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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는 전쟁전야②]마주보고 달리는 전쟁 직전의 남북관계

토론게시판

by 붉은_달 2012. 3. 2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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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9일 북한과 미국은 3차 고위급회담 결과를 동시 발표하였다. 주권존중과 대북 적대정책 폐기, 평화협정 체결 등 굵직한 합의와 함께 북한의 핵과 미사일 임시 유예, 대북 식량지원 등 양국이 신뢰를 높이기 위한 당면 조치까지 많은 내용을 담은 합의는 세계의 주목을 끌었다. 이번 합의는 올해 대선까지 북핵 리스크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고자 하는 오바마 대통령과 강성대국 건설이라는 김정은 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의 일치된 요구의 결과였다.


고립된 이명박 정부의 희든 카드는 북풍


보수언론들은 북미 합의를 두고 ‘통미봉남’을 이야기하며 우려를 표명했다. 작년 김정일 국방위원장 조문 불허 사건 이후 북한에게 철저히 외면당한 이명박 정부 입장에서는 진전되는 북미관계가 불안했을 것이다. 경제위기, 국정파탄, 부정비리로 궁지에 몰린 이명박 정부와 보수 세력은 총선승리와 국정돌파의 묘수를 찾기도 힘든 상황이다. 우연인지 이런 정황 때문인지 북미 합의가 발표된 2월 29일을 전후로 이명박 정부는 북한을 자극하는 초강경 드라이브를 본격화한다.


북한을 가장 크게 자극한 대표적인 사건은 이른바 ‘최고 지도부 모독사건’이다. 헤럴드경제는 2월 28일 인천의 한 군부대 내무반의 북한 수뇌부를 비난하는 구호사진을 보도했다. 북한의 강력한 반발을 유도하는 듯 다분히 의도적인 기사였다. 국방부는 2011년 북한 수뇌부 표적지 사건 당시 긴급조치를 취해 북한의 반발을 무마했지만 이번엔 오히려 내무반을 공개하고 사건을 옹호하는 발언을 했다.


최근 많이 보도되고 있는 탈북자 강제송환 문제가 본격 보도된 시점도 비슷하다. 자유선진당 박영선 의원은 2월 21일부터 중국대사관 앞에서 탈북자 북송반대 단식농성을 시작했다. 안철수 원장의 농성장 방문과 ‘크라이 위드 어스’(Cry with us) 소속 연예인들의 콘서트는 북한에 대한 반감을 높여 이명박 정부의 대북강경정책에 힘을 불어넣었다. 유엔 인권이사회까지 참석한 보수정당 국회의원들은 북한대표부와 충돌을 일으키며 탈북자 문제를 국제 여론화 하였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은 6일 긴급 외교안보장관회의에서 “국제무대에서 북한인권 문제를 본격 제기하는 한편, 이 문제의 원인 제공자인 북한의 잘못도 지적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북한에 대한 심리적 자극만 있었던 게 아니다.


이명박 정부는 2월 20일 서북도서 지역의 해병대 해상사격훈련을 감행했다. 전날 북한군 전선서부지구사령부는 ‘공개경고장’을 통해 “군사적 도발이 시작되면 무자비한 대응타격이 개시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비록 충돌은 없었지만 서북도서 주민들은 불안에 떨어야했다.


서해에서 전운은 키리졸브 훈련으로 더 짙어졌다. 이명박 정부는 키리졸브 훈련을 2월 27일부터 3월 9일까지 실시했으며, 독수리훈련은 3월 1일부터 4월 30일까지 진행된다. 3월 중에는 주일미군까지 참가한 23년 만의 최대 규모 한미연합 상륙훈련인 쌍룡훈련을 진행할 예정이다.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이런 전쟁분위기를 연일 고무하고 있다. 김 장관은 3월 7일 연평도를 방문, 장병들에게 “북한이 도발하면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도발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원점과 지원부대까지 강력히 응징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장관은 다음날 중부 미사일 부대를 방문해 “적 도발시 최단시간 내에 도발 원점과 지원세력 뿐 아니라 우리에게 피해를 준 대상지역에 상응하는 만큼의 응징을 할 수 있는 만반의 대비태세를 갖출 것”을 지시했다. 정승조 합참의장은 3월15일 비상시 적을 응징하겠다며 F-15K를 타고 북한 지역이 내려다보이는 서해 상공을 1시간가량 비행하며 공중작전 태세를 점검했다.


이런 상황에서 국방부는 3월 26일 천안함 2주기를 ‘천안함 폭침, 응징의 날’로 지정하고 서해 5도와 북방한계선(NLL) 인근에서 합동군사훈련을 한다. 군은 “서북도서에서 적의 침투를 가정한 거점점령 훈련과 공격 편대군 훈련, 무장편대비행 훈련 등 실전 같은 합동훈련을 해 강력한 대북 응징태세를 보여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훈련엔 해군 함정과 공군 전투기, 해병대 병력 등이 참가할 예정이다.


북한의 거듭되는 경고에도 불구하고 서해를 끊임없이 자극하는 이명박 정부의 도박은 전쟁을 부르고 있다.


북한은 지금 전쟁 전야


“당장이라도 전쟁이 터질 것 같은 분위기가 평양을 덮고 있다.”


최근 북한을 취재한 재일 ‘조선신보’ 보도 내용이다. 북한 매체들은 최고사령부 성명의 발표 이후 청년 학생 174만여 명이 군대에 입대할 것을 탄원했다고 밝히고 각계각층의 격앙된 목소리도 연일 소개했다. 대대적인 입대 탄원은 북한이 1993년 핵확산금지조약(NPT)를 탈퇴하면서 준전시상태를 선포하였을 때 이후 거의 처음이다. 한마디로 북한은 지금 준전시상태와 다를 바 없다.


이미 북한은 2월 25일 국방위원회 대변인 성명을 통해 “민족반역의 무리들과 내외 호전광을 매장하기 위한 거족적인 성전에 진입할 것”이라고 선포했다. 3월 2일에는 최고사령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역적패당을 이 땅에서 매장해버리기 위한 우리 식의 성전을 무차별적으로 벌리게 될 것”이라고 선포했다. 3월 4일 ‘최고존엄 모독 역적패당 규탄 평양시 군민대회’에 15만 명이나 집결했으며 이런 규탄대회는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북한은 또 이명박 대통령, 김관진 국방장관의 이름을 표적에 달아 도끼나 표창으로 찍고, 허수아비를 개가 물어뜯게 하는 등 자신들의 분노가 어느 정도인지를 연일 내보내고 있다.


북한 국방위원회 정책국 부국장인 곽철희 인민군 소장은 “이런 격렬한 보복심리를 제지시킨다는 것은 사실상 우리로서도 불가능하다”며 “지금 우리 군인들은 누구라 없이 특대형 도발자들에게 보복의 불벼락을 들씌우라는 발사명령만을 순간순간 고대하고 있다”고 군부의 분위기를 전했다.


북한 기자동맹 중앙위원회 대변인은 13일 성명을 통해 “우리의 무자비한 복수전은 역도패당의 더러운 모략 나발통들을 단매에 묵사발 낼 것”이라며 “물리적 조준경 안에는 청와대뿐 아니라 매문가들이 둥지를 틀고 있는 서울 종로구와 중구, 영등포구도 들어있다”고 경고했다. 북한이 타격을 언급하며 서울의 보수언론이 위치한 구체적 지명까지 거론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김정은 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의 움직임도 군사부분 ‘현지지도’에 집중되어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부위원장이 3월 2일 인민군 전략로켓사령부를 시찰하고, 3일에는 판문점을 전격 방문했으며, 14일에는 인민군 육해공 합동 타격훈련을 참관했다고 보도했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서로를 마주보며 달려오는 남북의 대치는 전쟁이 일어날 수 있는 상황까지 왔다. 당장 ‘천안함 폭침, 응징의 날’에 진행할 서해상 전쟁훈련 때 자칫 잘못하다가 제2의 연평도보다 더 심각한 사태를 맞을 수 있다. 연평도 포격이 종로, 중구, 청와대로 날아올지 모른다.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는 더욱 첨예해지고 있다. 북한 조선우주공간기술위원회는 4월 12~16일 사이에 인공위성을 발사한다고 발표했다. 북한은 “우리의 위성발사는 주권국가의 자주권에 속하는 문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북한의 인공위성 발사계획을 “핵무기 장거리 운반수단을 개발하기 위한 중대한 도발”이라고 규정하고 강력히 경고했다. 우려를 표명한 다른 주변국들보다 높은 수위다.


만약 2009년과 같이 북한 인공위성 발사를 두고 규탄과 제재의 목소리를 낸다면 당시와 똑같은 상황, 아니 더 심각한 상황으로 번질 수 있다. 당시 북한은 2차 핵실험, 폐연료봉 재처리와 우라늄농축 개시로 맞섰다. 이번에는 더 강경한 대응을 할 가능성이 높다.


제반의 상황들은 한반도 전쟁을 피할 수 없음을 보여준다. 전쟁 위기를 부추기는 이명박 정부에 대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현 정부의 대북적대정책 폐기와 이명박 대통령 퇴진 없이는 핵 참사를 피할 길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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