ①


곽동기 (우리사회연구소 상임연구원)

2010년, 9월 28일 조선노동당 제3차 당대표자회.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정치무대 전면에 등장하였을 때 서방진영은 한결같이 그의 젊은 나이에 놀랐다. 김정은 제1위원장이 북한의 최고지도자에 등극하자 서방진영의 공격적 평가는 더욱 극성을 부리기 시작하였다. 젊은 지도자가 정치적 경험이 부족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고 일각에서는 원로측근들이 정치를 맡고 있다는 추측도 제기되었다. 

그러나 지난 2년간을 종합할 때, 김정은 제1위원장은 북한의 당, 정, 군을 완전히 관할하는 상태에서 2010년 연평도 포격전부터 우라늄 농축시설 공개, 2012년의 우주발사체 발사와 대륙간 탄도미사일 전격공개에 이르기까지 북미대결의 일거수일투족을 직접 관장하며 오바마 행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오늘날 한반도 정세와 남북관계의 대파국도, 사실상 북한 최고지도자에 대한 판단착오가 일부 영향을 미친 결과일 수 있다. 

2011년 12월 24일, SBS는 <미지의 후계자, 김정은 대장은 누구인가>에서 ‘마감발언’을 다음과 같이 달았다. “29살의 젊은 통치자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단단한 초석 위에 서 있습니다.”

필자는 김정은 제1위원장이 정치무대에 등장한 지난 2년간의 “김정은 리더십 연구”를 연재하고자 한다. 정부당국은 김정은 제1위원장에 대한 분석을 통해 “국익”의 차원에서 대북정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할 것이다. 학계에서도 김정은 제1위원장에 대한 구체적이고 다양한 분석에 나서서 정부당국이 현실적 대북정책을 수립할 수 있게끔 견인해야 할 책임이 막중하다고 판단한다. 

1. 논문 집필에서 군사작전까지 
2. 대중 친화적 리더십 
3. 기성에 얽매이지 않는 파격 
4. 한미당국에 대한 강한 압박전술 
5. 김정은 제1위원장의 정치는 계승정치

1. 논문 집필에서 군사작전까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 대한 분석 중 가장 관심이 가고, 또 주목해야 할 부분은 바로 업무추진 능력이다. 일반적으로 30세를 전후한 청년이 한 국가를 지휘하며 특히나 세계 초대국인 미국과의 대결전을 이끌어간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공백이 9개월이나 이어졌지만, 북한사회의 동요나 소요는 없었다. 9월 14일, 미 신용등급 평가기관 S&P사는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에서 A+로 상향조정하였는데, 그 근거 중 하나는 바로 북한의 원만한 권력승계였다. 북한사회 모두가 김정은 제1위원장을 최고지도자로 추대하고 있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정치지도자의 정치능력은 바로 실력으로 판가름된다. 자본주의 체제와 다른 북한의 정치체제에서, 최고지도자의 실력은 단순한 정치적 감각에 머무르지 않는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비록 젊은 나이이지만, 자신의 실력을 앞세워 북한사회의 지지를 이끌어내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한반도 지정학적 견해를 뒤바꿔 

인터넷 <통일뉴스>는 2011년 1월 28일, 북송 비전향장기수 김동기 씨가 북한 웹사이트 <우리 민족끼리>에 발표한 ‘1월에 비낀 애국장정의 세계’라는 글을 보도하며 김동기 씨가 “10대의 어리신 나이에 정설처럼 굳어진 우리나라의 지정학적 숙명론을 우리 민족을 중심으로 세계를 내려다보는 낙관론으로 바꾸어놓으셨다니 그 분의 투철한 자주적 신념과 거룩한 기상은 과연 지구를 통째로 흔들어놓을 만한 한 것이 아니겠습니까”라고 격찬하였다고 보도하였다. 

김동기 씨의 주장을 해부해 본다면,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치를 두고 종래에는 대륙과 해양이 교차하는 요충지라 주변 강국에 둘러싸여 외세의 침탈이 잦았다는 분석이 위주였지만 김정은 제1위원장은 이러한 지정학적 열세를 세계적 강국들이 주변에 인접해 있어서 이들만 제압하면 세계중심 무대로 곧바로 진출할 수 있다는 낙관적 견해로 뒤집었다는 주장이다. 

4개월 만에 북한의 미래과제를 제시 

<연합뉴스> 등의 보도에 의하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다방면적 식견이 풍부해서 어떤 일이든 빨리 파악하고 문제를 복합적, 창조적으로 빨리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평했다고 한다. 

실제로 김정은 제1위원장은 2012년 4월 15일, 북한이 향후 100년간 나아가야 하는 길을 “자주의 길, 선군의 길, 사회주의의 길”로 압축적으로 제시하였다. 뿐만 아니라 김정은 제1위원장은 “일심단결과 불패의 군력에 새 세기 산업혁명을 더하면 그것은 곧 사회주의강성국가”라며 현 시기 북한의 국가적 과제인 사회주의강성국가 건설론을 완성하였다. 

국가적 차원의 노선 정식화 작업은 한번 이뤄진 이후에는 수정이 매우 어렵다. 그런 측면에서 유일사상체계에 입각한 북한체제 특성상, 향후 북한의 진로를 밝히는 등의 사업은 김정은 제1위원장의 직접 검토가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급서 이후 4개월 만에 북한사회의 향후 방침을 결정하였으며 2,400만 북한주민들을 김정은 노선에 묶어세우려 하고 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이 어떤 일이든 빨리 파악하고 문제를 융복합적, 창조적으로 빨리 해결하는 점은 5월 27일, 그가 발표한 논문 “사회주의 강성국가 건설의 요구에 맞게 국토관리사업에서 혁명적 전환을 가져올 데 대하여”에서 일단을 볼 수 있다. 

논문에서 김정은 제1위원장은 국토관리사상을 총정리한데 이어 평양과 지방도시에 이어 국토 전역에 이르는 과제, 특히 토지, 삼림, 해안, 하천과 도로, 철도, 항만 등의 시설에 이르기까지 구체적이고 종합적인 국토개발계획을 제시하였다. 

16세에 군사 논문 집필 

그러나 한 나라를 통치한다는 것은 단순히 정치행정 능력만으로는 불가능하다.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직을 겸직하고 있는 김정은 제1위원장은 군사작전적 안목이 있어야 실력으로 군을 지휘할 수 있다. 

남측이 간과해서는 안 되는 점은, 김정은 제1위원장의 실력전이 정치행정부문 뿐만 아니라 군사작전분야에서도 취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인터넷 <통일방송>이 공개한 북한 기록영화 “백두의 선군혁명위업을 계승하시어”에 의하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김정은 제1위원장을 두고 “우리 대장은 16살 때 조국해방전쟁을 승리로 이끄신 수령님의 탁월한 영군술과 불멸의 업적에 대한 논문을 썼는데, 다른 사람 같으면 그 나이에 논문을 쓸 엄두를 못 냈을 것입니다. 우리 대장은 지략도 뛰어나고 군사전법에도 밝습니다. 군사에 능통할 뿐 아니라 다재다능한 천재중의 천재입니다.”라고 평가하였다고 한다. 북한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김정은 제1위원장은 우리 나이로 중학교 3학년에 즈음한 시절에 이미 군사논문을 집필하였다는 것이 된다. 

김정은 제1위원장의 군사논문집필은 남측과 일본 언론이 보도하기도 하였다. 2011년 8월 3일, <조선일보>는 김정은 제1위원장에 대한 조선인민군 내 선전 교육자료를 입수하였다며 보도하였다. <조선일보>가 보도한 북한 내 교육자료에는 김정은 제1위원장이 “16세 때 조국해방전쟁(한국전쟁)을 승리로 이끈 위대한 수령님(김일성 주석)의 탁월한 영군술과 불멸의 업적에 대한 논문을 집필했다”고 쓰여 있다고 한다. 

김정은 제1위원장의 군사논문 집필은 복수의 자료로 확인된다. 2009년 10월 5일, 일본 <마이니치신붕>은 북측에서 유출된 대외비 문건 ‘존경하는 김정은 대장 동지의 위대성 교양 자료’를 일본어로 번역하여 전문을 보도했다. 일본 측이 밝힌 ‘교양자료’에도, 김정은 제1위원장은 “매우 창조적인 착상으로 기발한 작전지도를 많이 작성”하였는데, 그 작전지도들에는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군사전략사상이 구현된, “기상천외하고 천변만화의 만점계획이 명시되었다”고 언급하였다. 

김정은 제1위원장의 16세 시절은 대략 1998년이다. 이 시기는 북한이 선군정치를 정식화하면서 “군을 나라의 모든 일에 앞세우기” 시작하던 시점이었다. 당시 김정은 제1위원장도 북한사회에 강하게 불고 있던 “선군정치”의 흐름에 맞춰 중학시절부터 군사학에 깊은 관심을 개연성은 충분하다. 

<민족 21> 2009년 6월호 관련기사에 따르면, 김정은 제1위원장은 “어려서부터 군복을 입고 자랐”을 뿐 아니라, 2002년부터 2007년 4월까지 5년 동안 군사지휘관을 양성하는 최고 기관인 김일성군사종합대학에서 포병학을 전공하며 군사학을 공부하였다고 한다. 이 역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강조한 선군정치의 흐름으로 연결된다. 

<동아일보> 2010년 3월 2일 보도에 따르더라도, 김정은 제1위원장은 2009년 초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인민군 고위지휘관들이 참관한 가운데 인민군의 포사격 훈련을 지도하였다고 한다. 

<자주민보>가 보도한 북한 정기풍 교수와 민족통신의 대담에 따르면, 정기풍 교수는 “김정은 대장동지의 사상이론이 비범하다는 것이 10대와 20대에 이미 알려졌습니다. 특히 김일성군사종합대학교 졸업 논문에서 발표한 군사전법에는 군사전문가들이 놀랄만한 현대군사전에서 취급되는 현대적 주체전법에 관한 비범한 전략전술들이 담겨져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라고 주장하였다고 한다. 

대통령 직속 위원장을 매료시킨 연평도 작전 

김정은 제1위원장의 지략과 군사전법은 2010년도의 연평도 포격전으로 증명된다. 

한국전쟁 이후 최초의 포사격 교전이었던 연평도 포격전은 11월 23일 오전 경고통지문에 그치지 않고 그날 오후, 실제로 연평도 해병대 부대에 포사격을 해버렸다. 우리가 집중분석해야 하는 점은 당시 인민군의 구체적 포사격 작전이었다. 

<조선일보>는 당시 연평도 포격전에 김정은 제1위원장이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조선일보>는 2010년 1월 “남측에서 있지도 않은 '북방한계선(NLL)' 고수를 떠들 때 김 대장(김정은 제1위원장)이 적들의 혼쭐을 뺄 바에는 단단히 빼놓아야 한다고 했다. 방사포와 해안포를 동원해 백령도와 연평도 주변 수역에 여러 차례에 걸쳐 집중적인 화력 타격을 가하도록 지휘했다”고 쓰여 있는 자료를 제시하면서 “실제로 북한은 지난해 1월 말 백령도 동부 NLL 부근 해역에 대해 일제타격식 포 사격을 실시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조선일보>의 주장에 의하면 김정은 제1위원장은 연평도 포격전 10개월 전에 이미 연평도 주변 수역에서의 집중적인 화력타격작전에 관여한 바 있다는 것이다. 

대통령 직속인 이상우 국방선진화추진위원장은 2011년 2월 14일, 중앙선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연평도 포격전을 놓고 “한심하고 처참하게 당했다”고 평가하였다. 

이상우 위원장은 “K-9은 땅에 고정시켜 발사하면 백발백중하는 무기다. 포격전 당일 4문으로 각각 15발씩, 60발 쐈다. 그런데 국군이 59발 째 쏘자마자 곧바로 북에서 포탄이 날아왔다”며 해병대가 K-9 포탄을 다 쏠 때까지 기다렸다가 정확하게 포탄을 재장전하는 시간대에 공격해왔다는 것이다. 또한 이상우 위원장은 땅속 터널에 있던 예비용 2문에 대해서는 인민군이 특수 장갑탄을 쏴 터널을 뚫고 들어가 2문의 전자제어장치를 고장내버렸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이어, 연평도에 대포병 레이더가 있는데 두 대 모두 작동이 안 된 것도 북이 재밍(전파교란)해서라고 보고 있다. 더구나, 당시 해병대는 인민군의 포탄이 어디서 날아오는지도 몰랐다고 했다. 그래서 연평도 앞 작은 섬의 해안포에 대고 반격을 했는데 나중에 보니 실제로 인민군이 포를 쏜 곳은 개머리 반도였다는 것이다. 헛짚었다는 것이다. 

이상우 위원장은 “군이 얼마나 나사가 빠졌는지 예를 들면 한이 없다. 더 조사해야겠지만 북한은 무인정찰기까지 동원해 탄착 지점을 봐가며 쐈다. 완벽하게 준비했다”면서 “통일되면 포격을 기획한 북한 장교를 불러 술 한 잔 사고 싶을 만큼 빈틈없는 기획이다”라고 언급하기까지 하였다. 이상우 위원장으로는 당시 인민군의 작전에 대해 최상의 평가를 내린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전면전 작전계획까지 최종서명 

또한 김정은 제1위원장은 8월 25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선군혁명영도 52돌 경축연회”에 참석해 공개연설에서 “나는 이미 서남전선의 최전방부대들에 나가 적들의 무분별한 추태를 고도의 격동상태에서 예리하게 설피며 만양 적들이 신성한 우리의 영토와 영해에 단 한 점의 불꽃이라도 튕긴다면 즉시적인 반타격 섬멸전을 안기고 전군이 산악같이 일떠서 조국통일대업을 성취하기 위한 전면적 반공격전에로 이행할 데 대한 명령을 전군에 하달하였으며 이를 위한 작전계획을 검토하고 최종수표하였습니다”라고 선언하였다. 

지난 2010년 연평도 포격전에 이어, 이제는 전면적 반공격전, 이른바 전면전 계획을 검토하고 최종서명하였다는 것이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조선인민군이 최고사령관직을 겸하고 있으므로, 인민군의 전면전 계획은 당연히 김정은 제1위원장이 직접 최종검토하고 서명하였을 것이다. 

지금까지 김정은 제1위원장이 제시해 온 판단의 내용들은 대체로 북한의 주장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특히나 이상우 위원장이 “술 한 잔 사고 싶은 마음이 들만큼 해병대를 압도한 군사작전에 관여한 김정은 제1위원장은 이제 전면전을 선포하기에 이르렀다. 

한미당국은 김정은 제1위원장의 일거수일투족을 더욱 면밀히 분석해야 한다. 군사작전에서 김정은 제1위원장의 대응능력을 시험해 보려다가는 한반도에 엄청난 대재앙을 불러올 수 있다. 

한반도 대파국을 막고 연평도 포격전과 같은 불상사를 방지하려면 오로지 평화협정만이 살 길이다. 한미당국은 김정은 제1위원장을 면밀히 분석해 대북군사 대응지침을 전명 재검토할 필요가 절실하다.


* 출처 : 통일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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