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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핵대결의 새로운 단계

불철주야

by 붉은_달 2012. 8. 10.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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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미국의 대북적대정책 폐기, 평화협정 체결, 한미동맹 폐기, 주한미군 철수 후에 비핵화를 생각해볼 수 있다고 했다. 비핵화를 생각해본다는 말은 북미 양국이 핵군축을 하자는 말이다. 미국과 러시아, 미국과 중국 사이의 관계와 같은 수준으로 북한과 미국의 관계를 설정하고 있는 셈이다. 미국이 그것을 원한다면, 그렇게 될 것이다.


북미 핵대결의 새로운 단계


동북아의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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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핵대결이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북한, 미국의 백기투항을 요구


일단 발단은 <동까모> 사건이다. 북한은 <동까모> 사건의 배후에 미국이 있으며 미국의 대북적대정책으로 인해 한반도 비핵화에 장애가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지난 7월 20일 북한은 외무성 대변인 성명에서 ≪미국의 구태의연한 대조선 적대시정책으로 조선반도에서는 대결과 긴장격화의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조선반도 비핵화도 더욱 요원해지고 있다≫며 ≪제반 상황은 우리로 하여금 핵문제를 전면적으로 재검토하지 않을 수 없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31일에도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미국의 적대시정책에는 핵억제력 강화로 대처해나가는 것이 우리의 확고부동한 선택이다≫고 했다.


북한의 이런 입장은 7월 31일부터 2일까지 싱가포르에서 가진 북미 접촉에서 다시 확인됐다. 당시 접촉에 나선 6자회담 북한측 차석대표 최선희 외무성 미국국 부국장은 8월 2일 <미국의 소리>(VOA)에 이메일을 보내 <핵문제를 전면 재검토하겠다>, <미국이 적대시정책을 철회하지 않는 한 비핵화는 요원한 일>이다, <앞으로 핵 문제 해결과 북미 관계는 전적으로 미국의 의지와 결단에 달려 있다>, <미국이 적대시정책 철회를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줘야 북한도 문제 해결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8월 7일자 <자유아시아방송>(RFA) 보도에 따르면 당시 접촉에 참석한 미 국무부 조엘 위트 전 북한 담당관은 북한이 대화 의지를 피력할 것으로 예상했다가 오히려 강경한 입장을 보이자 크게 당황하고 실망했다고 한다. 보도에 따르면 북한은 정전협정의 평화협정 대체, 한미동맹 해체, 주한미군 철수 등 북한의 모든 요구를 미국이 먼저 들어줘야 비핵화를 생각해 볼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또한 북한은 올해 초 발표된 북미 2.29합의에도 흥미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조엘 위트


이러한 북한의 태도는 북한이 북미 핵대결을 새로운 단계에서 접근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일단 북한은 지금까지 6자회담 9.19공동성명에서 합의한 <행동 대 행동>의 원칙에 입각하여 북미가 한반도 비핵화와 관계정상화를 위해 필요한 신뢰구축 행동을 동시에 하자고 주장해왔다. 실제로 부시 행정부 시절에는 미국이 테러지원국 지정을 해제하고 동시에 북한은 영변 핵시설인 냉각탑을 폭파했다. 북한은 궁극적으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 체결을 동시에 진행하자는 입장이다. 북한은 오바마 행정부 들어서도 <행동 대 행동>의 원칙을 근거로 미국의 선(先)핵폐기 주장을 거부해왔다.



▲냉각탑 폭파 장면


그런데 지금 북한은 미국에게 선(先)적대정책폐기를 요구하고 있다. 미국이 적대정책을 폐기하고 평화협정 체결, 한미동맹 해체, 주한미군 철수 등을 하면 그때 가서 <비핵화를 생각해볼 수 있다> - <비핵화를 하겠다>가 아니라! - 는 것이다. 한마디로 미국의 백기투항을 요구하고 있는 셈이다.


미국을 압박할 다양한 카드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지금까지 북한은 미국과 서로 양보하는 모양새를 취해 왔다. 미국의 체면을 살려주고 실리를 챙기는 식이었다. 그러나 오바마 행정부 들어 미국은 대화를 거부하고 <전략적 인내>라는 그럴듯한 이름의 시간 끌기 작전에 나서는 것도 모자라 테러까지 시도하였다. 북한 입장에서 더 이상 미국의 체면을 살려줄 이유가 사라진 것이다.


북한이 비핵화를 거부한다고 해서 미국이 쉽게 적대정책을 폐기하고 평화협정 체결 등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다. 미국이 2009년 말 평화협상을 할 것처럼 분위기를 띄우다가 2010년 천안함 사건을 명분으로 <전략적 인내>에 나선 것은 평화협정 체결이 동북아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급속히 위축시켜 궁극적으로 자신의 패권이 붕괴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북한은 미국이 움직일 수밖에 없는 더욱 강경한 행동에 나설 것이며 이는 필연코 북미 사이의 치열한 대결을 불러올 것이다. 일단 가장 먼저 생각할 수 있는 것은 3차 핵실험이다. 북한은 이미 ≪핵억제력 강화로 대처≫하겠다고 경고하였다. 핵억제력 강화란 쉽게 말해 핵무기 증강이다.



▲핵실험 장면


북한은 중수로 가동을 중단하여 더 이상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없다. 따라서 핵무기를 늘리기 위해서는 고농축우라늄이 필요하다. 하지만 북한은 경수로 발전에 필요한 우라늄농축을 한다고 선언했을 뿐 핵무기 제조에 필요한 우라늄고농축을 한다고 발표한 적은 없다. 따라서 북한이 조만간 우라늄고농축을 통한 무기화에 착수한다는 발표를 하고 핵폭탄 제조에 필요한 만큼 농축이 되면 우라늄탄 실험에 돌입할 가능성이 있다.


북한에는 천연우라늄이 풍부하므로 우라늄고농축을 통한 핵폭탄 개발은 미국에게 심각한 위협이 된다. 미국이 시간을 끌수록 북한의 핵무기는 급증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두 차례나 핵실험을 했기 때문에 3차 핵실험만으로 미국이 대북적대정책을 철회하지는 않을 것이다. 북한의 추가 행동으로 예상할 수 있는 건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훈련이다.


미국은 지금까지 전쟁 위협도 해보고 경제봉쇄도 해보고 테러도 시도해 보았다. 그러나 어느 것도 북한을 붕괴시키지 못했다. 남은 건 실제 전쟁뿐이다. 그러나 북한의 군사력은 미국에게 큰 부담이다. 한국전쟁 이후 지금까지 여러 차례 전쟁 위기가 있었으나 결국 전쟁을 하지 못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으로서는 더 이상 다른 방도가 없으면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전쟁을 개시할 수 있다. 북한은 이를 방지하기 위한 차원에서 지난 4월 15일 열병식에서 차량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공개하였다. 북미 핵대결이 새로운 단계에 들어선 지금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훈련을 통해 미국에게 경고를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러시아의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장면


북한은 지금까지 세 차례에 걸쳐 인공위성을 발사하였다. 인공위성을 발사할 기술이 있다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개발할 기술도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인공위성 발사체와 대륙간탄도미사일은 분명 다르며 필요한 기술에도 차이가 있다. 추력, 속도, 궤도, 재진입 기술 등 여러 면에서 차이가 있다. 불도저 만들 줄 안다고 전차 만들 수 있는 건 아닌 것과 마찬가지다. 따라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훈련은 군사적으로 큰 파문을 불러올 것이다.


이처럼 북한은 핵폐기라는 카드 말고도 미국을 압박할 카드가 많다.


핵보유국 사이의 대등한 관계 설정


북미 핵대결이 새로운 단계에 진입하면서 북미 사이에 보이지 않는 긴장이 감돌고 있다. 한 가지 기대할 수 있는 것은 북한이 <핵문제를 전면 재검토>하고 있는 중이라는 점이다. 재검토가 아직 끝난 게 아니므로 지금이라도 미국이 대북적대정책을 철회한다면 9.19공동성명으로 되돌아갈 여지가 남아 있다.


만약 재검토가 끝날 때까지 미국의 별다른 행동이 없다면 결국 파국적 상황을 막기 어려울 것이다. 북미 핵대결은 원점에서 다시, 그러나 북한이 핵보유국이라는 새로운 지위를 가지고 처음부터 다시 협상에 들어갈 것이다.



▲6자회담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북한은 미국이 대북적대정책을 폐기하고,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한미동맹을 폐기하고, 주한미군을 철수하면 그때 가서 비핵화를 생각해볼 수 있다고 했다. 비핵화를 생각해본다는 말은 북미 양국이 핵군축을 하자는 말이다. 미국과 러시아, 미국과 중국 사이의 관계와 같은 수준으로 북한과 미국의 관계를 설정하고 있는 셈이다.


미국이 그것을 원한다면, 그렇게 될 것이다. (2012.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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