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위험한 교차로 지나는 한반도 정세

토론게시판

by 붉은_달 2011. 10. 12. 09:00

본문


2011년 10월 10일 (월) 12:15:17
한호석 (통일학연구소 소장)


경고통지문 발송과 북미고위급회담 추진

2011년 10월 8일 <조선중앙통신>이 경고통지문을 보도하였다. 북측이 남측에게 보낸 경고통지문이다. 그 경고통지문은 북남장령급군사회담 북측 대표단 단장 명의로 작성되었다. 북남장령급군사회담을 남측에서는 남북장성급군사회담이라 하는데, 7년 전에 열린 뒤에 이제껏 다시 열리지 않았으니 그 회담에 대한 남측 국민들의 기억은 가물가물하다.

한반도에서 군사적 긴장을 제거하는 과업을 수행하려는 목적으로 추진된 남북장성급군사회담은 노무현 정권 시기에 두 차례 열렸다. 제1차 남북장성급군사회담은 2004년 5월 26일 금강산에서 열렸고, 제2차 회담은 같은해 6월 3일 설악산에서 열렸다.

주목하는 것은, 제2차 남북장성급군사회담에서 합의서를 채택, 발표하였다는 사실이다. 이 합의서는 남측 국방부와 북측 인민무력부가 채택한 군사합의문서다. 그 문서의 제목은 ‘서해해상에서 우발적 충돌방지와 군사분계선 지역에서의 선전활동 중지 및 선전수단제거에 관한 합의서’로 되어 있다. 제목이 말해주는 것처럼, 서해5도 분쟁수역과 군사분계선 지역에서 군사적 긴장을 제거하기 위해 양측 군부가 이행해야 할 구체적인 행동지침을 합의한 것이다.

그런데 세상이 다 아는 것처럼, 노무현 정권이 임기가 끝나 물러나자 새로 들어선 이명박 정권은 남측 국방부와 북측 인민무력부가 채택한 그 중요한 합의를 일방적으로 깨버렸다. 이명박 정권의 그런 합의파기행위는 서해5도 분쟁수역에서 무력충돌위험을 결정적으로 증대시켰다.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포격사건은 남북장성급군사회담 합의를 파기한 것이 얼마나 위험천만한 사태를 불러오는지를 현실로 입증하였다. 만일 이명박 정권이 남북장성급군사회담 합의를 깨버리지 않았더라면, 천안함 사건이나 연평도 포격사건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사리분별력이 있는 정권이라면, 남북장성급군사회담 합의를 지키는 시늉이라도 하면서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려고 하였어야 마땅한데, 이명박 정권은 그런 시늉은커녕 반북적개심을 드러내며 국지전도 불사하겠다는 식의 반북적대행동을 고취하였다. 이것은 서해5도 분쟁수역에서 날카롭게 조성된 무력충돌위험이 매우 심각해졌음을 말해준다. 이명박 정권의 반북적대행동 고취로 서해5도 분쟁수역에서 무력충돌 위험이 오죽 심각해졌으면, 남북장성급군사회담 북측 대표단 단장이 남측에 경고통지문까지 보냈겠는가.

경고통지문 보도기사에서 두 가지 표현이 눈길을 끈다. 하나는 <조선중앙통신>이 경고통지문 보도기사에서 “힘들게 조성되고 있는 일련의 대화분위기”라고 표현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북측 대표단 단장 명의로 작성된 경고통지문에서 “좋게 발전하는 정세의 흐름”이라고 표현한 것이다. 이 두 가지 표현에는 무슨 뜻이 들어있는 것일까? 지금 이명박 정권이 반북적대행동을 고취하는 통에 남북 사이에 대화분위기가 조성되거나 남북관계가 좋게 발전하기는커녕 북측이 매우 강한 어조로 작성한 경고통지문을 보낼만큼 남북관계가 긴장되었으므로, 위의 두 표현은 남북관계에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북미관계에 해당한다.

그런데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조선중앙통신>이 경고통지문을 보도한 기사에서 “일련의 대화분위기가 힘들게 조성되고” 있다고 표현한 것이다. 왜 그런 특이한 표현을 썼을까? 그 특이한 표현에 담겨있는 뜻은,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이 뉴욕을 방문하여 2011년 7월 28일과 29일 북미고위급회담이 진행된 이후부터 북측과 미국 사이에 대화분위기가 힘들게 조성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언론에 보도된 아래 정보를 읽어볼 필요가 있다.

2011년 9월 14일 이름을 밝히지 않은 미국 국방부 고위관리가 언론에 흘려준 정보가 있다. 그는 “(뉴욕 북미고위급회담에 참석한 미국 정부대표단은) 6자회담이 달라질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워싱턴으로) 돌아가기 위해, 우리는 우리가 북측에게 취해주기를 바라는 핵문제, 미사일문제, 남북문제에 관련한 세 가지 조치들을 분명히 제시하였다. 우리가 내놓은 전반적인 제안들에 대한 반응과 관련하여 북측의 분명한 신호를 기다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또한 2011년 10월 7일 로벗 킹(Robert King) 미국 국무부 대북인권특사는 로스앤젤레스 남가주대학(USC) 한국학연구소 주최 강연에 출연하여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과 두 번의 만남(뉴욕에서 지난 7월 28일과 29일에 진행된 북미고위급회담을 뜻함-옮긴이)에서 대북식량지원에 서로 공감했다. 북측에 식량을 지원하기 위한 계획을 마련하는 중이다. 그런데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어 실행에 옮기는 데 시간이 걸린다”고 말하면서, 미국 적십자사가 미국 국적을 가진 재미동포 10가족을 선발하여 북측에 사는 이산가족과 만나게 하는 북미 이산가족 상봉을 추진 중이라고 밝히고 “조만간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취재기자에게) 귀띔했다.”

위의 두 관리가 취재기자에게 흘려준 정보를 종합하면, 미국이 핵문제, 미사일문제, 남북문제에 관련된 조치들을 포괄적으로 협상하기 위한 고위급회담 개최를 북측에 제안하였을 뿐 아니라, 북미관계 개선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북측에 식량을 지원하고 북미 이산가족 상봉을 추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거기에 더하여, 2011년 8월 5일 언론에 보도된 것처럼, 북측과 미국이 6년 동안 중단했던 미국군 유해발굴을 재개하기로 합의한 것도 북미관계 개선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것이다. 미국군 유해발굴을 재개하기 위한 북미군사회담은 2011년 10월 18일 태국 방콕에서 열리게 된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북측과 미국은 2011년 7월 28일과 29일 뉴욕에서 진행된 북미고위급회담에서 한반도 근본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포괄적 의제를 차기 회담에서 다룬다는 회담원칙을 이미 합의하였음을 알 수 있다. 2011년 8월 5일 미국 연방의회에서 열린 북미고위급회담에 관한 보고회가 평소에 진행되는 비공개보고회보다 보안 수준이 한층 더 높은 비밀보고회로 진행된 까닭이 거기에 있다. 언론에 공개하지 않아서 세상이 알지 못하고 있을 뿐이지, 포괄적 협상을 위한 북미고위급회담은 이미 추진일정에 오른 것이다.

2011년 10월 9일 <연합뉴스>는 남측 정부 고위당국자가 한 말을 인용, 보도하였는데, 그는 “최근 워싱턴 DC를 방문한 임성남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미국 국무부 빌 번즈 국무부 부장관 등과 북미 후속대화의 대응을 놓고 협의했다. 일단 2차 북미대화는 이 달 안에 개최하자는 쪽으로 정리됐으며, 제3국에서 열릴 것으로 본다”고 취재기자에게 말했다. 그 고위당국자가 말한 바에 따르면, 북미고위급회담은 2011년 10월 하순에 제3국에서 열리는 것이다.

미국은 왜 한미정상회담 개최를 서둘렀을까?

북측과 미국이 포괄적 협상을 위한 고위급회담 추진일정을 합의하는 과정은 비공개로 진행되므로 언론보도에 나오지 않지만, 아래 정보에서 그 윤곽을 더듬어볼 수 있다.

외교통상부는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새로운 인물로 교체한 이튿날인 2011년 10월 6일 신임 본부장을 워싱턴으로 파견하여 북미고위급회담 개최문제에 관한 정보파악에 힘썼다. 외교통상부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그처럼 워싱턴에 급파한 까닭은, 미국 국무부가 2011년 10월 7일 커트 캠벨(Kurt Campbell)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를 서울에 파견하여 차기 북미고위급회담 개최문제에 관해 통보해줄 것이라는 정보를 사전에 파악한 외교통상부가 허겁지겁 대응하여야 하였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서울에 간 캠벨 차관보는 김재신 외교통상부 차관보와 회담한 후에 김성환 외교통상부장관을 예방하였다. 북.미고위급회담 개최문제에 관한 미국측의 의사를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에게 전한 것이다. 한미 차관보급 회담을 마친 직후, 캠벨 차관보는 취재기자들에게 오는 10월 13일 백악관에서 열릴 한미정상회담에서 차기 북미고위급회담에 관한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하면서, 차기 북미고위급회담에 대해 논의하려는 것이 자기의 방문 목적들 가운데 하나라고 밝혔다.

캠벨 차관보의 위의 발언에서 주목하는 것은, 2011년 10월 13일 백악관에서 열릴 한미정상회담에서 차기 북미고위급회담에 관한 의제를 주요의제로 다루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남측 언론매체들은 한미정상회담의 주요의제가 한미자유무역협정(FTA) 체결문제인 것처럼 보도하였지만, 미국 연방의회가 한미정상회담 하루 전에 한미자유무역협정 이행법안을 채택할 것이므로 그로써 일단락된 한미자유무역협정 체결문제가 또 다시 한미정상회담의 주요의제로 제기될 수 없음은 명백하다.

이명박 대통령을 국빈방문으로 초청한다는 백악관의 공식발표가 나온 날은 2011년 9월 14일이었는데, 그 공식발표가 나오기 전부터 백악관은 한미정상회담 개최를 서두르고 있었다. <연합뉴스> 2011년 10월 9일 보도에 따르면, 백악관은 “이 대통령의 국빈방문 발표를 서두르자”고 청와대에 제안했고, 연방의회를 “설득하여” 이명박 대통령이 연방의회 상하원합동회의 연설에 출연하는 특별한 기회도 만들어주었다. 이런 맥락을 살펴보면, 백악관은 차기 북미고위급회담 개최를 앞두고 이명박 대통령을 워싱턴으로 초청하여 북미고위급회담에 관해 협의하려고 서둘렀음을 알 수 있다. 백악관의 그런 행동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원래 백악관은 자기 속셈을 드러내지 않지만, 이명박 대통령을 국빈방문으로 초청하여 융숭하게 대접하고 연방의회 상하원합동회의 연설에 출연하도록 특별배려까지 한 까닭은, 차기 북미고위급회담의 결과를 보고 이명박 정권이 받을 ‘정신적 충격’을 완화해주기 위한 사전조치가 필요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보는 까닭에 관해서는, 2011년 7월 28일과 29일 뉴욕에서 진행된 북미고위급회담에서 북측이 한반도 근본문제를 포괄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제안하였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11년 전, 북측과 미국이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합의한 일련의 회담과정을 다시 짚어보면, 백악관은 1999년 7월 2일 김대중 당시 대통령을 백악관으로 초청하여 한미정상회담을 하였고, 2000년 1월 22일 독일 베를린에서 북미차관급회담을 열었고, 같은 해 3월 8일과 9월 27일 뉴욕에서 각각 북미차관급회담을 진행한 뒤에 조명록 당시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특사로 백악관을 방문하여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합의한 북미공동코뮈니케를 채택, 발표하였다. 2000년 1월부터 9월까지 북미차관급회담을 세 차례 진행하면서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합의하였음을 지적할 필요가 있다.

11년 전에 있었던 회담경험과 현재 진행 중인 회담경험에서 나타난 차이가 있다면, 11년 전 회담은 차관급회담이었던 것에 비해, 올해는 외무성 제1부상과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를 각각 단장으로 하는 두 나라 정부대표단이 참가한 고위급회담이었다는 점이고, 또한 11년 전에는 백악관 한미정상회담을 먼저 연 뒤에 북미차관급회담을 세 차례 진행하였던 것에 비해, 올해는 북미고위급회담을 한 차례 먼저 연 뒤에, 백악관 한미정상회담을 갖고 차기 북미고위급회담을 진행하게 된다는 점이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앞으로 두 차례 북미고위급회담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합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추론할 수 있다. 이번에 백악관이 북미고위급회담을 주요의제로 다룰 한미정상회담을 서둘러 개최하는 것은 북미정상회담을 추진하기 위한 사전조치가 아닐까?

위험한 교차로를 지나고 있다

지금 북미고위급회담과 한미정상회담은 교차로를 지나고 있다. 비유로 말하면, 신호등도 없고 교통경찰도 없는 위험한 교차로다. 그런 위험한 교차로를 지날 때는 우발적인 충돌사고가 나지 않게 각별히 조심해야 하는데, 지금 한반도 정세가 꼭 그런 상황에 놓여 있다.

2011년 10월 7일 <통일뉴스>가 캠벨 차관보의 서울방문에 관해 보도한 기사에 나온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우리는 아무 때나 제2차 북미대화를 해도 좋다고 우리 입장을 미국에 통보했으나, 미국이 북한과의 대화에 적극적이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의 발언은 두 가지 점에서 사실과 다른 허튼소리로 들린다.

첫째, 청와대가 백악관에게 북미고위급회담을 시작해도 좋다는 식으로 통보한 것처럼 말한 것은 사실과 전혀 다른 허튼소리다. 세상이 다 아는 것처럼, 청와대는 백악관으로부터 북미고위급회담을 개최한다는 일방적인 통보를 받기만 하는 것이지, 백악관의 통보를 받고 “아무 때나 북미고위급회담을 해도 좋다”고 허락하는 답신을 감히 백악관에 보낼 위치에 있지도 않고, 그런 답신을 보낼 권한도 아니다. 청와대에게는 백악관에 대한 순응과 굴종만 있을 뿐이다.

둘째, 미국이 북미고위급회담에 적극적이지 않은 것 같다는 그의 발언도 사실과 전혀 다른 허튼소리다. 위에서 논한 것처럼, 미국은 차기 북미고위급회담을 주요의제로 삼을 한미정상회담을 개최하려고 서두를 정도로 북미고위급회담 개최에 적극적이다. 백악관의 대북관계동향에 대해 남측의 다른 정부부서 관리들보다 더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 청와대 핵심관계자가 백악관이 북미고위급회담에 적극적이지 않은 것 같다는 허튼소리를 취재기자에게 뇌까린 것은, 관련정보를 잘 알지 못해서 그렇게 한 것이 아니라, 북미고위급회담 개최를 반대하는 속마음을 드러낸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사실과 전혀 다른 허튼소리를 취재기자 앞에서 뇌까린 청와대 핵심관계자만이 아니라 이명박 정권 전체가 북미고위급회담 개최에 대해 겉으로는 말을 하지 못해도 속으로 반대한다는 점이다. 특히 북측을 ‘주적’으로 규정해놓고 한반도에서 군사적 긴장을 유지해야 자기들의 존재의의를 찾을 수 있는 남측 군부가 북미고위급회담 개최를 반대하는 것은 분명하다.

이 문제와 관련해, 위에서 언급한 남북장성급군사회담 북측 대표단 단장이 남측에 보낸 경고통지문을 다시 읽어볼 필요가 있다. 경고통지문은 “최근 남측은 좋게 발전하는 정세의 흐름에 역행하여 우리측 령해에 대한 침범행위와 군사분계선지역에서의 반공화국 삐라살포행위에 분별없이 매달리고 있다”고 하였다. 경고통지문의 그런 지적이 과장이 아니라는 점은 아래 정보들에서 입증된다.

2011년 9월 19일 남측 국방부가 국회 국방위원회에 제출한 국정감사 업무보고 자료는, “한미가 연말까지 국지도발 공동작계를 완성하기로 서명했다. 이런 계획과 관련해 우리 군의 문서체계인 서북도서방어계획(1월)과 합참예규 및 위기조치예규(6월), 합참의 대(對)침투-국지도발계획인 ‘3100-11’(7월)을 각각 보완했다”고 밝히면서, “적 도발시 제대별 대응개념과 대응수준별 타격절차를 구체화하고, 한미 공동징후목록을 개발해 적 도발징후를 판단할 것”이며, “서북도서 위협에 대비해 한미 해병대 중대급 연합기동훈련 및 합동훈련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하였다. 이것은 미국 군부의 지휘를 받는 남측 군부가 서해5도 분쟁수역에서 북측 인민군과 대규모 무력충돌을 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예상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그것만이 아니다. 2011년 9월 30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김성찬 해군참모총장은 “해군작전사령부와 미7함대 사이에 지휘관 및 참모회의를 가동하고, 매년 여덟 차례의 작전회의를 할 것이다. 미군측과 연합작전협조반(남측 40명, 미국측 32명)을 운영하고 있다”고 하면서, 서해5도 분쟁수역 인근해상에 구축함 2척과 초계함 1척을 배치하였고, 폭뢰투하훈련을 수시로 실시하고 있으며, P-3C 해상초계기를 ‘북방한계선(NLL)’까지 북상시켜 정찰비행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성찬 해군참모총장이 말한 구축함 2척은 3,200t급 구축함들인 을지문덕함과 양만춘함이다. 을지문덕함은 해군 2함대사령관이 타고 다니며 해상작전을 지휘하는 기함이다. 이전에는 2,180t급 호위함인 울산함과 1,220t급 초계함인 포항함을 서해5도 분쟁수역에 배치하였지만, 지금은 “도발원점을 즉시 타격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으면서 구축함까지 출동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일련의 군사행동은 한국군 합참본부가 2011년 7월에 보완한 ‘3100-11’이라는 이름의 작전계획을 실제로 행동에 옮기고 있음을 말해준다.

그처럼 위험천만한 군사행동 앞에서 북측이 자극을 받지 않을 수 없다. 남측 군부가 서해5도 분쟁수역에서 북측을 자극하는 것과 관련하여, <조선중앙통신>은 경고통지문을 보도한 기사에서 “지난 9월에만도 80여 척의 괴뢰해군함정들이 조선 서해 우리측 수역을 침범”하였다고 지적하였다.

남측 군부는 해군 구축함을 비롯한 각종 군함들과 해상정찰기들을 서해5도 분쟁수역에 출동시키는 위험천만한 군사행동에서 그치지 않고, 그 위험수역에서 실탄사격훈련까지 강행하여 북측을 극도로 자극하였다. 서북도서방위사령부가 강행한 서해5도 분쟁수역 해상사격훈련은 2011년 10월 6일에 있었다. 그 날 오전 9시 30분부터 약 2시간 동안 서해5도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린 가운데 실시한 대규모 해상사격훈련에는 130mm 다련장로켓포 구룡(K-136)이 처음으로 동원되었으며, K-9 자주포와 벌컨포를 비롯한 아홉 종류의 포를 5,000여 발 쏘았다.

서해5도 분쟁수역에서 군사적 긴장이 이처럼 극도로 고조되자, 북측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북측이 남측에 보낸 경고통지문은 “남측의 계속되는 도발적인 전쟁행위에 부득불 물리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안되게 되어있으며 그에 따른 만단의 태세를 갖추고 있음을 다시금 상기시킨다”고 하면서 “남측은 우리 군대의 최종 통고에 심사숙고하여야 한다”고 경고하였다. 사실상 최후통첩을 보낸 것으로 생각된다.

서해5도 분쟁수역에서 또 다시 무력충돌이 일어날 것인가? 북미고위급회담과 한미정상회담의 교차로에서 정치회담과 무력충돌이 위태롭게 교차하고 있다.
ⓒ 통일뉴스(http://www.tongilnews.com)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