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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조작으로 밤의 대통령을 꿈꾸는 남재준

불철주야

by 붉은_달 2013. 9. 1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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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은 2인자를 용납하지 않고 부하들을 경쟁시키던 박정희 전 대통령의 조직관리 방식을 그대로 이어받았다. 밤의 대통령으로 등극한 남재준 원장에게 지나치게 권력이 집중되면 조만간 견제가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내란조작은 권력 유지를 위한 남재준 원장의 작품일까?


내란조작으로 밤의 대통령을 꿈꾸는 남재준


동북아의 문
http://namoon.tistory.com


현재 한국 정치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은 박근혜 대통령이 아닌 남재준 국정원 원장이다.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공개, 내란음모 조작사건까지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정치 현안의 핵심에서 한 번도 사라진 적이 없다. 정확히 말해 스스로 끊임없이 핵심부에 뛰어들었다.



▲남재준 국정원장


김장수와 권력싸움에서 승리하다


박근혜 정부 초기 박 대통령이 남재준 국정원장과 김장수 청와대 안보실장을 임명하자 많은 이들이 박정희 정부 말기 김재규 중앙정보부장과 차지철 경호실장의 관계를 떠올렸다. 군인 출신에 대통령의 심복으로 2인자 자리를 두고 다투는 관계 등 유사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김장수 실장은 남재준 후임으로 육군참모총장에 임명됐을 때 남재준 라인의 군인들을 숙청해 남재준 국정원장과 앙숙 관계에 있다.


초기에는 김장수 실장이 우세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 김 실장이 육군참모총장에서 국방부장관으로 발탁되고 후임으로 임명돼 김장수 라인의 핵심 인물로 통하는 박흥렬 전 육군참모총장이 박근혜 대통령의 경호실장으로 임명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김장수 실장을 견제할 것으로 기대된 김병관 국방장관 후보자가 낙마하면서 김 실장 천하가 되는 듯했다.



▲김장수 실장과 박 대통령


그러나 둘 사이의 승부는 남재준의 승리로 싱겁게 정리됐다. 남재준 원장이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을 공개하고 노무현 대통령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포기했다고 주장하면서 김장수 실장의 입지를 줄여버린 것이다. 김 실장은 노무현 정부 당시 국방장관으로서 북한과 NLL 문제를 논의한 당사자다. 노무현 정부 당시 NLL 문제를 두고 남북이 어떤 논의를 했는지 가장 잘 아는 김 실장은 아직까지 이와 관련 아무런 발언도 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상반기 전쟁 위기를 빌미로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환수시기를 늦추자는 주장이 나오면서 김 실장은 더욱 위축되었다. 애초에 김 실장이 노무현 정부 시절 국방부장관이 될 수 있었던 것은 2012년에 전작권을 환수하자는 대통령의 뜻을 받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시 남재준 원장은 환수 반대 입장이었고 박근혜 캠프에서도 국방안보 특보로서 이런 주장을 펼쳤다. 결국 박근혜 대통령은 전작권 환수 연기를 시사하면서 남재준 원장의 손을 들어줬다.


대통령을 넘어 권력 1인자에 도전하다


남재준 원장은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공개와 이후 <NLL 포기 맞다>는 국정원 대변인 성명 발표로 박근혜 정권의 실세로 등극했으며 정국 핵심 인물로 부상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과 상의 없이 독자적인 판단으로 대화록을 공개했다고 밝히면서 국정원의 정보독점력을 활용해 언제든 국정을 쥐락펴락할 수 있음을 내비췄다.


원래 국정원장은 국무총리도 뛰어 넘는 권력의 2인자다. 정보를 독점하기 때문이다. 무장 경호 수준도 대통령 다음이다. 그런데 남재준 원장은 2인자의 자리를 넘어서고 있다. 그의 정국 영향력은 이미 박근혜 대통령을 뛰어 넘은 듯하다. 박근혜 대통령이 해외를 돌아다니며 <패션쇼>를 하는 동안 남재준 원장은 정국을 자기 뜻대로 쥐락펴락 하고 있다.



▲국가정보원


신동아 2013년 8월호(통권 647호)에 실린 <‘태풍의 눈’ 남재준 국가정보원장 연구>에 따르면 ≪남 원장은 가끔 이것(정보 자료)을 들고 가 박 대통령을 설득한다고 한다. 그 과정에서 의견이 갈리면 박 대통령의 지시라도 듣지 않는다고 한다≫는 내용이 나온다. 이미 대통령 위에 있는 것이다.


권력 내부의 견제로 위기를 맞다


남재준 원장이 권력을 독점하자 새누리당 내에서 즉각 반발하는 움직임이 일었다. 국정원 대변인 성명이 나온 직후 새누리당의 박민식, 김용태, 조해진, 하태경, 김태흠 의원 등이 일제히 부적절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또 국정원 개혁, 해체 주장이 야당들과 국민들 속에서 끓어오르자 새누리당 정몽준, 김기현 의원 등이 국정원 개혁을 주장하며 여론에 편승했다. 이재오 의원은 ≪이번 기회에 국정원이 가지고 있는 국내 정치파트를 해체해야 한다≫며 가장 적극적인 주장을 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박근혜 대통령조차 국정원 개혁을 언급했다. 처음에는 ≪국정원 개혁에 박차를 가하고 개혁안을 스스로 마련해 주길 바란다≫(7월 8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 발언)며 이른바 <셀프 개혁> 발언을 했다. 그래도 여론이 수그러들지 않자 8월 26일에는 역시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야당에서 주장하는 국정원 개혁도 반드시 이뤄낼 것≫이라며 ≪안보를 책임지는 국정원 본래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국정원 조직개편을 비롯한 국정원 개혁은 벌써 시작됐다≫고 했다. 여당 내에서 국정원 국내파트 축소 등 국정원 개혁방안이 구체적으로 언급되던 시점이다.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 장면


밤의 대통령으로 등극한 남재준 원장에게 있어 이러한 견제는 위기로 느껴졌을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2인자를 용납하지 않고 부하들을 경쟁시키던 박정희 전 대통령의 조직관리 방식을 그대로 이어받았다. 남재준 원장에게 지나치게 권력이 집중되면 조만간 견제가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살아남기 위한 회심의 카드로 내란사건을 꺼내다


박근혜 대통령의 26일 발언이 나오고 이틀 후 국정원은 이석기 의원을 비롯해 진보당 당원들에 대한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벌이고 내란음모 조작사건을 터뜨렸다. 그러나 어마어마한 언론플레이에 비해 증거는 달랑 내부 협력자, 즉 프락치가 구해준 정체불명의 녹취록이 전부였다. 준비 안 된 조작사건의 전형적인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그만큼 남재준 원장은 다급했던 것일까?


되돌릴 수 없는 싸움이 시작됐다. 남재준 원장 입장에서는 이번 사건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다. 만약 내란음모 사건이 무죄로 끝나고 조작임이 드러난다면 남재준 원장 사퇴는 물론 국정원 해체까지도 감수해야 할 수 있다. 벌써부터 법조계에서는 기소유지조차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를 막기 위해 제2, 제3의 내란음모 사건을 터뜨려야 한다. 그러나 준비되지 않은 무모한 공안정국은 역풍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진보, 보수를 가리지 않고 거의 모든 언론이 떨쳐나서 국정원을 대변해주고 있지만 여론은 벌써 차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내란음모 조작사건에도 불구하고 국정원 규탄 촛불집회는 계속되고 있다


권력에서 밀려난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은 결국 자신이 모시던 박정희 대통령을 저격했고 이는 유신독재의 몰락을 불렀다. 남재준 국정원장의 몰락이 박근혜 정권의 붕괴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2013.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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