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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이 돌아서면 한나라당의 미래는 없다

불철주야

by 붉은_달 2011. 11. 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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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이변이 나오지 않는 이상 내년 양대 선거는 한나라당의 무덤이 될 것이다. 하지만 그 무덤에 민주당이라는 꽃만 피어서는 안 된다. 이번 한미FTA 처리과정에서도 드러났지만 민주당의 한계는 분명하다...


강남이 돌아서면 한나라당의 미래는 없다

재보궐선거의 의미와 민주당의 한계


동북아의 문

http://namoon.tistory.com


10.26 재보궐선거에서 한나라당 나경원 서울시장 후보가 낙선함으로써 후폭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한나라당 내에서는 지도부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이명박 정부도 정책 전반을 재점검하겠다며 몸을 사리고 있다.


MB심판의 자리였던 재보궐선거


그러나 이와는 상반된 모습도 나오고 있다. 선거 패배의 원인이 된 반MB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탄압의 칼을 빼든 것이다. 공안당국은 재보궐선거가 끝난 다음날 곧바로 대구의 진보단체 관계자들 집을 압수수색하였으며, 인기 팟캐스트 프로그램인 ‘나는 꼼수다’에 대한 수사에도 착수했다. 또 한미FTA를 강행처리하려다 이를 반대하는 시위대에게 물대포를 쏘면서 강제진압하여 63명이나 연행하기도 하였다.


▲한미FTA 반대 시위대에게 물대포를 쏘는 경찰


이처럼 이명박 정부는 재보궐선거의 결과를 보고 반성하기는커녕 어떻게든 국민들의 목소리를 눌러 막는데 힘을 쏟고 있다. 이것이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에게는 미래가 없는 결정적인 이유다.


그렇다면 재보궐선거를 통해 확인된 민심은 무엇일까? 크게 네 가지로 살펴볼 수 있다.


첫째로 가장 큰 것은 바로 이명박 정권을 심판하고자하는 열망이라 할 수 있다. 재보궐선거에서 가장 큰 관심을 모은 지역은 역시 서울이다. 이른바 ‘소통령 선거’라고도 부르는 서울시장 선거는 내년 총선과 대선의 전초전이자 전체 인구의 1/5 가량이 사는 서울의 민심을 읽는 중요한 척도다. 이런 서울시장 선거에서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는 46.21%를 득표해 무소속 박원순 후보(53.40%)에게 무려 7.19%나 뒤지며 낙선했다. 이는 그만큼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에 대한 불신과 불만이 심각한 수준임을 보여준다.


▲위기에 빠진 박근혜 의원


벌써부터 한나라당에는 비상이 걸렸다. 일단 유력 대권주자였던 박근혜 의원이 재보궐선거에 직접 뛰어들었음에도 나경원 후보가 패배하면서 ‘박근혜 대세론’은 무참히 박살났다. 최근 대선주자 여론조사에서도 박근혜 의원은 안철수 원장에게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내년 총선에서 야당 후보를 찍겠다는 여론이 45.7%로 나와 34.0%에 머문 여당 후보 지지를 크게 앞섰다. (10월 30일자 한겨레-KSOI 여론조사) 이처럼 정권교체에 대한 국민들의 열망은 확고하며 이번 재보궐선거에서 이런 지점이 분명히 드러났다고 할 수 있다.


야권연대와 민주당의 한계


둘째로 야권연대에 대한 국민들의 엄격한 시각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박원순 후보가 당선된 가장 큰 힘은 바로 야권연대에 의한 반MB 후보였다는데 있다. 사실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야당 입장에서 쉽지 않은 선거였다. 서울시장 선거의 발단이 된 주민투표의 투표율이 25.7%였는데 야당은 투표거부운동을 했으므로 당시 투표한 이들의 대다수는 한나라당 성향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이들은 이번 선거에서도 한나라당 후보를 찍을 가능성이 높았다. 따라서 투표율이 50%인 경우 나경원과 박원순 후보가 거의 반반 득표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처럼 아슬아슬한 상황에서 그나마 무소속 후보가 상당한 표차로 당선된 것은 야권연대가 그만큼 위력적임을 보여준다.


한편 인상적인 부분은 박원순 후보가 민주당에 입당할 경우 지지율이 오히려 하락한다는 여론조사 결과다. 민중의 소리가 여론조사기관 ‘사회동향연구소’에 의뢰해 10월 5일 조사한 결과 49.2%가 박원순 후보의 민주당 입당을 부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답했으며 이 경우 서울시장 후보 지지율도 41.6%로 나경원에게 뒤지는 것으로 나왔다. 이는 야권연대에 대해서는 지지를 보내지만 정작 제1야당인 민주당에 대해서는 그다지 신뢰하지 않음을 잘 보여준다. 이 같은 현상은 서울시장 선거를 제외한 다른 선거들에서 분명히 나타난다. 서울 양천구청장 선거, 동대문 시의원 선거, 강원도 인제 선거 등에서 민주당은 모두 낙선했다.


▲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


국민들이 민주당을 신뢰하지 않는 이유는 재보궐선거가 끝나자마자 드러났다. 지난 31일 민주당 김진표 원내대표가 한나라당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처리를 합의한 것이다. 농어업과 중소기업, 소상공인 피해지원 대책은 야당 요구를 들어주고 투자자-국가소송제(ISD) 논의는 협정 발효 후 3개월 이내에 다시 협의를 시작한다는 내용이었다. 민주당이 10가지 재재협상안 중에서도 최우선 목표로 삼은 조항을 김 원내대표가 ‘선 비준, 후 재협상’으로 당론과 배치되게 합의해준 것이다. 비준 후에 재협상을 추진해봐야 미국이 거부하면 아무 소용없다. 따라서 김 원내대표의 합의는 사실상 비준 동의를 요구하는 한나라당의 손을 들어 준 것이다. 결국 이 합의문은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와 의원총회에서 거부되었으나 민주당의 한계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사건이라 할 수 있다.


청년의 참여와 강남의 변화


셋째로 청년층의 진보적 정치참여가 두드러진 점을 들 수 있다. 방송3사 공동 출구조사 결과 박원순 후보의 득표율과 나경원 후보의 득표율은 20대에서 69.3% : 30.1%, 30대에서 75.8% : 23.8%, 40대에서 66.8% : 32.9%, 50대에서 43.1% : 56.5%, 60대에서 30.4% : 69.2%로 나왔다. 예상대로 60대에서 나경원 후보가 압도적인 득표를 했지만 2~40대에서 박원순 후보가 역시 압도적인 득표를 하고 50대에서 엇비슷하게 나오면서 박원순 후보가 낙승할 수 있었다. 이 가운데 특히 30대의 투표성향은 가히 경이로울 정도다.


이는 그동안 정치에 무관심하던 청년층이 등록금 문제, 청년실업 문제로 고통 받으면서 정치에 무관심한 계층은 정부 정책에서도 후순위로 밀릴 수밖에 없음을 깨달은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청년층은 일반적으로 진보적이기 때문에 이들의 결집은 앞으로 한나라당의 몰락과 진보개혁세력의 성장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넷째로 강남의 반란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강남 3구인 서초, 강남, 송파는 역대로 한나라당 성향을 가지고 있었다. 물론 이번에도 과반수가 한나라당에 표를 던졌다. 하지만 예년과는 다른 양상이 나타났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 오세훈 후보와 한명숙 후보가 얻은 득표율 차이에 비해 이번 재보궐선거에서 나경원 후보와 박원순 후보가 얻은 득표율 차이는 의미 있는 감소가 이뤄졌다.


서초구는 59.07% : 35.41%에서 60.12% : 39.61%로 한나라당이 1.78% 늘어난데 비해 야권은 11.86%나 증가했다. 강남구는 59.94% : 34.26%에서 61.33% : 38.37%로 한나라당이 2.32% 늘어난데 비해 야권은 12.0%나 증가했다. 송파구는 51.28% : 43.09%에서 51.12% : 48.53%로 한나라당이 0.31% 줄어든 반면 야권은 12.62%나 증가했다. 이처럼 강남 3구에서도 야권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이는 강남에서도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중산층이 몰락하고 이로 인해 한나라당에 등을 돌린 이들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청년들의 정치참여가 늘어나고 강남이 등을 돌리면 한나라당은 더 이상 설 자리가 없다. 특별한 이변이 나오지 않는 이상 내년 양대 선거는 한나라당의 무덤이 될 것이다. 하지만 그 무덤에 민주당이라는 꽃만 피어서는 안 된다. 이번 한미FTA 처리과정에서도 드러났지만 민주당의 한계는 분명하다. 민주당이 단독 집권한다면 한나라당보다야 낫겠지만 국민들이 바라는 정부는 되지 못할 것이다. 민주당을 견제하고 이끌 힘 있는 진보정당이 절실한 시점이다. (201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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