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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과연 미사일을 쏠 것인가

불철주야

by 붉은_달 2011. 2. 25.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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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창리 발사대 높이는 이소연씨를 태운 소유스호가 이용한 가가린발사대 높이와 거의 같다. 발사대 높이만 따지면 유인우주선을 발사할 수준이 된다는 뜻이다. 그리고 2012년 북한의 ‘강성대국의 대문’ 개방 선포와 유인우주선 발사는 궁합이 딱 맞는다...



북한은 과연 미사일을 쏠 것인가


동북아의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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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군을 위협한 독일군의 미사일


전쟁은 많은 무기 개발을 불러온다. 특히 2차 세계대전은 현대적 무기의 폭발적 발전을 불러왔다. 당시 출현한 여러 무기 가운데 독일의 V-1, V-2 로켓은 이후 전쟁 전략은 물론 인류 문명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오늘날 많은 나라들은 로켓과 미사일 개발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그러나 독일은 이런 놀라운 신무기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결국 전쟁에서 패배하고 말았다. 당시는 이 신무기를 100% 활용할만한 전략가가 없었기 때문이다.


2차 대전 당시 독일은 연합군을 이기기 위해 신무기 개발에 전력을 기울였으며 천재 과학자 폰 브라운은 마침내 1942년 말 최초의 로켓 무기인 V-1 개발에 성공하였다. 독일의 초기 계획은 1944년 1월에 1400발, 4월 3200발, 5월 4000발, 9월 8000발의 로켓을 생산하는 것이었다. 이 계획이 성공했다면 전황은 달라졌을지도 모르지만 독일의 계획만큼 로켓 개발이 쉽지는 않았다.


어쨌든 독일은 1944년 6월 13일 첫 V-1 로켓을 발사해 런던 이스트 엔드 철교를 파괴하였고 15일에는 무려 244발을 발사하였으며 이런 로켓 공습은 1945년 1월 14일까지 계속되었다. 독일의 로켓 공습은 로켓을 처음 본 영국인들을 두려움에 떨게 하였다.


물론 연합군은 느닷없이 로켓 공격을 받은 게 아니었다. 연합군은 독일의 로켓 개발을 사전에 알고 있었으며 공장과 발사장을 모두 파악하고 있었다. 그리고 독일이 첫 로켓을 발사하기 반년 전인 1943년 12월 24일 672대의 폭격기를 동원해 24개의 독일 로켓 발사장을 파괴했으며 그 후로도 여러 발사장과 저장소에 집중적인 폭격을 가하였다.


하지만 독일의 로켓 발사 부대 사령관 에리히 하이네만 장군은 발사장이 지나치게 노출되어 있다고 판단하고 대비를 했기 때문에 연합군의 공격은 그리 효과적이지 못했다. 다만 연합군이 프랑스 해안을 따라 진격하면서 발사 기지를 괴멸시키자 실질적 효과가 나타났다. 또한 V-1 로켓 속력이 느렸기 때문에 상당수의 로켓들은 전투기와 대포로 격추시킬 수 있었다.



V-1 로켓의 위력이 정점을 지나자 독일은 훨씬 비싸고 복잡한 신형 거대 로켓 V-2를 동원하기 시작하였다. 군사사가인 존 키건은 그의 저서 <정보와 전쟁>에서 V-1을 최초의 순항미사일, V-2를 대기권 밖으로 나가는 최초의 대륙간 탄도미사일이라고 평가했다. 독일이 1944년 9월 8일 V-2 로켓 공습을 시작하자 V-1을 효과적으로 무력화시켰다고 안심한 연합군은 다시 당황하기 시작했다.


연합군이 V-2 로켓을 골치아파한 것은 이동식 발사대 때문이다. V-2 발사 장비인 마일러바겐(Meillerwagen)은 한 시간 만에 로켓을 발사하고 이동할 수 있었다. 연합군이 아무리 로켓 발사장을 습격하려 해도 거의 성과를 내지 못한 이유다. 결국 연합군은 영국에서 활동하는 독일 첩자들을 포섭해 역정보를 흘림으로써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다.


전쟁은 끝났고 우주여행을 꿈꾸던 젊은 과학자 폰 브라운은 미국 시민이 되어 ‘우주 프로그램의 아버지’로 칭송받았다. 독일의 로켓 기술은 미국과 소련으로 건너가 냉전 시대 미사일 경쟁을 불러일으켰다. 강대국들은 핵무기와 함께 미사일 수로 자국의 국방력을 과시하였다.


독일군 미사일 운용의 교훈


2차 세계대전에서 독일군의 로켓 운용은 중요한 시사점을 남겼다. 로켓이 지속적인 효과를 거두려면 발사장이 적의 공격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점이다. 초기 모델인 V-1은 고정식 발사장을 운용한 탓에 연합군의 집중 공격을 받아야 했다. 하지만 후속 모델인 V-2는 이동식 발사장을 운용했기에 연합군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피할 수 있었다. 전후 각국은 첨단 미사일 개발과 함께 발사장을 어떻게 은폐할 것이냐에 관심을 돌렸다.


미사일 발사장 은폐 고민의 대표적 사례는 바로 미국의 MX 미사일 배치계획이다. 미국의 주력 ICBM인 미니트맨 이후 차세대 미사일로 개발된 다탄두 미사일 MX(Missile eXperimental), 즉 피스키퍼는 소련의 공격을 피할 방법을 찾다가 결국 폐기처분되었다. 당시 미국은 MX 미사일 1기마다 23개의 위장 발사장을 건설하고 가짜 MX를 배치할 계획을 세웠다가 부지 주민들의 반대로 결국 포기했다고 한다. 당시 MX 미사일이 200기였으므로 총 4600개의 위장 발사장을 만들 계획이었던 것이다.


지상 발사장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고안한 무기가 바로 핵잠수함과 SLBM(Submarine-launched ballistic missile :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이다. 사실 잠수함에서 미사일을 발사하는 구상은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이 이미 실행에 옮긴 적이 있다. 아무튼 강대국들은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장을 노출시키지 않기 위해 잠수함에 싣고 돌아다니다가 발사하는 구상을 하게 되었다.



잠수함에서 미사일을 발사하려면 잠수함의 높이가 미사일 길이만큼 높아야하며, 잠수함이 균형을 잡으려면 높이에 맞춰 길이도 길어져야 하기 때문에 잠수함의 크기가 기존 잠수함보다 훨씬 커져야 했다. 이런 큰 잠수함을 운용하려면 디젤 엔진으로는 턱도 없고 결국 소형 원자로가 탑재된 잠수함인 핵잠수함을 개발하게 된다. 원자로는 발전 과정에서 산소를 생성하므로 환기 없이 장시간 잠수할 수 있다는 부수적 장점도 생겼다.


SLBM이 개발되자 대륙간탄도미사일 전략은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되었고 영국과 프랑스는 아예 지상 발사 탄도미사일을 모두 없애고 SLBM만을 운용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처럼 미사일 개발 못지않게 미사일 발사장을 숨기는 문제는 군사강국들에게 초미의 관심사였다.


오늘 이런 지루한 무기 이야기를 장황하게 늘어놓은 것은 최근 주목받는 북한의 동창리 발사장 때문이다.


동창리 발사장의 정체


지난 2월 18일 새벽, 유용원 군사전문기자는 조선일보에 긴급 기사를 올렸다. 북한이 기존 무수단리 발사장(2009년 은하2호를 발사한 곳)의 5배 규모나 되는 새로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장’을 완공했다는 것이다. 기사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해 말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에 ICBM 발사 시험장을 사실상 완공했으며 이 시설은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 시험장의 5배 규모라고 한다. (전체 면적과 엔진연소 시험장은 3배) 또 무수단리 발사장의 발사대 높이가 32m인데 동창리는 50m에 이르러 1.5배 정도 크며 이는 길이 40m가 넘는 대형 우주발사체 발사 시험이 가능함을 의미한다고 한다.


또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 플로리다주의 케네디 우주센터와 유사한 방식으로 발사대가 가동되는 현대식 시설”이며 발사대 인근 건물에서 미사일을 조립하기 때문에 “미사일을 조립하는 데 날씨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고 한다. 또 연료 공급 장치가 지하에 있고 장기간 액체연료를 보관할 수 있는 시설도 있어 미국 정찰 위성이 발사 징후를 파악하기 어렵다고 한다.


동창리의 지역적 특성도 분석했다. 일단 평양, 영변 핵시설과 가까워 미사일과 핵탄두를 운반하기 쉽고, 무수단리가 동해안에 있는데 비해 서해안에 있어 미사일이 일본 영공을 지나가는 높이가 훨씬 높아져 영공 침해 논란이나 파편 낙하 문제도 해결했다고 분석했다.


조선일보가 기사를 내자 다른 언론들은 여기에 살을 붙여 조만간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할 것처럼 호들갑을 떨었다. 그러자 로버트 윌러드 미 태평양사령관이 나서서 “북한이 단시일 안에 미사일을 발사하려고 준비하는 징후는 없다”고 진화하고 다만 수개월 내에 발사할 가능성은 있다고 하였다.


과연 북한은 조만간, 혹은 수개월 내에 미사일을 발사할까?


일단 문제가 된 동창리 시험장에 대해 더 알아보자. 정부 관계자들은 동창리 시험장에 대해 2001년부터 공사를 시작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렇다면 동창리 시험장은 작년 천안함, 연평도 사건이나 최근의 키리졸브 훈련을 염두에 두고 건설한 시설이 아닌 10년 장기 프로젝트에 의해 건설된 대규모 시험장이라는 얘기가 된다. 즉, 2010년대에 사용하기 위해 10년 전부터 공사를 시작한 시험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공사가 2001년에 시작됐다면 설계는 그 전에, 구상은 더 이전에 존재했을 것이다. 아마 1990년대 말로 보는 게 적당하겠다. 그렇다면 이 시점은 북한이 ‘강성대국’을 처음 제시한 시기와 일치한다. 북한은 1998년 처음으로 ‘강성대국’이란 표현을 사용하였다. 그리고 같은 해 ‘광명성1호’(광명성1호는 인공위성 이름이며 그 발사체는 ‘백두산1호’라 부른다. 미국은 ‘백두산1호’를 발사한 무수단리의 과거 지명을 따서 ‘대포동1호’라고 부른다.)를 발사하면서 강성대국의 신호탄으로 제시하였다. 아마도 북한은 당시 ‘강성대국’이란 목표를 제시하면서 우주개발을 그 상징처럼 여겼을 것이며 무수단리 발사장보다 더 크고 현대적인 발사장을 고민했을 것이다.



나아가 우연인지 필연인지 북한이 ‘강성대국의 대문’을 열겠다고 선포한 2012년을 코앞에 두고 동창리 발사장이 완공되었다. ‘광명성1호’로 ‘강성대국’ 구상을 선포한 북한 입장에서는 더 크고 화려한 우주발사체로 ‘강성대국의 대문’ 개방을 선포하고 싶을 것이다.


다시 독일군의 로켓 발사대를 떠올려보자. 독일군은 연합군을 두려움에 떨게 한 로켓을 대량 생산하여 발사하고 있었지만 발사대 위치를 노출시키는 바람에 큰 타격을 입고 말았다. 그리고 그 뒤 각국은 미사일 개발과 함께 미사일 발사장에 대한 연구에 몰두하여 적국이 탐지할 수 없도록 노력하고 있다.


그런데 북한은 이런 세계적 추세를 뒤로 하고 대규모 미사일 발사시설을 미국이 관찰하기 좋은 지상에 건설하고 있다? 월터 샤프 한미연합사령관이 군사력 세계 4위로 꼽은 북한이 그런 비상식적인 무기 배치를 한다고 생각하는 게 비상식적이다. 북한에 만약 ICBM 발사장이 있다면 십중팔구 북한의 험준한 산악지역 내 지하시설에 있다고 보는 게 합리적이다.


사실 무수단리 시험장도 1992년 완공된 이래 주요 발사체는 모두 ‘인공위성’ 발사체였다. 1998년에는 ‘백두산1호’를, 2009년에는 ‘은하2호’를 발사하였다. 이 가운데 2009년 ‘은하2호’의 경우 성공이냐 실패냐의 논란은 있지만 인공위성을 발사한 것에는 대체로 이견이 없다. 다만 1998년 ‘백두산1호’의 경우 인공위성이냐 아니냐의 논란이 큰데 미국이 발사 보름 후 ‘인공위성의 궤도진입에 실패’했다고 하여 인공위성임을 간접 인정했고, 러시아 우주비행추적센터는 발사 4일 후 인공위성 발사 성공을 확인한 것으로 미루어 인공위성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2006년 발사한 로켓은 400km 정도만 수직 비행하여 실체에 대한 논란이 있다. 이에 비해 여러 종류의 미사일들은 모두 이동식 발사대에서 발사하였다.


이런 사실을 종합해보면 동창리 발사장은 미사일 발사장이 아니라 우주비행체 발사장, 즉 우주센터라고 보는 게 합리적이다.


인공위성 3호, 아니면 유인우주선?


그렇다면 북한은 제3의 인공위성을 발사하려는 것일까? 아마도 북한은 2012년 4월 15일 이전에 무언가를 발사하여 세계에 자신의 국력을 과시하려 할 것이다. 그런데 ‘강성대국’ 구상을 선포할 때도 인공위성을 발사했는데 ‘강성대국’ 대문 개방을 선포할 때는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고 싶을 것이다. 일단 짐작할 수 있는 것은 실용위성이다. ‘광명성1, 2호’는 시험위성이기 때문에 이번에는 더 무겁고 정밀한 실용위성을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시야를 더 넓혀보자. 작년 8월 5일 이란의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유인우주선을 7년 안에 보낼 계획”이라며 “이란 우주항공청이 고도 3만500km에 우주선을 띄우는 계획을 추진중”이라 밝혔다. 이미 이란은 작년 2월 카보시가르(탐험가)-3호를 통해 우주에 실험용 생물들을 올려 보낸 바 있다. 그 전인 2008년 8월에도 이란 우주국 책임자가 앞으로 10년 내에 유인 우주비행에 나설 것이라고 밝힌 적이 있다.



그런데 같은 시기인 작년 2월 미 국방부가 펴낸 탄도미사일방어계획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이란은 북한과 미사일 협력 프로그램을 진행중”이며 “북한이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기술적으로 완성할 경우 해당 기술이나 시스템이 이란으로 이전될 수 있다”고 한다. 즉, 이란과 북한은 로켓 기술을 서로 돕는 관계이므로 이란이 유인우주선 계획을 가지고 있다면 북한도 마찬가지일 가능성이 높다.


중국은 2003년 10월 최초의 유인우주선 창정 발사에 성공했다. 세계 3위의 유인우주선 보유국이 된 것이다. 중국은 이를 통해 세계만방에 국력을 과시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북한도 ‘강성대국의 대문’을 열면서 유인우주선을 발사할 계획을 가질 만하다.


실제로 동창리 발사장의 규모는 충분히 유인우주선을 발사할 정도다. 세계 최초의 우주인인 유리 가가린이 탄 보스토크1호가 발사되어 ‘가가린발사대’로 부르는 바이코누르 우주기지 우주선 발사대(한국인 최초 우주인인 이소연씨를 태운 소유스호도 여기서 발사됐다)의 높이가 51m로 동창리와 거의 같다. 또 미국이 유인우주선을 발사할 때 애용하는 케네디 우주센터와 가동 방식이 유사하다는 점도 주목을 끈다.


만약 북한이 올해 혹은 내년 상반기에 유인우주선을 발사한다면 전세계에 큰 충격을 가져다 줄 것이다. 미국의 경제 봉쇄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가난한 나라로 인식되던 북한이 강대국들이나 할 수 있다는 유인우주선을 발사했기 때문이다. 특히 인공위성의 경우 성패 여부에 논란이 있지만 유인우주선은 그런 논란의 여지가 거의 없다. 2월 18일자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윤덕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가 “만약 북한이 동창리 기지 완공에 이어 장거리미사일 발사에 성공한다면 미국은 옛 소련의 유인우주선 스푸트니크(스푸트니크는 최초의 인공위성으로 유인우주선이 아님-인용자 주) 발사 때와 비슷한 충격을 받을 것”이라 했다고 한다. 장거리미사일만으로도 그런 충격을 받는다면 유인우주선이 줄 충격은 더 말할 것도 없다.


소련이 최초의 인공위성인 스푸트니크호를 발사하자 미국은 발칵 뒤집혔다. 그때부터 우주개발에 천문학적 예산을 투입했다. 국가 기본 방향이 바뀐 것이다. 만약 북한이 유인우주선 발사에 성공한다면 미국은 기본적인 대북정책은 물론 동북아 정책, 세계 패권 정책도 수정해야 할 것이다. 세계 각국도 미국의 봉쇄 속에서 유인우주선을 개발한 비결을 알기 위해 줄을 설 것이다.


아마 가장 큰 충격은 한국인들이 받을 것이다. 지금도 언론은 북한을 마치도 붕괴 직전의 미개한 나라로 찰떡같이 믿고 열심히 홍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 미사일 발사설의 의도


이처럼 동창리 발사장은 미사일 발사시설이라기보다 우주센터일 가능성이 높지만 한미 당국이나 보수언론들은 당연한 것처럼 미사일 발사장이라고 주장하면서 북한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심어주려고 노력한다. 그런데 이미 2009년에 완공되었다는 동창리 발사장을 두고 왜 갑자기 호들갑일까? 여기에는 여러 의도가 중첩되어 있을 것이다.


첫째는 북한의 군사적 능력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이는 몇 달째 미국이 지속하는 ‘북한 위협 하소연’ 의 일환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은 실제로 북한의 군사력에 대한 두려움이 있으며 북한의 움직임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그래서 북한의 비군사적 움직임까지도 과도하게 해석하는 일종의 노이로제에 빠져 있다. 한마디로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 격이다.


지난 2월 18일 마이클 맥데빗 미국 해군분석센터(CNA) 전략연구소장은 브루킹스 연구소에 보낸 기고문을 통해 “한국에 대한 확장 억지력을 강화하려면 북한에 등골이 오싹한 경고를 줘야 한다”며 “북한의 국가안보 정책결정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을 추적, 생포하거나 죽여버리겠다는 경고도 보내야 한다”고 매우 과격한 주장을 했다. 미국인으로서는 드물게 감정적이고 거친 표현들을 늘어놓았는데 이는 그만큼 북한의 군사력이 미국 내에서 논란꺼리임을 암시한다. 다들 북한의 군사력을 우려하는 말만 늘어놓고 대화 수순에 들어가려 하자 일부 강경 인사들이 발끈한 것 아닐까?


어쨌든 미국은 현재 북한의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지난 2월 9일 오바마 대통령은 북한의 핵, 미사일 상황에 대한 별도 정보브리핑까지 받았다고 한다. 브리핑은 조지프 디트라니 국가정보국(DNI) 산하 국가비확산센터(NCPC) 소장과 시드니 세일러 DNI 북한담당 부조정관이 하였으며 브리핑 사진을 이례적으로 공개하였다.



둘째 의도는 키리졸브, 독수리 훈련을 앞두고 북한이 군사적 대응을 할 것으로 우려하기 때문이다. 한미 당국은 이미 연평도의 경험이 있기 때문에 휴전선 부근에서 대규모 한미합동군사훈련을 한다면 북한이 충분히 군사적 대응을 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할 것이다. 이를 대비해 미리 ‘북한이 군사적 도발을 계획’ 중이라는 여론을 만들어둔다면 실제로 군사적 충돌이 발생해도 ‘예상대로 북한이 도발했다’는 주장을 쉽게 할 수 있는 것이다.


한미 당국은 자칫 ‘한미합동군사훈련이 북한을 자극해 군사적 충돌이 일어났다’는 여론이 확산되는 데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 최근년 들어 부쩍 유엔을 비롯한 국제 사회의 여론전에서 북한에게 밀리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셋째는 미국이 다음 달인 3월 말에 있는 한미 확장억제정책위원회에서 한국을 미사일 방어 체계에 끌어들이고자 하는 의도로 볼 수 있다. 2월 18일자 <아시아경제> 보도에 따르면 이 위원회에서 한국은 미국의 핵우산에 대한 내용을 논의하고자 하나 미국은 미사일 방어(MD) 체계의 한국 가입 문제를 논의하고자 한다고 한다. 이를 앞두고 북한의 미사일 ‘위협’을 과대포장해 한국측을 압박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가능하다.


미국의 MD 체계 구축 비용은 정확히 추산조차 할 수 없는 천문학적 비용으로 알려져 있다. 경우에 따라 10조 달러까지 주장하기도 하는데 현재 미국은 이를 독자적으로 감당할 수 없어 여러 나라들을 MD 사업에 끌어들이고 있다. 한국은 북한, 중국의 반발을 우려해 지금까지 소극적으로 나오다 이명박 정부 들어 적극성을 띠고 있다.


의도야 어찌됐든 키리졸브, 독수리 훈련이 진행되는 3~4월 두 달은 6자회담은 물론 양자, 다자 회담도 어렵고 나아가 군사적 충돌 위험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문제는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높다고 말을 하면서도 전쟁훈련을 강행하는 한미 당국의 태도다. 정말 충돌 가능성이 높고, 충돌을 우려한다면 북한이 제안한 북미 고위급 군사회담이나 남북 고위급 군사회담을 받아야 하는 것 아닐까? 충돌은 우려하면서도 대화는 거부하는 모습은 누가 봐도 충돌을 바라는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 그게 아니라면 지금이라도 다시 대화에 나서야 할 것이다.


서양 속담에 ‘볕이 났을 때 건초를 만들어라(Make hay while the sun shines)’는 말이 있다. 기회를 놓치지 마라는 뜻이다. 비가 와서 건초가 젖어버린 뒤 후회해봐야 이미 때는 늦는다. 한미 당국자들은 먹구름이 해를 가리기 전에 빨리 대화에 나서야 할 것이다. (201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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