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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한반도 전쟁 위기가 시작되고 있다

불철주야

by 붉은_달 2013. 10. 16.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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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북미 대화를 기만극으로 인식한 이상 미국 고위당국자가 직접 나서기 전에는 더 이상 대화가 진행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특히 미국이 대북적대정책을 철회할 때까지 대결 국면은 이어질 수밖에 없고 군사적 충돌 위기까지 발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2차 한반도 전쟁 위기가 시작되고 있다


동북아의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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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전쟁 위기가 재현될 수 있다


3~4월 전쟁 직전까지 갔던 한반도 정세가 5월부터 급격히 풀어지면서 전쟁 위기에 대한 사람들의 우려도 사라졌다. 개성공단도 정상화되고, 북미 사이에도 접촉이 계속되면서 모두들 이제는 확고히 대화국면으로 넘어갔다고 판단하였다. 그런데 10월 들어 심상치 않은 일들이 계속되면서 상반기 전쟁 위기가 다시 시작된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우선 발단은 한미일 연합해상훈련에서 나타났다. 정부는 한미일 연합해상훈련이 연례적인 훈련이라고 주장했지만 북한의 반응은 달랐다. 10월 2일 북한의 평화옹호전민족위원회 대변인 담화를 통해 ≪조선반도의 대화 평화 분위기를 파괴하고 정세를 전쟁국면으로 몰아가는 위험천만한 사태≫가 발생했다고 지적하였고, 7일에는 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 담화를 통해 ≪인민군 각 군에 즉시 작전에 진입할 수 있는 동원태세를 긴급지시 하였다≫, ≪예상할 수 없는 참사를 빚게 될 것이며 미국이 전적으로 책임져야 한다≫고 경고했다.


9일에도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엄중한 군사적 도발이며 우리의 평화노력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고 지적했으며, 11일에는 조평통 서기국 보도 제1045호를 통해 한미일 해상훈련이 북침실행단계에 진입한 것이며 한미일 3각 군사동맹의 현실적 가동이라고 비난하며 ≪최고사령부 명령에 따라 전투동원태세 견지≫했고 ≪기어이 핵전쟁 불집을 터트리려 한다면 우리의 혁명 무력은 즉각적인 반격으로 항공모함과 함께 영원히 씨도 없이 수장해 버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이 왜 이런 반응을 보인 것일까? 일단 미국의 핵항공모함 조지워싱턴호가 훈련에 참여한 것이 북한을 긴장하게 했을 것이다. 거기에 더해 같은 시기 있었던 제45차 한미안보협의회에서 <맞춤형 억제전략>을 합의한 것이 문제를 키웠다.


그간의 대화는 소용없었다


맞춤형 억제전략이란 북한의 핵 위기 상황을 위협 단계, 사용임박 단계, 사용 단계 등 3단계로 구분해 외교, 군사적 대응 방안을 담은 것이다. 특히 사용임박 단계에서 선제공격을 하도록 규정하였다. 즉,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할 징후가 포착되면 먼저 선제공격을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한미는 올해 실시되는 연합연습부터 맞춤형 억제전략을 적용하기로 하였다. 즉, 이번 한미일 연합해상훈련이 첫 적용훈련인 셈이다.


북한은 맞춤형 억제전략에 대해 강력히 반발했다. 자신들에 대한 선제공격 전략이라고 본 것이다. 북한은 7일 조평통 대변인 담화를 통해 맞춤형 억제전략을 ≪한반도에서 핵전쟁의 불집을 터트리려는 극히 엄중한 도발≫로 규정하고 ≪우리를 넘보면 무자비한 선제공격으로 최후의 파멸을 안길 것≫이라고 경고했다.


분명 북한과 미국은 10월 초까지 활발한 접촉을 하고 있었다. 8월 초 스위스 제네바에서 안명훈 북한 외무성 미국국 부국장과 조엘 위트 전 미 국무부 북한담당관이 회담을 가졌고, 9월 말 독일 베를린에서 리용호 북한 외무성 부상과 스티븐 보즈워스 전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비공식 접촉을 했으며 10월 초에도 영국 런던에서 세미나를 가졌다.


그럼에도 급격히 대결 국면으로 넘어간 것은 이들 대화에서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북한은 10월 12일 국방위원회 대변인 성명을 통해 ≪한동안 미국은 우리와 비공개로 만나서는 사실 저들에게는 대조선적대시정책이 없다고 철면피하게 너스레를 떨군 하였다≫고 하면서 실제로는 ≪오직 우리가 먼저 손을 들고 먼저 무릎을 꿇게 하기 위한 끈질긴 봉쇄조치와 군사적압박공세를 강화하는데 몰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즉, 그간의 대화가 ≪서푼짜리 회유기만극≫이라는 것이다.


북한이 북미 대화를 <기만극>으로 인식한 이상 미국 고위당국자가 직접 나서기 전에는 더 이상 대화가 진행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특히 미국이 대북적대정책을 철회할 때까지 대결 국면은 이어질 수밖에 없고 군사적 충돌 위기까지 발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상반기의 전쟁 위기 상황이 재현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상반기에 한반도에 빨간불이 켜졌다고 한다면, 지금은 노란불이 켜진 상황이다. 조만간 빨간불로 바뀔 수 있고, 그 후에도 미국이 브레이크를 밟지 않으면 사고가 날 수도 있다.


미국은 절박한 상황이다


그렇다면 미국은 왜 대북적대정책을 철회하지 않고 한미일 합동훈련까지 하면서 북한을 자극한 것일까?


일단 미국의 심각한 경제적 위기가 하나의 요인이다. 미국은 의회에서 예산안 통과에 실패해 연방정부가 폐쇄(셧다운)되는 치욕을 당했다. 게다가 부채한도 증액을 합의하지 못하면 10월 중으로 채무불이행(디폴트) 선언을 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물론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민주당과 공화당이 적절한 선에서 극적 타협을 할 것이란 전망이 높지만 이 역시 언 발에 오줌 누는 수준일 뿐이다. 무제한 양적완화조차 미국의 경제위기를 해결하지 못했다. 미국이 경제위기에서 벗어날 출구를 찾지 못할 경우 결국은 국가 부도라는 초유의 사태를 피할 수 없다. 이처럼 심각한 경제위기는 미국의 위상을 끝없이 끌어내리고 있다.


여기에 시리아 문제에서 러시아, 중국에게 주도권을 뺏기면서 정치, 군사적 위상까지 추락하고 말았다. 애초에 시리아에 전쟁을 일으켜 군수산업을 회생시키고 전쟁특수를 노렸던 미국은 러시아의 강력한 반발로 인해 결국 전쟁을 포기해야만 했다. 강력한 동맹국인 영국조차 의회에서 시리아 공습을 거부하면서 미국은 사면초가에 빠지고 말았다.


전 세계 면전에서 체면을 구긴 미국은 한반도에서 강력한 무력시위를 벌여 이미지 쇄신을 해야 했다. 또한 시리아에서 못한 전쟁을 한반도에서 재개해 심각한 경제위기의 출구를 마련할 고민도 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돈이 부족한 미국은 이 계획에 일본을 적극 끌어들여야 했다. 그래서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을 공식 지지하고, 한미 군사훈련에 일본 자위대도 동참하게 하는 것이다.


미국 경제가 붕괴하는 것은 이제 시간문제다. 미국이 출구를 찾지 못해 극단적 선택을 한다면 한반도는 핵전쟁의 소용돌이에 빠지고 말 것이다.


남북 관계도 심각하다


북미 관계가 급격히 대결 국면으로 넘어간 상황에서 남북 관계에도 심각한 위기가 찾아왔다. 제2차 남북관계발전기본계획, 국군의 날 열병식,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수사 등이 계기가 됐다.


10월 3일 북한은 조평통 대변인 담화를 통해 제2차 남북관계발전기본계획이 ≪남북선언들의 이행을 전면 거부하고 반공화국대결과 외세와의 공조로 우리를 압박해보려는 철저한 반통일문서, 체제대결 각본≫이라고 주장했다. 10.4선언에 담긴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구상이 빠졌기 때문이다.


10월 4일에는 국방위원회 정책국 대변인 성명을 통해 ≪박근혜와 그 일당은 민족의 지향과 시대의 흐름을 똑바로 보고 경거망동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며 국군의 날 열병식과 박 대통령 발언을 문제 삼았다. 박 대통령을 실명 비난한 것은 박근혜 정권에 대한 일정한 판단을 내렸음을 의미한다.


또 10월 10일 조평통 대변인 담화에서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수사와 관련해 ≪우리의 최고 존엄에 대한 우롱≫이며 ≪배후에는 박근혜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회의록을 공개한다면 우리 역시 남조선 위정자들과 특사들이 우리에게 와서 비위 맞추는 소리를 한데 대해 전면 공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대화록 실종 사건을 계기로 6.15, 10.4세력에 대한 탄압을 강화하면 남북정상회담의 성과도 모두 사라지고 남북 관계도 파국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대북적대정책 철회 없이 전쟁은 불가피하다


박근혜 정권은 국정원을 비롯한 국가 기관이 총 동원된 대선부정 사건과 복지공약 후퇴로 인해 곤경에 처해 있다. 이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를 외부로 돌리기 위해 북한을 자극하고 있으며 정부에 비판적인 세력을 북한과 연계지어 탄압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설사 남북 당국 사이에 대화가 유지된다고 해도 남북 관계는 결코 발전할 수 없다.


유신독재부활정권이라는 박근혜 정권의 성격이 점차 명확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은 더 이상 사태를 방치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국방위원회 정책국 대변인을 통해 ≪우리의 이번 경종은 박근혜와 그 일당에게 기회를 준 것이나 다름없다≫고 하였는데 이는 북한이 박근혜 정권과 대화를 포기한 게 아님을 암시한다. 북한은 박근혜 정권을 강하게 압박하여 대북적대정책을 포기하거나, 아니면 그 본질을 더욱 뚜렷이 드러내게 하여 결판을 보자는 의도인 듯하다.


한반도 상황이 심상치 않게 흘러가고 있다. 한미 당국이 대북적대정책을 철회하지 않는 한 전쟁은 불가피하다. 상반기 전쟁 위기가 재현되지 않도록 경각성을 가지고 상황을 주시해야 하겠다. (2013.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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