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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1]진보정당의 기본방식은 “민중 속으로”

토론게시판

by 붉은_달 2012. 10. 2.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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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동기 우리사회연구소 상임연구원



9월 16일, 통합진보당 2기 제1차 임시당대회가 열렸다. 강병기 비상대책위원장을 중심으로 선출된 비대위는 9월 23일, 제5차 중앙위원회를 열어 향후 대선방침을 의결하였다. 

이로써 지난 5월 2일, 조준호 전 대표의 이른바 "폭탄선언" 이후 이어졌던 당내 논란은 일단락되었으며 통합진보당은 진보정치의 깃발을 들고 투쟁할 기본태세를 갖추었다. 

앞으로 약 85일, 국민의 관심이 총집중될 대선국면에서 한국사회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진보적 대안을 제시할 과제가 통합진보당에 나서고 있다. 

“민중 속으로”는 진보정당의 기본 

이 시점에서, 통합진보당이 무엇보다 염두에 두어야 할 기치는 바로 “민중 속으로”이다. 

민중 속으로 들어가는 것은 진보정당 활동의 기본방식이다. 진보의 새사회를 건설하는 길은 단결된 민중의 강고한 투쟁에 있다. 역사는 오로지 단결된 민중의 투쟁에 의해서만 발전한다. 사회모순을 해소해서 역사를 개척하려는 진보정당, 진보운동가는 무엇보다 투쟁을 통해 민중을 하나의 정치역량으로 묶는데 가장 중요하고 선차적인 의미를 부여하고, 전심전력을 다해 민중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그랬을 때, 민중이란 개념과 범주를 명확히 정립할 필요가 있다. 민중은 국가나 사회를 구성하는 피지배 계급으로서의 일반 대중을 의미한다. 민중은 집권세력과 재벌특권층을 비롯한 사회기득권층을 배제한 광범위한 국민집단이다. “민중의 지향”은 사회기득권층의 의중이 투영된 “언론여론”, “국민의 눈높이”와는 다른 이른바 “바닥 민심”이다. 

“민중”은 통합진보당의 당원, 전체 진보진영보다도 훨씬 더 넓은 개념이다. 물론 진보정당의 모든 당원들은 민중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진보진영이 통합진보당의 12만 당원들과 몇몇 진보운동단체들에만 의거해서는 “민중 속으로”를 완벽히 구현했다고 볼 수 없다. 민중은 억압받고 착취당하는 모든 사회구성원을 아우르기에, 민중은 12만 당원과 진보운동단체를 넘어, 중산층과 서민 뿐 아니라 진보적 지식인과 양심적인 종교인 등 사회모순과 착취에 가슴아파하는 모든 이를 포괄한다. 

이제 “민중 속으로” 들어간다는 뜻을 세밀하게 해부해볼 필요가 있다. “민중 속으로”는 민중들과 직접 머리를 맞대고 대화를 나누어 그들이 처한 환경과 사회실태를 분석해 올바른 진보정당의 정책과 노선을 생산하는 과정과, 진보정당의 정책과 노선을 민중들에게 알려내서 진보정당의 정책을 민중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게 하는 두 과정을 생각해볼 수 있다. 

“민중 속으로” 들어가는 첫째 목표는 민중들의 실태와 정치여론, 감정과 정서를 면밀히 배워 해당대책을 세우는 데 있다. “민중 속으로”는 민중들과 술잔을 기울이고 대화를 나누는 것도 포함되지만, 그 목적이 단순히 민중들에게 격려받고 운동가로서의 자존감을 되찾는 정도에 그쳐서는 안되며, 민중들의 실태와 요구, 정서와 투쟁의지를 구체적으로 파악하는데로 심화되어야 한다. 이른바 민중의 근본요구, 자주적 요구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그 요구를 실현할 민중의 준비태세가 어떠한지를 살펴야 한다. 그래야 민중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투쟁과제를 제시할 수 있다. 

“민중 속으로”는 또한 민중의 자주적 요구에 맞게 진보정당의 정책과 노선을 끊임없이 발전시켜 나가며 민중이 자기운명의 해결방도를 통합진보당의 정책과 노선에서 찾도록 안내해야 한다. 말 그대로 개별 민중들이 명실상부한 “진성당원”이 되어 통합진보당의 활동과 노선에 깊은 관심과 이해관계를 가지고 당을 적극적으로 지지할 수 있도록 당의 정책과 노선을 끊임없이 발전시키고 적극적으로 알려 나가는 활동까지 포괄한다. 

진보운동의 발전은 오직 민중의 단결된 힘 

민중은 사회의 피억압자, 피착취자들이기 때문에 사회모순의 척결의지가 매우 높다. 광범위한 민중이 하나의 정치적 결사체로 단결해 투쟁한다면, 이는 핵폭탄으로도 막을 수 없는 무진장하고 막강한 힘을 발휘한다. 

무릇 사회운동은 그 운동을 담당하고 추동해나가는 주체를 강화할 때 발전한다. 민중은 인류사회의 모든 역사발전의 주체로서, 모든 사회운동의 직접적인 담당자이며 그 운동을 추동해나가는 주인이다. 역사적으로, 민중을 떠난 사회운동은 좌절과 실패를 맛볼 수밖에 없었다. 

몇몇 지식인들과 사회적 활동가들이 주도하는 정치소모임은 단 한 번도 역사발전을 추동한 적이 없었다. 역사적으로도 민중을 교양대상으로 격하시키고, 스스로 선생을 자처한 정권들은 대체로 봉건통치국가들과 제국주의 패권국가들이다. 서유럽의 노동운동이 차례로 귀족화되며 유럽노동자들의 처지가 뿔뿔이 흩어지게 된 것도 기본은 노동운동의 해법을 민중의 단결된 힘에서 찾지 못하고 자본세력과의 타협에 빠져든 면이 크다. 

진보운동은 오로지 민중의 단결된 힘에 의거할 때에만 성장한다. 그러하기에, 진보운동은 그 운동이 성장, 발전할 때도 물론 그러하지만 진보운동이 내부논란과 혼란에 의해 일시적으로 침체한 상태에 있을 때는 더욱 적극적으로 민중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진보진영 내부의 일부세력이 당의 지난 허물을 들추며 “패권논란”에 기름을 붓고 이른바 “입진보”세력들과 보수세력들이 이구동성으로 자주통일운동진영을 사냥한 결과, 통합진보당의 대중적 위상이 상당히 내려간 것이 사실이다. 

일례로 9월 26일, 리얼미터가 발표한 대선후보 지지율에 의하면, 통합진보당 이정희 전 대표의 지지율은 5.2%로 일정한 지지세를 형성하고 있지만, 4.11 총선 당시 10%를 넘었던 당 지지율이 일부 하락한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물론 대중여론조사기관의 조사가 민중의 깊은 본심을 제대로 반영한다고 볼 수는 없겠지만, 통합진보당이 곡절을 겪고 있는 힘든 시기라는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진보활동가, 진보정당인이라면 당이 곡절을 겪을수록 더욱 더 “민중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물론 민중을 위한 활동에 자부심을 갖는 진보정당인, 진보활동가들에게는 민중에게 냉대받는 것만큼 가슴아픈 일이 없다. 그러나 통합진보당은 그럴수록 더욱 강하게 민중속으로 다가가야 한다. 민중을 선생, 교수님으로 내세우고, 민중의 당에 대한 평가를 겸허히 받아들이며 현 상황에 대한 그들의 충고와 제언도 그저 선입견으로 무시하는 일이 없이 진지하게 경청해야 한다. 

통합진보당의 위기는 당 외부의 파괴공작과 당내 일부 상층인사들의 무리한 당권욕심이 빚어낸 정치적 사태이다. 그러나 통합진보당의 위기는, 우리 당원들이 똑똑하고 명철하게 대응하지 못해 사태를 제때에 결속짓지 못한 부족점도 함께 존재한다. 민중을 찾아가는 통합진보당원들은 우리의 장단점을 객관적으로 인정하고 겸손한 자세로 민중에게 해법을 구해야 한다. 

민중을 찾아가는 자가 승리한다. 

진보진영이 시끄러운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2012년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전개된 치열한 정치대결의 한 단면이다. 통합진보당의 내부적 한계지점들이 드러난 것도 기본은 대선을 앞둔 공간에서 정치세력간 경쟁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각종 논란과 우려에도 불구하고 다시금 민중의 희망으로 우뚝 설 정당은 여전히 통합진보당이다. 민중을 찾아가는 자가 결국 승리한다. 현 시기, 진실되고 겸허한 마음으로 민중을 찾아가 그들과 생사고락을 함께할 결심이 선 정당은 통합진보당이 유일하다. 

민중들은 진보적 의제에 목말라 있다. 2012년 대선을 앞둔 현재, “진보”는 사회 지배적 담론으로 확고히 자리잡았다. 중도세력은 물론, 보수진영까지도 “합리적 진보와의 연대”를 운운하는 오늘의 정치현실은 민중의 기본지향은 바로 “진보”에 있음을 의미한다. 

민중의 진보정치 관심이 매우 높다는 것은 다양한 팟캐스트 방송으로도 그대로 입증된다. 2011년의 “나는 꼼수다”를 필두로 “라디오 반민특위”, “애국전선”, “뉴스타파” 등 각종 진보적 팟캐스트 방송은 매회 수만에서 수십만의 청취율을 기록하고 있다.이는 2008년 광우병 촛불의 열기가 여전히 살아있다는 구체적 징표이다

통합진보당은 진정성을 가지고 민중을 찾아가 고충과 어려움을 털어놓고 민중의 지적을 겸허히 검토할 줄 알아야 한다. 대선을 앞둔 중요한 시기에 통합진보당은 민중의 지향과 정서를 반영한 진보적 정책과 노선으로 민중의 지지를 회복하고 한국정치의 핵심세력으로 반드시 다시 서야 한다. 

일례로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는 노동자들은 노동조합을 결성해 파업투쟁으로 그들의 권익을 지키기 위해 힘겹게 싸우고 있다.한국대학생연합을 위시한 학생진영은 대학생들의 최대현안인 등록금 문제를 집중적으로 거론하며 대학생여론을 결집시키고 있다. 통합진보당이 민중 속으로 들어가는 것은 민중들의 투쟁현장에서 손을 잡고 함께 투쟁하는 것이다. 아울러 그들의 고충과 의견을 당의 방침과 노선에 반영해 투쟁하는 민중들을 통합진보당으로 결속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통합진보당의 뿌리이자 실체, 당의 주인인 당원들이 직접 참여하는 각종 분회활동을 활성화해야 한다. 지역위원회가 "민중 속으로" 들어가는 것은 단순히 모임을 공지하고 문자메세지로 알리고 기다렸다가 그저 오는 사람들로만 모임을 운영하고 마는 것이 아니다. 지역위원회는 지역사회에서 영향력있고 활동력있는 성실한 인물을 적극 발굴하고 직접 찾아가 모임으로 모시는 과정을 동반해야 한다. 발품을 팔며 사람들을 만나지 않고 그저 앉아서 기다려서는 분회모임이 활성화되기 어렵다. 

민심은 곧 천심이라 하였다. 60여년에 걸친 한국사회 진보운동의 역사는 숱한 세력이 진보진영을 음해, 모략해왔어도 이를 기어이 이겨내고 민중의 희망으로 우뚝 서 온 투쟁의 역사, 승리의 역사였다. 

진보진영이 내외세력의 어려운 도전을 매번 물리칠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민중 속으로”에 있었다. 민중을 하늘로 받들고, 그들이 진보진영을 가리켜 엄지를 치켜세울 때까지 헌신적으로 싸워나가야 하지 않겠는가. 

시대흐름이 진보인 이상, 미래는 진보정치, 우리 민중의 것이다. 일시적 난관을 극복하고 미래를 쟁취할 희망도, 해법도, 방법도 오로지 민중에게 있다. 


* 출처 : 우리사회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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