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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7과 반 MB 전선, 이대로 좋은가 ?

토론게시판

by 붉은_달 2011. 5. 8.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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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규엽(민주노동당 부설 새세상연구소 소장)

 

지난 4,27 재보궐 선거에서 확인된 20-40대의 반MB 여론은 “ 선거야 빨리 오라 ! 투표로 심판 하겠다“는 것으로 가히 부글부글 끓고 있었다. 물가-전세대란-실업- 임금하락 등으로 서민들은 고통 받고 있는데 고환율 정책으로 재벌들과 외국 투자자들만 살찌우는 성장정책, 부자감세 독선적인 4대강 강행 등이 이들을 투표장으로 몰아 간 것이다.

 

 

이러한 정세에 야권단일 후보의 등장은 이들에게 희망을 주기에 충분했고 결과는 승리였다. 자신들의 텃밭인 전남 순천에서 민주당은 공천을 하지 않고, 어쨌든 김해도 국민참여당이 야권후보로 단일화 된 상태에서 손학규 후보는 당 대표로서 불구덩이에 자신의 몸을 내던져 승부수를 겨눴던 살신성인의 자세는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고도 남았다.

 

 

특히 순천의 경우는 수 십년 지역집권 정당으로서 민주당이 헌정사상 최초로 자신들의 기득권의 일부를 포기 한 것으로 앞으로 반한나라당 전선의 단결과 전진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고, 호남지역의 민주당의 혁신 그리고 나라 전체로는 지역감정 정치를 극복하는 데도 일정한 계기가 될 것이다.

 

 

민주노동당의 경우는 패배할 수도 있다는 항간의 억측들과는 달리 보란 듯이 순천에서 압승을 했다. 민주당 지도부의 소극적인 자세와 순천 민주당 조직들의 총체적인 무소속 후보 지지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으나 결국 노동자 계급투표를 확실히 쟁취해 냄으로써 압도적으로 승리했고 민주노동당으로 야권 단일화 되면 승리가 불안하다는 궤변들을 말끔히 정리했다.

 

 

울산 동구의 경우도 정몽준 의원의 진두지휘 하에 현대중공업과 미포조선 사측과 노동조합 등이 전면적으로 한나라당 후보 선거운동을 했고 사회당과 진보신당 일부가 이갑용 후보를 지지하기도 했으나 이 역시 민주노동당은 실력으로 깨끗이 승리를 쟁취해 냈다. 2002년의 민주노동당의 울산의 전성기를 다시 회복해 낸 것이다.

 

 

국회의원 6명, 구청장 4 명, 광역의원 25명, 기초의원 116 명으로서 이제 민주노동당은 국민들에게 힘이 없어서 아무 일도 할 수 없다는 주장은 설득력을 갖기 힘들다하겠다. 독자적인 가치와 정책을 중심으로 진보적인 의정활동과 행정구현 그리고 군중적 대중운동을 힘차고 줄기차게 전국적으로 펼쳐냄으로써 야권연대를 올바르게 견인해 나갈 사명감이 있는 것이다.

 

우연성에 의존한 승리는 없었는가 ?

 

우리는 역사를 움직이는 필연성의 법칙들이 실재함을 믿고 또 믿는다. 그러나 역사에서 우연성이 미치는 영향력에 대해서도 우리는 결코 무시하지 않는다. 선거공간에서도 마찬가지로 필연성의 법칙이 주도적으로 관철되지만 우연성의 영역이 의외로 지배적인 역할을 할 때가 많다.

 

 

이 번 4,27 재보궐 선거의 결과를 놓고 보면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반MB 연대가 승리한 것이 분명하다. 충분히 반MB연대의 승리의 축배를 들을 만하다. 그러나 팩트를 중심으로 성실하게 따져 보면 선거공간의 우연성에 의존한 승리가 다분히 포착된다. 역사에서 올바르게 배우는 방법은 “ ...이 아니었다면”이라는 가정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역사를 가정을 통해서 분석하고 배우는 방식을 이미 엎질러진 물인데 쓸데없는 일이라고 주장하는 속설은 승자의 일방적인 논리다.

 

 

먼저 강원도 도지사 선거의 경우 모든 여론조사에서 20% 정도 앞서가던 한나라당 엄기영 후보가 심각한 불법선거 운동이 폭로되면서 결정적으로 패하게 된다. 사실 엄기영 후보 진영의 불법선거 운동이 없었더라면 엄기영 후보는 당선 되었을 가능성이 대단히 높았다.

분당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정운찬씨가 나왔으면 아마 손학규 대표는 더욱 힘든 싸움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순천의 경우도 6명이나 난립 했던 민주당 출신 무소속 후보들이 단일화 되었으면 어떻게 되었을까 ?

 

 

민주노동당 후보의 박빙우세로 점쳐지던 순천 선거 결과가 김선동 후보의 압도적인 승리로 귀결되었던 것은 순천시민들의 높은 정치의식과 김선동 후보가 배관공 노동자로서 동고동락 했던 1 만 여명의 민주노총 조합원들의 단결된 계급투표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들이 단일화 했을 경우는 무척 힘든 싸움이 되었을 것이다. 울산 동구에서도 한나라당 후보였던 임명숙 후보와 함께 정몽준 의원의 또 다른 직계였던 천기옥 후보가 끝까지 완주하지 않았으면 어떻게 되었을까 ? 이갑용 후보의 출현으로 곤혹스러웠던 민주노동당 후보는 더욱 힘들었을 것이다. 김해 을에서 김태호 후보가 아닌 다른 인물이 나왔으면 어떻게 되었을까 ?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이 번 4,27 선거의 야권승리의 귀중한 의의를 폄하하고자 함이 결코 아니다. 내 년의 야권연대의 완벽한 승리를 위해서 그리고 진보진영의 비약을 위해서 제대로 점검해 보자는 것이고 또한 철저하지 못한 야권연대가 무조건 승리를 보장해 주지 않는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이 번 4,27 선거는 다시 강조하지만 물가대란, 전세대란, 실업대란, 실질 임금인하, 독선적인 4 대강 공사, 부자감세, 민주주의 후퇴, 남북긴장 등의 요인으로 MB정부 심판의 여론이 서울 수도권을 중심으로 급격히 높아지고 있는 상태에서 이루어진 선거이기 때문에 야권진영에 결정적으로 유리한 국면이었다.

 

 

이러한 유리한 정세는 지난 대선에서 이명박 후보가 61.5%, 총선에서 김태희 비서실장이 71.6%, 지방선거에서 김문수지사가 57.24%를 획득한 분당에서 손학규 후보가 51%의 득표로 당선 된데서 극명히 들어난다. 30대의 손학규 후보 지지율은 83.9%로 상상을 뛰어넘는 압도적인 지지였는데 특히 20-40대와 중산층의 반한나라당 정서가 급격히 높아졌음을 확인 할 수 있었던 선거였다.

 

 

그런데 한나라당은 이것을 너무 잘 알고 있었고 이러한 악조건에서 승리할 수 있는 대안으로 그들은 인물론을 선택한 것이다.
집권당의 이점을 살려 지역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 같은 후보, 자신들의 기준과 사고 방식 이겠지만 어쨌든 전국적으로 지명도 높고 경력과 실력이 검증된 후보를 내는 전략을 취한 것이다. 자신들에게 결정적으로 불리한 민심을 인물로 돌파하려 했던 것이다.

 

 

분명히 말하지만 한나라당이나 민주당 일부 등 보수기득권 세력이 주장하는 인물론의 기준과 원칙에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주장하는 지역발전 인물론 등이 유권자의 표심을 유인하는데 일정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도 무시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러한 한나라당의 인물론 돌파 전략에 대해서 야권은 어떠한 전략을 갖고 있었는가 ? 야권단일 후보라는 것과 MB 심판이라는 명분이외에 제대로 된 선거전략이 있었는가 ? 분당을의 경우도 선거전략을 주요하게 옥스퍼드대 박사출신 손학규의 부드러운 중도보수 경향의 인물론에 의존한 경향은 없었는지 ? 김해의 경우도 노무현 대통령에 너무 의존하진 않았는지 ? 순천의 경우도 내년 정권교체라는 슬로건에 너무 갇혀 있진 않았는지 ?

 

 

 

전국적 쟁점형성에 실패한 선거

 

 

가장 중요하게 지적할 것은 끓어오르고 있는 반MB여론을 올바르게 반영한 공동의 가치와정책을 전면에 내세우고 이것을 중심으로 야권이 뭉쳐서 전국적인 판에서 쟁점을 형성했어야 했는데 이런 부분이 너무 부족했던 것 같다. 이번에도 제대로 된 정책선거에는 실패한 것이다. 한나라당 인물론을 무용지물로 만들 수 있는 유력한 수단인데 말이다.

이렇게 볼 때 내년 선거에서 반MB연대가 확실히 승리하기 위해서는 기존에 해왔던 야권연대를 더욱 공고히 함은 물론이고 야권연대의 승리전략을 내용면에서 좀더 구체적이고 풍부하게 보강할 필요가 있다. 한나라당은 내년에도 분명히 인물론으로 들끓는 반한나라당 민심을 잠재우려 할 것이기 때문이다.

 

 

지겹고 짜증나는 단일화 과정과 현재의 야권연대 시스템으로는 야권연대가 승리에 큰 도움이 안 될 수도 있다. 야권 진영은 야권 단일 후보의 시너지 효과를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정형화 된 후보 단일화 방식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

 

 

둘째로는 너무 상식적인 주장이지만,... 제대로 된 지휘체계를 갖춘 명실공한 공동 선대본을 가능한 빨리 확실히 구성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조직- 정책 등이 미리미리 정비되고 선거운동이 전국적인 차원에서 통일적으로 수행되어져야 할 것이다.

 

 

또한 내년 선거에서 가치와 정책을 중심으로 전국적 쟁점을 형성해서 한나라당을 완파하기 위해서는 야권전체가 머리를 맞대어 공동의 대안을 조속히 마련하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서 원내외 전략을 종합적으로 수립하고 몇 가지 핵심 이슈를 중심으로 내년 대선 때까지 군중적인 대중운동을 전면적으로 펼쳐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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