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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불통 정치가 집권층 갈등을 부른다

불철주야

by 붉은_달 2014. 3. 1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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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의 중심에는 남 원장을 비호하는 박근혜 대통령이 있다. 박 대통령은 3월 10일 이 사건에 대해 유감을 표시하고 ≪수사결과 문제가 드러나면 반드시 바로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사법부가 판단을 내리면 조치를 취하겠다는 것으로 관권부정선거 문제에 대한 대응과 똑같은 대응이다.




박근혜 불통 정치가 집권층 갈등을 부른다


동북아의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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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를 앞둔 새누리당의 갈등


지방선거를 앞두고 새누리당 내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먼저 6·4지방선거 후보에 공천 신청자가 대거 몰리면서 경선룰을 둘러싼 갈등이 심각하다. 일단 광역자치단체장 공천 신청 결과 서울이 6명, 대구가 8명, 대전이 5명 등 너도나도 공천을 신청하자 새누리당 지도부는 3배수 압축 컷오프 방식을 제시했다. 경쟁력 있는 3명의 후보만 경선에 붙여 3파전 구도를 만들어야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경쟁력이 부족한 신청자들이 강한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새누리당의 텃밭이자 3강 구도가 쉽게 정리되지 않는 대구의 경우 갈등 수준이 가장 높다.


한편 원희룡 전 의원이 출마를 선언한 제주지역은 특별히 여론조사 100% 경선방식을 적용하기로 했는데 이에 반발해 우근민 제주지사가 후보에 등록하지 않고 무소속 출마 가능성까지 보이고 있다. 원희룡 전 의원이 ≪100% 여론조사 경선이 아니면 출마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치자 지도부가 공천 원칙을 저버린 게 화근이다.


또한 새누리당 지도부가 서울, 부산 등 여성 우선공천지역에 대한 우선공천 추진을 보류하자 여성 출마자들이 반발하고 나서기도 했다. 지난 13일 새누리당 여성 예비후보자들이 기자회견을 열어 ≪당이 여성으로 공천혁명을 만들겠다는 국민에 대한 약속을 헌신짝처럼 버릴 것이냐≫고 지도부를 질타했다.


또 지방선거와 7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서울 중구 당협위원장 자리를 놓고 나경원 전 의원과 지상욱 전 대변인 사이의 경쟁이 과열돼 지지자들이 시위를 벌이고, 경기도당 위원장 선출과정에서 의견 대립으로 지도부 내에서 고성이 오가는 등 당직 인선 갈등도 이어지고 있다. 당직 인선 갈등의 원인은 박근혜 대통령의 <보이지 않는 손>, 이른바 <박심>에 대한 소문 때문인데 친박주류와 비주류 사이의 갈등이 기본 구도다.


지방선거를 둘러싼 갈등에서 주목할 부분은 지방선거의 최대 이슈가 되는 서울시장 후보다. 애초에 박원순 서울시장과의 대결에서 가장 경쟁력있는 인물로 지목된 정몽준 의원이 유력 후보로 기선을 잡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김황식 전 총리가 경선에 도전하고 동시에 <박심>이 김 전 총리를 민다는 소문이 돌면서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연출됐다. 이에 정몽준 의원은 ≪우리나라는 대통령 중심제인데 청와대 의중을 특별히 전달 받았다는 것처럼 암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반발했다.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뛰어든 이혜훈 최고위원도 ≪박근혜 대통령은 선거중립 의무를 위반하는 공직자는 엄단하겠다고 공표해 놓고 뒤로는 자기 입맛에 맞는 후보를 낙점하고 있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선거를 앞두고 당내 갈등은 흔히 볼 수 있는 일이지만 최근 새누리당의 갈등은 <박심>의 향방에 따라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특이하다. 나아가 <박심>으로 끝나지 않고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가 직접 지방선거에 개입하고 있어 갈등을 더욱 부추기는 모양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인천광역시장 출마를 위해 사퇴한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에게 ≪결단을 했으면 잘 되기를 바란다≫며 노골적인 지지를 표명하며 관권선거 논란을 빚었다. 또 청와대에서 근무하는 임종훈 민원비서관이 수원시 시·도의원 출마 신청자들을 직접 면접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3월 8일 사표를 제출하기도 했다.


각종 현안에 대한 집권층의 갈등


지방선거 공천을 둘러싼 갈등과 함께 현안에 대한 정부·여당 내 갈등도 심각한 양상이다.


먼저 최근 핵심 현안인 국가정보원 간첩조작 사건을 둘러싸고 여권 내부에 복잡한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친박주류가 장악한 당 지도부는 검찰 수사를 통한 명확한 실체 파악 우선이라는 공식 입장을 확정하고 야당의 관련자 문책, 특검 도입 등을 정치 공세로 일축하고 있다. 그러나 비주류 일각에서 남재준 국정원장 책임론을 제기하면서 사퇴 압박을 넣고 있다.


심지어 친박주류로 분류되며 지방선거 인천시장 후보로 나선 유정복 전 안전행정부 장관까지 ≪책임질 사람이 있다면 책임지는 것이 당연하다≫며 남 원장 책임론을 들고 나왔다. 서울시장 후보경선에 나선 정몽준 의원도 ≪사실 확인이 되는 대로 책임있는 사람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친이계 이재오 의원은 트위터에 ≪그만둘 사람을 놔두고 계속해 묵으라고 하면 좋나. 허구한 날 돌돌 감싸는 것도 안 질리나≫라는 글을 올리며 남 원장을 감싸는 박근혜 대통령을 비난하기도 했다.


이런 갈등의 중심에는 남 원장을 비호하는 박근혜 대통령이 있다. 박 대통령은 3월 10일 이 사건에 대해 유감을 표시하고 ≪수사결과 문제가 드러나면 반드시 바로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사법부가 판단을 내리면 조치를 취하겠다는 것으로 관권부정선거 문제에 대한 대응과 똑같은 대응이다. 관권부정선거 문제에 대해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닫고 불통으로 일관하면서 1년 넘게 논란을 확산시키고 있는 박 대통령이 국정원 간첩조작 사건에 대해서도 같은 대응을 하고 있는 것이다.


불통정치, 독선정치의 불똥은 정부 부처에까지 튀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통일부, 민주평통과 중복 논란 속에 통일준비위원회를 발족하고 위원장마저 본인이 직접 맡으면서 통일부 내에서는 ≪우리가 통일연구원이냐≫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불통정치에 대해서는 여권 내부에서도 불만이 많다. 내부 불만은 지난해 말부터 쏟아졌는데 김종인 전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의 탈당, 이상돈 전 새누리당 정치쇄신특위 위원의 철도노조 파업에 대한 강경진압 비판, 이른바 <박근혜 키즈>라는 이준석 전 새누리당 비대위원과 손수조 전 새누리당 미래세대위원장의 비판 발언 등이 대표적이다. 심지어 <원조 친박>으로 분류되던 유승민 의원도 철도민영화 관련 박근혜 정부를 비판했고 <친박 좌장>으로 불리던 김무성 의원은 연초에 지역 방송과 인터뷰에서 ≪(박 대통령이) 뭔가 대화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그 점에 대해선 야당주장이 옳다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의 불통정치, 독선정치가 계속된다면 집권 중반기에 접어들면서 집권층의 분열과 갈등은 더욱 확대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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