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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친화형 리더십

토론게시판

by 붉은_달 2012. 10. 13.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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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김정은 등장 2년> 김정은 리더십 연구 ②



곽동기 (우리사회연구소 상임연구원)

2010년, 9월 28일 조선노동당 제3차 당대표자회.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정치무대 전면에 등장하였을 때 서방진영은 한결같이 그의 젊은 나이에 놀랐다. 김정은 제1위원장이 북한의 최고지도자에 등극하자 서방진영의 공격적 평가는 더욱 극성을 부리기 시작하였다. 젊은 지도자가 정치적 경험이 부족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고 일각에서는 원로측근들이 정치를 맡고 있다는 추측도 제기되었다. 

그러나 지난 2년간을 종합할 때, 김정은 제1위원장은 북한의 당, 정, 군을 완전히 관할하는 상태에서 2010년 연평도 포격전부터 우라늄 농축시설 공개, 2012년의 우주발사체 발사와 대륙간 탄도미사일 전격공개에 이르기까지 북미대결의 일거수일투족을 직접 관장하며 오바마 행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오늘날 한반도 정세와 남북관계의 대파국도, 사실상 북한 최고지도자에 대한 판단착오가 일부 영향을 미친 결과일 수 있다. 

2011년 12월 24일, SBS는 <미지의 후계자, 김정은 대장은 누구인가>에서 ‘마감발언’을 다음과 같이 달았다. “29살의 젊은 통치자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단단한 초석 위에 서 있습니다.”

필자는 김정은 제1위원장이 정치무대에 등장한 지난 2년간의 “김정은 리더십 연구”를 연재하고자 한다. 정부당국은 김정은 제1위원장에 대한 분석을 통해 “국익”의 차원에서 대북정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할 것이다. 학계에서도 김정은 제1위원장에 대한 구체적이고 다양한 분석에 나서서 정부당국이 현실적 대북정책을 수립할 수 있게끔 견인해야 할 책임이 막중하다고 판단한다. 

1. 논문 집필에서 군사작전까지 
2. 대중 친화적 리더십
 
3. 기성에 얽매이지 않는 파격 
4. 한미당국에 대한 강한 압박전술 
5. 김정은 제1위원장의 정치는 계승정치

2. 대중친화형 리더십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파격 행보가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언론은 특히 김정은 제1위원장이 주민들과 친밀하게 어울리는 모습에 주목한다. 일부에서는 이를 대중친화형 리더십으로 표현하고 있다. 언론에 공개된 몇 가지 사례를 통해 김정은 제1위원장의 대중친화형 리더십에 대해 살펴보자. 

과감한 스킨십 

첫째, 군인들, 주민들과 팔짱을 끼고 귓속말을 나누는 등 스킨십이 두드러진다. 

1월 4일자 <동아일보>는 김정은 제1위원장이 일선 부대를 방문한 새해 첫 공식활동에서 ‘인민들과 활발한 스킨십을 과시해 눈길을 끌었다’고 보도했다. 이 자리에서 김정은 제1위원장은 ‘자신의 양옆에서 눈물을 흘리는 지휘관 2명을 다독이며 손을 꽉 잡아주었다’고 한다. 두 명의 군인들은 김정은 제1위원장의 어깨에 기대어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또 단체사진을 찍는 자리에서 한 장병과 진지하게 귓속말로 대화하는 모습도 보였다. 또 ‘내무반 마룻바닥을 직접 손으로 만져보고 태양열 설비를 갖춘 목욕시설에 들어갔으며, 장병이 이용하는 식당에서는 직접 조리용 간장의 냄새를 맡아보는 세심함도 보였다’고 한다. 

국내 언론에 소개되는 북한 영상들을 보면 김정은 제1위원장이 군인뿐 아니라 일반 주민들과 만날 때도 주민들이 스스럼없이 팔짱을 끼고 포옹을 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지난 9월 7일 북한이 공개한 김정은 제1위원장의 평양 창전거리 가정집 방문 영상에도 이런 모습이 잘 드러난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방석도 없이 거실바닥에 앉아 입주민들과 대화를 나누고 낯가림을 하는 어린이를 무릎에 앉히고 뺨을 마주 비비기도 하였다. 리설주 부인은 직접 부엌 싱크대에서 설거지를 하였다. 

8월 말에 있었던 청년절 행사도 마찬가지다. 청년절 행사장을 가득 메운 청년들이 김정은 제1위원장 주위에 몰려들어 환호성을 올리는 장면을 보면 주변에 경호원도 없이 청년들에게 둘러싸여 몸을 가누지 못할 지경일 정도로 함께 어울리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주민생활향상에 집중 

둘째, 주민생활향상을 앞세우고 있다. 

지난 6월 22일자 <통일뉴스>에 실린 같은 날 <조선신보> 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제1위원장이 지난 5월 하순 완공을 앞둔 창전거리의 한 식당을 방문해 ‘등받이가 직선으로 되어있어 불편한 의자를 보시고는 인민들이 편안하게, 인민들이 좋아하게 만들어야 한다’면서 ‘앞으로 가구를 설계하거나 제작할 때 인민들이 이용하기에도 편리하고 보기에도 좋게 선 편리성, 후 미학성의 원칙을 철저히 구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고 한다. 

지난 7월 18일 서울 중구 전국은행연합회관에서 국가경영전략연구원과 북한연구학회 주최로 열린 ‘남북경협 심포지엄’에 토론자로 참석한 이봉조 전 통일부 차관은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지난 4월 15일 열병식 연설에서 “우리 인민이 다시는 허리띠를 조이지 않게 하겠다”고 말한 것에 대해 “인민생활 향상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할 것임을 공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김정은 제1위원장은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공개 현지지도 총 25회중 주민생활 현지방문이 15회로 가장 많았다. 특히 최근 유원지나 놀이공원 등의 방문이 부쩍 늘고 국가기구에 유원지총국이 신설되는 등 경제문제를 넘어 ‘삶의 질’까지 신경 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지난 5월 김정은 제1위원장이 평양 만경대유희장을 찾아 잡초를 직접 뽑으며 간부들을 질타한 것이 대표적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이는 인민들의 편익을 직접적으로 챙기겠다는 제스처로써 김정은이 새로운 리더십을 형성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으로 분석했다. 

<일요신문> 942호는 “김정은 집권 이후 평양 인민들의 생활향상이 눈에 띄게 좋아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연탄과 전기의 공급 사정이 좋아진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백학순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도 “최근 평양에 다녀온 사람들에 의하면 ‘자동차가 많이 보이고, 전깃불이 들어오는 곳이 늘어나는 등 한층 발전한 모습’이라는 얘기를 들었다”며 “그전보다 나아졌거나 열악해졌다는 근거는 없지만, 상식적으로 평양이 발전했다면 지방 상황도 나아졌을 것으로 예측한다”고 말했다. 신문은 이에 대해 “북한 인민들의 삶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향상된 것만은 일부 사실로 받아들여진다. 김정은의 경제 살리기 전략이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섣부른 판단도 가능한 부분이다”고 분석했다. 

소년단행사장에서 2번째 공개연설 

북한은 지난 6월 6일, 조선소년단 창립 66돌 기념일에 평양 김일성 경기장에서 약 4만5천명의 소년단원들이 참여한 소년단 창립 경축 연합단체대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언론이 주목한 일이 일어났다. 김정은 제1위원장이 직접 참석해 육성연설을 한 것이다. 김정은 제1위원장의 이 날 육성연설은 4월 15일 조선인민군 열병식에 이은 두 번째 공개연설이다. 

KBS 등 공중파 방송과 <중앙일보> 등 국내의 언론사는 북 언론매체 보도를 인용해 이 같은 소식을 전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10분간 이어진 공개연설을 “나는 오늘 백두산기슭의 정일봉 중학교로부터 조국의 최전방인 초도의 중학교에 이르기까지 나라의 방방곡곡에서 먼 길을 한달음에 달려온 우리의 장한 소년단대표들과 모범소년단원들을 이렇게 만나게 되여 정말 기쁘고 반갑습니다”는 축하 인사로 시작하였다. 

JTBC 뉴스는 6월 7일 보도에서 북한의 최고지도자가 소년단 행사에 참석한 것은 1994년 김일성 주석 이후 18년만이라고 하였다. 이어 뉴스는 북한이 소년단 행사를 위해 특별 비행기와 열차를 편성하고 단원들이 방문한 놀이공원과 동물원도 김정은 제1위원장이 직접 시찰하였으며 김정은 제1위원장이 소년단을 세심히 보살피는 것은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분석하였다. 

북한이 소년단 행사에 특별 비행기와 열차를 동원하고 김정은 제1위원장이 연설에서 백두산 정일봉 중학교와 초도의 중학교를 언급한 것을 보면 이번 소년단 행사는 평양소년들이 아니라 북한 전역의 소년단원을 대상으로 한 행사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대중행사는 대회참가 소년단원 뿐만 아니라 그들의 학부모, 교사, 학급친구들에게까지 영향이 미칠 수밖에 없다. 

<자주민보>는 김정은 제1위원장의 연설내용을 보도하였는데 이에 따르면 김정은 제1위원장은 “학생소년들은 공부도 잘 할 뿐 아니라 사회주의도덕을 잘 지키고 언제나 조직과 집단, 동무들을 사랑하고 선생님들과 웃사람들을 존경하며 체육도 잘하고 애국의 한마음으로 좋은 일을 더 많이 찾아하는 모범소년단원이 되여야 합니다”라며 일상생활에 있어 모범이 되어 줄 것을 당부했다고 한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또한 “우리 당과 공화국정부는 위대한 김일성 대원수님과 김정일 대원수님의 고귀한 후대사랑의 뜻을 정히 받들어 새 세대들을 위한 사업을 당과 국가의 제일중대사로 내세울 것이며 사랑스러운 우리 소년단원들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고 훌륭한 선군조선의 역군으로 자라나도록 하기 위하여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소결 

이처럼 김정은 제1위원장은 주민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리고, 주민생활 향상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통일부 공식 블로그의 ‘북한 전망대’에 7월 5일 올라온 기사는 김정은 제1위원장의 정치 스타일을 ‘대중친화 스타일’로 규정했다. 

1월 4일자 <동아일보>는 이런 대중친화형 스타일에 대해 ‘인민을 위해 헌신하고 그들과 호흡하는 지도자라는 점을 부각’하려는 것으로 분석하며 ‘앞으로도 현지시찰에서 주민이나 군인들에게 친근하면서도 당당한 이미지를 계속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 출처 : 통일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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