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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위기에 신음하는 청년 세대

토론게시판

by 붉은_달 2011. 9. 3.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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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랍, 마드리드, 아테네, 런던, 서울의 잃어버린 세대


김애화 (새세상연구소 연구위원)


2011년, 청년들 거리에서 만나다.


올해는 유달리 청년들이 거리에 나서는 사건이 많은 해인 것 같다. 아랍의 봄이라 불리는 아랍혁명은 청년들의 실업문제가 발단이 되어 시작되었다. 그리고 곧 아랍의 봄은 유럽으로 이동하였고 최근에는 신자유주의의 진원지라 할 수 있는 런던으로 옮겨졌다.


사실상 청년들의 저항이 새로운 것은 아니다. 그러나 기성세대의 청년 저항과는 차별성이 있다. 과거에는 청년의 저항은 자신의 문제에서 출발했다기보다는 대변자로서 선각자로서의 성격을 지니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것은 대리인 운동이 아니다. 이제는 자신들의 문제를 가지고 청년들이 당사자 운동을 하고 있다. 이것은 현 청년 세대가 겪는 고통과 좌절을 표현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청년세대의 저항이 새롭게 부각되는 것이다. 한국에 꿈과 영혼이 쪼그라진 88만원 세대가 있다면 유럽에는 592 유로세대가 있다. 592유로는 그리스의 최저임금으로 592 유로세대란 592유로 또는 그 이하를 받는 청년 노동자를 일컫는다. 이렇게 유럽과 아시아의 청년들은 한배를 타고 있다.


그렇다면 2011년 청년들이 거리로 나선 근본 원인과 거리 저항이 갖는 의미는 무엇일까. 유럽에서만 청년들이 거리로 나오는 것은 아니다. 이스라엘, 칠레 등으로 청년들의 목소리는 확산되고 있다. 그리고 한국의 반값등록금 투쟁이 있다. 그러나 이 글은 유럽의 청년 실업과 2011년 시위를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글을 시작하기 전, 필자는 세대론을 경계하고자 한다. 경제 침체와 신자유주의적 정책으로 인하여 청년세대만이 아니라 모든 세대의 빈곤층이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
스페인 마드리드 푸에르타 델 솔 광장 시위, 2011.5.20-1)





유럽 청년 실업 현황


청년들의 시위 양상이 다양하다. 스페인에서는 평화적이지만 장기적인 광장의 텐트 농성으로, 칠레에서는 학교 점거 농성으로 그리고 8월 런던에서는 거리의 약탈 등의 파괴적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공통적인 것은 청년들이 분노하고 있다. 그 분노는 불평등에 맞추어져 있고, 청년들의 교육, 일자리, 복지와 관련이 있는 예산에 대한 긴축정책을 향한 저항이 주를 이루고 있다.


그 중 가장 큰 이슈가 실업이다. 지구적 경제침체, 특히나 2008년 금융위기는 거의 모든 세대, 모든 그룹, 모든 지역에서 실업률을 높였다. 그러나 특히 청년층에 실업률이 극심하게 나타났다. 실업률은 성인들보다 훨씬 더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그림 1>기성세대 대비 청년층 실업률-2008 OECD 보고서 2)


<그림1>에서 보는 바와 같이 청년 실업률이 기성세대의 실업률보다 평균 2-4배에 해당된다. 전세계 복지국가의 모델이 되고 있는 스웨덴도 4배에 해당되며, 그리스 3배에 달한다.


OECD 국가 중 청년실업은 거의 15,000,000명에 달한다. <그림 2>는 2008년 경제위기로 인한 실업의 급증을 보여주고 있다. 15-24세 청년층의 실업률이 가장 높은 곳은 스페인으로 45%에 근접했다. 이는 2년 전보다 두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유로존 지역 평균의 2배에 해당된다. 그 다음으로 높은 그리스의 실업률은 38%이다. 독일의 경우 실업률이 떨어졌는데, 이는 학교로부터 일자리로 이전하는 기간을 보장하는 인턴쉽 시스템 때문이다.

     
    <그림 2>청년 실업률 증가 -2008년 1분기와 2011년 1분기 비교
                  -  EUROSTAT 보고서
3)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를 보아도 청년들의 실업으로 인한 좌절감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2010년 기준 OECD 회원국의 15∼24세 평균 실업률은 18.9%다. OECD 국가의 전체 평균 실업률(9%)을 크게 웃돌았다. 이처럼 국가부채 위기에 빠진 대부분의 국가에서 전체 평균 실업률보다 청년 실업률이 2배 이상 높게 나타나고 있다.


그리고 2010년 기준으로 청년층을 3개의 연령군- 15-19세, 20-24세, 25-29세-으로 나누어보면 15-19세 연령층이 3개의 연령 그룹 중 가장 실업률이 높다(17.6%). 그리고 고용자 중에서도 단기고용계약자 63.0%로 반실업 상태라 할 수 있다. 그리고 25-29세 연령층은 청년 중 고용률이 77.9%로 가장 높다. 그러나 실업자 중 장기 실업자의 비율이 높고, 증가중이다. 25-29세 연령층의 실업자 중 35.6%가 장기 실업자이다.


이러한 실업에 대해서 청년들이 사실상 개별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대책이 별로 없다. 교육수준이 높은 청년들이 이주를 하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다. 그리스의 경우 22세-35세 사이의 그리스 대학 졸업자 10 명 중 4명이 해외에서 일을 찾고 있다. 프랑스의 경우 2012년 대선 후보들은 청년실업을 가장 주요한 과제로 공약화할 정도로 청년실업을 최대의 사회이슈가 되었다. 그러나 대선 후보 경선에 대한 청년층의 낮은 관심과 투표율은 변화와 정치가에 대한 그들의 실망이 매우 높음을 보여준다. 4)


이렇게 정치계에 대한 실망과 개인적 선택의 폭이 크지 않은 상태에서 청년층의 실업 문제는 종종 무정부적 양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림2>에서 본 바와 같이 청년층의 실업급증은 2008년 경제위기와 관련이 깊으나 대부분 정부들은 경제위기와 관련한 실업에 대한 대책은 거의 없다. 오히려 정부들은 금융위기에 대한 대책으로 부채를 줄이기 위한 긴축정책을 피고 있다.


그 원인에 대한 공방


그리스 청년의 시위, 스페인 청년 시위 그리고 영국의 런던 소요는 서로 연관되어 있다. 이 모두는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2008년 금융위기와 깊은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런던 소요는 2008년 금융위기에 따른 재정적자를 해결하기 위하여 영국정부가 제시한 대안으로 인해서 발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대안으로 보건과 개발협력을 제외한 거의 모든 분야에서 재정지출을 대폭 감축하는 것이었다. 이로 인해 실업수당, 장애인 수당, 공공주택 투자 등 복지예산이 대폭 축소되고, 환경보호 예산도 대폭 삭감되었다. 뿐만 아니라 공공 부문에서도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실시되었다. 5)


그리스의 경우를 보면, 2010년과 2011년 일어난 대규모 시위는 정부의 긴축정책을 반대하는 것이었다. 정부의 긴축정책은 EU와 IMF가 구제금융의 조건으로 요구한 것이었다. 정부의 긴축정책은 영국과 마찬가지로 복지 예산의 감축을 의미한다. 특히나 2011년 의회에서 통과된 2차 긴축정책에는 국유기업과 토지 등을 헐값에 매각하는 방안도 포함되어 있다. 그렇다면 그리스의 막대한 부채, 3,500억 유로는 어떻게 발생되었는가.


이에 대해서 한국의 보수언론과 한나라당은 그리스, 스페인 등 남유럽의 재정 위기를 복지 포퓰리즘의 결과라고 주장했다. 1980년대 이후 유럽 국가들이 재정적으로 감당할 수 없는 과도한 복지정책을 펴면서 파탄에 이른 재정적자는 청년세대들에게 참을 수 없는 고통으로 전가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 경제학자, 제이슨 매노포울로스(Jason Manopoulos)는 “불량 부채 : 유로, 정치엘리트, 투자 공동체에 의한 그리스 약탈”라는 저서에서 다른 원인을 지적하고 있다. 제이슨이 지적한 배경은 그리스만이 아니라 전 유럽에서 부채 상승에도 적응될 수 있다. 또한 현재 부채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하는가에 대한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그는 재정의 불건전성은 바로 ‘워싱턴 컨션스’에 기반한 엘리트들의 경제적 신념과 관련이 깊다고 주장한다. 즉 시장 비규제와 (투기적)유동 자본의 자유화는 국가운영에 필요한 재정을 조세부담으로 해결하려는 것이 아니라 외채로 충당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즉 유동자본의 풀(pool)이 부채를 쉽게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는 것이다. 즉 해외 투자공동체가 외채를 사용하도록 조장함으로써 형성된 불량부채이다. 그래서 개인에게는 부채에 의한 소비촉진을 부추겼고, 국가재정은 외채를 기반으로 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과도한 재정과 복지 지출의 연관성은 부패와 관련이 깊다고 설명한다. 즉 진정한 복지 지출이 원인이 아니라 기형적 지출이 부채의 원인이라는 것이다. 후견주의(clientalism)에 입각하여 정치인들이 자신과 그들의 주변 이해 관계들의 이익을 보장하기 위한 공공기업을 방만하게 확장하고, 공공기업의 퇴직자에 대한 높은 연금 보장을 그 예로 들고 있다. 그리고 세금 탈세, 방만한 정부, 높은 군사비, 2004년 올림픽을 위한 110억 달러의 투자가 그리스의 부채액을 증가시켰다고 주장한다. 6)


또한 제이슨은 GDP에 대한 경고를 하고 있다. “GDP는 국가의 부가 아니라 경제적 활동을 나타낸다. 소모적 소비재를 위한 대출도 생산적 자산(productive assets) 수준을 높이지는 않으나 단기적으로 GDP를 높인다. 그리고 적극적인 경제 활동이라는 환상을 만든다.” 이를 뒷받침하는 것으로 2000년부터 2007년까지 그리스 경제는 해외자본의 유입과 함께 연 4.2%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한다. 즉 해외자금에 의존한 경제성장이라 할 수 있고 2000년부터 GDP 대비 부채율이 100 %이상을 유지하게 된다.7)


영국의 경우를 보아도 재정적자의 원인을 쉽게 알 수 있다. 즉 2008년 로이드은행 등의 도산을 막기 위해 영국 정부는 약 500억 파운드의 공적자금을 투입했다. 이로 인해 경제위기 이전 GDP 대비 43%이던 국가부채가 2010년 약 62%로 증가했고 정부의 재정적자도 2008년 2.3%에서 10.2%로 늘었다. 이렇게 경제위기가 금융권의 무책임하고 위험한 투자로 초래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영국 정부는 일반 시민들에게 제공할 복지를 대폭 축소하는 정책을 취한 것이고 이것은 청년층, 특히 유색 청년층에게 심대한 타격을 주었다.


스페인의 경우에서도 정부의 기형적인 지출을 발견할 수 있다. 2011년 8월에 있었던 교황반대 시위가 일어난 원인은 정치가들은 심각한 경제침체 때문에 긴축재정을 요구하면서, 교황 베네딕트가 주최하는 ‘세계 젊은이의 날’에 스페인 정부가 막대한 재정적 지원을 하였기 때문이다. 행사를 위해서 정부가 70- 100백만 유로를 사용했다. 그러면서 스페인 실업자들에게 절박하게 필요한 혜택 대신에 각국에서 온 순례자들에게 숙소와 식사를 무료 제공하였다. 그리고 순례자에게는 모든 여행에 대해서 80% 할인되었다. 8)


결국 앞서 3개국의 예에서 본 바와 같이 국가재정의 위기가 복지 포퓰리즘 때문에 발생했다는 것은 원인을 바로 보지 못하는 것이며 국가재정의 위기를 서민에게 돌리려는 억지주장이다.


아랍의 봄 이후 청년들의 시위

 

2011 투쟁의 물결

1월

12월 17일 튀지니 혁명이 시작되어, 튀니지 독재자 벤 알리가 쫓겨나다.

이집트 혁명이 시작되다.

2월

이집트 혁명이 독재자 호스니 무바라크를 몰아내다.

미국: 위스콘신에서 노조 권리 공격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 발생.

3월

영국 런던에서 50만 명이 긴축 반대 시위에 참석.

4월

아이슬란드인들은 2차 국민투표에서 IMF 구제금융안을 또 거부.

5월

칠레 : 교육개혁 요구하는 학생들 투쟁 --8월까지 진행

7월

그리스: 2차 긴축정책안 반대 투쟁

2010년 5월 1차 긴축정책안에 대한 반대 투쟁을 하였다.

이스라엘 : 주택 가격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

8월

스페인 : 교황 방문반대 투쟁

2010년 5월 실업문제 해결을 위한 총투쟁을 전개했었다.
--이를 기념한 M 15 운동이 유럽 전체로 확산되어 현재도 진행중

영국: 경찰에 의한 마크 두간 사망으로 발단된 소요 시작



청년의 분신자살로 시작된 튀니지 재스민 혁명은 이집트 타흐리르 광장으로 이어졌다. 이렇게 시작된 아랍 혁명은 경제적· 사회적 불만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빈곤과 경제적 기회의 박탈에 의해서 절망에 빠진 청년층이 중심이 되어 시작되었다. 그들의 고통은 정치적 시스템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영국, 칠레, 이스라엘, 그리스 등 전 세계에 번지고 있는 폭동과 대대적인 시위의 공통점은 청년세대가 분노가 그 중심에 있다는 것이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각국 정부가 긴축정책을 펴면서 노동시장에 진입조차 하지 못한 청년에게 더 큰 고난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자리만의 문제는 아니다. 교육, 복지혜택, 주택 등에서 소외된 젊은층의 불만이 표출되고 있다.


5월에 시작되어 3개월 동안 진행되었던 칠레 학생들의 투쟁은 칠레 정부의 신자유주의적 교육정책에 대한 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억마장자인 우익 대통령 피네라(Piñera)는 칠레 광부들의 극적인 구출이 되어 인기가 높아진 1년전 이후로 인기가 떨어지고 있다. 그 이유는 피네라 정부가 지난 해 동안 피노체트 스타일의 신자유주의적 개혁을 수행해왔기 때문이다. 그 중 하나가 교육에 대한 지원을 축소하고 사립 교육화시키는 것이다. 이런 정책은 피노체트 독재 시절 있었던 시위를 다시 불러오고 있다. 대학생들은 대학교를 점거하고 장기 농성중이며, 캠퍼스 밖에서는 대중적 시위가 일어나고 있다. 단식투쟁이 진행되었다. 9)


이스라엘에서는 8월 6일 전국민의 4%가 시위에 참가하는 역사적 사건이 일어났다. 이들은 주택 가격 상승에 대한 항의를 하였다. 이러한 역사적 투쟁은 한달 전 청년 200명이 청년층을 위한 임대주택을 요구하며 시작되었다.10)


희망을 잃고 신음하는 청년은 유럽과 해외만의 얘기가 아니다. 폭동과 대규모 시위는 전 세계적인 현상으로 개별 국가의 문제로 볼 수 없고, 한국도 세계적 소요(?)사태의 안전지대라고 할 수 없다.


지난 5월 기준 한국 청년층(15∼29세) 인구는 전년 동기 대비 1.1% 줄어든 9614,000명. 하지만 청년실업자는 오히려 13.5% 늘어난 311,000명이다. 이러한 상황이 유럽에 비해 상당히 나은 편이지만 사실 그 안을 들여다 보면 낫다고 할 수만은 없다. 실업률은 경제활동인구 대비 실업자 비율이다. 마찬가지로 청년실업률은 경제활동인구 중에서 15∼29세 실업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된다. 따라서 대학 졸업 후 장기간 취업이 되지 않아 구직 노력 자체를 아예 포기한 ‘청년백수’는 청년실업률에 잡히지 않게 된다. 그리고 공무원 시험 등으로 2-3년을 학원에서 보내는 청년들도 통계에서 빠진다. 결국 통계에 잡히지 않는 청년이 많게 되고, 청년실업률은 훨씬 높을 수 있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청년 고용률에 잡히는 이들의 일자리는 어떠한가. 연간 1000만원 안팎의 살인적인 대학 등록금에 고통받은 이들은 일자리를 구한다 해도 상당수는 계약직이다. 등록금 대출의 상환을 할 수 있는 여유를 가질 수 없는 조건이다.


그렇다면 한국의 이웃인 일본은 어떠한가. 일본은 1995년부터 '잃어버린 세대'의 화두가 던져질 정도로 청년 고용문제는 오래된 숙제가 되고 있다. 청년 실업률도 10% 내외로 전체 실업률의 2배를 훨씬 넘는다. 일본 내무성 자료에 따르면 25-34세 중 임시직과 계약직 인구가 10년전 200만에서 현재 310만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파트타임으로 생계를 꾸려가는 소위 '프리터족'은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아예 구직 자체를 포기한 청년 실업자도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이와 같이 청년 실업률 통계기준이 나라마다 약간씩 차이가 있지만 지구촌이 일자리가 없어 신음하는 젊은이들로 넘쳐나고 있는 것이다.


런던행 기차에 탄 한국 청년들


잃어버린 세대라는 표현까지 나오고 있다. 꿈을 잃어버린 세대, 3무 (직장, 결혼, 출산)세대 등의 별칭이 있을 정도로 청년들의 상황이 밝지 않다. 그러나 이를 극복할 대책은 뾰족하게 제시하지 못한 채 거의 모든 정부들이 긴축재정으로 일관하고 있다. 그래서 2011년 벌어지고 있는 청년들의 투쟁은 긴축재정 반대 투쟁이라 할 수 있다. 긴축재정은 청년들을 폭력적 상황까지 치닫게 하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더 조심해야 할 것은 긴축재정 정책이 가지고 있는 세대간 갈등을 유발시키는 보수적인 입장이다. 이코노믹스의 편집자인 제임스 코이는 비즈니스 위크11)를 통하여 청년층의 노동시장 진입의 장애 중의 하나는 기성 세대의 장기고용과 경직된 근로계약이라고 주장한다. 종신고용 보장에 대한 문제점 지적과 함께 구조조정과 유연한 근로계약 관계로의 전환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구조조정은 2008년 경제위기가 만든 성과는 아니다. 신자유주의적 정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요즈음은 청년층의 실업을 장년층의 고용관계와 대립시키며 구조조정을 합리화하고 있다. 그리고 제임스 코이의 또 하나의 주장은 고용주가 청년층을 고용하기 유리하게 최저임금 이하(sub-minimum wage)의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긴축재정을 주장하는 정부는 세계경제의 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는 점을 또한 강조한다. 미국이나 유럽 국가들은 재정위기 악화로 긴축모드에 들어갈 태세다. 미국 경제는 더블딥에 빠질 가능성이 적지 않고 그리스, 스페인, 이탈리아 등 유럽 국가들도 디폴트(채무불이행) 문턱에서 서성거리는 형국이다.


한국에도 이러한 주장들의 영향이 만만치 않다. 다행히(?) 한국은 선거를 겨냥한 복지논쟁으로 보수진영조차 복지 확대를 거부하지 못하고 있다.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는 아직은 대두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우리도 주목해야 할 것은 국가 부채의 원인이다. 유럽국가의 사례에서 본 바와 같이 국가의 부채 위기 원인은 과도한 복지비 지출이 아니라 신자유주의적 정책에 의해서 만들어졌다. 그리고 정치계와 이해그룹을 위한 기형적인 복지, 각종 토목공사와 전시성 행사에 의한 과도한 지출과 부정부패가 현재 재정위기를 만들었다. 이런 점에서 한국도 재정위기의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신자유주의적 경제 패러다임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가 시급히 필요하다. 오히려 한국은 복지에 대한 투자가 더 필요하다. OECD 국가 평균으로 GDP 대비 사회복지지출비중이 19.8% 인데 비해 한국은 7.5%에 불과하다. 기본적인 복지를 극대화하여 사회적 안전판을 충실히 할 때 사회가 좀 더 진취적이 될 수 있다. 이는 바로 진보진영이 계속 주장해 온 것이다.


특별히 청년 일자리 문제를 위해서는 현재 청년들의 일자리 중 다수를 차지하는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 벨기에 로제타 플랜12)을 검토할 시점에 달했다고 생각한다. 한국의 경우는 상대적으로 괜찮은 일자리라고 볼 수 있는 300인 이상 대기업의 취업자가 상대적으로 경제가 회복된 2009년에도 감소하고 있다. 13) 따라서 일정 기업규모 이상에서 일정 비율의 청년 의무고용제를 강제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 또한 최소한의 사회안전망을 위하여 알바생들과 같은 단기 계약직이 고용보험 적용이 되도록 실행을 강화하고 취업준비생을 위한 최소한의 고용보험 적용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일자리, 등록금 등 한국 청년들의 문제는 폭발 직전인 비등점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유럽의 청년들의 시위는 한국 청년들의 미래를 보여주고 있다. 시급한 정책이 필요하고 그 정책은 바로 무한 경쟁의 경제패러다임을 벗어날 때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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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http://en.wikipedia.org/wiki/File:Puertadelsol2011.jpg
2) OECD 보고서 http://www.oecd.org/dataoecd/10/8/44986030.pdf
3) http://www.elblogsalmon.com/tag/desempleo-juvenil
4) European Employment Observatory 보고서, http://www.eu-employment-observatory.net/resources/reviews/NationalArticles/Slovenia-YMRvw2010.pdf
5) 한국일보 2011.8. 25. http://news.hankooki.com/lpage/opinion/201108/h2011082520202624370.htm
6) 뉴욕타임즈, 8.11일 기사에서 재인용. http://www.nytimes.com/2011/08/14/business/greek-debt-crisis-the-back-story.html
7) http://en.wikipedia.org/wiki/Greek_debt_crisis#Greek_government_funding_crisis
8)http://wlcentral.org/book/export/html/2166
9)http://en.wikipedia.org/wiki/2011_Chilean_protests
10)http://www.globalpost.com/dispatch/news/regions/middle-east/israel-and-palestine/110806/large-protests-israel-call-new-era-soc
11)http://www.businessweek.com/magazine/content/09_42/b4151032038302.htm
12) 벨기에 영화에 등장한 청년 실업자 로제타의 이름을 딴 정책. 적극적 고용창출을 기업에 대해 강제하는 것이다.
13) 정성미, 20대 청년 노동시장 분석, 월간 노동이슈, 2010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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