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긴급기획-대선평가②]정치적 승리, 표결의 패배

불철주야

by 붉은_달 2012. 12. 31. 10:34

본문

18대 대선이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당선으로 끝났다. 이명박 정권의 실정에 대한 분노가 하늘을 찌르던 상황에서 뜻밖의 결과에 많은 대중들이 놀라고, 분노하고, 절망하고 있다. 새 시대를 열어내기 위한 민중의 장구한 투쟁이 중단되지 않기 위해서는 대선에 대한 정확한 평가가 필요하다. 이에 <동북아의 문>은 <긴급기획-대선평가>를 3회에 걸쳐 연재한다.
① 시대정신이 은폐된 대선
② 정치적 승리, 표결의 패배
③ 진보의 시대를 향해 곧바로 나아가자


[긴급기획-대선평가②]정치적 승리, 표결의 패배


동북아의 문
http://namoon.tistory.com


5년을 기다려온 정권교체가 무산됐다. 그렇다고 이번 대선을 완전히 패배했다고만 볼 수는 없다. 비록 표결에서는 패배했지만 정치적으로는 중요한 성과들을 크게 남겼다.


한국사회의 근본문제가 드러났다


가장 중요한 성과는 이번 대선 과정에서 한국사회의 근본문제와 보수 기득권세력의 뿌리가 만천하에 폭로되었다는 점이다. 이로써 향후 한국사회가 나아갈 방향이 분명히 드러났다.


우선 대를 이어 친일과 친미로 나라의 주권을 팔아먹은 이들이 청와대를 차지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이들이 국민들의 반대를 뒤로한 채 한일협정, 한미 FTA를 강행 처리한 장본인들이다. 실제로 대선을 통해 우리 역사와 민족문제에 대한 관심이 커져서 민족문제연구소 가입 회원이 급증했다고 한다. 국민을 버리고 일본, 미국을 위해 정치를 하는 이들이 집권하고 있다는 게 한국사회의 근본문제다. 따라서 국가주권을 바로 세우는 게 한국사회의 근본 과제라고 하겠다.


다음으로 기득권 세력이 국민들의 저항을 무마하기 위해서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민의를 왜곡해온 현실이 다시 한 번 확인되었다. 이들은 외세와 재벌을 위해 정치를 해 왔으며 서민들의 삶을 파괴하고 자신들을 위한 정치를 해왔다. 그리고 공권력과 언론을 장악하여 국민들에게 진실을 숨겨왔다. <다카키 마사오>, <전두환 6억>, <삼성공화국>과 같은 발언이 국민들에게 충격을 준 것만 봐도 그동안 언론이 얼마나 기득권에 충성해왔는지를 잘 알 수 있다. 따라서 민주주의를 제대로 구현하는 게 한국사회의 근본 과제라고 하겠다.


끝으로 기득권 세력이 정권 유지를 위해 분단 상황을 이용했으며, 분단이 계속되는 한 전쟁위기, 경제위기, 민주주의 위기를 극복할 수 없음이 드러났다. 새누리당은 선거 기간 내내 NLL 논쟁을 통해 색깔론을 펼쳤으며, 대통령은 연평도를 방문해 어선들을 더 북쪽으로 보내라며 북한을 자극했고, 반북단체들은 대북전단 살포로 전쟁을 유도했다. 또 모든 후보들이 남북경제협력을 경제위기의 대안으로 제시하면서도 색깔론에 막혀 전면적으로 내세우지 못하는 상황도 펼쳐졌다. 따라서 하루 빨리 통일을 실현하는 게 한국사회의 근본 과제라 하겠다.


이처럼 한국사회의 근본문제들이 분명히 드러나고 이에 따른 과제들이 확인됐다는 점이 이번 대선의 가장 큰 성과라고 하겠다.


보수양당 체제가 붕괴하고 있다


두 번째 성과는 87년 체제, 보수양당 체제가 한계에 도달했으며 2013년 체제, 진보의 시대가 도래했다는 점이다.


이번에 새누리당은 집권 연장을 위해 국가권력 전체와 언론, 자본을 총동원했다. 곳곳에서 부정선거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이런 막장선거 속에서도 국민들의 정권교체 의지는 분명히 드러났다. 이는 투표율 상승에서 확인할 수 있다. 13대 대선부터 17대 대선까지 투표율은 89.2%, 81.9%, 80.7%, 70.8%, 63%로 꾸준히 하락했으나 이번 대선에서는 75.8%로 급등했다. 전반적으로 투표율 상승은 국민들의 정치의식 상승으로 해석할 수 있다.


새누리당의 위기는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지점은 2, 30대 젊은층의 투표율 상승이다. 2007년 17대 대선에서 20대 투표율은 46.6%에 불과했지만 이번에는 65.2%로 무려 18.6% 포인트 급상승했다. 또한 17대 대선에서 이명박 후보와 이회창 후보에게 투표한 20대는 58.2%에 달했으나 이번에 박근혜 후보에게 투표한 20대는 33.7%에 불과했다. 무려 24.5%가 수구보수후보 지지에서 민주개혁후보 지지로 돌아선 것이다.


반면 50대 투표율은 76.6%에서 89.9%로 13.3% 증가해 20대에 미치지 못했다. 투표성향을 봐도 이명박 후보와 이회창 후보에게 투표한 50대가 71.9%였으나 이번에 박근혜 후보에게 투표한 50대는 62.5%에 불과해 9.4%가 수구보수후보 지지에서 민주개혁후보 지지로 돌아섰다. 이처럼 17대 대선과 비교해볼 때 20대가 50대에 비해 결집력이 훨씬 올라갔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성향은 새누리당의 지지층이 갈수록 엷어질 수밖에 없음을 잘 보여준다. 즉, 새누리당은 미래가 없는 정당인 것이다. 현재는 표결에서 패배했지만 미래의 승리를 예약했다는 점에서 희망을 가질 수 있다.


박근혜 정권도 안정적으로 유지될지 의문이다. 지난 대선에서 이명박 후보를 지지하지 않았던 유권자들은 집권 3개월 만에 촛불항쟁으로 이명박 정권을 정치적으로 탄핵했다. 그런데 지금 박근혜 당선자를 지지하지 않았던 유권자들의 심리상태는 당시보다 더 격렬하다. 벌써 여러 노동자와 시민사회단체 회원이 박근혜 당선에 분노하고 절망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들은 지난 5년도 견디기 힘들었는데 앞으로 5년을 어떻게 견딜 수 있는가 항변하였다. 이는 박근혜 정권이 조기에 이명박 정권 이상으로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임을 예고한다.


한편 민주당과 민주개혁세력도 이번에 심각한 한계에 도달했다. 정권교체 여론이 60%를 넘고 투표율도 급상승했음에도 결국 표결에서 패배한 것은 통해 분명히 알 수 있다. 이번 대선 과정에서 민주당은 시종일관 안철수 전 후보에게 매달리는 모습을 보여주며 자력으로 할 수 있는 게 없음을 실토했다. 문재인 후보조차 ≪저든 안철수든 혼자서는 정치혁신 못한다≫고 할 정도다. 심지어 대선판을 흔들고 젊은 유권자를 열광하게 만든 것도 민주당이 아닌 진보당 이정희 후보였다.


민주당과 민주개혁세력이 심각한 한계를 드러낸 것과 달리 진보당은 지난 반 년 동안 마녀사냥을 당하며 괴멸 수준의 타격을 입었지만 이번 대선을 통해 완전히 부활했다. 사실상 대선 출마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막상 대선에서는 돌풍을 일으키며 진보당의 이미지를 완전히 일신할 수 있었다. 대선 막바지 당 지지율이 과거 수준인 5%대로 올라섰으며 많은 국민들이 좋든 싫든 진보의 대표주자로 인식하게 되었다. 특히 이정희 효과로 젊은 층, 청소년층의 호감도가 급격히 올라갔다는 점에서 앞으로 진보당의 미래가 밝다고 하겠다.


이처럼 이번 대선은 87년 직선제 개헌 후 고착된 보수양당체제가 무너지면서 그 틈으로 진보당이 일정한 세력을 형성하는 계기가 되었다. 보수양당체제는 국민의 진보적 진출을 가로막는 기형적이고 기만적인 정치체제다. 보수양당체제가 고착된 대표적 나라가 미국이다. 미국은 민주당과 공화당이 번갈아가며 집권하면서 대안정당의 출현을 막고 민의를 왜곡하고 있다. 한국 역시 수구정당과 중도개혁정당이 번갈아 집권하면서 진보정당의 출현을 가로막아왔다. 그러나 이번 대선을 통해 진보당이 앞으로 성장할 수 확고한 토대를 마련하였다.


2012년 마지막을 장식한 대선. 비록 표결에서는 패배하였지만 미래의 승리를 예고한 대선이었다. 이에 희망을 갖고 2013년을 맞이해야 하겠다. (2012.12.31.)




더 많은 <동북아 평화번영 프로젝트 문>의 글을 보시려면 이곳을 클릭!


* 팟캐스트 <주간 정세동향>을 들으시려면 아이튠즈에서 검색하시거나 아래 링크로 들어가시면 됩니다.
http://itunes.apple.com/kr/podcast/jugan-jeongsedonghyang/id519727836


안드로이드폰은 별도 앱 설치 후 아래 주소를 입력하세요
feeds.feedburner.com/namoon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