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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당국에 대한 강한 압박전술

토론게시판

by 붉은_달 2012. 10. 17.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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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김정은 등장 2년> 김정은 리더십 연구 ④


곽동기 (우리사회연구소 상임연구원)

2010년, 9월 28일 조선노동당 제3차 당대표자회.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정치무대 전면에 등장하였을 때 서방진영은 한결같이 그의 젊은 나이에 놀랐다. 김정은 제1위원장이 북한의 최고지도자에 등극하자 서방진영의 공격적 평가는 더욱 극성을 부리기 시작하였다. 젊은 지도자가 정치적 경험이 부족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고 일각에서는 원로측근들이 정치를 맡고 있다는 추측도 제기되었다. 

그러나 지난 2년간을 종합할 때, 김정은 제1위원장은 북한의 당, 정, 군을 완전히 관할하는 상태에서 2010년 연평도 포격전부터 우라늄 농축시설 공개, 2012년의 우주발사체 발사와 대륙간 탄도미사일 전격공개에 이르기까지 북미대결의 일거수일투족을 직접 관장하며 오바마 행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오늘날 한반도 정세와 남북관계의 대파국도, 사실상 북한 최고지도자에 대한 판단착오가 일부 영향을 미친 결과일 수 있다. 

2011년 12월 24일, SBS는 <미지의 후계자, 김정은 대장은 누구인가>에서 ‘마감발언’을 다음과 같이 달았다. “29살의 젊은 통치자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단단한 초석 위에 서 있습니다.”

필자는 김정은 제1위원장이 정치무대에 등장한 지난 2년간의 “김정은 리더십 연구”를 연재하고자 한다. 정부당국은 김정은 제1위원장에 대한 분석을 통해 “국익”의 차원에서 대북정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할 것이다. 학계에서도 김정은 제1위원장에 대한 구체적이고 다양한 분석에 나서서 정부당국이 현실적 대북정책을 수립할 수 있게끔 견인해야 할 책임이 막중하다고 판단한다. 

1. 논문 집필에서 군사작전까지 
2. 대중 친화적 리더십 
3. 기성에 얽매이지 않는 파격 
4. 한미당국에 대한 강한 압박전술
5. 김정은 제1위원장의 정치는 계승정치

4. 한미당국에 대한 강한 압박전술 

김정은 제1위원장은 대화에는 대화로 나서지만 대결정책에는 조금의 양보도 허용하지 않고 미국과 이명박 정부를 계속 압박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한미당국에 대한 강한 압박전술, 이것이 김정은 제1위원장의 대외행보 특징이다. 

연평도 포격전 

가장 주목되는 상황은 실제 포사격을 단행한 2010년 연평도 포격전이다. 

2010년 11월 23일, 당시 한미연합군은 서해 최전방에서 육해공 연합 호국훈련을 벌이고 있었다. 북한은 오전 8시 20분,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 북측 수석대표 명의로 전화통지문을 보내 물리적 조치를 경고하였다. 

“북남 장성급 군사회담 남측수석대표 귀하 
... (중략) 
나는 위임에 따라서 우리의 신성한 영해에 단 한 발의 총포탄이 떨어질 경우 즉시적인 물리적 조치가 따를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우리의 이 경고를 무시하는 경우 그로부터 초래되는 모든 후과에 대해서는 귀측이 전적으로 책임지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한미연합군은 전통문을 무시하고 훈련을 강행하였다. 이용걸 국방부 차관은 북한이 연평도 포격전에 경고성 전언통신문을 보내온 사실과 관련해 “군사훈련 때마다 유사한 전통문을 보내서 이번에는 묵살하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미디어스>가 단독 입수한 국방위원회 보고자료에 따르면, 북한의 연평도 포격이 시작되기 직전 4시간 동안 우리 군은 서해 서북도 해상에서 사격훈련을 실시했는데 무려 3,657발을 발사했다고 한다. 

호국훈련이 종료된 1시간여가 지난 오후 2시 34분, 주한미군사령관은 물론 오바마 미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까지 충격에 빠질 중대사건이 연평도에서 벌어졌다. 북한이 연평도의 해병대 부대에 직접 포격을 가한 것이다. 

북한이 남측의 군부대를 실제 포격한 것은 한국전쟁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연평도 포격이 단행되자 한미당국은 깜짝 놀라 우왕좌왕하였다. 공군은 북한의 포격 후 4분 만에 F-16 2대를 긴급 출격시켰지만 정작 미사일을 싣지 않아 실질 대응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해병대의 대응포격은 북한의 첫 포격 후 13분여가 지난 상황에서야 시작되었다. 합동참모본부도 그때 가서야 서해5도 전 지역에 국지전 최고 경계 태세인 '진돗개 하나'를 발령하였다. 이명박 대통령도 오후 4시에야 입장을 밝혔는데 "단호히 대응하되 더 이상 확전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라"는 모순된 지시로 여론의 구설수에 올랐다. 사실상 국가적 차원의 대응에 1시간 30분이나 걸린 것이다. 

군은 처음에 K-9 자주포 6문을 이용해 대응했다고 밝혔다가 4문, 3문으로 계속 말을 바꿔 빈축을 샀다. 군은 "6문 중 2문이 북한의 포 사격에 따른 충격으로 전자회로 장애를 일으켰고 1문은 앞선 사격훈련 때 발생한 불발탄이 끼어 사격에 가담하지 못했다"라고 해명했다. 또한 북한의 전자전으로 인해 당시 대포병 탐지 레이더도 먹통인 상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마이크 멀린 미국 합참의장은 12월 13일, "북한의 도발은 김정일 아들로의 권력승계 준비와 관련돼 있다"면서 "북한은 한국에 대한 공격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며 한반도에서 전쟁위험이 고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12월 1일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김정은의 이름으로 지난달 초 ‘적의 도발 행위에 언제라도 반격할 수 있는 태세를 갖추라’는 지령이 조선인민군 간부들에게 하달됐다”고 보도했다. 

특히 조선중앙통신은 2012년 8월 18일, 김정은 제1위원장이 별다른 경호인력도 없이 초소형 목선을 타고 연평도 포격전 당시 교전했던 무도 방어대를 찾은 사실을 방영해 남측 여론에 회자되기도 하였다. 통신은 이어 "최고사령관 동지께서는 그날 한 명의 군인도 상하지 않고 적에게 혁명강군의 총대 맛을 보여준 방어대 군인들의 위훈을 높이 평가했다"고 강조했다고 보도해 연평도 포격전 당시 북한측 인명피해가 전무했다고 주장하기도 하였다. 특히 이들 부대는 우리 군의 사격권 내에 있는 최전방 지역인데도 김정은 제1위원장은 최소한의 경호인력만을 대동한 모습이었다. 이에 대해 대북 소식통은 "지도자의 담대함을 강조해 주민들의 충성심을 고취시키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광명성 3호 발사 

김정은 제1위원장의 강한 대미압박 행보는 북한 최고지도자의 자리에 오른 지 불과 5개월 남짓하던 지난 4월에 있었던 광명성 3호 발사에서도 드러난다. 북미간 2.29 합의가 채택된 이후인 3월 16일, 북한은 조선우주공간기술위원회 대변인 명의의 담화를 발표해, 4월 12~16일 사이에 '지구관측 위성 광명성 3호'를 발사하겠다고 발표했다. 많은 대북전문가들은 북한이 광명성 3호를 발사하는 이유를 김일성 주석 탄생 100돌을 맞아 북한사회 내부의 결속 차원으로 해석하였다. 

북한은 인공위성 발사를 이미 2011년 12월, 미국에 통고했던 사안이라고 밝히며 국제규범에 맞게 평화적으로 발사하겠다고 발표하였다. 

그러나 미국은 북한의 광명성 3호 발사가 유엔결의 위반이라고 주장하며 북한이 광명성 3호를 발사할 경우,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모든 발사를 금지한 안보리 결의 1874호를 명백히 위반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토대로 유엔결의안을 추진할 움직임을 보였다. 한국도 외교부 대변인 논평을 통해 "안보리 결의 1874호를 명백히 위반하는 것"이며 "도발적 행위"라고 규정했다. 후지무라 오사무(藤村修) 일본 관방장관도 "인공위성이든 탄도 미사일이든 안보리 결의안 위반 행위"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정은 제1위원장은 2012년 4월 13일 7시 38분, 광명성 3호 발사를 단행하였다. 

미국은 유엔 결의안은 상정도 못한 채 의장성명 채택에 그쳤다. 다만 유엔은 의장성명에서 "안보리는 비록 위성발사 또는 우주발사체로 그 성격을 규정하더라도,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어떠한 발사도 물론 이번 위성 발사가 안보리 결의 1718호 및 1874호의 심각한 위반임을 강조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북미는 2.29 합의 체결 1달 반 만에 다시금 대결국면으로 접어들게 되었다. 

북한은 4월 17일, 외무성 대변인 성명에서 “미국은 행동으로 우리의 ‘자주권을 존중하며 적대의사가 없다’는 확약을 뒤집어엎음으로써 2.29 조미 합의를 완전히 깨버리었다”며 사실상 ‘2.29 합의’ 파기를 선언, 미국의 압박에 정면대응하였다. 대변인은 이어 “조미 합의에서 벗어나 필요한 대응조처들을 마음대로 취할 수 있게 되었으며 그로부터 산생되는 모든 후과는 미국이 전적으로 책임지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북한의 최고지도자에 갓 오른 상황이었지만 미국과의 대결에서 물러서지 않은 것이다. 

특별작전 행동 통고 

김정은 제1위원장의 최근 대남압박도 주목된다. 이명박 정부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상중임에도 불구하고 2월 28일, 인천시의 한 군부대 내무반에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김정은 제1위원장을 비난하는 게시물의 사진을 언론에 알리며 북한을 자극하였다. 

이명박 정부가 아무리 대북 적대의식이 높다 해도 상대가 상중인데도 감정적인 비난을 일삼는 것은 노골적인 북한자극일 뿐이다. 특히 김정은 제1위원장의 대남노선이 아직 발표되지도 않았던 2월에 단행된 노골적인 대북비난은 이명박 정부가 애당초 북한의 새 지도부와의 협력 가능성을 폐기했다고 인식될 여지가 충분한 위험한 행동이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4월 23일, "역적패당의 분별없는 도전을 짓부셔버리기 위한 우리 혁명무력의 특별행동이 곧 개시된다"고 선언하며 대남 군사행동 개시를 선언하였다. 특히 이날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특별작전 행동소조는 '위임에 따라' 이같이 통고한다고 언급되어 "특별작전 행동소조"의 선언이 김정은 제1위원장의 결심인 것을 명백히 하였다. 이는 그 동안 이명박 정부를 규탄하던 북한 내 각종 성명과 군중대회가 이제는 군사적 행동조치로 넘어갔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심지어 북한은 "특별행동의 대상은 주범인 이명박 역적패당이며 공정한 여론의 대들보를 쏠고 있는 보수언론매체들을 포함한 쥐새끼 무리들이다"라며 청와대와 <동아일보>, KBS, MBC, YTN을 구체적으로 명시했다. 

유동렬 치안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이를 두고 "최근 북한의 대남 심리전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며 북한 최고사령부의 특별행동소조의 통고를 "명백한 대한민국에 대한 선전포고"로 규정하였다.

동시행동원칙 폐기 

2.29 합의 파기 이후, 북미간 갈등은 지속적으로 상승하였다. 그러던 와중에 북한에 잠입한 탈북자 전영철이 체포되면서 이른바 “동까모” 사건이 폭로되었다. 전영철은 7월 19일,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과 국정원의 사주로 북한의 김일성 주석 동상을 폭파하기 위해 몰래 잠입하였다가 체포되었다고 진술하였다. 그는 국정원이 김일성 주석 동상 폭파가 반드시 북한 내부의 소행으로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는 점을 폭로하였으며 미국 군사위성이 동상폭파 현장을 사진으로 찍어 전송할 계획이었다고 폭로하였다. 

이처럼 미국의 대북 파괴공세 가능성이 현실적으로 제기되자 김정은 제1위원장은 대미 압박전술을 더욱 강화하였다. 

북한은 7월 25일 미국이 전제조건 없이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꿀 용단을 내릴 것을 촉구했다. 아울러, 담화는 “우리에게는 미국과 평화협정을 체결하여 문제를 푸는 방법도 있고 조선반도에서 전쟁의 화근을 송두리째 들어내어 항구적인 평화를 실현하는 방법도 있다”며 미국 측이 전쟁과 평화 중에 하나를 양자택일할 것을 주문했다. 

이어 7월 30일에는 싱가포르에서 북미 비공개회동이 있었으나 북한은 미국이 상상하지 못한 초강경 태도로 치고 나왔다. 북한측 최선희 외무성 미국국 부국장은 “세계최대의 핵보유국인 미국이 우리를 적대시하는 한 우리는 절대로 핵억제력을 먼저 내놓을 수 없게 될 것이다.”며 미국이 먼저 대북적대정책을 완전히 종식해야지만 북한은 그때 가서 비핵화를 고려해보겠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05년 9.19 공동성명에서 합의했던 동시행동 원칙을 파기하고 새로운 선(先) 대미관계정상화 - 후(後) 북한핵동결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북한은 미국이 먼저 대북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지 않는 한 비핵화는 요원하며 이번 싱가포르 접촉에서 정전협정의 평화협정 대체, 한미동맹 해체, 주한미군 철수 등 북한 측의 모든 요구를 미국이 먼저 들어줘야 그 후에 비핵화를 생각해 볼 수 있다는 것으로 사실상 미국의 외교적 항복을 요구하였다. 

중앙일보는 8월 8일, 이 자리에 참석했던 한 전문가의 발언을 빌어 북한이 싱가포르 접촉에서 매우 강경한 입장을 보여 북미 대화를 기대했던 조엘 위트 전 북한 담당관 등 미국 측 인사들이 크게 당황하고 실망(depressed)한 것 같았다고 전했다. 

최종작전계획 서명 

북한의 외교공세가 강화되자 한미의 대북 군사훈련도 그칠 줄을 몰랐다. 급기야 한미연합군이 을지프리덤가디언 훈련에서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을 연습하자 8월 25일, 김정은 제1위원장은 공개연설에서 “나는 이미 서남전선의 최전방부대들에 나가 적들의 무분별한 추태를 고도의 격동상태에서 예리하게 살피며 만약 적들이 신성한 우리의 영토와 영해에 단 한 점의 불꽃이라도 튕긴다면 즉시적인 섬멸적 반타격을 안기고 전군이 산악같이 일떠서 조국통일대업을 성취하기 위한 전면적 반공격전에로 이행할 데 대한 명령을 전군에 하달하였으며 이를 위한 작전계획을 검토하고 최종수표하였다”고 밝혔다. 

한미연합군이 을지프리덤가디언 훈련에서 대북선제공격을 연습하는 상황에서 남북간 군사적 충돌 시 이를 전국적인 전면전으로 확대해나가는 구체적 작전계획을 수립하고 이에 서명하였다는 것이다. 

사실 올 상반기는 대북 군사훈련이 끊이지 않았다. 더군다나 이명박 정부는 지난 9월, NLL 인근의 어선을 향해 1년 10개월 만에 경고사격을 단행하기까지 하였다. 북한은 해당 어선이 다른 나라 어선이라고 밝혔지만, 자칫 한반도 전면전이 벌어질 뻔한 위험천만한 상황이었다. 

이명박 정부는 미국으로부터 300여대의 지뢰방호차량을 들여오고 있다. 탄도미사일 사정거리는 800km로 상향조정하였다. 이제 한반도는 전면전의 위험이 심상치 않게 제기되고 있다. 

분명한 사실은 과거 김정은 제1위원장은 미국과 이명박 정부의 압박에 결코 물러서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한미당국에 대한 강한 압박전술로 일관한 김정은 제1위원장이 한미당국에게 양보할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 앞으로도 북한은 한미당국의 무력증강에 대해서 강력한 대미압박으로 맞설 것이다. 이제 북미관계에는 전면적 평화협정 체결이냐, 아니면 충격적인 군사충돌이냐의 갈림길만 남은 것이다.


* 출처 : 통일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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