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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열병식에 등장한 자폭형 무인공격기

토론게시판

by 붉은_달 2012. 5. 16.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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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 무인기 밀수입 개조’는 사실왜곡”

한호석 통일학연구소 소장


자폭형 무인공격기와 귀환형 무인공격기
 
한국군 소식통이 전한 말을 인용한 <조선일보> 2012년 2월 6일 보도가 북측의 무인공격기에 관한 정보를 알려주었다. 위의 보도기사에 따르면, 북측은 현재 무인공격기를 개발하고 있는 중인데 그 동안 몇 차례 시험비행을 하였으나 아직 완성단계에 이르지 못하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북정보에 관한 수구언론보도가 언제나 그러하듯이, 북측의 무인공격기에 관한 ‘개발설’도 사실을 크게 왜곡한 것이었다. 2012년 4월 15일 평양에서 진행된 태양절 경축 인민군 열병식에 무인공격기가 모습을 드러냄으로써 위의 보도기사가 언급한 ‘무인공격기 개발설’은 더 이상 설 자리가 없게 되었다. ‘개발설’에 관한 보도기사가 나온 2월 6일부터 무인공격기 실물이 열병식에서 공개된 4월 15일까지 약 두 달의 시차가 있는데, 개발 중인 무인공격기가 그 두 달 사이에 개발을 끝냈다고 볼 수 있을까? 신형 군사장비를 개발사업이 끝나자마자 세상에 공개하는 경우는 없으므로, 4월 15일 직전에 개발이 완료된 무인공격기가 열병식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아니다. 
 

▲ 지난 4월 15일 열병식에서 공개된 북 무인공격기의 모습 [자료사진= 인터넷 검색, 한호석 소장 제공]


인민군 무인공격기가 태양절 열병식에 등장한 것은 그 무인공격기가 오래 전에 개발된 2세대 무인공격기라는 사실을 말해준다. 북측은 새로 개발한 최첨단 1세대 무인공격기를 아직 세상에 공개하지 않은 것이다. 태양절 열병식에 등장한 무인공격기가 오래 전에 개발된 2세대 무인공격기라는 사실은 이란의 무인작전기 개발상황을 살펴보면 알 수 있다. 
 
2010년 8월 23일 이란 수도 테헤란에 있는 말렉 아쉬타르 대학교(Malek Ashtar Univercity)에서 마흐무드 아흐마디네자드(Mahmoud Ahmadinejad)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무인폭격기 공개행사가 진행되었다. 식순에 따라 아흐마디네자드 대통령이 푸른 제막포를 벗겨내자 국방색(military-green)이 칠해진 무인폭격기 모습이 드러났고, 참석자들의 우렁찬 박수와 환호가 장내에 넘쳤다. 그 날 이란은 자체 기술로 제작한 무인폭격기를 처음 공개하였는데, 그 소형 무인폭격기 이름은 ‘카라르(Karrar)’다. 카라르라는 페르시아말은 공격자라는 뜻이다. 제막식에서 아흐마디네자드 대통령은 “이 제트기는 인류의 적들에게 죽음을 주는 전령사이기 전에, 인류의 구원자이며 영예와 관용의 전령사”라고 격찬하였다. 
 
▲ 2010년 8월 23일 이란이 공개한 무인폭격기와 같은 종류의 무인기의 모습 [자료사진= 인터넷 검색, 한호석 소장 제공]


동체 길이가 4m밖에 되지 않는 이란산 소형 무인폭격기 ‘카라르’는  고정식 로켓발사대에서 이륙하며, 낙하산을 펴고 착륙한다. 이 무인폭격기는 115kg짜리 폭탄 2개 또는 227kg짜리 정밀유도폭탄 1개를 장착하는데, 미사일을 장착하는 경우에는 무게 100kg짜리 코우사르(Kowsar) 대함미사일 2기 또는 무게 350kg짜리 나스르 1호(Nasr-1) 대함순항미사일 1기를 싣는다. 코우사르 대함미사일 사거리는 20km이고 나스르 1호 대함순항미사일 사거리는 35km다.
 
무인폭격기 성능 가운데 중요한 것은 비행속도와 비행거리인데, 터보제트엔진(turbojet engine)을 장착한 ‘카라르’의 비행속도는 시속 900km이고, 비행거리는 완전무장을 한 경우에는 400km, 무장을 하지 않은 경우에는 1,000km다.

그런데 이란이 자체로 제작한 무인폭격기 ‘카라르’와 북측의 태양절 열병식에 등장한 무인폭격기는 서로 다른 종류다. 
 
첫째, 이란산 무인폭격기 길이는 4m로 소형이고 동체도 날씬한 모양인데, 그와 달리 북측이 열병식에서 공개한 무인폭격기는 길이가 약 8m로 대형이며 동체도 퉁퉁한 모양이다. 
 
둘째, 이란산 무인폭격기는 추적한 목표물을 폭격한 뒤에 발진원점으로 돌아가 낙하산을 펼쳐 착륙하는 귀환형 무인폭격기인데, 북측의 무인폭격기는 추적한 목표물을 자폭으로 파괴하는 자폭형 무인폭격기다. 귀환형 무인폭격기는 추락하거나 격추당하지 않는 한 이착륙을 계속하며 작전할 수 있지만, 자폭형 무인폭격기는 한 차례 자폭공격으로 끝나는 것이므로 귀환형 무인폭격기에 비해 더 많이 생산하는 대량생산체계를 갖추어야 한다. 
 
셋째, 이란산 무인폭격기는 지상에 설치한 고정식 발사대에서 이륙하는데, 북측이 열병식에서 공개한 무인폭격기는 앞바퀴가 2개, 뒷바퀴가 4개인 2축6륜 차량에 실려 이동하다가 임의의 장소에서 이륙하는 도로이동식 무인폭격기다. 고정식 무인폭격기보다 도로이동식 무인폭격기가 적의 공격으로부터 살아남을 생존률이 훨씬 더 높다.
 
그러면 이란에는 귀환형 무인폭격기만 있고 자폭형 무인폭격기는 없을까? 이란은 귀환형 무인폭격기보다 먼저 자폭형 무인폭격기부터 보유하였다. 이란혁명수비군 육군 부사령관 알리 슈쉬타리(Ali Shoushtari)가 전한 말을 인용한 <아전스 프랑스-프레스(AFP) 통신> 2007년 2월 11일 보도에 따르면, 이란혁명수비군은 2007년 2월에 이미 자폭형 무인공격기를 작전배치하고 있었다. 이 보도기사에서 주목하는 것은, 이란혁명수비군이 자기들이 작전배치한 자폭형 무인공격기 이름이 무엇인지 언론에 밝히지 않았고 자폭형 무인공격기를 촬영한 사진도 언론에 공개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란혁명수비군이 작전배치한 귀환형 무인공격기 겉모습은 미국군이 사용하는 무인표적기 MQM-107 스트리커(Streaker) 겉모습과 매우 비슷하게 생겼는데, 이란혁명수비군이 작전배치한 자폭형 무인공격기는 실물사진조차 공개된 적이 없어서 겉모습이 어떻게 생겼는지 알 수 없다. 
 
원래 이란은 자국산 신형 무기를 개발한 경우, 언론보도를 통해 그 신형 무기의 고유명칭, 기본성능, 실물사진을 공개하는 관행이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하여 자국의 군사력을 과시할 필요가 있는 이란에게 그런 관행은 불가피하다. 그런데 이란혁명수비군 육군 부사령관이 자폭형 무인공격기가 작전배치되어 있다는 사실을 언론에 공개하면서도 이전부터 익숙한 관행과 달리 그 무인공격기 이름이 무엇인지 밝히지 않고 실물사진도 보여주지 않은 것은, 그 무인공격기가 자국산 무기가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 수입한 외국산 무기라는 점을 강하게 암시한다. 
 
누구나 직감하는 것처럼, 자폭형 무인공격기를 이란에 수출할 나라는 북측밖에 없으며, 자폭형 무인공격기를 생산하는 나라도 북측밖에 없다. <뉴욕 타임스> 2010년 11월 28일 보도기사는, 북측이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중거리미사일(IRBM) 화성 10호(미국은 이 미사일을 BM-25 또는 무수단이라고 제멋대로 부른다) 19기를 이란에 수출하였고, 이란은 중거리미사일 개발에 요구되는 기술을 획득하는 데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하였는데, 북측이 이처럼 이란에 중거리미사일을 수출하였으니 자폭형 무인공격기도 수출하였다고 보는 것은 무리가 아니다. 2007년 2월 현재 이란에 작전배치되어 있다는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진 자폭형 무인공격기가 북측이 생산하여 이란에 수출한 것이라면, 북측은 자폭형 무인공격기를 2000년대 초에 이미 개발하여 대량생산하였던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인민군 자폭형 무인공격기의 첫 번째 공격대상
 
이란혁명수비군은 귀환형 무인폭격기와 자폭형 무인공격기를 모두 작전배치하였는데, 북측 인민군은 왜 자폭형 무인공격기만 작전배치하였을까? 그 까닭은, 인민군의 무인공격기 작전방식과 이란혁명수비군의 무인공격기 작전방식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만일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는 경우, 인민군 무인공격기가 공격할 첫 번째 대상은 한반도를 향해 접근하는 미국군 항모강습단과 원정강습단이다. 물론 북측으로부터 자폭형 무인폭격기를 수입하여 작전배치한 것으로 보이는 이란혁명수비군도 미국군 항모강습단에 맞서야 하는 사정은 마찬가지다. 그래서 위에서 언급한 <아전스 프랑스-프레스 통신> 2007년 2월 11일 보도기사에 따르면, 이란혁명수비군이 작전배치한 자폭형 무인공격기가 페르시아만에 전진배치된 미국군 전함들을 공격하기 위한 것이라고 특정하였던 것이다. 그 보도기사에서 자폭형 무인공격기를 작전배치하였다고 밝힌 사람은 이란혁명수비군 육군 부사령관이었으므로, 그가 말한 자폭형 무인공격기는 지상에 배치되어 미국군 항모강습단 격침작전에 쓰이는 무기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인민군이 작전배치한 자폭형 무인공격기는 동해 또는 서해 수평선 너머 남쪽 먼바다에서 접근하는 미국군 항모강습단과 원정강습단을 격침하기 위해 개발되었으므로 당연히 비행거리가 길어야 한다. 이란혁명수비군이 작전배치한 무인공격기 ‘카라르’의 비행거리가 400km이므로, 인민군이 작전배치한 무인공격기의 비행거리도 그 정도가 될 것이다. 이것은 황해남도 남쪽 지역에 배치된 인민군 무인공격기가 전라남도 진도에서 서쪽으로 떨어진 먼바다에서 북상하는 미국군 항모강습단과 원정강습단을 공격할 수 있고, 북측 강원도 남쪽 지역에 배치된 인민군 무인공격기가 경상북도 울릉도와 독도 사이의 바다에 출몰하는 미국국 항모강습단과 원정강습단을 공격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런 작전구도를 알지 못하는 남측 수구언론은 엉뚱한 소리를 하였다. 이를테면, <조선일보>는 2012년 2월 6일 보도기사와 4월 16일 보도기사에서 황해남도에 주둔하는 인민군 제4군단에 작전배치된 자폭형 무인공격기가 소형 폭탄을 달고 비행하다가 서해 분쟁수역 5개 섬을 공격할 것으로 예상하였다. 하지만 그런 예상은 군사학의 기본을 모르는 망상이다. 서해 분쟁수역 5개 섬들은 황해남도 해안에서 20km 이상 넘지 않는 아주 가까운 거리에 있는데, 인민군이 방사포로 공격할 수 있는 근접사정권 안에 있는 서해 5도 주둔 한국군 해병대를 겨냥하여 비행거리가 약 400km로 추정되는 자폭형 무인공격기를 배치하는 일은 없다. 
 
인민군이 작전배치한 자폭형 무인공격기는 한반도로 접근하는 미국군 항모강습단과 원정강습단을 공격하기 위해 개발되었으므로, 거대한 항공모함, 순양함, 구축함, 상륙강습함을 격침시킬 강력한 파괴력을 가진 대형폭탄이 그 무인공격기 동체에 장입된 것은 당연하다. 2010년 4월 15일 태양절 열병식에 등장한 자폭형 무인공격기 동체는 다른 나라 군대가 보유한 무인공격기들처럼 날씬하지 않고 퉁퉁한 모양을 하고 있는데, 이것은 그 동체 안에 강력한 대형폭탄이 장입되었음을 말해준다. 그에 비해, 이란혁명수비군이 작전배치한 귀환형 무인공격기 동체 밑에 장착하였다가 공중발사하는 소형 정밀유도폭탄이나 소형 미사일은, 자폭형 무인공격기 동체에 장입된 대형폭탄보다 파괴력이 훨씬 약하다. 이를테면, 이란혁명군이 귀환형 무인공격기에 장착하는 나스르 1호 대함순항미사일 한 발은 1,500t급 소형 함정밖에 격침하지 못한다.
 
인민군이 작전배치한 자폭형 무인공격기에는 터보제트엔진(turbojet engine)이 달려있으므로 고고도 고속비행이 가능하다. 순항미사일은 저고도 고속비행을 하는 데 비해, 무인공격기는 고고도 고속비행을 한다.
 
이란산 귀환형 무인공격기는 동체 아래에 정밀유도폭탄이나 미사일을 장착해야 하고 낙하산을 펴서 지상에 착륙해야 하기 때문에 터보제트엔진을 동체 위에 얹어놓았는데, 북측의 자폭형 무인공격기는 정밀유도폭탄이나 미사일을 장착할 필요가 없고 지상에 착륙할 필요도 없기 때문에 동체 아래에 터보제트엔진을 달아놓았다. 

귀환형 무인공격기 ‘카라르’가 터보제트엔진을 장착하고 시속 900km로 날아가므로, 인민군이 작전배치한 자폭형 무인공격기도 그런 비행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인민군이 작전배치한 자폭형 무인공격기가 미국군 항모강습단과 원정강습단을 공격하려면 장거리 비행 중에 적군의 요격을 피할 수 있는 스텔스 기능을 가져야 한다. 이란혁명수비군이 레이더 회피기능이 있는 자국산 무인폭격기 시험비행에 처음으로 성공한 때는 2009년 6월이었으므로, 인민군이 작전배치한 자폭형 무인공격기도 당연히 스텔스 기능을 가졌을 것이다. 
 

미국산 무인표적기를 개조한 것이 아니다 
 
<조선일보> 2012년 2월 6일 보도기사는 북측이 중동의 어느 나라로부터 미국산 고속무인표적기 MQM-107D를 밀수입하여 “그것을 토대로” 자폭형 무인공격기를 개발한 것처럼 사실을 왜곡하였다. 또한 <조선일보> 2012년 4월 16일 보도기사는, 태양절 열병식에 등장한 자폭형 무인공격기가 미국산 무인표적기를 중동의 어느 나라에서 밀수입하여 “개조한 것”이라고 사실을 왜곡하였다. 위의 보도기사에 나오는 ‘개조’라는 말은, 북측의 자폭형 무인공격기가 미국산 무인표적기에 소형폭탄을 장착해 250km 떨어진 목표물에 자폭공격을 하는 작전성능을 가졌다는 뜻이다. 
 
그러나 수구언론의 그런 보도는 북측의 국방공업 기술수준을 터무니 없이 과소평가한 전형적인 왜곡보도다. 인민군이 작전배치한 자폭형 무인공격기는 미국산 무인표적기를 밀수입하여 모방생산한 것이 아니다. 자폭형 무인공격기는 무인표적기와 전혀 다른 기종이므로, 무인표적기를 개조해서 자폭형 무인공격기를 만들어낸다는 말은 헛소리다. 예컨대, 10개 나라들이 미국산 무인표적기 MQM-107D를 도입하여 대공미사일 사격훈련에서 공중요격표적으로 사용하고 있지만, 그 수입국들이 미국산 무인표적기를 가지고 무인공격기를 만드는 것은 아니다. 
 
북측의 무인공격기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파악하면, 무인작전기 분야에서 북측의 군사과학기술이 어느 수준에 이르렀는지 알 수 있다. 지난 60여 년 동안 자력갱생노선에 따라 발전되어온 북측의 국방공업 기술수준은 다른 나라에서 군사장비를 들여와 그것을 분해하고 역설계하는 단계를 뛰어넘은지 오래다. 북측의 국방공업은 분해-역설계 방식으로 모방생산을 하였던 낮은 단계를 1980년대에 이미 뛰어넘었고, 지금은 더 높은 단계에 이르렀다. 오늘날 도로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 13호를 만들어내는 북측의 국방공업은, 겉모습을 촬영한 조그만 사진 한 장만 있으면 어떤 군사장비라도 자력으로 만들어내는 고도의 제작기술력을 확보하였다. 무인공격기와 무인정찰기를 만드는 무인작전기 분야에서 독자기술을 개발한 북측은 그 분야의 선두주자들인 미국과 러시아를 맹렬한 속도로 추격하고 있다.(2012년 5월 11일)


* 출처 : 자주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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